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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산의 장자가 긴 장(長)자가 아닌 희귀 한자였다. 즉 풀꽃 이름 장(萇), 보리수 장, 나라 이름 장 여럿이 있는데 어느 것이 맞는지는 확실하게 모르겠다. "나라"라는 뜻도 나오고 억새를 강조하는 문구도 나오고 아무튼 평상 시에 사용하는 한자는 아니니 대충 이 정도라만 알고 있어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토요일은 그냥 그렇게 집에 빈둥거리다가 오후 늦게서야 배낭을 챙겨볼까 하여 이것 저것 뒤지어 대충 마무리하고, 등산로나 알아 볼까 하여 국제신문의 근교산에 들어 가니 상세하게 Color지도까지 곁들어 안내해 놓았다. 몇 장 Print하여 배낭에 쳐박아 넣고는 잠을 청한다. 간만에 회사 사람(이젠 Star 볼 일도 없지만 산이라는 매개체로,,,)들과 산행을 하는 것 같다. 늘 이 핑계 저핑계로 빠지고 빠져 이번에는 거절하기가 난감하여서리 글고 장산은 처음이고 또 10월에 우리 32산악회가 가니까 광안대교도 보이고 요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독도 땜시 지도 모르게 떠오을고 있는 대마도도 보인다고 하니 일석삼조 이상이다.
지나가는 자동차 불빛에 깜짝 놀라서 일어나니 새벽 5시다. 이 눔의 것! 하며 다시 누워서 뒤척이다 일어나 보니 6시 근처!!! 나머지 짐을 챙기고 있는데 옆지기가 짜증을 조금 낸다. 도시락도 준비하지 않는데 무신 소리가 이리도 나냐며 조용히 산에 갈 수 없냐고? 도시락 대신에 밥을 삶아 주겠다고 하니 횡재했다. 전날 우책은 몸이 좋지 않을 뿐더러 일요일 야간 당직이라 겸사로 좀 쉬었으면 하여 전화가 왔다. 문제는 아침에 창원까지 가는 방법인데 늘 하는 것처럼 택시를 타기로 하고 집을 나섰는데 시간이 어중간한지 택시가 잘 잡히지 않네? 평상 시는 많이도 지나가더니만 꼭 필요할 때면 용캐도 피하는 것이 이런 것이리라!
잠시 후 기라리던 택시가 달려와 반가운 마음으로 탓는데 기사님의 표정이나 기분은 별로인 것 같다. 알고 보니 Call하는 기계에 이상이 있어 손님을 놓친 것 같다.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가 콩알만 하다. 본부의 아가씨와 상태를 점검하더니 포기하고 나중에 AS를 받으라는 최후 통첩!!! 그리고 나니 화가 났는지 어느 시점부터는 차를 쌩쌩 몬다. 마음 속으로 아자씨! 빨리 가는 것은 좋은데 정신을 챙깁시다! 라고 되뇌이고,,,
7시 5분 전에 소라아파트 앞에 도착하니 3명이 와 있고 나머지 2명은 곧 온단다. 지각한 Miss 혜영씨가 마지막으로 도착하여 한번 더 인원을 점검하고는 부산을 향하여 2대의 차에 나누어 타고 출발한다.
☆ 07:25 소라 아파트 앞 신호등에서 6명이 분승하여 출발하다. 오늘의 기사님은 김재호/김주백 책임. 참석자는 Two Drivers, 안수석, Two Kang, Me 6 persons!!! Sorrento and Sonata! 창원대로를 지나 터널 TG와 터널을 빠져 나가 장유에서 남해안 고속도로에 앉는다.
