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와 이번 주, 두 주에 걸쳐 하늘 표현을 공부하는 중입니다.
지난 주엔
1. 웨트 인 웨트 하늘을 공부했습니다.
구름을 그리는 방법인데요... 위 사진에 설명된 대로 종이가 젖은 상태에서 물감을 번지게 해서 구름을 표현합니다. 그 후 파란색으로 하늘 구멍을 그려 주는데 방법은 두 가지 입니다. 먼저, 웨트 온 댐트(wet on damp : 축축한 종이 위에 물감 입히기)로 구름을 표현한 후 어느 정도 물기가 날아가고 종이가 축축해진 상태에서 하늘 구멍을 내면 번짐의 효과가 있어 부드러운 구름 표현이 가능합니다. 이 때 주의할 점은 지평선 쪽으로 내려 올 수록 하늘의 간격이 조밀해지고 하늘 색이 옅어지게 표현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다음으로 웨트 온 드라이(wet-on-dry) 기법이 있는데 구름 표현 후 종이가 마른 후에 호그붓으로 불규칙하게 그려줍니다. 이때 호그붓 옆면을 이용하면 불규칙한 표현이 자연스럽게 연출된다는데... 쉽지 않네요. 부분부분 페이드 아웃으로 경계를 흐려주면 더 자연스러워지네요.
이번 주에는
2. 페이드 아웃으로 구름 아랫부분 표현하기
이게 참 어렵네요. 지평선 부근의 겹친 구름을 표현하고 지평선과 그 아래 가라앉은 구름까지 표현하는 연습입니다.
이 때 중요한 점은 첩첩이 겹친 구름은 구름 경계면을 분명하게 표현하기 위해서 충분히 마른 후에 경계면을 그리고 재빨리 젖은 붓을 이용해서 위로 페이드 아웃, 번지게 하는 것입니다. 아직도 페이드 아웃을 모르겠습다. ㅠㅠ 지평선에서 멀어져 위에 있는 구름은 더 커지고 짙어지고 거칠어집니다. 그러다 한 곳에 파란 하늘을 조금 그려주면 더 실감이 난다고 합니다. 그러자니 드라이기가 필수입니다. 그리고 말리고, 그리고 말리고를 반복합니다.
그리고 지평선은 짙은 색으로 어떤 고원을 표현하고 역시 그 아래 구름으로 페이드 된 부분도 표현하구요. 오른쪽으로 비가 내리는 부분은 물을 묻힌 붓으로 색을 덜어내어 빗줄기를 나타냅니다. 저는 이게 구름이 아니라 빛이 비치는 줄 알았는데... 구름 사이로 빛이 쏟아져내리는 장면도 이렇게 표현이 가능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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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 엣지와 소프트 엣지의 적절한 안배.
이게 수채화에서 참 중요한 것 같아요. 하드 엣지만 가득하면 그림이 딱딱해지고 수채화 특유의 번짐의 감동이 없고 소프트 엣지만 가득하면 그림이 흐리멍텅해지죠. 스자보도 그랬지만 매킨지 그림에서도 두 방식이 한 그림에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런 조화가 가능하려면 역시 부분부분의 페이드 아웃 기법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게 참. 어렵네요. 물의 번짐을 통한 우연의 효과가 가져오는 소프트 엣지가 아니라 의도한 소프트 엣지를 구사하기 위해서는 페이드 아웃을 익혀두는 게 꼭 필수적이라는 생각을 오늘 공부를 통해서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지난번 파도 표현에서 그랬던 것 처럼 구름도 또 산맥이 되어 버리는 신기를 발휘해 버려 헛웃음이 났습니다. 구름은 아래서 피어오르는 느낌일까요, 위애서 처지는 느낌일까요? 둘 다를 적절히 구사해야 할까요? 이 둘을 적절히 섞어야 산맥이 아니라 구름 같아지는 건 아닐까... 이런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구름의 색을 어떻게 선택하는 것이 좋은가도 역시 과제입니다. 매킨지는 땅색과 푸른색을 섞어서 그 둘의 비중의 변화를 통해서 그리는데 그러자면 회색이 나기 보다는 그린색에 가까워져서... 아마도 우리가 쓰는 물감과 매킨지의 물감이 좀 다른가... 생각했습니다. 빛에 따라서 구름의 색이 달라지겠지요. 우리의 예리하신 메이 샘은 이런 땅색의 구름이 실재하는가 하는 질문을 던지셨어요. 그러게요.... 캐나다는 그런 순간이 있는 건지... 지역에 따라 구름의 색도 각양각색인지 너무 궁금해졌어요.
3. 웨트 온 댐프로 만든 밤의 달빛
위 1.에서 배운 웨크 온 댐프로 구름 그리기 기법을 달밤의 하늘에 적용하는 연습입니다. 낮보다 구름의 색도 하늘의 색도 짙어져야 하구요. 달과 별이 있는 건 절대로 빠뜨려서는 안됩니다. 별은 아마도 마스킹 액으로 표현할 수도 있겠는데 저는 나중에야 별을 잊은 걸 깨닫고 허겁지겁 칼로 살짝 몇 군데 뜯어냈는데...먼지인지 뭔지 참 어중간합니다. 하지만 붓으로 모든 것을 그래내고자 열망하시는 키키 샘은 붓으로 밤하늘의 색을 덜어내서 아주 낭만적인 동화같은 별을 표현하셨어요. 달은 구름 밑으로 얼굴을 내밀었는데 달의 이마를 살짝 가린 구름의 표현이 실감을 내는데 주 포인트더라구요. 역시 키키샘은 그 부분을 정말 실감나게 표현하셨습니다. 메이 샘이 그리신 호수의 그라데이션과 색감은 절묘했습니다. 거칠지만 오묘하지요.
달을 표현하는 방법으로는 미리 동전을 올려놓고 하늘 부분을 칠할 수도 있고 휴지로 닦아낼 수도 있을텐데 매킨지는 하드 엣지로 달의 외곽을 담백하고 분명하게 그렸습니다.
그후 검은 숲과 그 앞... 달빛의 윤슬이 빛나는 호수가 참 아름답습니다.
물을 표현할 때는 일차적으로 그라데이션으로 숲 부근은 옅게 시작해서 점차 밑으로 짙게 칠하고 마른 후에 사포를 접어 문질러 윤슬을 표현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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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처음으로 새롭게 시도한 재료가 바로 사포입니다.
윤슬을 표현하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는데요, 드라이 브러쉬로 종이의 흰 부분을 남겨 표현하기, 칼로 뜯어서 표현하기...
그리고 오늘 시도한 거친 사포로 문지르기가 추가되었네요. 사포로 문지르니 엄청 빠르고 시간이 절약되고 쓱쓱 문지르는 감촉도 시원하니 쾌감을 줍니다.
밤의 풍경을 그리고 있자면 굉장히 감성적으로 됩니다. 오늘 밤의 달빛은 그리고 나서... 행복했습니다.
다음 시간에도 하늘 그리기 공부는 쪽~~~~ 계속됩니다.
평안한 추석 명절 보내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