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도의 고백
- 출 처: 홈페이지 국어사랑 - 지은이:李 辰 洙 (이진수) 作(작) - 극단[文河(문하)] 제14회 공연작품 극 종류: 모노드라마 - 공연시간: 30분정도 - 등장인물: 빌라도
이 극은 빌라도 한 사람이 나와서 고백하는 극입니다. 특히 모노드라마의 특성상 그만큼 배우의 연기력이 뛰어나야 합니다. 빌라도는 이 극에서 사도 신경에 나오는 "본디오 빌라노에게 고난을 받으사" 라는 대목에 대한 변명을 합니다.
<모노 - 드라마> 빌라도의 고백 李 辰 洙 (이진수) 作(작) 극단[文河(문하)] 제14회 공연작품 ( 등장인물 ) 빌라도 ( 무 대 ) 커다란 직무용 책상이 하나 놓여져 있다. 그 위에는 깃털이 달린 펜대가 여러개 꽃혀있는 펜통과 물병 그리고 술잔 등등이 적당하게 놓여있다. 의자 바로 뒤에는 군대를 상징하는 방패와 창과 칼이 조화있게 얼기설기 엇갈려져 있는 것이 눈에 띤다. 그밖에 투구와 갑옷 같은 것들이 적당한 간격을 두고 걸려있는 것도 좋겠으나 장소와 사정 여하에 따라 임의로 생략할 수도 있다. 가슴을 째는 듯한 비장한 음악과 함께 서서히 불이 꺼지면 - 이윽고 억센 바람소리와 천둥치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온다. 그런가 하면, 이따금 번개불이 섬광처럼 어둠속을 스쳐가기도 한다. 그런 속에서 "본디오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으사 십자가에 --- " 라는 사도신경의 한구절이 마치 저주의 합창처럼 남녀의 목소리가 혼성으로 뒤범벅되어 에코로 반복되다. 에코가 점점 고조되기 시작하면서 어둠속을 뚫고 들려오는 비명에 가까운 빌라도의 단발마적인 피맺힌 절규. [빌라도] 그만! 그만! 그만! --- 다음순간 정지하듯 일체의 소음이 뚝 멈추면서 빌러도의 거친 호흡소리와 함께 갑자기 무대조명이 밝아진다. 객석을 등지고 선체 이를 악물며, 자신의 괴로움을 집씹고 있는 빌라도의 처절한 모습. 어깨만 들먹이고 있다. 이윽고 예수를 죽이라고 외치는 군중들의 아우성 소리가 마치 환상처럼 어련하게 들려온다. 빌라도, 천천히 고개를 들어 허탈한 모습으로 소리나는 쪽을 돌라다 본다. 그리고는 마치 자석에 끌려가듯 그쪽을 향해 무겁게 발길을 옮긴다. 군중들의 아우성 소리가 점점 멀어져가면 무대위에는 또 한차례의 육중한 침묵이 깔린다. [빌라도] <처절한 모습으로 객석쪽으로 얼굴을 돌리며> 그렇읍니다. 제가 바로 유대의 총독이며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혀 죽게한 빌라도, 바로 그 장본인 입니다. <괴로운듯> 그로나 전 어쩔 수 없었읍니다! 정말 전 어쩔 수 없었읍니다! 제발 --- 제발 사도신경에서 제 이름만은 좀 빼어 주십시요! 제발 부탁입니다. 그건 절대로 안된다구요? 그것만은 절대로 안되겠다구요? <절망적인 표정을 지으며 두손으로 얼굴을가리면서 고개를 푹 숙인다. 때마침 난데없이 들려오는 헨델의 "할렐루야"의 합창소리. 돌아서서 비틀비틀 의자쪽을 향해 --- > 정말 입니다. 전 정말 어쩔 수가 없었읍니다! 제발 제말을 믿어 주십시요! 정말입니다. <사이> 그래도 못 믿으시겠다구요? 역시 내가 생각한 대로 여러분은 끝까지 절 믿으려 들지 않으시는군요. <절망적인 어조로> 그럼 어쩔 수 없군요! 여러분 앞에서 이 속죄의 잔을 드는 수 밖엔 <잔에 술을 따른다. 그리고는 한참동안 잔을 내려다 본다. 이윽고 천천히 잔을 입으로 가져간다. 그러나 마시려다 말고-> 이게 뭐냐구요? 술이죠. 근 육개월 동안의 심사숙고한 끝에 일년을 걸려서 이 빌라도 마음을 비져 만든 속죄의 술입니다. <잔을 기우린다. 할렐루야의 합창소리가 또다시 고조된다. 조용히 잔을 놓고는 손수건을 꺼내어 입을 닦으면서>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렇게 밖에는 저의 진심을 증명해 드린 길이 없다는 것을 전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읍니다. 이제와서 제가 뭘 더 이상 주저하겠읍니까. 제말을 믿어 주시건 안믿어 주시건 간에 전 그 당시 내가 느끼고 있었던 젊은 예수에 대한 저의 솔직한 심정과 십자가에 못박아 죽이지 않을 수 없었던 그동안의 모든 경위를 하나도 숨김없이 다 털어 놓아야겠읍니다. 저에겐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를테니까요. 사실 전 [발레리우스 플라슈스]의 뒤를 이어 유대의 총독이 된 것을 지금 이순간까지도 저주하고 있읍니다. 부임한 날부터 지금까지 단 한번도 마음이 편할 날이 없었으니까요. 