여기서 쭈욱 가서 김해 공항을 지나면 새로 놓은 구포 다리를 지나서 부산 도시 고속도로를 계속 타고 가다 보면 서면 지나 해운대 방면이라는 Ramp를 내려 온다. 잠시 가다가 다시 도시 고속 도로에 올려 가면 황령1 터널이 나오고 이 터널을 지나 계속 가면 부산의 명물인 광안대교가 나온다. 말로만 듣던 이 다리를 오늘 지나 본다. 기분이야 좋지만 사진을 못찍어서 못내 아쉽다. 그렇다고 중간에 차를 세울 수도 없는 노릇이고,,, 아래층이 해운대로 들어가는 길이고 위길이 해운대에서 서면으로 나오는 2층 다리인 것을 오늘에야 알았으니 산으로만 갔지 바다로는 가지 않았다는 것을 확실하게 증명을 한 셈이다. 광안대교의 연결인 다리를 계속 달리다 보면 해운대 신시가지를 어디에서 들어가야 하는지가 또 헷갈린다. 어디서인지는 모르겠는데 TG에서 돈을 내면서 해운대 장산의 대천공원에 갈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물어보니 그냥 해운대라는 곳으로 들어가면 안되고 해운대 신시가지라는 팻말이 나오면 우측으로 들어 가란다. 눈을 부릅뜨고 조금을 가니 갈색 바탕에 흰 글씨로 해운대 신시가지라고 적혀 있어 시키는대로 하여 IC(여기도 Ramp인가?)를 빠져 나오니 아무 것도 모르고 대천공원이라는 글만 보고 죄회전하여 주차장을 찾았는데 어~! 아니 주차장이 없다?!
뒤따르던 자가용도 이상하게 되었는데 무료 주차장 팻말을 조금 전에 보았다고 하여 염치 불구하고 무조건 Back하여 큰 길로 나와 내려 가니 아파트 옆에 승용차 무료 주차장이 두어군데 있다. 그런데 논산 훈련소 선착순처럼 뒤에 오던 차가 먼저 가서 주차장으로 들어 가려는데 허허!! 높이 제한(1.6m)에 걸려 입장이 안된다. 소렌토 짚차 키가 얼마유? 또 Back을 해야 하는 소렌토! Back이 두 번째라!삼 세판을 해야 될랑강? 아파트 주변 빈 터가 있으면 주차하기로 하여 내려 가고 소나타는 기비얍게 들어가서 주차를 마치니 이때가 8시 하고도 10여분! 창원에서 여기까지 오는데 채 1시간도 걸리지 않았다는 것인데,,,시계를 잘못 봤는지도 모르겠다는 의구심이 앞선다. 이리 저리 자동차를 세워 놓고 앞에 간 사람도 다시 Docking하여 대천공원에 들어선다. 공원 입구를 지나 공원 전체 안내판(등산로 등에 번호를 매겨 시간까지 정리해 놓아 산행을 가늠할 수 있어 편리하겠다.)을 읽으면서 오늘 산행 코스를 협의하고 출발한다. 오늘 산행 코스는 장산을 한바퀴 돌고 내려오는 원점회귀를 잡았다. 처음에는 중간에서 돌기로 했는데 누군가가 한 바퀴 돌자고 하여 그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 08:22 공원 안내판을 출발하여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걸어 오르니 운동과 산책을 마친 사람들이 제법 많이 내려 온다. 한 마디로 가족 공원이나 진배없다. 가족, 동네 친구, 연인들이 3355 무리를 지어 내려 오기도 하고 올라 가기도 한다. 가끔 우리처럼 단체로 산행이나 운동을 하러 다니는 사람들도 보이지만 보기좋은 부부들이 참 많다. 사람 구경 풀과 나무 구경하며 올라 가니 장산이라는 한자가 보이는데 내가 생각하고 있는 글씨가 아니다. 긴 장자가 아니고 그 위에 풀을 한 포기 심어 놓았다(萇). 어! 이런 한자는 처음 보는데 하고 갸웃거리고 있는데 같이 간 사람들도 모두 이상한 글씨라고 거들어 주니 천만 다행이다. 팻말에 적어 놓은 것은 "장산 산림욕장"이다. 그제서야 여기가 가족 공원이라는 사실을 한번 더 확인할 수가 있었다. 오른쪽으로 제법 많은 물이 흐르는 개울이 있고 사람 또한 많으니 공원치고는 자리를 정말로 잘 잡은 곳이다. 이 공원도 얼마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이 동원되어 다듬은 것이라고 어디에서 본 것 같다. 아무튼 이런 공원을 조성하여 만들어 준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마음을 오래동안 간직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리라! 물소리를 들으며 포장 길을 계속 따라 오르니 대리석인지 화강암인지로 최근에 만든 듯한 표지석에 瀑布寺라고 새겨 놓았다. 아마도 이 근방에 물소리가 심하니 그 폭포의 소리를 따서 만든 이름인가?
