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지난주에 만들어 놨던 캐릭터를 다듬는 일을 했다. 약간 유치할만큼 알록달록 색을 칠했다.
그런데 캐릭터들을 색칠하고 새로 그렸을때 더 이상 캐릭터 같은 느낌이 나지 않고 평범한 그림이 되버려서
희망이처럼 개성을 살린 캐릭터로 되돌려야 했다. 그리고 색이나 선이 너무 많아서 조금 더 단순하게 만들어야 했다.
스토리상 불필요한 캐릭터를 버리고 새로운 캐릭터들을 추가했다. 근데 진짜 조금 늙어보이긴 한다. 8살이 아니야...
표이사님은 사물의 특성을 응용해서 얼굴을 만드는 것을 추천하셨다.
예를 들어 물조리개의 코를 따로 그리기 보단 물이 나오는 부분을 코로 표현해서 얼굴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희망이의 친구들이 지금까지는 다 깡통이나 어항같은 사물에 집중 되어 있었는데
그것을 바꿔 동물이나 곤충으로 하는것은 어떠냐고 하셨다.
흙에 영양을 주는 지렁이나 식물과 친근해 보이는 딱정벌레 등 벌레를 희망이의 친구로 한다거나
아니면 아예 그냥 시각적으로 귀여운 고양이나 강아지를 친구로 만들수도 있다.
어렸을때부터 희망이와 같이 지내며 성장하는 모습을 그릴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희망이와 친구들'이라는 행복하고 화목한 컨셉은 지루할수 있다고 하셨다.
다들 착한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이야기에 악역이 필요하다고 하셨다.
희망이와 반대되는 절망이 캐릭터나 화분인 희망이를 괴롭히는 해충이 악역의 예다.
사실 애벌레, 달팽이, 메뚜기 같은 벌레는 해충의 일종이지만 사람들의 인식 속에서 별로 악하지 않다.
달팽이나 애벌레는 너무 작고 느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만약 해충을 악역으로 만들거라면
좀 더 사람들이 싫어할만한 벌레를 해야한다. 거미도 생각을 해보긴 했다. 하지만 거미는 험악하고 무섭게 생겼을 뿐
모기나 파리같은 해로운 벌레를 잡아 먹는 좋은 친구다. 아직 좀 더 생각이 필요한 것 같다.
절망이는 희망이와 반대되는 캐릭터로 희망이가 세상에 희망은 존재한다고 믿으며 꿈과 희망을 키운다면
절망이는 세상에 희망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으며 어둠과 슬픔을 키운다.
선과 악이 있을수록 이야기는 재미있어지기 때문에 이 캐릭터들에게도 악당이 있는것이 좋을것 같다.
점심 먹기 전 표이사님이 상하이저널 바로 아래층에 있는 사무실을 구경 시켜 주셨다.
원래는 아무 인테리어가 되어있지 않던 평범한 방이었다고 하셨다.
사무실 문을 열면 텍스쳐가 있는 (전기가 연결 된 로고가 붙을) 벽이 있었고,
그 옆에는 로고의 색깔인 주황색으로 다른 재질의 벽이 있었다.
그 벽의 맞은편에는 노란 페인트가 칠해져 있었다.벽의 한 면을 다 칠하기에는
주황색이 너무 밝고 강한 색깔이라 색에 조금 변형을 줘서 노란색이 된거다.
벽 말고도 천장의 소재를 바꾼다거나 유리로 넓은 공간을 나눠서 쓸수 있게 하고
보기 싫은 난간을 아예 선반으로 쓸수 있는 벽으로 막아버리는등 사무실을 디자인 하셔서
아직 공사가 다 끝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보기 좋았다.
생활속의 디자인이 얼마나 중요하고 필요한건지 그 사무실을 보면서 느꼈다.
오늘 점심은 근처에 있는 떡잔치에서 먹었다. 떡잔치는 예전에 표이사님이 디자인을 해주셨던 떡볶이집이다.
들어서는 입구에 있는 간판이 너무 깨끗해서 생긴지 얼마 안된 가게인줄 알았는데
LED 간판을 써서 그런 것일 뿐 사실은 생긴지 2년이 넘은 가게였다. LED 간판의 힘이란!
양쪽 벽에는 떡잔치 1호점의 인기와 성공을 보여주는 자료들이 프레임 되서 걸려 있었다.
또 천장에는 LED 장식으로 회사의 모토 비슷한게 있었고 천장을 입체적으로 만들어 주는 판도 있었다.
테이블과 의자도 다 한 디자인으로 통일되어 있었다.
일반 음식점임에도 불구하고 촌스럽거나 중국스러운 디자인이 아니였다.
게다가 즉석 떡볶이집 치고는 오히려 세련된 인테리어 디자인이였다.
이런 디자인으로 사람들의 주의를 끌어 장사가 더 잘 될것 같았다. 역시 디자인의 중요성.
앞으로 해야할 일들:
- 나만의 캐릭터를 만든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고 해도 리서치를 해야하고 아무리 좋은 디자인이 있다고 해도 많은 수정이 필요하다. 빨리 끝날줄 알았던 캐릭터 디자인으로 시간이 다 가고 있다. 아이무비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시간도 잘 안배해야 할것 같다.
첫댓글 누구나에게 사랑받는 캐릭터를 만들기란 당연히 쉽지 않은 일이다.
디자이너로, 만화가로, 화가로서 평생을 공들여 사랑받는 캐릭터 하나를 성공시킨 예를봐도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알수있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기에 도전하는 것이고 도전하는 힘겨움이 크면 클수록 그 희망의 빛은 더욱 밝을테니까~^^*
희망이를 괴롭히는 악역...
바로 나처럼 게으르고 무관심한 사람인듯~
말라 죽어나간 우리집 화분들을 생각하니 희망이에게 찔림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