늘 불안과 초조와 고민속에서 살아 왔읍니다. 부임하던 첫날부터 불길한 예감이 들더군요. 예루살렘에 도착하자 마자 직위를 인수 받고 연회를 베풀것을 명해 놓고, [갈릴리]의 영주들은 물론 그곳 대제사장들과 그들의 직속부하들 까지도 모두 다 초청을 했었지만 연회장엔 단 한사람도 나타나 주질 않았았읍니다. 이건 나에 대한 모독일뿐만 아니라, 우리 로마정부에 대한 무언의 항거로 밖에는 생각되어지지 않읍니다. 몇일이 지나서야 제사장중에 한사람이 저를 찾아 왔더군요. 엄숙해 보이긴 했지만 제가 보기엔 어딘가 가짓과 위선으로 가득차 있은 그런 사람같이 보였읍니다. 와서는 그들의 교율로서는 로마사람들과는 자리를 같이 할 수도 그들과 앉아서 음식이나 술을 마실 수도 없게 되어 있기 때문에 부득히 참석하지 못하게 되었노라고, 초청을 거절한 그 이유를 변명하더군요. 전 그때 그의 변명을 순순히 받아드리는 것이 하나의 정략이 될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 그의 변명을 아무렇지도 않게 공손히 받아 들였읍니다. 그러나 전 그때부터 피정복자는 우리 정복자를 적으로 생가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신할 수 있었고, 이제부터라도 되도록이면 저 제사장을 요경계하지 않으면 않되겠다는 나 나름대로의 심증을 굳히게 됐던 겁니다. 그들은 그들 자신들의 벼슬과 호화스러운 생활을 영위해 가기 위해선 자기 어머니에게도 배신을 할 수 있는 그런 작자들임을 첫눈으로도 직감할 수가 있었으니까요. 제가 통치하는 도시 가운데서도 [예루살렘]처럼 통치하기가 힘든 지역은 아마 없었을 겁니다. 워낙 거칠은 성격들이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 폭동이 일어나게 될지도 모를테니 말입니다. 더구나 저의 휘하에는 한 사람의 백부장과 그가 거느리고 있는 소수의 군대 밖에는 가지고 있는것이 없다보니 혹시 어디서 폭동이라도 일어나게 되면 어쩌나 하고 늘 불안과 초조와 긴장속에서 살아가지 않으면 안되었읍니다. 그래 전 그때, 자기의 통치지역을 방어하고도 남을만한 군대를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진 [시리아]의 사령관에게 증원군을 요청해 놓고 있었죠. 바로 그럴즈음 이었읍니다. <일어나며> 제귀에 이상한 소문이 하나 들려 오더군요. 웬 청년하나가 [갈릴리] 지방에 나타나 그를 보내신 하나님의 이름으로 새로운 법을 가르치고 있다는 것이였읍니다. 전 처음에는 그가 목적하는 바가 민중을 선동하고 로마제국에 대항코져 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무척 걱정을 했었죠. 그러나 몇일수 저의 그런 걱정은 곧 걷히게 되었죠. 어느날 많은 군중이 모여있는 [실로]라는 곳을 지나다가 한 젊은 이가 나무둥지에 기대선체 조용하고 차분한 음성으로 군중을 향해 연설하고 있는 광경을 목격하게 된 후부터 말입니다. 누군가가 저 사람이 바로 예수라고 제게 귀뜸을 해 주더군요. 약 삽십게 가량되어 보이는 청년이었읍니다. <객석을 향해 귀를 기우리며> 뭐라구요? 첫인상이 어떻드냐구요? 전 정말 놀랬다기 보다는 첫눈에 반했다고나 할까요? 전 지금까지 그렇게도 사람의 마음을 잡아 끄는 평온하고도 매력적인 얼굴을 본 적이라곤 없었으니까요? 전 제가 나타난것이 예수에게 혹시 방해라도 되지 않을 까하는 생각에서 저의 부관 하나를 군중속에 들어가 있게 하 고는 전 그냥 그곳을 지나쳐 버리고 말았죠. 혹시 여러분도 기억하고 계실지 모르겠지만 그 부관의 이름은 [만류스]라고 [카타린]을 잡을려고 [에투루리아]에 주둔한 적이 있었던 바로 그 공작대장의 손자벌 되는 사람이였읍니다. [만류스]는 유대지방에 오래 있었기 때문에 [히브리] 말에는 아주 능통한 사람이였죠. 제게 대해선 너무나 충성이 지극한 사람이였기 땜운에 전 그 누구보다도 그를 신임했었읍니다. 그날 총동실로 나를 찾아 돠서는 그 [실로]에서 군중속에 끼어 예수의 말을 들은데 대한 보고를 하더군요. 한마디로 자기자신도 놀랐다는 거예요. 자기가 읽어본 그 어떤 철학가의 책에서도 예수가 하는 말같은 명언은 찾아볼 수가 없을거라는 것이였어요. 연설도중 웬 지궂은 유대인 하나가 그를 곤경에 몰아넣기 위해 [가이사]에게 세금을 바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이냐는 질문을 그에게 던지더라는 거예요. 그러니까 예수가 대답하기를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로,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로 바치라"고 하더라나요. [만류스]자신도 그 말에는 아주 탄복을 했다는 군요. 