☆ 08:25 폭포사를 지나다. 들어 가지는 못하고 사찰 입구의 대나무 밭을 지나 담 안에 하나 둘씩 피어있는 검붉은 동백꽃이 더욱 애처롭게 보인다. 요즘 아침 TV에 여수 오동도의 동백꽃이 한창인 것을 매일 일기 예보 시간이면 어김없이 나타난다. 이 넘의 꽃도 모가지가 똑똑부러져서 일본 넘들의 피가 섞인 꽃이라고 그 의미를 부여하고도 있다. 징거러운 사무라이 건성의 모가지를 치듯이 동백꽃이 떨어질 때면 목이 부러진다는 뜻으로 Cutting! 그래도 산 기슭이고 개울이 있어서 그런지 날씨가 조금 쌀쌀하다. 경보를 하면 덥겠고,,, 많은 사람들의 소리가 점처 가까이 들리는가 싶더니 놀이기구와 운동기구가 즐비하게 놓인 중앙 공원이라는 곳에 도착한다.
☆ 08:35 중앙 공원에 도착하다. 이거 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든다. 대천 공원 내의 한 가운데 있다고 하여 지은 이름인지는 모르겠지만 중앙 공원이 있는데 아~ 어른 할 것 없이 사람들이 제법 많이 붐빈다. 우리의 코스는 어디로 가면 좋을까 하고 안내판을 보니 등산 안내판이 아니고 중앙공원 안내판이다. ㅋㅋㅋ!
잠시 지도를 펴고 갈 길을 찾아 볼까 하는데 어느 김책임이 사정없이 저쪽으로 돌아서 올라 가잔다. 깨갱깽이다! 10 여m Back하여 조그만 개울을 건너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 08:42 처음으로 흙을 밟아 보는 산으로 오른다. 찹찹한 아침 바람이 몸과 마음을 선선하게 만들어 주니 오늘 산행은 할만 하겠다. 나무 이름은 모르겠으나, 호랑이 발톱나무 비슷한 것이 시퍼런 잎사귀에서 푸르름을 한껏 뽐내고 있다.
☆ 08:45 구곡산/YY정/중앙 공원, 삼거리! 구곡산(430m)이라 적혀 있는데 나중에 거쳐갈 것인지 말지는 부닥치는대로. 경사가 무딘 구곡산 방향 코스를 따라 오른다. 코스 선택이 탁월하여 우리를 괴롭히거나 걸거적거리는 그 아무 것도 없어서 좋았다. 그냥 땅만 내려다 보고 올라가기만 하면 되는 길! 혹시 동전이 떨어져 있으면 그것은 그날 재수!!! 바위가 한 두개 나오더니 너덜이 나온다.
☆ 08:50 어디를 가든지 너덜이 나오면 앞이 튀고 바람이 분다는 징조인데 오늘은 맞은 편 Main 장산이 가리고 있어 조망은 별로이고 볼 것이 없다. 너덜 사이에 손씻을 정도의 고인 물이 유혹을 하지만 오늘 날씨가 조금 쌀쌀하여 생략하기로 하고 그냥 지나친다. 다음 10월 가을에도 물이 있다면 濯手(?)(지어낸 단어이니 함부로 배켜서 사용하다가 우사를 해도 책임지지 않습니다.)를 하련만! 물도 버리고 공기만 지고 이고 다소 차가운 봄바람을 마시면서 오르는데 조금 숨이 차 온다. 그럴 즈음 훤한 장소에서 오늘 산행하고 처음으로 쉰다. 두ㅟ쳐진 산꾼을 기다리면서...
☆ 09:00 8부 능선 훤한 곳 나무 밑에서 1차(처음)로 쉰다. 총무가 나누어 준 봉다리에 먹거리가 있는데 게을러서 그것도 끄집어 내기가 싫어 또 빌붙어 얻어 먹다. 2% 한빨 마시고,,, 한 줄기 바람이 가슴 속까지 서언하게 불어재키니 얼마나 좋노? 드날 산에 간 사람들 모두 글치요? 그럴끼구마는, 산은 이 재미로 다니는 겁니다. 잠시 쉬는가 싶더니 배낭을 다시 주섬 주섬 챙겨 다시 가잔다. 아무래도 처음부터 바로 옆에 길이 있는듯 하더니 바로 5m 옆이 임도인지 뭔지는 모르겠으나 티코 한 대 정도는 지날 수 있는 비포장 도로가 나 있다. 잠시 따라 가 보니 시멘트 포장길로 바뀌어 쭈욱 가다가 Back하다. 나므이 집 농원인지 농장이 나올라고 해서,,, 도로 Back하여 오다가 조금은 인적이 드문 듯한 샛길로 파고 오른다. 길이 넓어지는가 하더니 길이 없어져 다시 Turn하여 이 정도면 개척 산행을 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으로 맘먹고 오르는데 아주 어렴풋하게 길이 나 있다? 이것이 바로 재수!!! 옛날 영각사에서 남덕유산을 오르다가 나물캐는 시골 아지매用 길로 잘못 들어 생 고생을 한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그때 진짜로 고생한 우리의 Hope 이정욱씨는 진주에서 아들 낳고 딸 낳고 잘 살고 있을끼구마는, 혹시 이 글 봐 지면 안부나 몇 자 적어주소!!! 겨울 산행은 전방이 튀여서 길이 나빠도 큰 불편은 없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오르는데 멀리서 자동차인지 소음이 들리니 인적이 멀지 않다는 증거인가? 하늘이 열리고 길이 트이니 진짜 임도다. 근데 군사 작전도로같기도 하고,,, 더 이상 알려고 하면 다치니까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 하자!!!
