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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동계 등반 보고서 김종선 /김운회
김종선 언제나 그렇듯이 우리에긴 망년회란 단어가 없다. 내일의 산을 그리며 마음마져도 바쁘다. 미리 예민한 관광버스로 교통편은 해결 되었다. 12월 13일 윤용문회원 댁에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한 나와 현명식, 조금석, 김선호, 김운회, 윤용문 내외, 김혜영과 명일 합류할 서원교 회원 장비정리 도움차온 이합승, 최정필회원의 마음 속엔 벌써 눈 덮힌 설악이 다가오고 있다. 1월 1일 맑음 어제 준비한 어택을 메고 동대문 주차장에 나오니 약속된 서원교회원과 예전 직장 동료 8명까지 모두 17명의 식구가 설악으로 떠난다. 09:10 출발한 버스는 설악동 단지에 정차하고 다시 매표소 앞까지 버스를 갈아타고 M.C 산악회 16명 모두 33명이 10%의 입장료를 할인 받아 입산을 하였다. 소공원에 바삐 중식을 하고 비선대로 향한다. 비선대에서 옛 직장동료들과 헤어져 잦은 바위골 입구에 캠프를 설치한다. (17:30) 86년 토왕폭 등반 당시 도움을 받았던 안양공 전팀과 87년 눈사태 당시 같은 일행이 되었던 강희윤이 먼저 도착하여 천불동 쪽에 캠프를 설치하였고 명식이와 운회를 저녁식사에 초대하여 간다. 눈덮힌 설악은 마음속에 있고, 뷔불암 대신 암벽화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었다. 1월 2일 흐림 아침부터 수많은 등산객이 천불동 계곡을 오른다. 도무지 이날씨에 어느곳에 눈이 있을것이며 어느곳에 빙폭이 있을지 도무지 감이 안잡힌다. 하는 수 없이 확실한 빙폭 건폭을 찾아 가기로 한다. 캠프는 김정열회원이 보기로 하고 빙벽장비와 중식을 챙겨 건폭을 향한다. 양폭산장 주변엔 엄청난 인구와 주책밀집(?) 상태다. 무너미고개 입구에서 건폭골로 들어서니 약간의 눈이 쌓여있고 겨울산의 냄새가 난다. 그러나 갈 곳이 없는 산군들은 모두가 건폭에 모여 있었으며 울긋불긋한 원색의 차림들이 하얀 빙벽과 눈에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다. 명식이는 선호, 금석, 혜영이를 픽켈 사용법을 가르치기 위해 오른쪽 폭포 상단으로 오르고 용문이 운회와 함께 건폭에 올라 갔다 오니 시간이 많이 늦어 있었다.(16:00) 첫동계 산행인 혜영이만 데리고 원교와 같이 캠프지로 하산하고 나머지는 늦게까지라도 훈련을 시키겠다는 현교수(?)의 고집에 발이 묶인다. 하산시간 약 1시간 30분 예정은 여지없이 깨져버리고 천당폭 위에 꽉매운 인파로 도저히 전진을 못한다. 해드랜턴도 모두 주고 왔는데.... 계곡으로 가로질러 능력껏 가다보니 구조대측에서 못가게 막는다. 왈 "당신들은 늘역이 있어 이런곳으로 다닐지 모르나 저기 저 많은 사람들이 당신네들의 뒤를 따르게 되면 많은 사고가 발생하게 됩니다." 합당한 이야기다. 할 말을 못하는데 M.C팀에서 휙스 자일을 설치하는 조건으로 하산을 허락받아 같이 내려와 자일 1동 획스시키고 먼저 하산한다. M.C는 캠프가 양폭에 있지만 우라야 어디 여유부릴 사간이 있나.... 양폭산장을 지나며 앞에가는 아가씨에게 말 한번 잘(잘못?) 붙혀 안전한 비선대까지책임지기로 하니 원교와 혜영이는 먼저 내려가라하고 추월도 못하고 한발한발 내려오니 오련폭을 지날 때 벌써 앞이 안보인다. 