사실 전 예수를 체포하여 어디로 멀리 추방시켜 버린 수 있는 사람 입니다. 그러나 제가 그렇게 할은 자유를 그 [나사렛]예수에게 호용했었던 것은 그와같은 그의 지혜로운 말 때분이었읍니다. 그리고 또 엄격히 말해서 그 젊은이는 선동적이거나 반항적인 사람은 아니였었으니까요. 제가 이렇게 말하면 여러분은 절대 곧이듣지 않으시겠지만, 사실 전 예수자신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나 나름대로의 은밀한 보호의 손길을 그에게 뻗쳐 주었던 것입니다. 이런 말은 여러분 앞에서 처음으로 공개하는 말이지만, 그때부터 전 이마, 머지않아 우리 종교도 예수의 종교로 대치될 것이며 그로말미암아 우리 로마제국도 곧 붕괴되고 말것임은 물론 이 가련한 인간 역시 유대의 말은 빌린다면 하나님의 섭리로 우리 식으로 말한다면 한낮 운명의 도구로 밖에는 쓰여지지 않게 될 날이 곧 오고야 말것이라는 것을 예측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건 여러분 앞에서 제가 아첨을 하기 위해서, 혹은 이렇게 말한다면 혹시나 사도신경에서 제 이름을 빼주지나 않을까 해서 괜히 한번 해보는 그런 소린 아닙니다. <애원하듯> 정말입니다! 저의 이말만은 조금도 거짓이 섞이지 않은 진심이라는 것만은 의심하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결국 예수에게 허용된 그 무제한의 자유때분에 그는 가난한 사람에게 뿐만 아니라 부유하고 권세있는 유대인에게 까지도 적지않은 반감을 사게 된 것도 사실입니다. 예수는 부유하고 권세있는 사라들을 향해 뭐라고 외친줄 아십니까? "서기관과 바리새교인들이여! 독사의 자식들이여! 너희들은 회칠한 무덤같으니 겉으로는 아름다우나 그 속마음은 썩어 죽음만이 가득하도다."라고 외쳤다는 겁니다. 그뿐인줄 아십니까? 한번은 부자가 헌금을 내면서 거드름을 피우는 것을 보자 그를 향하여 "가난한 자의 한푼이 하나님의 목전에서 너희들의 헌금보다도 더욱 더 빛나느니라"라고 하면서 면정에 대고 마구 변박을 주었다는 거예요. 그러기 시작하면서부터 예수의 오만불손한 언동에 대한 항의와 투서가 빗발치듯 총독청으로 날아드는 것이었읍니다. 그중엔 조만간 예수에게 그 어떤 불상사가 생기게 될지도 모를테니 한시 바삐 그에 대한 조치를 취해 달라는 협박에 가까운 탄원서도 여러통 들어와 있었읍니다. 아닌게 아니라 얼마 안있어 [예루살렘] 거리 한복판에서 예수에게 마구 돌을 던지면 갖은 행패를 다 부린 난동사건이 발생하고야 말었죠. 물론 선지자들에게 돌을 던지는 일이야 흔히 있는 일이긴 하지만 이번 사태는 양상이 사뭇 다른것이었읍니다. 그러나 폭돌을 진압하기엔 저로선 너무나 힘이 미약했을 뿐 아니라, 그렇다고 그저 힘없이 그냥 물러서 버렸다간 총독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될것 같아 전 하는 수 없이 예수에게, 한번 만났으면 좋겠다는 편지를 써 보냈죠.
음산한 음악이 깔리기 시작한다.
바로 다음날 그 젊은 예수가 총독실로 날 찾아왔더군요. 헌데 이게 웬 일이죠? 예수의 모습이 문앞에 나타나는 순간 발이 갑자기 천근처럼 발이 떨어지질 않으니 말입니다.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서 있는데 오히려 제쪽이 무슨 죄나 짓고 잡혀온 형사범처럼, 사지가 후둘후둘 떨리고 있는 것이였읍니다. 여러분들중에 알고 계신 분들은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전 원래가 로마인의 피에사 서반아인의 피가 겄인 강인한 혈통으로 두려움이나 감정의 유약 같은건 전혀 없는 성격의 소유자라는 것은 자타가 다 공인하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런 내가 왜 그때 그렇게 갑자기 고양이 앞에 쥐처럼 나약해졌었는지 전 지금까지도 그 이유를 찾아내지 못하고 있읍니다. 전 존경과 두려움이 엇갈린 눈초리로 그 비범한 젊은 사람을 한참동안이나 응시라고 있었읍니다. 전 그동안 화가들에 그려진 그말은 신과 영웅들의 얼굴을 수없이 실어 왔지만 그 젊은 예수처럼그렇게도 결함이라곤 단 한군데도 찾아 볼 수 없는 그런 얼굴은 정말 생전 처음 보았았읍니다. 전 위엄을 갖추려고 애쓰면서 간신히 입을 열었죠. "예수여! [나사렛의 예수여! 난 지금까지 그대에게 말할수 없이 많은 자유를 허락해 왔오. 그런 나의 처사에 대해선 지금까지도 털끝만치의 후회라곤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주기를 바라오. 