☆ 09:23 큰 임도? 하여튼 시멘트 포장이 된 제법 넓은 산 길! 이제부터는 이 길을 따라 산보삼아 가기만 하면 정상으로 갈 것 같다는 느낌이 들지만 산은 가 봐야 아는것!!! 평평한 포장길이라서 숨도 고르고 몸도 조금씩 풀고 천천히 담소를 나누면서 산행을 즐겨야 하는 코스이다. 산 중턱 아니 9부 능선(?)쯤 되겠는데 교회가 들어 서 있다. 물론 기도원인지 수양원인지도 같이. 요즘은 절과 교회가 자리를 바꾸고 있는 느낌이라고 누군가가 넌지시 지나가는 얘기로 하지만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수련을 하든 요양을 하든 기도를 하든 조용한 곳에서 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 무학산에도 기도원이 있는디이~~ 여기라고 없겠슈?
☆ 09:32 능선 임도 정상! 임도인지 작전도인지 헷갈린다. 능선 꼭대기에 올라서니 동래에 위치한 금정산 줄기와 정상인 고대봉이 보인다. 구곡산은 아마도 비켜 지나가고 오른쪽으로 가는 길인듯 하다. 길 옆으로 억새가 많이 늘려 있고 풀들이 많이 있는 형상이 언젠가 여기에도 화마가 심하게 훑고간 것 같다.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고바우를 올라 가는데 오늘 처음 이 산에서 사람 구경을 하는가 보다 하는데 인사를 해도 별로 반응이 없다. 괜시리 미안하다는 생각이 문득든다. 인사를 해도 전혀 반응이 없으니 이상한 생각이 든다. 기도원? 사람? 어~~~ 그냥 가라~~~
☆ 09:35 포장길 임도가 끝나고 비포장 흙길이 나오더니 유격장에서나 볼 수 있는 시설물이 나온다. 저 눔을 어떻게 처치하고 넘어가야 하는지 고민을 하고 있는데 우회하는 길이 있다고 앞에 간 사람이 알려 준다. 머어! "진충 종합 훈련장"! 아마도 평상 시에는 그렇게 얌전하든 사람도 그 넘의 옷만 줏어 입으면 아주 개판이 되어 버린다는 야비군들의 놀이터인 예비군 훈련장인 것 같다. ㅋㅋㅋ! 아주 까마득한 시절이 그리워진다. 훈련하고 있다가 점심 시간만 되면 통근 버스로 밥 날라 주던 그 시절이 그립다. 소풍도 아닌 것이 나들이도 아닌 것이 시끌벅적하게 훈련하든 그때가 좋았었는데. 젊었을 때이니까! 잠시 이 방향 저 방향을 둘러 봐도 금정산 말고는 아는 곳이 별로 없다. 오른쪽으로 돌아 나가는데 진짜 산꾼을 처음 만난다. 대충 길을 물으니 기장에서 올라 온 모양인데 아주 초보적인 답변을 하는 것 같아서 묻고 있는 사람만 남겨두고 그냥 지나치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코스는 별 의미가 없는 것 같다. 본격적인 예비군 훈련장과 각개 전투 코스가 나오고 옛날 생각을 더욱 피어 오르게 만든다. 피가 나고 알이 배고 이가 갈린다는 PRI 훈련! 훈련도 같지도 않은 것이 드럼통 주위에서 누워다가 일어섰다가 쪼그려 앉다가 기다가 누워 돌다가 온갖 짓을 다하는 곳! 그 내용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본다면 미친 놈들이 할 일 없어서 노닥거리면서 노는 곳이리라고! 각개 전투를 시작하는 곳! 모든 훈련의 기본을 마스터 하고 나면 그 훈련들의 종합적인 응용을 시작하는 것이 바로 여기이다. 