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구 혁신교육지구사업 소개
이철우(강북구 혁신교육지구 실행추진단 공동단장)
* 사진 출처 : 강북구혁신지구 홈페이지
강북구 교육 살리기 10년 계획의 시작
2014년 가을,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이 혁신교육지구사업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강북구에 들려왔다. 성북강북교육희망네트워크와 회원 대부분이 겹치는 교육을 생각하는 시민모임(교육생각)은 강북구가 혁신교육지구가 되어야 한다고 뜻을 모으고, 준비에 착수했다.
10월 1일 강북구청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민관학이 공동으로 추진준비단을 구성하고, 다양한 주체의 의견을 모아 나갔다. 2015년 1월 공모 심사 결과 혁신교육지구로 선정되었다. 준비과정에서 강북구는 교육이 달라지려면 적어도 10년의 시간이 필요하고, 혁신교육지구사업은 강북구 교육 살리기 10년 계획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연간 2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큰 사업이지만 2년의 사업으로 교육이 크게 달라지긴 어렵다는 생각이었다.
무엇보다 시급하고 중요한 것은 다양한 주체가 미래혁신교육에 관심을 갖고 참여해서 방향성에 합의하는 것이었다. 그런 마음을 담아 선언한 강북구 혁신교육지구의 슬로건인 '아이들은 누구나 꽃이다'는 성적으로 경쟁하고, 줄세우기 하는 교육으로는 모든 아이들이 꽃이 될 수 없고, 제각각 재능과 꿈을 지닌 소중한 아이들이 자신의 꽃을 피울 수 있는 교육이 21세기에 필요한 미래혁신교육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주체 세우기
21세기 교육은 다양한 주체가 참여해서 협력하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서울형혁신교육지구는 지역사회와 학교가 협력하여 미래혁신교육을 만들자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교원, 학생, 학부모 등 (학교)교육의 3주체에 지역사회까지 4주체가 협력하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교육의 대상이었던 학생이 주체로 서고, 행사에 동원되는 도우미 역할에 머물렀던 학부모가 주체로 서고, 뿔뿔이 흩어져 활동하던 기관과 시민단체들이 협력하여 교육의 주체로 서야 한다. 지역사회와 학교가 협력하면, 마을의 주민들이 마을교사가 되고 마을의 다양한 공간이 배움터가 될 수 있다. 교사는 더 충실한 수업을 만드는 데 집중할 수 있고, 학생은 다양한 배움을 통해 행복해지며, 학부모는 아이들에게 보다 나은 교육을 만드는 주체가 되고, 지역사회는 교육을 매개로 주민의 결속과 연대를 확장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지역교육공동체이고 미래혁신교육의 모습이다.
강북구 혁신교육지구는 각 주체 별로 네트워크와 조직을 갖추어 지역교육공동체를 만드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2015년 학부모가 만드는 창의한마당 사업에 참여한 1,200명 이상의 학부모가 중심이 된 학부모 네트워크는 2016년 학부모회연합회를 구성하여 본격적인 학부모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중·고교 학생회연합회도 구성하여 주체로서 목소리를 내게 될 것이다. 각 주체가 대표성을 확보하여 민·관·학 거버넌스를 이루게 되면 미래혁신교육을 구현하는 단단한 토대가 될 것이다.
민·관·학 거버넌스
민·관·학 거버넌스는 각 주체의 참여와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한 필요조건이며, 서울형혁신교육지구에서 강조하는 원칙이기도 하다. 민관 거버넌스는 여러 분야의 사업에서 이루어졌고, 官 주도의 행정 관행을 혁신하는데 일정 부분 기여하였다. 하지만 민간위원이 참여한 협의회 방식과 민간에 사업을 위탁하여 운영하는 방식이 대부분인 종래의 거버넌스는 여러 한계를 보이고 있다. 협의회 방식은 형식적, 절차적 거버넌스에 그치고, 위탁 방식은 官과 民 사이에 상하관계가 형성되고, 수탁 단체만의 사업이 되어 시민사회의 역량을 확충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강북구 혁신교육지구에서는 운영협의회 산하에 실행추진단을 설치하여 기획 및 실행 과정을 민·관·학 거버넌스로 진행하였다. 강북구청은 사업 준비단계부터 民 주도 사업원칙을 잘 지켰고, 민간위원들이 제안하고 계획한 대로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할 수 있었다. 사업의 기획과 실행 과정에서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실행추진단의 민간위원은 사업에 참여하지 않도록 한 원칙은 투명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게 함으로써 효과적인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데 기여하였다.
공모와 위탁의 한계를 넘어
강북구 혁신교육지구사업은 공모사업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공모 방식은 사업 추진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데는 기여하지만 경쟁을 전제로 하는 것이어서 주체 內 및 주체 間 협 력과 연대를 지향하는 혁신교육지구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단점이 있다. 학생 동아리 지원사업처럼 공모가 불가피한 사업을 제외하고는 공모를 하지 않았다.
대신 사업별로 관심과 의지를 가진 기관·단체·개인이 사업팀에 참여해서 공동으로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게 하였다. 사업팀을 구성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이 자연스럽게 확보될 수 있었다. 구성원 간 이견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소통과 토론을 통해 집단지성을 형성할 수 있었고, 참여자 사이에 이해와 신뢰의 수준이 높아졌다. 2015년에는 8개 사업팀이 구성되었지만, 2016년에는 15~20개의 사업팀이 구성되어 사업을 전개하게 될 것이다.
강북구는 사업을 위탁하는 경우에도 사업팀 단위로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공동 위탁하고 실행하도록 하였다. 다양한 기관·단체·개인이 참여하고, 교사도 참여한 사업팀에서 논의하고 결정한 실행계획이므로 위탁이 필요한 경우, 컨소시엄 형태로 공동 위탁하는 것으로 하고, 공모 없이 지정 위탁하였다.
어떻게 할 것인가?
2015년에 많은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혁신지구사업으로 진행된 프로그램에 좋은 평가를 했다. 1년차 사업의 문제점과 불만족 요소들을 보완하면서 2016년에는 좀 더 안정적이고, 효과적인 사업이 이루어질 것이다. 강북구는 혁신교육지구사업에서 여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학교에 마을교사를 협력교사로 지원하고 마을배움터를 운영한다. 초등학교에서는 풍물 수업을 하고, 중고생들은 마을에서 진로직업교육을 받는다. 학부모들이 직접 기획하고 준비하는 창의한마당과 김치만들기, 고추장만들기 등 먹거리체험이 진행되고, 장애학생들에게는 사회통합을 위한 활동을 지원한다. 지역아동센터에 문예체 강좌를 열고, 학교밖 청소년을 위한 아웃리치도 진행한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들이 혁신교육의 내용인 것처럼 이해되어서는 곤란하다. 미래혁신교육은 무슨 교육을 하느냐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다. 누가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강북구의 모든 사업은 다양한 주체의 의견을 수렴하고, 주체의 참여를 전제로 기획되고 실행되는 사업들이다. 그래야 미래혁신교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혁신교육지구사업이 강북구 교육 살리기 10년 계획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혁신교육지구사업의 추진과정과 내용, 평가와 반성을 '2015 강북구 혁신교육백서'로 만들어 금년 4월 중 발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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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즐겁고 행복한 하루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