아루러 그대의 말은 현이느이 말일뿐 아니라 그대의 설교는 [소크라테스]나 [프라톤]의 사상보다는 더 위대한 사실 또한 인정해주는 바요. 그건 황제께서도 인정하시는 바이며, 그를 대신하여 이곳에 와 있는 총독인 나로서도, 당신같은 사람이 내 관할지역에 와 있다는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는 바요. 그러나 나는 그대의 설교가 너무나 자극적인 나머지 수많은 사람들로 부터 증오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경각심을 환기해 주고 싶어 오늘 그대를 어디고 오라고 한것이요. 물론 그런 예는 당신같은 사람에게만 있었던 것은 아니요. [소크라테스]도 그렇고, 그밖에 수많은 성현들도 당신과 같은 경의를 당해 왔었던 것도 사실이요. 그러나 [소크라테스]역시 적대자들의 원한으로 말미암아 희생의 제물이 되어버리고 말았다는 사실 또한 명심해 주시길 바라는 바요. 명심해 둬야 할것은 그뿐만이 아닌 것이요. 그대에게 무제한의 자유를 허락해 줌으로 말미암아 내가 지금 어떤 곤경에 빠져 어떤 수모를 받고 있는지를 또한 알고 있지 않으면 안될 것이요. 그들은 지금 내가 그대와 결탁해서 그들이 작은 권리마저도 박탈하려고 들뿐 아니라, 그들을 탄압하는 도구로서 그대를 이용하고 있다고 로마정부에다 진정서를 제출해 놓고 있단 말이요. 그러나 이제부터라도 좀 더 신중하고 온화한 말로 그들을 설득해 줄것은 물론, 다시는 그들의 자존심을 겉드려서 시끄러워지게 되는 사건이 발생되지 않도록 각별한 배려가 있어 주기를 진심으로 바라마지 않는 바이요. 이건 나의 명령이 아니라 나의 부탁임을 각별히 유임해 줌은 물론, 나로 하여금 법의 도구노릇을 하게 되지 않게끔 나를 도돠주기를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드리는 바요." 내 말은 묵묵히 경청하고 있던 예수가 드디어 조용히 입을 열더군요. "땅의 군주여! 그대의 말은 참되 지식에서 울어나오는 말이 아님을 알아야 하오. 격류를 명하여 산골짜기에 머물러 있으라고 하십시요. 그러면 계곡의 나무들은 뿌리채 뽑혀질것이 너무나도 자명한 사실이요. 그 급류가 어디로 흘러 갈것인지는 오직 하나님 한분만이 그 방향을 알고 계실것이요. 내가 그대에게 진실로 이르노니 "샤론의 장마가 피기 전에 정의의피가 엎질러져 버릴거라는 것을 다시한번 명심해 주길 바라는 바이요."하면서 말을 멈추더군요. 그래 난 "당신의 피는 엎질러지지 않을 것이요. 당신의 지혜는 오만불손한 모든 바리새인을 무엇보다도 훨씬 더 값진 것이요. 그들은 [가이사]에 대산 음모를 꾸미고 있을 뿐 아니라 [가이사]는 폭군으로 그들의 멸망을 도모하고 있다는 말로 무식한 자들을 충동하여 황제의 관대하심을 공포로 조작시키고 있단 말이요. 그들은 오만무례하고 철면피 같은 인간들에 지나지 않는 무리들인 것이요! 그들은 양의 탈을 뒷집어 쓴 [티베르]의 여우와도 같은 존재들이란 말이요! 나의 총독관저는 밤낮을 불분하고 그대에게 도피처로 제공될 것이니 그대가 필요로할땐 언제고 저문을 두드려 주시요"라고 했죠. 그랬더니 그는 그런덴 아무 관심도 없다는듯 머리를 저으면서 미소를 지어 보이는 것이였읍니다. 그러면서 때가 이르면 그때는 땅위이나 땅아래나 어느 한곳에도 인자를 위한 도피처는 없게 될 것이요. 의의 도피처는 오직 거기 저 한곳 밖에는 없게 될테니 말이요!" 하면서 하늘을 가리키는 것이였읍니다. 그래 난 부드러운 어조로 "젊은이여, 내가 통치하고 있는 지방중에서 그 어느 한곳에서라도 시끄러워지게 되는 것을 원치않는 사람이요. 아무쪼록 지금까지 내가 한 말을 명심해 주기를 바라며, 오직 실천만이 남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되새겨 주시기를 간절히 바랄뿐이요. 이렇게 와 줘서 정말 고맙소. 자 그럼 안녕히 가시요!" 하면서 작별 인사를 할 차비를 차리려고 하자. 그는 "땅의 군주여. 나는 이 세상에 전쟁을 이르키려고 온 것이 아니라 평화와 사랑과 자비를 주려고 온 것이요. 픽박은 나로 말미암아 생기는 것은 결코 아닌 것이요. 난 다른 사람들로 부터의 핍박은 이미 예상하고 있었던 것이였으며, 나에게 길을 보여주신 내 아버지의 뜻에 순종하여 그 핍박을 감수할수 있는 각오는 이미 다 되어있는 사람이요. 그러므로 그대의 세속적인 사려분별과 인간적인 지각만은 제발 삼가해 주시길 바라마지 않는 바이요. 성막에 희생의 제물을 잡아 놓는 것은 그대의 권력에 속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만은 알아 주시길 바라는 바이요." 하고는 접견실 휘장을 재치고 총총히 밖으로 사라저가는 것이였읍니다. 