엎드려서 기고 뛰고 구르고 철조망을 통과하고 혼자서도 가고 2,3명 조로 가기도 하고 전체거 동시에 가기도 하고,,, 이제 자꾸 잊혀져 간다. 그래도 남자라면 죽을 때까지 잊혀지지 않는 것이 있다면 군번! 볼때기가 터지도록 외쳐 대었던 군번(軍番, Sservice Number)! 인식표는는 늘 목에 걸고 다녀야 하며 특히 잘 때도 목에 걸고 자야 하는데 깜빡 잊고 벗어놓고 자다가 죽실나게 작살난 시절! 이 인식표는 전쟁터에서는 죽을 때까지 차고 가는 것인데 바로 여기에 군인의 이름과 형액형, 군번 등이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반대쪽은 양각이고). 근데 여기서 각개 전투장을 너무 유심히 본 관계로 우리가 가야 할 길이 어딘지 잠시 헷갈려 조금 웃을 수가 있었다. 산 덩치만 보고 먼저 바로 가는 사람을 불러 되돌아 오게 하여 진정한 산꾼을 만나서 한 수 자문을 구하니 먼저 가던 사람들이 바로 가고 있단다. 근데 마침 그때 군용 차량이 헤드라이트를 켜고 오길래 그 길이 아닌 줄로 착각했던 것이다. 군용 차량은 먼저 가고 만난 산꾼들이 이곳 길이 많아 헷길릴테니 따라 오란다. 친절도 하시지이~~~ 그날 우리는 그 두분 땜시 헷갈리지 않고 정상을 거쳐 산행을 무사히 마칠 수가 있었다고 여기에 잠시 언급하는구먼요! 그리고 두분께는 고맙다는 인사를 올립니다.
군용도로를 따라 가다가 직진하면 통제 구역으로, 등산로는 왼쪽으로 흘러야 하는 것은 금방 알 수가 있다. 문제는 여기서 많이 헷갈리게 되어 있다. 가다가 직진하면 오정원이 될 것이고 오른쪽으로 들어 서면 정상으로 가는 길이라고 가리쳐 주고 간다. 갖가지 색갈의 표시기가 보이기 시작하고 사람들의 인기척이 들리니 이제는 산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억새밭이 아까 보다 더 넓고 크다. 지도 상에 나온 억새 밭인가? 그리고 신나게 찾아왔던 헬기장은 끝내 찾지 못하고 하산하게 됨을 여기에 몇 자 적는다. 헬기장이 안 보였음. 아니 못 찾았음! 결국은 은폐와 엄폐가 잘 되었다는 증거??
★ 09:57 억새밭! 억새밭에 쪼그리고 잠시 쉬기로 한다. 공식적으로는 2차 휴식인 셈이다. 배낭을 열기는 싫고 옆구리에 넣어 둔 Snicker 쵸콜릿을 꺼내 먹고 2% 한 모금하고 건내주는 오이 한 조각으로 허기와 목 마름을 해소한다. 바람이 아직도 조금씩 스치고 있어 간간히 추위를 느끼게 한다. 더 땀이 식기 전에 가잔다. 다시 능선이 보이고 좌측으로 내려 가면 해운대가 될 것 같아 잠시 방향 감각을,,, 오른쪽으로 8부 능선으로 나 있는 등산로를 따르니 사람들의 왕래가 아주 잦다. 개를 몰고 올라 온 사람과 부부, 부녀 등 가족끼리 산행을 많이 오고 있다. 역시 가족이 많아 찾는다는 산행 후기를 보고 나서 그런지 느낌이 남 다르다. 오른쪽으로 오르면 정상이 되겠지만 철조망이 쳐져 있고 군화가 그려져 있고 팻말이 꽂혀 있고 그 내용에는 지뢰라는 무서운 단어가 들어 있다. 몇 년 전에 등산했던 원효산이 퍼어떡 떠오른다. 지뢰가 묻혀 있으니 출입을 하지 말라고 한 것과는 의미가 좀 다르다. 이곳 장산에는 지뢰를 철거하고 있으니 출입을 금지한다는 내용이다. 군사 통제 구역에서 풀린다는 뜻인강? 아무튼 등골이 오싹한 글귀를 읽어 가며 산을 타니 또 날씨가 흐리기도 하지만 그렇게 덥지는 않다. 