구름속에 달이 보름달이라 뿌연 하늘 빛을 도움 받아 경험을 앞세워 내려간다. 캠프에 20:00가 다 되어 도착하였다. 덕분에 모르는 아가씨 장갑낀 손이나마 3시간 동안이나 잡고 내려왔다. 캠프에 도착하여서도 창악의 희생정신을 발휘한다는 핑계로 캠프에 있던 해드랜턴을 챙겨 비선대까지 동행하고 약간 아쉬워 소주를 싸게 사야겠다는 핑계를 하나 더 붙혀 설악동까지 동행한다. 건전지, 소주, 음료수, 라면, 연료를 구입하고 22:00경 그 아가씨 일행과 헤어져 다시 캠프로 올라간다.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이 가물거리는 랜턴 불빛에 의존하여 계속 밀려내려오고 있다. 새 건전지를 넣은 나의 랜턴 불빛에 눌려 앞이 안보일까 봐 그나마 켜지도못하고 그냥 올라오다. 넘어져 고꾸라 질때도 등에 맨 소조가 깨질까 몸을 도릴고 돌려 소주를 보호했다. 13:00경 캠프에 도착하니 모두들 있기에 "빨리도 내려 왔구나?" 하고 물으니 계속적으로 지그재그로 추월하며 뛰어 왔단다. 나는 자정이나 되야 캠프에 귀환 할 것이 라고 생각하고, 캠프인원은 개가 늦게 올라오는 것이 걱정이 됐단다. 설악동까지 내려 갔을 거라는 생각은 안하고 .... (너희들도 혼자서여자 3명 데리고 하산 할 기회를 잡아봐라. 너희들은 속초까지 갔을 것이다.) 1월 3일 맑음 윤용문, 김정열, 조금석, 김선호, 서원교회원은 서울로 가야한다. 운회는 마중을 핑계로 부족된 부식을 구입하기로 하고 (특히, 휘발유를 구하기 위해) 명식이와 혜영이는 잦은 바위골에 벽면에 붙은 작은 빙폭이 생겼다하여 훈련차 가고 이 몸은 낮잠을 즐기시다. 얼마후 돌아온 혜엉이는 첫번재 폭포 우�b벽 트레바스에서 꺼꾸로 머리부터 쬐끔 물에 담그고 (세수하려고 그랬는지...) 젖은 몸으로 무지무지하게 강도 높은(?) 현교수의 교육을 받았단다. 캠프인원이 4명, 소담해서 좋다. 하지만 명식이와 운회가 계속 피워대는 담배 연기에 코는 계속 화장지를 찾고 슬픈 일은 없건만 시울을 적신다. 1월 4일 맑음 그나마 눈과 얼음을 대할수 있는 곳은 건폭골 뿐이란 판단하에 안양공전팀과 희윤으로 합세하여 모두들 떠나기로 하니 이 몸은 마음을 비우고 보통 사람으로 돌아와 집을 지킨다. 17:30경 일몰 시간에 맞추어 모두의 식사준비를 한다. 18:00가 넘어서도 돌아오지 않아 귀면암까지 마중을 간다. 다시 돌아와 조금 기다리다 랜턴을 갖고 귀면암지나 병풍암까지 마중을 나가본다. 다시 캠프에 돌아오니 캠프에 안야공전 O.B(양지) 1명이 막 도착해서 캠프를 찾고 있다. 19:30 뷔불암까지 갈아 신고 팬턴을 켜고 다시 마중을 가니 50m도 못가서 모두들 내려오고 있다. 운동화 신고 두 번씩이나 마중을 가도 못 보더니 뷔불암을 신고 출발하니 50m도 못가서 만나는 것을 보니 역시 겨울산은 뷔불암을 신어야 돼. 젠장할... 매일저녁 우리 텐트에 놀러와 이야기를 하는 양지팀과 희윤이는 오늘은 86년 장본인이 입산하여 새로 이 추억거리를 들추며 찾아온다. 손에 들려있는 상당히 고급스러워 보이는 브랜드의 양주를 감지한눈은 코에 소식을 보내고 레이다를 작동시킨 코는 냄새를 감지하고 목구멍은 환영 현수막을 내건다. 1월 5일 맑음 오늘은 죽이되는 밥이되든 50m를 가보자는 의견일치를 보고 캠프를 비워두고 두팀 모두 50m를 향한다. 중간에 야영하는 팀에게 빙폭의 상태를 물으니 등반 불가능이라고 전한다. 실망을 하면서도 달리 할것도 없으니 계곡등반이라도 할겸 그냥 오른다. 눈도 아니고 바위도 아닌 것이 그런데로 스릴을 느끼게 한다. 50m에 도착하니 어름은 얇게 얼어있고 그 위로 물이 젖어 흐르고 있다. 