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옐로우캡이 눈에 띄게 변하고 있다. 유명한 미래학자이자 소설가인 롤프 옌센이 발간한 ‘Dream Society’ 중에는 ‘이익만 추구하는 기업은 사라지고 있다.(중략) 미래는 확고한 신념을 가진 기업들의 것이다’라는 문구가 나온다. 최근 KG옐로우캡의 변화도 그의 말과 맥을 같이 한다. 과거 단순한 상품전달자의 개념에서 벗어나 고객에게 기쁨과 행복까지 전달하겠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춘 기업으로 점차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변화의 시점은 지난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장지휘 대표가 KG옐로우캡의 지휘봉을 잡으면서부터 조직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이다. 그 전까지 KG옐로우캡은 ‘대규모 지점 이탈설’ 등에 휘말리며 대내외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장 대표 취임 후 조직이 급속도로 안정되기 시작하면서 최근에는 고객의 서비스를 최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신념을 가진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그야말로 진정한 택배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의 모습을 갖춰나가고 있는 것이다.
소통과 재미로 조직 결속력을 다지다
장지휘 대표는 취임 초 조직이 불안정한 상태였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본사와 지점 등 여러 조직체가 뭉쳐져 하나의 집합체를 형성하고 있는 택배업의 구조상 유기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단결력을 강화시켜나가야 하는데 소통의 부재로 오해가 쌓였었다고 한다. 취임 후 그가 가장 먼저 한 일 또한 소통과 협력 강화였다. 그는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지점장들의 모임자리에 참석했고, 낮은 자세로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그들의 지적 중 본사의 잘못된 부분은 인정하고 반드시 개선시키겠다며 조직의 단결력을 강화시켜나갔다. 그 약속이 눈 가리고 아웅 식이 아닌 하나 둘씩 실행에 옮겨지자 지점장들에게 신뢰를 얻기 시작했다. 그가 지점장들에게 한 가장 큰 약속은 본사의 핵심 역할이자 택배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터미널 강화’다. 그리고 그 약속은 이천허브터미널 확장과 청원터미널 신축으로 지켜졌다. 이는 택배업계 최대 성수기인 추석 명절 당시 서비스가 붕괴된 일부 메이저기업과 달리 안정적인 물동량을 처리할 수 있는 계기로 이어졌다. 그렇지만 아직 100% 지켜진 것은 아니라는 게 장지휘 대표의 말이다. “택배 터미널은 지속적으로 확장시켜야 한다. 내년에는 부산 등 주요 도시에 서브터미널을 확장시키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서브터미널 확장은 운영효율을 통한 비용절감은 물론 택배 프로세스 단계를 축소시켜 상품의 훼손을 최소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지점장들과 한 또 다른 약속은 기본부터 다져나가겠다는 것이었다. 최근 그는 택배현장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CEO로 불린다. 그는 매주 월요일 저녁이면 이천터미널을 찾는다. 그는 이곳에서 협력업체의 고충은 물론 모든 택배업체들의 애로사항 중 하나인 인력 수급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안을 찾곤 한다. 최근에는 현장근무자들로 하여금 ‘이천터미널에서 근무하면 재밌는 일이 생긴다’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구상해 진행 중이기도 하다.
지금은 핵심역량에 집중할 때, 향후엔 ‘종합물류기업’
장지휘 대표는 무리한 사업역량 확대보다 현재는 택배서비스 강화에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무리한 사업 확대로 인한 ‘Busyness’때문에 주요 Business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는 만큼 지금은 핵심사업인 택배부문에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렇다고 거대한 포부가 없는 것은 결코 아니다. 향후 중장기적으로는 3PL, 국제택배, 포워딩 등 ‘종합물류기업’으로의 성장을 그려놓은 상태다. 하지만 그 역시도 택배사업이 안정화 궤도에 오르고 난 뒤 실행에 옮기겠다는 것이다. 인터뷰 내내 장지휘 대표의 입에서는 ‘고객’이란 단어가 떠나질 않았다. “과거 우리는 성장에 급급해 고객을 돌아보지 못했다. 하지만 회사 내부 사정을 이해하는 고객은 없다.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졌다. 이제는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고객에게 기쁨을 전달하는 기업’이라는 슬로건을 실천으로 옮겨야 할 때다. 고객에게 무엇을 어떻게 줄 것인가란 고민에서부터 기업의 경쟁력이 생겨난다. 이제는 변화를 통한 우리의 경쟁력을 새롭게 써 나아가야 할 때다.” 그가 말하는 택배사업의 안정화 궤도 역시 물동량의 성장보다는 고객으로의 신뢰를 받는 것이 우선순위다.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신뢰를 받을 수 있을 때 신규사업을 실행에 옮기겠다는 의지다. 그만큼 고객서비스 개선을 위해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또 내일을 준비한다. 장 대표는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을 좋아한다고 한다. 그 말처럼 과거 실패에 대한 집착과 성공의 자만에 얽매이기 보다 미래의 청사진을 위해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