평지나 다름없는 능선길을 따라 30여분을 가니 해운대가 훤히 내랴다 보이는 너덜지대가 나온다.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바다를 조망하고 있다. 목동 해운대 신도시에는 아파트들이 성냥곽처럼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 10:28 해운대 앞바다 훤히 내려다 보이는 너덜지대 도착하다! 해운대 신시가지, 조선비치호텔, 해수욕장(?)은 이젠 건물에 가려 잘 안보이고, 최치운의 숨결이 서린 동백섬도 꼬랭대기만 보여 바닷가의 조망은 발전의 산물인 건물들에 가리어 빛을 잃어 가고 있다. 거기에 몇 십 층짜리 아파트인지 빌딩인지는 몰라도 저 건물이 들어서 완공되는 순간 먼저 들어선 아파트들의 바다 조망권은 Zero로 될 것 같다. 이를 어쩔꼬? 보이지 않은 조망을 오래하고 싶지는 않을 터! 구경하러 오는 사람(아마도 저 아래에 자기의 보금자리를 틀고 있는 시민이리라!)들에게 물려 주고(?) 휭하니 자리를 뜬다. 이젠 정상이 눈앞에 있을 것이라는 예상으로,,,재미없는 사진 몇 컷하고서.
☆ 10:32 갈림길! (정상/억새밭/공원) 오른쪽으로 오르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아마도 공원과 시내에서 바로 올라오는 산꾼들인듯 하다. 정상 정도가 되니 전형적인 등산길 같은 길이 나온다. 정상에는 안테나가와 몇 개의 건물이 보이고 오가는 사람들로 제법 북적거려 산타는 맛을 조금 느끼게 만든다. 오랜만에 땅냄새를 맡으며 나무를 잡으며 바위도 짚으며 오르니 바로 코 앞이 정상인듯 하다.
☆ 10:42 한 고비의 고바우를 마치고 잠시 또 수영만을 조망한다. 부산의 명물 광안 대교가 보이고 그 바로 앞에 벡스코가 보이고 그 주위에 Boat 선착장이 나오고 그 옆의 빈터는 아마도 옛날 수영 배행장이 아닌가 싶네? 또 그 광안대교를 지나 멀리 오른쪽으로 보이는 아파트는 아마도 LG에서 지었다는 매트로 시티? 주위에 보이는 것은 건물 뿐이다. 날씨가 흐려 대마도는 물알로 갔지만 오륙도는 잘 보인다마는 그것도 깨끗하게 보이지는 않는다. 다시 바로 위의 정상을 향하여,,,
★ 10:47 드뎌 정상에 도착하다. 그런데 정상에는 철조망을 쳐 놓아 정상의 맛을 느끼지 못하고 정상이라는 팻말도 못 본다. 아니 정상을 나타내는 표시가 아무 것도 없다. 아직도 이곳 정상은 군사 통제구역인갑다. 옛날에는 얼마나 동제가 심했는가를 짐작케 하는 텅빈 초소가 하나 남아 있어 잠시 훑어 보니 보초 서는 사람을 포함하여 1개 분대 정도는 겨우 기거할 수 있도록 지어 놓았다. 지금은 그 옛 주인들은 떠나고 휑하니 덩그렇게 쓸쓸하게 지나 다니는 산꾼을 주인인양 맞으며 서 있다.
갑자기 날씨가 어두워지고 바람이 불기 시작하니 출석부용 사진찍고 내려 가기로 한다. 정상을 배경으로 하여 찍을 수는 없고 바다와 광안대교를 넣어서 몇 컷을 하긴 했는데 잘 나올라나? 바다 위의 날씨를 보니 구름이 진하게 깔려 어둡고 비가 올 것 같기도 하여 더 머물 수가 없겠는데 누군가가 또 시간 겐세이를 놓는다. 정상을 한 바퀴 돌면서 내려 가자고 하여 그 눔의 고집에 밀려 다들 따라 나서는데 십리가 아닌 그 이푼도 못되어 되돌아 나온다. 한 바쿠ㅣ 돌려면 까마득한 길을 가야 하니 도중에 포기를 해야 할 수 밖에,,, 진즉 말이나 들었으면 이런 추가 공정은 없었지!