그래도 못 오를 정도는 아니다. 스나그도 필요 없이 등반을 한다. 스나그를 박아도 헛돌고 손으로 잡아배도 힘안들이고 빠져나온다. 두세번씩 등반을 하고 운회가 100m를 다녀오더니 그 또한 못할 정도는 아니란다. 그럼 내일은 100m폭을 등반하자고 의견을 모은다. 캠프에 돌아오니 한뫼의 석준이가 도착해 있다. 석식을 준비하는 중 강원도 모대학팀에서 자신들의 인원이 많고 텐트가 커서 지금 이 자리 (우리의 텐트가 있는 자리) 밖에는 캠프를 설치할 수 없으니 양보해 달라고 한다. 참으로 기막힌 부탁이다. 덧붙혀 자신들은 매번 이곳에 캠프를 설치했으며 캠프장소도 자신들이 확장했다는 것이며 귄리를 주장하려 든다. 어차피 우리는 내일이면 떠날 사람들이다. 넓은 장소도 필요없고 텐트를 한 동만 설치하면 된다. 내일 100m 등반하고 토왕골로 옮기려던 계획을 내일 토왕골로 옮기기로 한다. 그러니 나와 명식, 혜영이는 하산하고 운회만 석준이와 희윤이와 함께 토왕골로 간다. 1월 6일 맑음 캠프를 철수하고 그 많은 장비를 운회 혼자 정리하게 되니 엄청난 물량이다. 토왕골로 가는 3명의 배낭은 어마어마하건만 그것도 부족해 또 하나의 배낭을 얹어 묶는다. 명식이가 몇일 후 다시 토왕으로 가기로 하고 소공원에서 헤어져 귀경길에 오른다. 도대체 이번 5박 6일 산행은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 암벽화를 신고 칠형제나 천화대를 할 걸 하는 후회감 마져 든다. 김운회 종선이형 명식이형과 헤어져 토왕골로 오른다. 혜경이네집 휴게소에서 일부의 짐을 맡겨놓고 우리의 예정지에 도착했을 적엔 텐트를 설치할 장소가 전혀 마땅치가 않았다. 석준이는 짐을 가지러 가겠다하여 다시 내려가고 텐트자리르 만들고 짐저리가끝날 때에야 올라 왔을 때 석준이는 두 번의 짐옮기기에 기진해 있으면서도 "형, 텐트자리르 꽤나 신경써서 만들었어" 하는 한마디가 고맙다. 저녁식사를 마친 뒤 3명이 둘러 앉아 (강희윤씨 석준이, 나) 하는 산이야기는 끝날줄 모르고 그중에서도 가장 화제거리가 작년의 눈사태이야기였고 지금 우리는 바로 그 자리에 머물고 있다. 1월 7일 (목) 오늘은 하단 빙폭등반을 하기로 한다. 모든 장비를 챙겨 매고 하단빙폭에 도착하니 결빙상태가 너무도 엉성하였고 얼었던 얼음이 무너져 내렸는지 밑에는 무수한 얼음덩이들이 껄려있다. 하단등반을 시작 출발부터 고전을 한다. 밑에서 보기와는 달리 등줄 위에서 떨어지는 소낙비(?)는 호흡하기 어려울 정도로 쏟아져 내렸고 워낙 빈약한 얼음에 픽켈과 함마의 픽크는 뭉개져 버렸다. 3명의 등반을 마쳤을 때는 모두가 얼음으로 코팅을 한 갑옷을 입었으니 걸을 때는 버석버석하는 소리가 난다. 그래도 젖었을 때 보다는 얼어있는 상태가 한결 나은 듯 하다. 캠프로 돌아와 모닥불을 피우고 장비를 말렸고 내일은 선녀봉등반을 하기로 한다. 1월 8일 (금) 우리의 캠프에서 내려와 선녀봉 우측의 좁은 계곡을 올라가 선녀봉 봉우리 뒤쪽으로 이어지는 릿지의 벽으로 출발을 한다. 하켄, 후랜드, 캠너트, 카라비너, 허밍버드, 함마 등등 일체의 장비를 챙기니 어렸을 때 보았던 열쇠고치는 어떤 아저씨의 모습이다. 톱으로 석준이가 출발을 하는데 워낙 푸석진 바위는 당기는 족족 빠져버리고 머리통만한 (평균?) 돌들이 굴러내리고 어제는 토왕성 하단빙벽 얼음청소를 하고 오늘은 선녀봉 바위청소를 하나? 석준이의 입에서 "씨씨" 하는 소리가 계속된다. "형! 