난 그제서야 겨우 안도의 숨을 내 쉴수가 있었읍니다. 꼭 무슨 해방이라도 맞은듯 막 중압감에서 풀려나는 것같은 그런 기분이였으니까. 예수를 증오하고 있는 자들은 그당시 [갈릴리]지방을 다스리고 있던 [헤롯]왕에게 편지를 써서 예수에 대한 자기들의 원한을 풀어 달라고 매일같이 간청을 하곤 했었죠. 만일 [헤롯]이 그의 성격대로만 했었다면 그는 아마 예수를 당장 잡아다가 사형에 처해 버리고 말았을 겁니다. 그러나 그 역시도 나처럼 예수를 두려워하고 있는 나처럼 예수를 두려워하고 있는 사람중에 하나였었던 것만은 사실이었읍니다. 어느날 [헤롯]이 총독청으로 날 찾아와 나의 속마음을 캐 보려는듯 [나사렛]예수에 대한 제 견해를 묻더군요. 그때 전 대답하기를 예수는 위대한 민족들에게서 가끔 배출될 수 있는 위대한 철인중에 한 사람이며 그의 설교내용을 가지고 처벌을 가한다는 것은 법의 내용으로 밖에는 생각되지 않는다는 나의 명확안 견해를 피력해 주었죠. 그랬더니 [헤롯]은 음흉하게 웃어보이는 그의 특유의 웃음을 웃어 보이면서 마지못하는 듯한 씁쓸한 표정으로 자리를 일어서더군요. 유월절이 닥아오자 예수를 죽이라는 군중들의 소란은 점점 더 확대되기 시작하는 것이였읍니다. 밀수에 의해 입수된 정보에 의하면 성전의 금전이 군중들을 동원하는데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였어요. 폭동을 진압하기 위해 전 [시라아]의 사령관에게 다시 한번 편지를 보내어 빠른 시일내로 백여명의 보병과 될수있는대로 많은 기병을 좀 보내달라고 요청을 했었죠. 그러나 그것마저도 결국 거절을 당해 버리고 말았죠. 선동적인 폭도들은 총독인 저의 말은 조금도 아라곳하지 않고, 그들의 산정이 제사장들의 명령에만 복종할 뿐이였으며 그들의 요구를 묻는 저를 향해선 오직 한마디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으소서!" 하는 오직 그 한마디 뿐이였읍니다. 그들이 그렇게 선동적이고 과격하게 나오는데에는 그럴만한 그들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던 겁니다. 그 하나는 [나사렛] 예수에 대한 증오심이였으며, 또 다른 하나의 이유는 로마정부에 대한 속박의 항거이였다고 볼수가 있겠읍니다. 그밖에 또다른 하나의 이유가 더 있다면 결국 거절을 당하긴 했지만 성전의 은전 일부를 공공건물을 건축하는 데 사용하자는 나의 제의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도 또 하나의 되었을 것입니다. 어쨌든 [바리새]인들은 공공연 하게 예수의 대적임을 자처하고 나섰읍니다. 허긴 지난 3년동안 가는곳 마다 [바리새]인들을 혹독하게 질책하였으니 그들이 예수를 원수처럼 생각하게 된것도 전혀 무리라고만 생각할 수도 없는 노릇인지도 모르죠. 어쨌던 그들은 그들의 힘만으로는 행동하기가 미약하다는 것을 알았음인지 [헤롯]하와 [사두게]의 불화를 이용하여 예수를 대제사장들 앞으로 끌고가 사형선고를 내려 버리고야 말았던 것입니다. 대제사장인 [가야바]가 내게 중제를 요청해 온것도 바로 그때였읍니다. 자기네들끼리 이미 유죄판결을 해놓고는 내게 와서 처형을 집행해 줄것을 요구하는 것이였읍니다. 난 그에게 예수는 [갈릴리]사람일뿐만 아니라 [헤롯]의 관할지역에서 일어난 일이니 거기도 데리고 가는 것이 좋겠다고 했죠. 그러나 교활한 그 영주는 겸양을 표시하는척 하면서 [가이사]의 대리자인 저의 명령띵으 끝내 거절하고는 부득부득 예수의 운명을 저의 손에 위탁하는 것이였읍니다. 저의 관저는 군중으로 완전히 포위 되었고 분노에 가득찬 터질듯한 군중의 수는 초를 다투어 불어나기 시작했읍니다. 한시간도 못되어 온 유대인들이 모두 [예루살렘]으로 한꺼번에 다 쏟아져 나온듯 군중들이 구름또처럼 관저앞으로 몰려 들었습니다. 때마침 제 아내가 허겁지겁 제방으로 뛰어 들어 왔읍니다. 아시다시피 제 아내는 장래의 운명을 내다볼줄 아는 [까울]지방의 여자였읍니다. 내 아내는 방에 들어서자마자 내 발앞에 덥석 엎드려 눈물로 제게 호소하는 것이였읍니다. 그분은 물위를 걸어 다니시는 분이시며, 바람의 날개를 타고 다니시는 분이시며, 폭풍과 호수가의 물고기하고도 얘기를 주고 받는 분이시며, 장님과 앉은뱅이도 낳게 해 주시는 거룩하신 분이시니, 그분에게는 절대로 손을 대서는 안된다는 것이였읍니다. 아내의 호소는 눈물겹도록 처절해 보였읍니다. 그러나 때는 이미 늦었읍니다. 대리석 기둥이 비꺽거릴 정도로 관저 앞은 인산인해를 이루었고, 예수를 끌고 온 군중들이 이미 문밖에서 내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으니 말입니다. 