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0.07.27 03:00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보다 온전히 '쉼'에 초점을 맞춘 휴가 트렌드 '스테이케이션(Stay+vacation, 한곳에 머물며 휴가를 즐긴다는 뜻)'은 몇 년 전부터 나타났다. '호캉스(호텔+바캉스)'에 이어 '홈캉스(홈+바캉스)'라는 말이 등장한 지도 꽤 오래됐다. 그러나 '차박'과 '펜캉스'는 불과 얼마 전부터 최신 유행으로 급부상했다.
'차박(차+숙박)'은 차 안에서 숙박을 한다는 뜻이고, '펜캉스(펜션+바캉스)'는 여행을 떠나도 오직 펜션 내에서만 머무르며 휴식을 즐기는 것을 말한다. 쉽게 눈치챌 수 있겠지만, 이러한 여행법은 코로나19의 확산이라는 상황을 반영한다.
'차박'을 떠나면 차 안에서 바깥 풍경을 즐기고 식사와 숙박까지 해결하니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다. '펜캉스'의 경우 호텔처럼 여러 명이 다수의 객실을 이용하는 기존 펜션보다는, 하루 한 팀이 펜션 하나를 통째로 빌려 나가지 않고 모든 부대시설을 즐기는 '독채' 형식이 각광받고 있다.
◇자동차 문만 열면 야외 주방? '차박' 추천 메뉴 리스트 업!
'차박'의 필수 준비물은 사실 편히 잠을 잘 수 있을 만큼의 공간이 있는 자동차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인 승용차에서 시트를 뒤로 젖히고 잠을 자다가는 휴가라고 볼 수 없을 만큼 피곤해지기 일쑤이므로, 본격적인 캠핑카는 아니더라도 자리를 깔 수 있는 큰 SUV 정도는 필요하다. 럭셔리 캠핑카가 아닌 이상 차 문을 열고 밖에서 조리하는 수밖에 없다. 제대로 된 주방 없이 야외에서 음식을 준비해야 하므로, 불을 쓸 경우 휴대용 버너나 가스레인지가 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음식 또한 최대한 짐을 줄이는 방향으로 준비하게 된다. 굽기만 하면 되는 꼬치구이, 끓이기만 하면 완성되는 반조리 김치찌개, 부대찌개, 전골 등 다양한 '밀키트'를 미리 준비하면 좋다. 전부 집에서 먹던 것들이라 식상하다면, 싱싱한 제철 재료를 넣은 '해물라면'도 차박 메뉴로 손색이 없다. 문어, 낙지, 전복, 오징어, 조개 등 수산시장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해산물들을 아이스박스에 넣고 일반적인 라면 끓일 준비만 한다. 국물에 해산물을 잔뜩 넣는 것만으로 별다른 요리 솜씨 없이도 라면의 품격이 달라진다. 여유가 된다면 야외 조개구이나 전복 버터구이 등 구이 메뉴에 도전해 봐도 좋겠다. 또 시원한 맥주와 커피믹스 등 음료도 잊지 말아야 한다. 야외에서 발생한 쓰레기는 깔끔하게 모아 분리수거하는 매너 또한 필수로 꼽힌다.
◇'펜캉스'의 심장, '개별 바비큐장'과 고기 종류를 체크하라!
'펜캉스'를 결심했다면, 우선 숙소 선택부터 고심해 봐야 한다. 최근 '펜캉스' 인기 숙소는 누가 뭐라 해도 '독채' 방식이다. 한 팀이 건물 하나를 통째로 빌려 쓰고, 숙소에 딸린 물놀이장과 바비큐장 등 부대시설까지 전부 이용한다. 그런 만큼 가격 부담이 큰 경우가 많다. 여러 팀이 숙박하지만, 팀별로 개별 공간을 쓸 수 있는 펜션의 경우 완전한 '독채' 방식보다는 저렴하기도 하니 염두에 두고 골라볼 수 있다.
펜션에 갔다면 채식주의자가 아닌 이상 밖에서 고기 구워 먹기를 대부분 즐기는데, 이 바비큐장이 개별 아닌 공용이라면 '펜캉스'의 의미가 완전히 없어질 수 있으니 이 점을 잘 파악해야 한다.
개별 바비큐장을 확인했다면, 자신이 즐기고 싶은 휴가 방식에 따라서 숙소를 택한다. 물놀이를 원한다면 풀빌라를, 아이들이 있다면 키즈 펜션을 택하면 좋다. 또한 숙소에 따라 바비큐를 할 수 있는 고기 종류가 다른 경우가 있으니 미리 확인한다. 삼겹살의 경우 연기가 많이 올라 목살만 바비큐가 가능한 곳도 있다. 그래도 삼겹살이나 다른 요리를 원한다면 에어프라이어를 미리 가지고 가서 연기 고민 없이 요리해 먹어도 좋다. 야외 바비큐를 한다면 고기 외에도 쿠킹 호일과 감자, 고구마 등을 가져가서 잔불에 익혀 먹는 재미도 잊지 말자.
◇있으면 좋은 것? '캠핑테이블, 아이스박스, 블루투스 스피커'
'몸만 가도' 거의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던 호텔 숙박에 비해 '차박'과 '펜캉스'에서는 챙길 것들이 많다. 하지만 야외의 정취를 충분히 느끼면서도 독립적인 휴가를 보낼 수 있다는 장점을 포기하기도 힘들다. 이 때문에 '차박'과 '펜캉스'를 해 볼수록 '아이템 욕심'이 많아진다는 휴가족들도 나타난다. '차박' 때 편하게 밖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 캠핑테이블과 접이식 의자, 강력한 보랭(保冷) 기능 을 갖춘 아이스박스, 야외 식사에서도 귀를 호강시켜 주는 블루투스 스피커, 차 위에 걸 수 있는 오색조명 등 수많은 준비물이 있다.
이 모든 것을 준비해야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여행을 함께하는 파트너들과 함께 원하는 분위기를 구상하고, 꼭 필요한 아이템들을 장만하며 함께 휴가를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진정한 행복과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