잡고 당기기가 겁나는데!" 1핏치를 끝낸 곳에서 후렌드 한 개와 캠너트 한 개를 설치하고 석준이는 나의 빌레이를 하고 석준이 있는곳에 내가 도착을 하여 직상의 크랙을 오르자고 하나 석준이의 낙석공포증 때문에 내가 오르려 했다.그라나 나 자신도 그 크랙의 얄팍한 돌들이 빠져버릴 것 같은 두려움에 좌우측으로 한참 루트를 찾는데 밑에 있는 강형으로부터 좌측으로 트래버스하여 양호한 것이 있을 것 같다는 말에 석준이를 먼저 트레버스 시키고 강형의 빌레이를 한다. 1월 9일 (토) 하단의 빙벽을 먼저 출발한다. 조금 오르다 역시 낙수를 뒤집어 쓰고 피크는 또한 뭉게져 버리는 식의 등반으로 하단을 끝내고 상단으로 진출 나 먼저 중단을 올라 상단출발지점에 스나그를 2개 설치하여 확보지점을 마련하였고 석준이가 올라오는데 내가 자일을 당기는 탄력에 자일이 자주 걸려 눈 부위를 때렸는데 나를 쳐다보는 인상이 영 좋지가 않다. (뭐라고 욕이라도 했을까?) 석준이도 올라와 웃음으로 인상을 지워버린다. 상단 출발 스타트지점의 오른쪽은 역층의 버섯의 간격이 넓은 얼음 왼쪽은 고드름이 내려온 오버행의 형태로 가운데 상단히 빈약한 얼음(속에 물이 흐르는 것이 보일 정도)의 반반한 곳으로 오른다.
오늘은 우측릿지로 하여 바로 중단을 거쳐 상단을 오른다.(11:50) 어제의 어려운 지점에서 시간은 좀 걸렸으나 어제와는 달리 과감한 동작으로 그곳을 돌파했다. 석준이에게 많은 화이텡의 갈채를 보내고 내심 석준이의 믿음직스러움에 톱등반을 양보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해본다. 등반의 선이 지그재그로 연결이 되고 빙벽의 처음 얼음이라 무지막지한 낙빙들이 떨어지는 낙빙을 계속 주시하면서 요리조리 피하여 빌레이를 하다가 잠시 한눈을 팔면 얼음벽에 바운딩된 예측할 수 없는 얼음은 여지없이 나를 향해 떨어지지만 낙빙을 피하는데 일가견이 생겼는지 신기할 정도로 끝날 때까지 한 개의 어름덩어리도 나의 몸을 맞추지 못 하였고 밑의 턱이 진 얼음 밑에 있는 강형은 낙빙이 떨어질 때마다 머리가 들락거린다. 1월 11일 (월) 오늘은 토왕성 우벽등반을 한다. 강형과 양지산악부팀은 하단의 빙벽을 명식형, 석준이, 나 3명은 우벽등반을 한다. 하단 1피치를 내가 톱으로 오르고 석준이, 명식형은 마지막으로 유마르로 등반을 한다. 암벽화와 뷔불암신발 등반의 차이를 다시 실감한다. 한곳에서 도무지 프릭션이 안되어 하켄 하나를 치고 인공등반을 하였다 2핏치는 빌레이를 하였고 석준이와 명식형이 도착을 했을 때 나역시 하단의 마치고 명식형이 올라온 뒤 상단 정찰을 석준이와 들이 하기로 한다. 상단정찰을 한다. 중단의 설원을 지나 아이젠을 가지런히 벗고 등반을 시작하는데 어째 기분이 이상하다. 나먼저 선등을 하는데 상당히 완만한 경사의 바위를 오르는데도 발의 감각이 무딘 탓인지 불안하다. 40m 정도를 올라갈 때까지 중간에 하켄을 칠 만한 곳이 전혀 없었고 함마로 스텐스의 얼음을 깨고 풀을 뜯어 닦는 뒤에 확실한 스텐스를 만들어야 했다. 상단 우벽의 스타트지점이 빙폭의 오른쪽 가까운 곳에서 시작되는 지점까지 확인을 하고 하강을 하였다. (빙폭 스타트지점에서 약 10m 윗부분) 1월 12일 (화) 명식형과 하단 빙폭등반을 한다. 하단등반을 마쳤을 때 세차게 불어대는 바람에 전신의 체온이 모두 빼앗겨버린 듯 추위를 느낀다. 명식형이 올라오고 중단으로 오르고 강형이 빌레이를 했을 때 솔직히 강형보다 반가운 건 상봉산악회의 김기원씨가 마련해 준 따뜻한 코코아 한잔이었다. 나는 하강을 하고 김기원씨가 마지막으로 등반을 마쳤다. 1월 13일 (수) 토왕골에 더 있자는 명식형을 꼬여서 구곡으로 가기로 하고 강형과 양지산악부팀은 하루 더 있겠다 한다. 