저는 위병들의 호위를 받으며 재판하는 장소로 나아갔읍니다. 군중앞에 포위되어 서 있는 젊은 예수의 모습이 보였읍니다. 노도처럼 분노한 군중들의 표정들과는 대조적으로 사뭇 담담하고 차분한 모습이였읍이다. 난 엄격한 어조로 군중을 향해 그들의 요구를 물었읍니다. 그러나 그들의 요구는 간단 명료했었읍니다.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으라는 것이였읍니다. 난 뒤미쳐 무슨 죄로 죽이느냐고 물었죠. 그랬더니 하나님을 모독하고 성전의 황폐를 예언하였으며, 그 자신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하면서 유대인왕 [메시아]라고 자처하고 있으니 죽여 마땅하다는 것이였습니다. 난 그들을 향해 단호한 어조로 <외치듯>"로마의 법은 그러한 죄로 사형에 처하지는 않소. 난 이자리에서 명절때마다 죄수를 하나씩 석방하여 속죄의 염소로 삼은 그대들의 조상때부터의 관례에 따라 예수를 즉시 석방해 줄것을 이 총독의 이름으로 제의하는 바이요!" <군중들의 아우성 소리가 갑자기 높아진다. 다시 서서히 낮아지면. 조용히> 그러나 그들은 막부가내였읍니다. 당장 이자리에서 처형을 명해 달라는 것이였읍니다. 그래서 난 협사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내릴려면 하루를 온전히 금식하지 않고선 판결을 내릴수 없다는 그들 자신의 법조문을 들어 앞뒤가 맞지 않은 그들의 모순성을 지적하면서 꾸짖듯 군중을 향해 일대 열변을 토하기 시작했읍니다. "여러분 유죄선고는 '산해드린]의 동희를 얻어 의장의 서명을 받아야 하는 것이며 어떠한 범죄자일지라도 형의 확정선고를 받은 당일에는 형의 집행을 할 수가 없는 것이며 다음날헤 집행한다. 할지라도 집행전에 '산헤드린]의 재검토를 거쳐야하는 것이며 법에 따라 한사람이 키를 들고 재판정문에 서 있는 동안 다른 한사람은 말을 타고 좀 떨어진 곳에서 범죄자의 이름과 죄명과 증인의 이름을 소리높이 외쳐 혹시 누가 그를 변호해줄 사람이 없는지의 여부를 알아 봐야 하는 것이며, 집행도중에도 세번까지는 자기자신을 위해 유리한 변호를 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되어 있는 것이요. 때문에 난 그런 법률적인 절차를 밟지 않고서도 절대로 처형을 명할수 없는 것이며 만일 내가 지금 이자리에서 처형을 명한다고 한다면 그건 하나의 엄연한 위법이라고 아니할 수 없는 것이며 총독으로서의 월권행위를 범하게 되는 것이요!" 군중들의 아우성소리가 다시 높아진다. <조용히>그러나 나의 그런 구실도 그를 그들에겐 통하지 않았읍니다. 오직 십자가에 못박으라는 폭도들의 함성과 고함 소리만이 관저의 돌기둥을 뒤흔들뿐이였읍니다. 난 그들의 마음을 충족시켜 줄 목적으로 예수를 채찍질하라고 명령했읍니다. 그러나 그건 오히려 군중들의 분노만을 더욱 자극하는 결과를 초래했을 분 아무런 효과도 가져다 주지 못했으빈다. 전 하는 수 없이 부관에게 대아를 가져오라고 명했죠. 소란스런 군중앞에서 대야에다 제손을 씻음으로 해서 [나사렛]예수를 죽임으로 몰아넣는데 대해서는 전 아무런 책임도 관련도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였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다 허사였읍니다. 그 철면히같은 군중들이 갈구하고 있는 것은 오직 예수의 생명, 예수의 목숨을 달라는 것이였으니까요. 저 가끔 시민폭도에서 노도한 군중들이 날뛰는 모습들을 목격해 왔지만 이번처럼 격렬한 폭동은 생전처음 보았읍니다. 마치 지옥의 모든 유령과 악마들이 '예루살렘'으로 모두 모여든것 같다고 밖에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을 정도였으니까요. < 군중들의 아우성 소리가 멀어지면서 뒤이어 싸늘한 바람소리. > 겨울날 황혼무렵처럼 날이 어두워지자, 저 위대한 '줄리어스 시저가 죽었을때 처럼 적막했읍니다. 전 접견실 기둘에 기대서서 그 죄없는 젊은 예수를 처형할려고 끌고 다니는 저 악마들의 무서운 계략을 어떻게 하면 꺽을수 있을까 하고 혼자 그 방안을 곰곰히 생각해 봐도 무슨 묘안이 떠오르질 않는 것이였읍니다. <바람소리는 여전히 깔리고> 황막하고 쓸쓸한 분위기가 제 주위를 둘러싸고 있었읍니다. 저의 위병들은 기병과 백부장이 가세한 가운데 한참 무력에 의한 질서유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었읍니다. 전 잠시전에 있었던 일들의 모두 꿈만 같았압니다. 때마침 바람결을 타고 [골고다]에서 들려오는 울부짖음 소리는 일찌기 인간은 귀로는 들어본 적이 없는 고통의 소리, 바로 그것이었읍니다. 