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야구 양육 칼럼
프로야구 중계를 통해서 본 "주어진 환경에서 잘 버텨낸다는 것”의 양육적 의미?
경기 내용은,
2018년 9월 15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12차전에서의 내용을 토대로 작성 하였으며, 선발 투수는 켈리와 양현종 선수였다.
이 경기는 2회까지 점수를 서로 주지 않는 투수전 싸움이었으며,
이범호 선수의 명품 수비와 2회 말 이범호 선수가 안타로 출루하였으나 한승택 선수를 유격수 땅볼로 켈리 투수가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 하였다.
기아가 점수를 내지 못하고 2회를 마무리 한 직 후, SK가 3회 초에 선취점을 뽑았다. (1점)
3회 말 기아의 버나디나 선수가 단타성 타구를 치고 발 빠른 다리로 재치 있게 2루까지 안착을 하였고, 최형우 선수가 볼넷을 얻어 출루하였으나 안치홍 선수가 땅볼로 물러나며 동점에 실패하였다.
그리고 4회는 서로가 무 점수.
5회 말 한승택 선수의 내야 안타와 이명기 선수의 2루타가 터졌고, 다음 타석인 최형우 선수에 의하여 동점이나 역전이 가능하리라 여겼던 상황에서 SK의 3루수 최정 선수에게 뜬공으로 잡히면서 기아의 역전 찬스는 무산되었다.
양현종 투수는 이렇게 3회 말과 5회 말에 타자들이 도와주지 않는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성실하게 차분하게 소신껏 흔들리지 않고 마운드를 지켰다.
홀로 고독과 싸우며 벤치와 마운드를 고개 푹 숙이며 오고 갈 때에 그(양현종 투수)는 무엇을 생각하였을까? 벤치로 걸어 들어가고 마운드로 걸어 나오는 양현종 투수의 어깨가 무척이나 무거워보였다.
양현종 투수가 마운드에서 잘 버텨내고 있을 때 타자들이 조금만 더 힘을 보태준다면, 1점 2점 뽑는 것은 문제가 아니 될 터인데도 투수인 자신에게 힘을 실어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양현종 투수는 얼마나 힘이 들었을지? 그의 마음이 깊숙이 전달되어져오는 것 같았다.
내색할 수 없는 상황...
너희들 때문에 지금 이거 뭐하는 거지? 라고 타인에게 원인을 돌리고 싶을 수도 있는 상황
또 한 번의 밥상을 물려버린 상황은 연출되었으니~~~
6회 말 기아의 발을 꽁꽁 묶어두었던 SK의 켈리가 승리 요건을 충족하고 마운드를 내려간 뒤 서진용 선수가 켈리 선수의 뒤를 이어 기아에게 볼넷을 허용하여 만루의 멋진 밥상을 차릴 수 있게 도와주었으나, 기아 최원준 선수의 타구가 2루 땅볼로 처리되면서 점수를 뽑지 못하였다.
기아는 그렇게 허무하게 6회 말을 흘려 보내버렸다. 양현종 투수는 7회에도 타자에게서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조차 내색하지 않고 탓하지 않고 꿋꿋하게 마운드를 지켜내었다.
이런 양현종 투수 멘탈의 틈새를 8회초 SK의 노수광 선수가 희생 번트를 성공시키면서 (그것도 친정팀인 기아 에이스 투수를 상대로) 3루에 있던 김성현 선수를 홈으로 불러들여 1점을 더 추가하면서 2대0의 스코어를 만들어 내었다.
혼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양현종 투수. 그는 마운드와 벤치를 오고 가면서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멘탈을 다잡고 있는지 묻고 싶은 순간이었다.
우리는 내 주변에 누군가가 축 쳐진 어깨가 무겁게 내려 앉아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가?
그 무게를 느껴 본 적이 있는가?
힘겹게 고군분투 하여 본 적은 있는가?
다들 즐겁고 행복에 겨운데, 나 혼자 힘들고 외롭고 슬프다고 느껴 본 적 있는가?
그럼에도 직진 할 수밖에 없는 현실 앞에서 고개를 떨궈 본 적은 있는가?
이 경기에서
투수(양육자. 부모)가 어렵고 고달픈 매 순간 순간들을 홀로 잘 버텨내고 견뎌내고 이겨내자 (점수가 날 듯 날 듯 하면서도 나지 않던 이닝들을 흔들리지 않고 잘 지켜낸 순간들) 드디어 타자(자녀)들이 응답하기 시작하였다.
기아의 공격인 8회 말 투 아웃 상황에서 김주찬 선수의 밀어 친 타구가 안타가 되어 1루에 갈 수 있었고 이범호 선수와 김선빈 선수를 SK의 김택형 투수가 연속 볼넷을 허용하였다.