속초에서 춘천가는 준고속형 버스는 무려 3시간 이상 걸려 도착을 하니 "준" 이라는 글자의 의미를 확실히 알 것 같다. 춘천에서 약간의 부식을 준비하고 구곡폭포 민박집에 도착하여 방을 정하고 초면(사실은 구면이지만)인 남난희 선배와 인사를 나눈 뒤 우리에게 저녁대접을 해 주었고 저녁 늦은 시간까지 이야기를 한다. 1월 14일 (목) 남난희 선배와 함께하는 등반을 마치고 저녁에는 석준이가 아는 부산 뫼무리팀의 장문호씨와의 인사도 있었고 강형도 도착을 하였고 일일이 저녁식사 대접을 해주는 남난희 선배의 정성이 고맙다.
1월 15일 (금) 자일파트너가 없이 어울려 (명식형, 남난희 선배, 강형, 석준, 나)등반을 하며 구곡폭 등반의 열기를 더한다. 마지막으로 남난희 선배의 리딩으로 등반을 하는데 등반의 모습이 어느 남자의 폼 이상으로 완벽하고 구곡에서 여자의 리딩으로 등반은 처음이 아닐까 한다. 저녁시간에는 역시 등반의 이야기가 우리의 대화의 전부이다. 석준이는 내일부터 아르바이트 때문에 집으로 간다하고 나에게 장형과 함께 자일 파트너가 되줄 것을 부탁한다. 1월 16일 - 29일 구곡에서 계속 빙벽등반 훈련 1월 30일 (토) 한쪽 팔을 다친 남난희 선배와 등반을 하기로 했다. 먼저 우리의 한번 등반을 마친 뒤 석준이와 강형이 다시 올라가 자일을 두 가닥으로 석준이가 남선배이 빌레이를 강형이 나의 빌레이를 하고 나는 남선배의 한쪽팔이 되어 등반을 보조한다. 완경사의 얼음은 문제가 없었고 직빙에서는 함마 한자루를 박고 옮길 때마다 나는 픽켈을 박아 나의 확보를 하고 먼저 남선배의 어깨를 부축해 한 스탭을 올리고 다시 히프를 받쳐 두 스탭을 올리고 다시 내가 올라 나의 확보를 하고 다음 동작을 하는 식의 등반 형태를 취했다. 폭포위에서 모두 한팔의 등반을 한 남선배의 등반 성취감을 모두 함께하고, 다음등반은 리딩으로 우측동굴의 오버행 등반을 하였으나 구곡에서 오늘 등반 이상의 흡족함은 없는 듯 했다. 1월 31일 (일) 일요일이라 많은 사람이 구곡을 등반한다. 위에서 합승이의 빌레이를 하는데 명식형이 등반중 심하게 다쳤다고 한다. 몹시 당황을 하여 하강을 하는데 강형이 명식형의 등반 자일과 스나그를 회수 하라고 한다. 급한 마음에 스나그 조차 회수하기가 힘들다. 하강을 하여 내려오니 낙빙을 맞아 입부위가 심하게 다쳐 춘천의 병원으로 갔다 한다. 다행히도 추락하여 다친 것이 아니었다. 형님들과 악우들의 염려가 고맙다. 짐을 챙겨메고 민박집으로 가는 도중 남선배를 만나 명식형의 이야기를 하였더니 같은 동갑(닭띠)끼리 왜 이럴까? 하며 염려를 해 준다. 민박집을 내려오다 동건씨를 만나 택시로 강형과 함께 춘천의 병원으로 달려 도착을 하니 벌써 치료를 마치고 나와 있다. 동건씨는 명식형에게 "담배 안 피우고 싶어요" 하며 "이 기회에 끊어버리지 그래요" 한다. 강형과 함께 춘천 시장에 들러 연료와 부식거리를 사고 민박집으로 돌아왔다. 2월 1일 (월) 오전에는 장형, 합승, 석준이가 어제 고정해 놓은 자일 회수차 등반을 하였고 오후 늦게 야빙을 하기로 하여 남선배, 장형, 석준, 나는 폭포로 갔고, 간만에 오는 눈은 우리의 등반을 축하하려는 듯 더욱 많은 양으로 내린다. 장비를 챙기며 석준이의 "형이 할꺼예요?" 물음에 "네가 하지." (빈말로) 대답을 하니 대뜸 "그래요." 한다. 등반을 하는 석준이에게 모든 조명이 비치고 불빛줄기 따라 눈발이 날리니 무대 장치를 해 놓은 듯하다. 남선배에게 같이 등반할 것을 이야기하자. 