검은 먹구름이 성전 쪽대기를 뒤덮여 '예루살렘]은 마치 검은 면사포를 뒤집어 쓰고 있는것이 보였읍니다. <요란한 천둥소리와 함께 억센 바람소리. 잠시 사이> 하늘과 땅에 나타난 징조들은 너무나도 두려웠읍니다. 마치 [디오니시오]가 "창조주가 과통을 당하고 있는지 둘중에 하나"라고 울부짖었듯이 말입니다. <다시 천둥치는 소리.> 이러한 가공할 자연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동안 애굽에서는 무서운 지진이 일어났으며, 미시에 사로잡힌 유대인들은 죽엄과 공포속에서 사색이 되어 있업읍니다. '안디옥' 사람인 나이많고 학식이 풍부한 '발도살'이라는 한 유대인이 지진이 있는 얼마후 시체로 발련됫읍니다. 놀라서 죽었는지 아니면 슬픔으로 죽었는지 그것은 알 수 없으나 그는 젊은 예수와는 절친한 친구중에 한사람이였다고 합니다. 그날밤, 전 외투를 걸치고 성안으로 들어가 골고다로 향하는 문으로 가봤읍니다. 그땐 이미 ['나사렛] 예수는 희생의 제물이 되어 죽어 있었읍니다. <싸늘한 바람소리. 사이.> <침울하고 낮은 음성으로> 아직도 흥분이 가시지 않은 군중도 있었는지 개중에는 침울한 표정으로 혹자는 고개를 폭 숙인체 절망에 짜진 침통한 표정으로 집을 향해 무겁게 발길을 옮겨 놓는 사람도 있었읍니다. 병정들은 물론 기수들까지도 슬픔의 표시로 깃발로 얼굴을 가리고 지나가고 있었읍니다. 그런가 하면 어떤 기병은 말안장에 올라탄체 마치 무슨 기도라도 올리고 있는듯 혼잣말로 뭐라고 중얼거리고 있는 사람도 있었읍니다. 패를 져서 내려오던 어떤 아낙네들은 마치 그 어떤 기적이라도 일어나기를 기대하는 듯한 표정으로 걸음을 멈추고 서서 [갈보리]언덕쪽을 멍하니 바라보고 서 있는 것이였읍니다. <침울한 음악이 깔리기 시작한다.> 전 허탈한 마음으로 다시 총독청으로 돌아 왔읍니다. 예수의 피가 아직 얼룩져 있는 관저의 계단을 오르는 순간, 전 문득 한 늙은이와 몇명의 '로마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면서 내게 무엇인가를 탄원하고 싶은듯한 태도로 내앞에 서있는 것을 보았읍니다. 나를 보자 노인은 내앞에 엎드려 왈칵 울음을 터뜨리며 통곡을 하는 것이였읍니다. 그 늙은 노인이 울고 있는것을 보자 비록 외국 사람이긴 하지만 나도 모르게 가슴이 뭉클해지며 목이 메이는것을 어찌할 수가 없었읍니다. 전 솟구치는 감정을 억제하며 "영감님이여! 당신은 누구시여! 당신은 누구시며 내게 뭘 요구하러 오셨오?"하고 물었죠. 그랬더니 그 노인은 '아리마대'의 요셉이라고 하는 사람인데 예수를 장사지내게 해 달라는 것이였읍니다. 난 그의 요청을 받아드림과 동시에 '만류스'에게 명하여 그 노인과 함께 병정 몇사람을 대동하고 가서 매장하는 것을 감독하되 절대로 불경스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라고 엄중한 지시를 내렸죠. 그러나 그로부터 몇일이 지난 후 였읍니다. 이번에는 예수를 죽인 일보다도 더 큰 사건이 발생했죠. 예수의 시체가 온데간데 없이 없어져 버렸다는 것이였읍니다. 이 사건이야말로 청천병력이 아닐 수 없었죠. 온 나라가 다시 술렁거리기 시작했죠. 제자들은 제자대로 각처로 돌아다니면서 예수가 생전에 말한것 처럼 죽은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 나셨다고 주장하고 다니는가 하면 제사장은 제사장대로 나를 찾아와서는 예수의 제자들이 그의 시체를 훙쳐다 숨겨 놓고는 마치 정말 부활이라도 한 것 처럼 야단법석을 떨고 돌아 다닌다는 것이였습니다. 난 곧 부관 [만류스]을 불러 그 진상을 알아보라고 했죠. 그가 알아본 바로는 요셉이라는 노인이 자신의 묘실에다 예수를 매장시킨 것도 사실이였으며 장엄한 음악소리와 함께 하즐로부터 휘황찬란한 불빛이 내려와 그 무덤위를 뒤덮는 광경을 직접 목격한 사람들이 한두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고해 왔읍니다. 난 다시 그 광경을 직접 목적했다는 파수병을 부러 자초지종을 들어 봤죠. 그 파수병의 말에 의하면 갑자기 묘소주위가 환하게 비치더니 죽었던 사람들이 수의를 그대로 걸친채 묘소앞에 서 있는것을 자기 눈으로 분명히 보았다는 것이였읍니다. 그래 그 광명이 얼마나 오랫동안이나 계속 돼었느냐고 물었죠. 그랬더니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약 한시간동안은 계속되는것 같드라고 하더군요. 그래 그럼 혹시 어느 제사장한테서 무슨 질문같은선 당하지 않았었느냐고 물었더니 그렇지 않아도 그걸 말씀드릴려고 하던 차였다고 하면서 그날방 사람의 눈을 피해 자기를 찾아 왔었던 이름모를 한 제사장의 얘길 들려 주더군요. 