☆ 10:55 장산 정상을 출발하다! [[이제 지난 얘기지만 구름이 끼고 바람이 한 줄기 불 때 그때가 일본에서 지진이 난 시간과 거의 일치를 한다.]] 다시 올라 온 길을 되돌아 아까 본 조망을 복습하면서 일찍 하산을 하니 무엇보다 뿌듯하다. 집에 빨리 갈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 아닐까 한다. 모두들 갑자기 내려 가는 길이라서 그런지 난다 날어!
☆ 11:02 조금 전에 만난 삼거리가 다시 나오고 이제는 곧바로 하산하는 길로 향한다. 이 길이 아마도 Main 등산로가 아닌가 싶다. 오르내리는 산꾼들이 엄청많다. 능선을 타고 해운대 방면으로 내려 선다. 한 무리 산꾼들이 시끌벅적하며 올라 온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 시간이 지극히 정상적인 시간이다.
☆ 11:12 다시 삼거리가 나온다(운촌/폭폭사/정상). 우리는 폭포사로 원점 회귀 산행을 하고 있기 때문에 좌측으로 흘러야 한다. 조그마한 계곡을 끼고 아래로 내려 서니 물기가 갈수록 많이 나온다. 한 바탕 물장난을 하고 정상길이 나오는가 싶더니 다시 삼거리!
☆ 11:15 다시 삼거리(?). 좌측으로 빠져 나와 능선을 따라 오르니 다시 오른쪽 아래로,,, 잘못하면 왼쪽으로 접어 들어 정상으로 다시 갈 수도 있겠다. 지나는 산꾼에게 확인을 하니 우리가 가고 있는 길이 맞단다. 신도시가 잠시 보이는가 싶더니 어느 새 사라져 버리고,,, 간이 소공원인듯한 장소가 나오고 이 높은 곳이 맑은 물이 콸콸 흐르고 있다.
☆ 11:22 소공원 비슷한 맑은 샘터가 나온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시는 민족인데 이 맑고 시원한 자연수를 마시지 않으면 산신령이 노하리라!!! 어떻게 이 높능 곳에 물의 양이 이처럼 많을꼬? 한 사람 실컷 마시고 정신 챙기어 마지막 하산길을 재촉한다. 조금 내려 가니 사람들의 소리가 크게 들린다. 아마도 공원에 다다른 것 같다. 갑자기 사람들의 손전화 사용 빈도가 늘어지는데 귀동냥을 잠시 했는데 지진이 어떻고 그런다> 아니 왠 지진! 일본 지진? 부산에 지진? 나중에 알아지겠지!!!
☆ 11:33 놀이/운동 공원인 중앙 공원에 다시 도착하니 아침에 오를 때보다 사람들이 훨씬 많다. 지나가는 얘기를 종합해 보니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의 여파가 바로 경남/부산 일대로 밀어 닥쳐 제법 흔들린 모양이다. 그리고 여파로 가장 무서운 것이 이번 동남아 일대를 휩쓴 츠나미의 후속이 겁나서 대피를 하는 그런 일련의 행동이 있은 모양이다. 당연하지요!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라는데 생명이 왔다 갔다 하는 자연의 재해를 가만히 보고 있을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3, 40분이 지난 시간이어서 안정을 찾고 있는듯 하다. 산행은 여기서 끝이 나고 잠시 쉬고 폭포사를 향하여 내려간다. 부산이라는 큰 도시라서 그런지 도심 속의 공원을 여러 가지 구색을 갖추어 정말로 멋지게 꾸며 놓았는데 부지런한 마산 촌 사람이 허락도 없이 몇 시간 이용하였다. 물소리 사람 소리 바람소리를 동무 삼아,,,
☆ 11:58 폭포사에 들러다. 아침에는 그냥 지나친 절! 대웅전에 접근을 하지 못하게 줄을 쳐 놓았는데 가만히 보니 망자를 기리는 49제를 지내고 있는 것 같다. 아마도 12시가 되면 이 줄을 거둘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전에 누군가 나와서 줄을 거두고 있다. 좋은 곳으로 가셨으리라! 경내를 잠깐 둘러 보고 다시 공원 입구를 향한다.
☆ 12:12 장산 산림욕장이라는 커다란 바위 팻말이 나오고 그 바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있고. 결국 그 바위를 카메라에 담지 못했지만 10월에 다시 오면 그때 담아 보리라 믿으며,,,
☆ 12:15 출발점이었던 대천 공원 안내판에 당도하고,,,
☆ 12:20 대천 공원 입구에 도착하여 산행과 모든 일정을 여기서 마무리하다. 점심을 어디서 무엇을 먹으면 좋겠느냐고 의논을 하고 있는데 기장 멸치회를 맛보러 가자고 한다. 만장일치로 찬성하여 주차장을 출발!!!