각자의 페이스대로 등반을 마친 뒤에 등반을 한다고 하여 장형과 나의 연등을 끝내고 석준이가 하강을 하여 남선배의 등반을 보조한다. 이번에 구곡에서는 의미있는 등반을 많이 한다. 2월 2일 (화) 오늘은 푹 쉬고 내일은 합승이와 토왕으로 간다. 구곡캠프(민박)를 정리한다. 오후엔 종선형님, 명식형, 동건씨가 왔다. 강형과 정형은 9일 토왕에서 합류하기로 하고 먼저 캠프를 떠난다. 저녁에 합승이와 정필이가 오고 배낭을 꾸린다. 2월 3일 (수) 종선형님, 명식형, 동건씨, 남난희선배의 배웅을 받으며 춘천에서 12:25분 발 속초행 버스에 몸을 맞기고 우리 5명의 마음은 토왕을 향한다. 2월 4일 (목) 물치에서 버스로 설악파크 앞에서 내려 토왕골 입산허가서를 받고 매표소를 거치지 않고 바로 쌍천을 건너 토왕골을 향한다. 혜경이네 집 휴게소를 지날 때 어떤 사람으로부터 토왕폭 솔로 등반 1:30이라는 거록이 생겼다는 말을 듣는다. 비룡교 통제소에서 입산허가서를 보여주고 비룡폭 위에서 볼더링 등을 하며 여유 있는 운행을 했다. 캠프지에 도착했을 때 금방 캠프를 철수한 듯 모닥불 연기가 오르고 먼저 데포해 두었던 캐스렌턴등을 찾았으나 내용물은 하나도 없이 빈 폴리백반 찾으니 토왕폭을 등반하러 왔다는 사람이 이 정도의 수준 밖에는 안될까하는 의심을 가져본다. 5-6인용 1개와 2-3인용 1개 두 개의 텐트 자리를 잡고 모든 캠프정리를 마치고 하단으로 빙벽 정찰을 간다. 먼저번 보다 얼음의 양은 퍽 많아졌다. 아까 비룡폭 위에서 보았던 등반팀이 하단 등반을 완료했고 우리가 캠프로 돌아왔을때는 오후 4시가 넘었는데 중단을 거쳐 상단으로 오르고 있다. 2월 5일 (금) 아침에 눈은 여전히 계속 내린다. 상하단 등반을 미루고 오전 종일 텐트 안에서 뒤치닥처리다 오후 2시쯤 눈이 그치고 정필이를 데리고 하단 등반을 했다. 금방 눈이 덮힌 얼음을 청소하며 등반을 해야 하는 수고를 더 해야 했다. 하단 동굴에서 떨어지는 낙수를 모두 뒤집어 쓰고 올라 정필이의 빌레이를 볼 적에는 상당히 성능좋은 오토바이를 타야 했다. 과격한 몸놀림과 함머질을 하며 올라오는 정필이의 모습에 믿음직스러움을 느끼고 정필이는 "형! 내년에는 상단까지 올라 갈꺼야!" 한다. 바로 정필이를 80m 하단 하강지점 있는 곳 (볼트 1개, 하켄밑으로부터 들려오는 정필이는 나 있는 곳까지 다시 등반을 하여 올랐고 무릎이 바위에 부딪혀 몹시 아파한다. 빌레이 지점에서 80m 자일 2동을 연결하여 바로 하강을 한다. 하단밑에 있던 뫼무리 산악회의 장형, 황형의 걱정이 대단하다. 2월 6일 (토) 합승이와 내가 먼저 등반을 하기로 했다. 날씨는 쾌청한데 바람이 몹시 심하게 분다. 하단 밑에 도착하니 벌써 두 팀이 등반준비를 하고 있는 청맥회의 현옥이가 우리를 향해 손짓을 한다. 오늘 등반팀은 모두 세팀이다. 늦게 올라와 먼저 출발을 하려니 옆의 팀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하단의 빙벽을 합승이가 먼저 출발 (09:10) 등반을 하는 모습이 구곡에서 등반을 하던 스타일이 아니고 너무 믿음직스러워 보였다. 동대테라스 위치의 한참 아래 지점에 스나그 한 개를 설치하고 80m 자일이 거의 끝날 때까지 자일의 움직임이 멈추질 않는다. 합승이는 어제 정필이와 하강한 지점에 확보를 하고 완료를 알린다. 내가 출발한 때쯤 한팀은 동굴 부분에 한 핏치를 완료했고 청맥팀의 등반이 시작되었다. 합승이의 빌레이 지점을 통과 중단 설사면에서 합승이의 빌레이를 보는데 세차게 부는 바람은 눈발을 날려 얼굴을 따갑게 때리고 눈을 뜰수 가 없다. 