그 제사장은 넌즈시 그에게 돈주머니를 손에 쥐어 주면서 제발 부탁이니 오늘밤 일어난 일은 모두 지진때문이였으며 파수병들이 모두 잠들어 있는 사이에 제자들이 예수의 시체를 훔쳐갔다고 얘길해 달라시고 하더라는 것이였읍니다. 그러나 그는 거기서 한사람의 제자도 보지 못했을뿐 아니라 시체가 없어졌다는 사실도 몇시간이 지난 후에서야 알게 됐다다는 것이였읍니다. 난 더 확실한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그 파수병과 옆에서 같이 그 광경을 목격했다는 또 하나의 파수병을 불러 더 자세한 얘기를 들어 봤죠. 그러나 그의 목격담 역시 별다른 차이가 없었읍니다. 다만 한가지 다른것이 있었다면 그는 그 빛을 보자마자 그만 정신을 잃고 쓸어져버렸다는 것이였읍니다. 다시 정신을 차렸을때의 상태는 어땠었느냐고 물었더니 얼굴을 그냥 땅에 파묻은채 엎어져 있었다는 것이였어요. 그래 난 다시 다구쳐 물었죠. 혹시 수면 부족으로 순간적인 빈혈이나 현기증 같은데서서 오는 현상은 아니였었느냐고 말입니다. 그러나 그는 단호하게 부언을 하는 것이였읍니다. 교대로 잠을 잘잤기 때문에 절대로 그런 현상때문에 그런건 아니였었다는 거예요. 그래 그럼 다시 정신이 돌아온 후에는 무덤엘 찾아가 봤었느냐로 물었죠. 그랬더니 못들어가 봤다는 것이였어요. 그 이유는 공포와 두려움때문에 도저히 한발자욱도 움지길수가 없었기 때문이였다고 하더군요. 난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더 물어봤죠. 그 광경을 보던 순간의 십정은 어땠었느냐고 말이에요. 그랬더니 그는 아름다움이나 두려움을 느낄겨를조차 없었다는 것이였어요. 갑자기 땅이 기면서 헤엄을 치는것 같더니 속이 울렁거리면서 금시 창자라도 토해 낼듯 매식매식 --- <갑자기 몸에 무슨 이상이 오는둣 통증을 느끼며 비틀비틀 기둥저쪽으로 가서 몸을 의지하면서> 이제야 고통이 오는군요! < 조용히 음악이 배음으로 깔리기 시작한다.> 이 못난 빌라도를 용서하십시요. 아까 여러분 앞에서 마신 것은 --- 그것은 술이 아니였읍니다. <고통을 참으려고 애쓰며>그건, 내가 직접 --- 이 손으로 만들어 낸 --- 속죄를 위해 만들어 두었던 --- 독약이었읍니다. 하나님 --- 하나님이 이 영혼을 거둬 가시지 전에 전 꼭 한가지만 더 말씀드려야겠읍니다.! 그는 범죄함으로서, 그 어떤 법을 어기므로서, 그 누구를 그릇치게 하거나 괴롭히게 한적은 단 한번도 없었읍니다. 그건 총독이였던 내가 보증합니다. 그리고 난 그의 능력을 지금도 믿고 있읍니다. 그가 바다를 잠들게 하고, 폭풍을 멈추게 했을뿐 아니라 물고기를 잡아 그의 입에서 은전을 얻어내시고 오병에서의 기적으로 수천수만명의 배를 챙겨주시던 그 기적과 그 능력을! 그리고 난 또 맏읍니다.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목박히던 살인범 '말컷'의 고백처럼 예수는 분명 하나님의 아들이셨다는 사실을! <고통이 점점 더 심해지는듯>여러분 내 아내는 그후 어떻게 됐는줄 아십니까? 내 사람하는 아내! 내 아내도 결국엔 예수쟁이가 되어 버리고 말았읍니다. 어쨌던 전 예수를 죽이지 않었읍니다.! 예수를 죽인건 제가 아닙니다.! 예수를 죽인건 그가 '예루살렘'에 입성할때 그를 향해 목이 터져라 [호산나]를 부르던 바로 그사람들인 것입니다. 그에게 돌을 던지고 십자가에 못박아 죽이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던 바로 그사람들이였단 말입니다. 그리고도 그들은 마치 꿀먹은 똥개가 식초로 이빨을 씻어내듯 안그런척 시치미를 떼고 있는 것입니다.! [가롯, 유다]만에 예수를 판것은 아닙니다.! 그때 그당시 예수를 향해 '호산나'를 외치던 <객석의 한곳을 가리키며> 당신도 --- <또 다른 한쪽을 가리키면> 당신도 --- 다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혀 죽게 한 죄인들인 것입니다. 그런데 --- 그런데 왜 유독 내 이름만이 사도신경에 올라있어야 하는 겁니까! <고통이 극에 달한듯 처절한 모습이로> 제발 부탁입니다. 사도신경에서 제 이름만은 제발 좀 빼어 주십시요! 그리고 하나님! 살임범 '말커스'영혼처럼 이 영혼도 기꺼이 받아 주시옵소서! 나의 하나님! 그리고 ---
채 말을 잇지 못하고 쾅하며 바닥으로 쓸어진다. 할레루야의 합창소리와 함께 음악이 고조되면서 서서히 조명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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