그 때 그 위기를 막기 위하여 김택형 투수가 마운드를 내려가고, 박정배 투수가 마운드를 지킬 때에 최원준 선수가 1루수 앞 내야 안타를 쳤고 1루수 송구가 로맥의 포구 실책으로 동점을 만들어 내자 여기에 탄력을 받은 버나디나 선수의 2타점 적시타가 터져 2대4의 점수로 단숨에 승부를 뒤집어버렸다. (8회 말 한 이닝 투아웃 상황에서 4점을 뽑아 낼 수 있었는데 이는, 양현종 투수 (양육자, 부모)가 8회 초까지 힘겹게 잘 끌고 온 것에 대한 미안함이 극대화되어 타자들(자녀)이 집중력을 발휘하여 한 이닝에서 4점을 뽑아내어 동점과 역전을 동시에 일궈내었다.
그리고 나서야 그는 아마도 긴장이 머리 끝에서부터 발끝까지 쫘악 풀리면서 마운드를 내려올 수 있었을 것이다.
팀에 대한 주인의식 애정이 없었다면, 동료에 대한 애정이 없었다면
승을 꼭 잡고야말겠다는 투혼의 간절함이 없었다면, 이미 8회까지 오기 전에 내려갔을 것이다.
할 수 있는 상황까지 최선을 다하며 내려간 후
세 명의 불펜 투수들이 잘 막아주어 더 이상의 실점 없이 2대4로 승리를 가져갈 수 있었다.
기아의 선발 양현종 투수는 이 날 8이닝 5피안타 4탈삼진 1볼넷 2실점으로 호투하였으며, 역대 18번째, 좌완 투수 4번째 통산 120승을 달성하였다.
이겨내고, 견뎌내고, 버텨내는 힘!
만약 8회까지 오는 과정 동안 자신은 공을 힘겹게 던지면서 더 이상의 실점을 하지 않은 반면, SK 투수에 의하여 타자들의 발이 꽁 꽁 묶이면서 점수를 뽑지 못하는 상황을 양현종 투수가 견디어 내지 못하였다면 (8회 초까지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였다면) 분명 기아는 더 많은 실점을 하게 되고 8이닝 전에 마운드에서 내려 가 지는 경기를 하였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양현종 투수는 견딜 능력을 가지고 있었으며, 투수(양육자. 부모)의 그 견디는 능력이 기아의 타자(자녀)들에게 행동화(acting out)를 하는데 무의식적으로 공모를 하게하여 동점을 이뤄내고 승부를 뒤집는 행동화를 불러 일으켰을 것이다.
부모는 [자녀가 문제 행동을 한다.] 라고 생각하였을 때, 그 문제되는 행동을 수정해주고자 한다.
하지만 그 문제되는 행동을 하였을 때 부모가 보여주는 관심이 좋다고 느끼는 자녀들은 문제되는 행동을 수정하기 보다는 지속적으로 문제되는 행동을 함으로 인하여 부모로부터 관심을 받고자 한다.
(부모가 꾸중하고 나무라는 것을 내게 보여주는 관심, 사랑, 애정이라 여기는 자녀들은)
이런 패턴을 부모와 자녀가 계속 유지해 나간다고 한다면, 행동 수정을 취할 당사자는 자녀가 아니라 부모가 되는 것이다.
자녀가 문제 행동을 보일 때에 수정해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무관심을 하여야 하며 자녀가 올바른 행동을 한다. 라고 여길 때 그 행동을 가지고 칭찬과 격려를 하여주어야한다.
자녀가 올바른 행동 하게 되는 순간을 부모는 알아차려야하기 때문에 늘 민감하게 예민하게 자녀를 살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자녀들은 올바른 행동 할 때 보다 문제 행동 하는 것이 더 익숙한 자녀들은 계속 문제 행동을 하려하고 그 행동을 하였을 때 그 순간 순간을 부모인 우리들은 잘 버티고 견뎌내야만 한다는 것이다.
자녀에게 수정하라고 타이르고 싶어지는 그 순간! (타자들에게 공 좀 잘 치라고 말하고 싶어 지는 그 순간)
자녀에게 올바른 행동을 하게 하려고 이야기하고 싶어지는 그 순간! (상대 선수들의 공을 잘 잡아달라고 말하고 싶어지는 그 순간)
부모인 자신도 모르게 부정적인 말이 나오려고 하는 그 순간 순간들을 (멘탈이 흔를리려고 하는 그 순간 그 순간들)
잘 버티고 견뎌내고 이겨내고 그 자리를 물러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순간 순간들을 잘 버티고 견뎌내고 이겨내고 돌아서는 부모를 여러 번 경험하게 될 때에 비로소 우리의 자녀들은 그 때서야 문제 행동을 수정하는 행동화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부모가 그토록 원하는 올바른 행동을 하게 되는 것 말이다.
8회 말 기아가 집중력을 발휘하여 동점을 만들어 내고 역전을 만들어 내어 지는 경기를 이겨 승리의 기쁨을 가져가듯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