합승이에게 도착 담배 한 개피를 피우며 잠깐의 휴식을 한 뒤에 나 먼저 상단 빌레이 지점으로 오른다. 그저께 하강 때 박아둔 두 개의 스나그에 자일을 통과시키고 상단 바로 밑까지 도착. 합승이는 밑의 스나그 두 개를 회수하고 석준이가 설치했던 하강지점의 두 개의 스나그가 눈에 덮혀 보이질 않는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텐트밖으로 나가니 토왕폭으로부터 절규와 같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청맥팀의 등반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휘슬을 길게 세 번씩 부니 응답이 온다. 우선은 합승이와 둘이 상황을 알아보러 폭포로 올라가고 캠프의 인원에게는 세 번의 휘슬소리가 계속 될 때는 모든 장비와 비상식을 지참하고 올라오라는 말을 하였다. 하단의 동굴에는 현옥이 혼자 걱정이 태산 같은 얼굴로, 우측릿지에는 한 친구가 상단에 대고 절규와 같은 부름을 한다. 등반을 마치고 날이 어두워지니 하강 지점을 찾지못하고 상단의 좌측릿지 중간 이상 지점위치에서 랜턴불빛이 비친다. 그곳에서도 소나무로 계속 하강이 될수 있는 지점이 있기는 하지만 중단에서는 하강완료 지점이 설사면에서 너무 멀리 벗아난 지점이기에 트래버스가 불가능하다. 폭포 상단쪽으로 원위치할 것을 이야기하지만 시간이 한참 지나도 계속 그 자리다. 폭포쪽으로 다시 가기가 상당히 어려운가 보다. 합승이에게 내려가 장비를 챙겨 가지고 올라오라고 이야기를 하고 좌측 계곡을 통해 상단까지 올라갈 생각을 했다. 2월 7일 (일) 오늘 장형과 석준이의 등반이 무산되었다. 아침 느즈막이 일어나 식사를 하고 합승이는 하산을 하였고 곳이어 청맥팀이 내려가며 상단하강할 때 고정시킨 자일 회수를 부탁했다. 오후에 장형은 팀에서 오는 사람들을 마중하러 가고 강형, 정형은 하단빙폭등반을 하러 갔다. 석준이와 텐트안에 앉아 있다가 토왕성좌우 빙벽연장등반 이야기를 하며 내년에 어떻게 해봅시다하는 위로의 말을 한다. (나 보다 욕심이 더 많았었으면서...) 지금 토왕성 좌우벽은 첫날 내린비로 바위가 반반하게 얼음코팅이 되었다. 그래! 내년으로 또 넘어가야지 뭐! 간만에 아무 생각없이 긴 낮잠에 빠졌다. 부산 장형팀에서 2명의 악우가 들어왔고 저녁식사시간에는 전부 한 텐트에 모여 (8명) 식사를 한다. 2월 8일 (월) 오늘은 부산 뫼무리산악회의 장형과 석준이가 등반을 하고 강형, 장형은 하단등반을 한다. 좋아했던 여자를 빼앗긴 사내의 마음으로 (구곡폭에서는 항상 장형과 자일파트너를 하였기에) 등반자보다 먼저 올라 중단에 도착, 버너를 켜고 눈을 녹여 우유를 끓여 놓으니 석준이는 하단의 빙폭을 아무런 확보없이 테라스에 올라와있다. 바로앞에 석준이에게 "옛날 이야기 해줄까?" 하는 농담을 한다. 날씨도 쾌청하고 바람도 없는 등반하기에 알맞은 날씨이다. 상단은 장형이 리드를 해 동반을 한다. 우측릿지에는 장형팀의 회원들이 촬영에 열중이다. 그동안 구곡폭등반훈련을 한탓인지 멋있게 상단의 등반을 리드해 나간다. 석준이에게 2개의 스나그를 찾아 회수할 것을 부탁하고 중단을 내려왔다. 2월 9일 (화) 아침에 강형, 정형의 등반준비로 캠프에 활기가 띤다. 상하단등반을 하는 강형, 정형의 등반은 강형이 전피치를 리드 하였고 바람이 상당히 심학 부는 상태에서 조금은 힘든 등반이었다. 나는 텐트에 남아 강형의 등반이 상단의 머리를 넘어 갈 때에 우리 구곡팀(?)의 완벽한 등반스타일에 내심 뿌듯한 생각을 갖게 된다. 