☆ 12:30 짐을 정리하고는 해운대 신가지를 빠져 나와 대변항으로 출발하다. 경제와 시간을 겸비한 사람들은 맛과 멋을 찾아 어디론지 떠난다. 공사가 한창인데도 대변을 향하는 차량 행렬은 엄청나다. 20분이면 충분할 거리가 오늘은 조금 걸릴 것 같다는 기사의 얘기! 맛을 느끼려면 이 정도의 고생과 인내는 감수를 해야 한다나! 덕택에 기장 대변을 구경하러 간다. 그것도 멸치회를 맛보로,,, 바다를 더 가까이에서 바라 볼 수 있으니 이것도 덤이다. 갯바위에서 고기를 낚는지 세월을 낚는지는 몰라도 뭔가를 낚고 있는 강태공들이 몇 명 보인다. 아참! 아까 지진이 있었다는데 마산에 전화를 하여 확인해 보니 배타는 기분은 아니고 조금은 흔들렸단다. 아마도 칠십 평생에 마산이나 경남에서는 처음 경험한 지진이라니 이젠 이곳(경남/부산 일대)도 지진 안전 지대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든다. 생각이 많으면 머리가 복잡해 지는 것을,,,
☆ 13:05 대변항에 도착하다. 아담하고 참하고 물이 엄청 깨끗한 항구인 것 같다. 그리고 이곳 주위(기장)는 멸치회, 짚불 곰장어, 미역 등이 아주 유명한 곳이다. 우리가 들어 간 식당도 KBS에서 맛집으로 자랑한 곳이라고 플랙카드가 걸려 있다. 식당 홀은 크게 두 곳으로 나누어져 있었는데 입구는 이미 손님으로 만원이 되어 있어 안쪽으로 들어가는데 손님들이 밀리고 있다. 구석 모퉁이에 자리를 잡고 앉아 멸치회와 찜을 시킨다. 멸치회라면 남해 죽방에서 가두어 잡아 올린 온 싱싱한 것이 맛의 제일로 쳐 준다는 일설이 있지만 기장 대변의 멸치회도 괜찮다는 평! 이곳 대변의 멸치회는 상치 잎에 생미역 올리고 그 위에 멸치회를 올려 먹으면 생선의 비릿내를 없애고 미역의 상큼한 그 맛이 일품이라고 소문이 나 있답니다. 멸치회에 한 잔 걸치는 시원 소주가 이렇게 시원할 줄이야 예전에 미쳐 몰랐어요. 그 멸치회가 끝날 즈음 멸치찜에 밥 한 공기로 유종의미를 장식하고,,, 자리를 정리하고 이제는 창원/마산으로 갈 채비를 갖춘다.
☆ 14:05 1시간여의 배부름을 마치고 아쉬운 대변항을 떠나야 한다. 이름은 좀 이상했다만 음식은 괜찮은 곳, 대변!!! 하필 이름일고? 대변을 출발하여 기장의 변두리를 지나 부산을 향하여 잠시 신나게 달리니 다시 광안대교가 나온다. 부산 도시 고속도로를 지나 남해안 고속도로를 지나 장유에서 창원 방면으로 돌아 나오니 창원터널이 지척에 있다.
☆ 15:05 창원 가음정 소라 아파트 맞은편에 도착하여 각자 집으로 해산!
☆ 16:10 시내버스를 타고 집에 도착하니 오후 4시가 조금 넘었다. 이리하여 부산 장산 산행의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모두들 수고하였습니다. 4월 진달래 산행을 기대하면서,,,
첫댓글 맛배기만 올리지 말고 나머지도 빨리 올려라.
3/27 맛배기와 본배기 모두 올렸습니다. 디다아~~~
벌써 멸치회를 시식 하셨어요 포장도 안되는 회라 부담없이 맜있게 드셨어요 씨원소주까지 장산 올라가는데 주막도 많다는데 방아간을 그냥 지나쳤으니 정말 맛이 캡 였겠네요 암튼 산도가고 체력도올리고 보신까지 했다니 장수할겁니다 10월에는 32산악회 가이드로 쓸거니 잘 정리해두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