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일제가 음양오행설에서 나왔다고?
일왕 명치의 국가신도( 國家神道 )가 뿌리이다.
요일의 한자 명칭인 日‧月‧火‧水‧木‧金‧土는 동양사상의 기반을 이루고 있는 음양오행(陰陽五行)과 연계되어 있다고 한다. 일日과 월月은 각각 양陽과 음陰을 상징하는 태양과 달을 나타낸다. 불火, 물水, 나무木, 쇠金, 그리고 흙土을 의미하는 오행의 명칭은 각각 화성(火星), 수성(水星), 목성(木星), 금성(金星) 그리고 토성(土星)의 이름과 연계되어 있다. ‘일월화수목금토’라는 이름과 순서로 요일을 쓰는 나라는 이 세상에서 남한, 북한, 일본 세 나라뿐이다.
조선 시대는 달과 절기 중심의 음력을 사용하였으며, 요일의 개념은 존재하지 않았다. 1895년 을미사변(명성황후시해사건)을 통해 집권한 김홍집 내각이 1896년 태양력을 도입하였다. 요일 개념의 태양력을 공식적으로 사용한 것은 1898년 일본과의 외교문서이며 요일의 명칭도 일본의 것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었다. 이후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함께 1949년 6월 4일,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의해 일요일이 모든 관공서가 쉬는 날로 지정되었고, 2008년도부터는 토요일까지도 공휴일로 지정되었다.
명지대 소순태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요일은 원래 일본이 만든 신조어들이다.일본에서는 원래 예배일 제도(예배일/안식일, 예배1 . . . 에배6)를 사용하다가 요일제로 바꾸었다. 요일제인 ‘일요일, 월요일, ..., 토요일’ 단어들은 일본에서 1867~1872년 기간 중에 도입하여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일본이 1868년에 단행한 명치유신의 골수는 일왕(日王)을 살아 있는 신으로 만들고 신사신도(神社神道)를 국가신도(國家神道), 일본의 국교로 정하였다(1871). 잇달아 명치정부는 양력사용을 선포하였으며(1873.1.1.), 바로 이 시점부터 ‘일월화수목금토’ 요일제를 사용하는 ‘일왕 명치의 태양력’을 공식적으로 채택하였다.
1886에는 일왕을 신으로 하는 신도신규(神道新規)를 선포하고, 신사신도(神社神道)=國家神道(국가신도) 교의를 법적으로 완성하였다(1889.2). 이러한 일련의 과정의 바로 그 첫 단계로서, 명치유신 초기에, 조만간 작위적으로 법제화될 대일본제국 국체의 정수인 국가신도의 정점에 자리를 잡고 있는 살아있는 신으로서 장차 숭배하게 될, 일왕의 통치력을 만천하 신민들에게 강제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서양의 율리우스력에서 사용되는 한 주일의 일곱 개의 라틴어 이름들을 일본어로 번역하면서 7일 날짜의 이름에 대해 요일(曜日)을 접미사로 사용하는 이들 일곱 개의 일본식 신조어들인 ‘일요일, 월요일, ..., 토요일’이라는 단어들을 창안하여 도입한, 새 책력 ‘일왕 명치의 요일제 태양력’을 만들어 천하에 선포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일왕 명치의 요일제 태양력’ 사용은, 자국 및 주변 국가의 백성들에 대하여, 일왕을 살아있는 신으로서 내밀적으로 받들어 섬기는 신민사상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일본이 태평양전쟁에서 패망하고 조선반도와 대만이 강제로 해방(1945.8.15) 되면서 국가신도도 겉으로는 포기하기에 이른다(1945.12.15). 그러나 일본은, 패망 후 새 헌법의 도입 이후에도 ‘일요일, 월요일, ..., 토요일’ 신조어 이름들을 사용하는 ‘일왕 명치의 요일제 태양력’을 일본인들에게 계속 사용하게 함으로써, 내밀적으로 일왕을 살아있는 신이라고 세뇌하는 행위이었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일본을 제외하면, 전 세계에서 오로지 한반도에서만 ‘일왕 명치의 요일제 태양력’을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연구한 소순태 교수는 다음과 같이 주장하고 있다. “일왕의 신민임을 의미하는 ‘일왕 명치의 태양력’을 한국인들은 지금까지도 왜 사용해야 하는가? 조선 시대에 매년 중국의 명나라, 청나라 황제로부터 책력을 하사받기 위해 동지사(冬至使)를 파견하면서 책력 사용의 대가로 조공을 바쳤듯이, 선린외교라는 미명 아래 일본에 ‘무역적자’라는 조공을 계속 바치기 위하여서인가?”
소순태 교수는 지금까지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달력이 일왕 명치가 명치유신(1868) 직후에 제정한 책력임을 실증적으로 입증하고, 고증하는 연구를 수행하여 교훈을 얻었다(2020.8). 그는 “일왕 명치가 제정한 달력을 왜 지금까지 우리는 사용하고 있을까요? 아마도 일본 국가신도(신사신도)의 형성과정 전반에 대한 무지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우리 한국인들 모두가 하고 있는 ‘일왕 명치의 태양력’을 계속 사용하는 친일 행위는, 우리의 무지 때문이기에, 결코 친일 행위가 아닙니까? 그러니까, 겉으로는 항일, 극일, 반일을 부르짖는 바로 이러한 우리의 이중적이고 내밀한 친일 행위를 잘 알고 있을, 오늘의 일본인들이 작금의 한국인들의 정체성에 대하여 어떻게 이해할까요?” 라고 반문한다.
중국은 손문이 중화민국을 건국하고(1911) 청나라 시헌력 폐지, 일본의 ‘日曜日 . . . 土曜日’ 대신, ‘星期日 星期一 . . . 星期六’을 사용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좀 의아한 것은 ' 중국은 기독교 국가가 아닌데도 '일요일'을 '예배일' 또는 '싱치티엔(星期天)'이라고 한다. 어쨌든 중국은 서양의 신화적인 요일도 안 쓰고, 일본식의 ‘월화 . . .금토’ 요일제의 이름도 안 쓰고 싱치(星期) “1 2 ... 6”식으로 쓰는 데에 중국의 자존심이 있는 것이다.
우리는 요일명에 대해 ‘음양오행설’류의 설명을 억지로 갖다 붙이지만 일본이나 중국도 ‘음양오행설’에서 비롯되었다는 설명은 안한다. 알고 보면 우리가 쓰는 것은 일본식 서양식 요일 명을 단순히 번역하고 일본식으로 ‘요일’이란 접미사를 갖다 붙인 것인데도 ‘음양오행설’에 연유한다고 하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다. 북한에서도 우리와 같은 설명을 하는지 독자적인 설명을 하는지 궁금할 뿐이다.
우리는 오늘의 요일이 궁금할 때 ‘오늘이 무슨 요일이야?’ 하기도 하고 ‘오늘이 몇 요일이야?’ 하기도 한다. ‘몇 요일이냐’고 물어도 대답은 ‘몇 요일’이라고 하지 않는다. 몇 요일이냐고 묻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도 하지도 않는다. 무의식적인 것으로 생각되지만 깊은 뜻이 담겨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겠다.
[참고: 심의섭, 곰곰이 생각하는 수상록 2, <집콕, 방콕, 폰콕 단상>, 한국문학방송, 2021.02.25 : 176~1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