구곡폭훈련 생활 때 등반모습을 떠올려 본다. 남난희선배와의 만남과 야간빙벽등반 강형의 주방솜씨, 장형의 구수한 사투리와 정형의 말없는 웃음, 석준이의 믿음직스러움에 토왕성우벽등반시에 계속 연장시키지 못함을 상당히 아쉬워하였다. 이제 우리는 토왕성에서 등반일정을 다 끝내기로 하였고 부산뫼무리팀과 장형, 석준이는 잦은 바위골로 강형, 정형, 나는 장수대로 가기로 하며 저녁 뫼무리팀은 철수하였다. 2월 10일 (수) 아침 늦게 캠프를 철수하여 3.8휴게소 근처에 근무한다는 정형의 산악부 후배를 찾았으나 한참을 헤매다 만난 뒤 인구라는 어촌의 마을에서 1박을 한다. 탁트인 바다를 보는 마음 또한 색다르다. 2월 11일 (목) 양양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장수대의 야영지에 도착. 따스한 햇살과 커다란 나무사이의 판판한 바닥에 텐트를 치니 토왕골 캠프와는 너무도 차이가 있는 별천지 같다. 캠프정리를 끝내고 대승폭 정찰을 간다. 처음에는 어프로치를 사중폭폭가 있다는 계곡으로 하였으나 입구의 탕이 녹아 진입을 못하고 가운데 작은 지능(사중폭계곡과 우측의 일반등산로 사이)을 올라 대승폭을 보았다. 폭포의 밑부분에 고드름이 허공에 뜬 오버행의 얼음이 우리들의 마음을 위축시킨다. 내일은 일단 등반을 하는 것으로 하고 폭포 밑까지 진입할수 있는 길을 알아보고 캠프를 뒤돌아 왔다. 2월 12일 (금) 어제의 작은 지능을 택해 오르다. 사중폭포계곡쪽으로의 사면을 따라 내려가 폭포의 입구에 도착, 폭포밑에서 장비를 챙기고 강형의 선등으로 등반을 개시하였다. 밑부분의 완경사진 얼음을 올라 오버행의 얼음 밑에 도착하니 왼쪽의 바위벽에 2개의 하켄과 앵글하켄 한 개가 박혀 있으니 사용하기가 불안하다. 스나그 2개를 박고 강형의 오버행등반을 빌레이하는 데 고드름의 밑으로 들어가 다시 2개의 스나그를 설치, 뒷부분의 고드름들을 함마질하여 제거한 뒤 오버행의 얼음벽을 넘어섰고 나는 손에 땀을 쥐는 빌레이를 해야 했다. 오버행위의 테라스에서 우측으로 트래버스하여 올라 스나그 한 개의 스나그를 설치했고 잠시 뒤에 등반 완료를 알려왔다. 두 번째 나의 등반, 세 번째 정형이 등반을 마쳤을 때 3시간 정도가 걸렸고 우리는 3명의 등반으로 대승폭 3등을 했다는 굳은 악수의 자축을 하였다. (후에 알게된 바로는 6등 이었다.) 2월 13일 (토) 오늘 나는 구곡폭포로 가야 한다. 강형과 정형은 이곳 장수대에 남기로 하여 실폭과 실폭좌측 계곡의 응당폭을 등반했다. 응당폭은 외부에서는 잘 보이는 곳에 있으나 직접 어프로치에는 상당히 애를 먹었다. 등반을 마치고 캠프를 정리하여 강형, 정형과 작별을 하고 4시반 춘천행 직행버스에 올랐다. 춘천에 도착과 동시에 대승폭 등반 필림을 인화하여 보며 버스를 타고 구곡으로 행한다. 공지천 정류장에서 금석형이 승차한다. 청량리에서 종민선배와 만나기로 하였으나 지각하여 버스로 춘천에 도착 구곡으로 가는 길이란다. 뜻밖의 동행자와 함께 구곡에 가니 벌써 종선형님과 명식형, 혜영이와 현옥아가 구곡등반을 마치고 따뜻한 방에서 종민선배와 합류하여 저녁식사와 반주가 곁들어져 있다. 종선형님 말씀이 "희윤이가 승권이와 병모가 대승을 했다는 소식을 갖고 갔으니 네가 그냥 올리없을 것이고 11일 쯤 등반을 대승폭 2차 등반계획을 세웠고 기타 준비사항은 거의 완료상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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