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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제작실버들의 야외실습 |
부산 부경대학교 평생교육원 영상제작반 실버 32명이 4월 14일 오전 8시 국제신문사 건너편에서 출발하여 거제도로 야외실습을 다녀왔다.
새로운 미디어정보와 동영상을 자상하게 가르쳐주는 박원옥(45)선생과 함께 떠나는 야외실습이었다. 밤새 내린 비가 아침까지 이어졌지만 햇볕이 나면서 맑은 날씨가 더욱 상쾌한 하루였다. 김동국(80)씨도 최고 선임자로서 장거리 여행을 자제하는 모습이었지만 유치환 선생의 문학이 숨쉬는 ‘청마 기념관’과 주변명소를 보고 싶다며 함께 했다.
운전기사의 배려로 지난해 7월에 개통된 마산과 창원을 연결하는 아름다운 마창대교를 지나갔다. 자연미를 살리면서 남해바다 위를 건너는 마창대교는 마치 광안대교를 연상케 했다. “두 도시의 기존 시내도로를 우회하는 것보다 약 7km, 30여분을 단축시키고 있습니다. 시내 상습 정체구간 해소로 연간 400억원의 물류비를 절감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관리사무소 담당자가 전했다.
차중 대화에서 어린시절 교육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초등학교 내내 인지능력이 낮았던 기자의 이야기를 들은 전미화(57여)씨가 말을 하기 시작했다. 잠재의식 속에 깊숙이 숨겨졌던 자아가 폭발한 것이다. 교육계를 명예 퇴직한 전씨는 평소 말을 잘 하지 않았다. 초등교 3년까지 인지능력이 낮아 문제아로 학교에서 낙인 찍혔던 말 못할 사정이 있었다. 4학년부터 인지기능이 눈을 뜨면서 모친과 주변의 모든 선생을 놀라 게 만든 평범하지 않았던 이야기였다.
전씨의 이야기를 유심히 듣던 초등학교 교장으로 퇴직한 김동국 씨도 초등학교시절 전씨의 스승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김씨는 “장점을 살려주는 지속적인 칭찬이 학생들을 바르게 자라게 하는 좋은 방법이다.”라면서 칭찬의 힘을 강조했다.
우리 인간의 영원한 향수를 노래한 ‘깃발’을 쓴 청마 유치환 선생의 기념관을 방문했다. 거제시 둔덕면 방하리 3,853㎡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2층 구조로 1ㆍ2 전시관과 사무실을 갖춘 기념관과 태어나 살던 생가와 시비와 청동상으로 아담하게 꾸며져 있었다.
기념관은 지난해 1월에 임시개관을 하고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1967년 2월 불의의 교통사고로 60세의 일생을 마감하기까지의 일대기와 그의 모든 작품 활동을 소상하게 전시하고 있어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교육장이었다. 시비에 새겨진 ‘깃발’을 다시 옮겨보았다.
이것은 소리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 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 끝에 애수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 아! 누구던가? 이렇게 슬프고도 애달픈 마음을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
청마기념관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산방산 비원’을 찾았다. 친절한 중년아주머니의 안내를 받으며 들어선 비원은 거제도의 명소로 유명한 외도의 멋과는 사뭇 다른 고향에 온 것 같은 평온함과 그윽하고 잔잔한 감흥이 저절로 가슴속에서 솟아올랐다.
모든 동료들이 같은 기분임을 알 수 있었다. 각자의 취향에 맞추어 사진과 동영상 촬영하기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3만여 평이 넘는 동산에는 물레방아와 분수대, 희귀한 식물군으로 꾸며진 아우라작품 전시장, 커피숍이 있는 분화전시장, 고희분재원, 연꽃연못과 대(大)연못, 대형분수대, 홍교다리, 휴게소, 추모의 언덕, 수국길, 진달래길로 이어진 수련연못, 비비추와 수생군락, 인공폭포 등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가는 길목마다 ‘빈자의 미학’, ‘들꽃 예찬’, ‘도는 자연을 본받는다.’, ‘서정주의 푸른날’, ‘풍경과 자연’, ‘당신과 나는’, ‘인생은 꿈꾸는 자의 몫이다’, ‘고난이 바로 성공의 발판이다’라는 등의 주옥같은 글귀가 나무와 돌 판에 색깔이 다르게 새겨져 있었다. 보는 이로 하여금 발길을 멈추고 생각을 하도록 만들었다.
문학과 아름다운 자연이 하모니를 이루며 행복을 심어주고, 희망과 기쁨을 충전시키고, 꿈의 날개를 펼치게 해주는 진정한 휴식의 동산이었다. “이런 곳에서 살았으면 좋겠다.”며 함께 온 실버들이 모두 부러워했다. 거제도 근교에서 단체로 비원을 찾은 초등학생들이 신명나게 놀이를 하며 즐겁게 노는 소리 또한 흥겨웠다.
유치환의 생가에서 태어난 김덕훈(70)씨가 객지에서 성공하여 고향을 위해 100억 원 이상을 투자하여 만든 관광자원이 산방산비원이다. 관광객들이 다녀가면서 행복해 할 때 보람을 느낀다는 김씨는 계속 적자를 본다고 했다. 정부나 거제도에서 관리비 한 푼도 지원이 없다. 입장료가 비싸다는 소리를 들으면 안타깝단다.
희귀식물을 몰래 가져가는 사람들도 있다고 했다. 실망스러운 일이지만 한사람이라도 즐거워하고 행복해하면서 감사하게 생각해 줄때 힘이 난다고 했다. 그런 사람들을 위하여 보람을 느끼며 생활한다고 토로했다. 봄이면 꽃 잔치, 여름이면 숲과 곤충대탐험, 가을이면 단풍축제, 겨울이면 눈꽃세상으로 변하는 아름다운 산방산비원 방문은 너무나 큰 소득이었다.
영상편집 실버여학생들이 손수 준비한 점심을 나누며 잔칫집 성찬이 부럽지 않았다. 바쁜 일정을 맞추어 포로수용소를 향했다. 6.25참상을 한눈에 조명해 볼 수 있는 곳이다. 이미 관광을 한 사람들이 많아 처음 온 사람들만 서둘러 돌아보도록 하였다.
돌아오는 차중에 영상편집 실버들의 개성이 노래를 통하여 발휘되기 시작하였다. 노래방기기에 좋아하는 노래를 입력하기가 바쁘게 힘차게 부르는 노래 소리는 남여실버들의 쌓인 회포를 풀어내고, 스트레스를 깨끗이 날려버렸다. 오늘의 야외실습은 정말 행복하고 즐거운 날로 기억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