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수시모집 전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9월 들어 대학입시 전형료에 대한 불만이 또다시 터져 나오고 있다.
올들어 '반값 등록금' 열풍과 서민 우선의 정부 정책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대학들의 '욕심채우기'에 학부모와 예비 대학생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대학들은 비싼 전형료 비판이 이어지자 사회배려대상자를 우선으로 전형료를 면제해주거나 전형료 환불 등의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대부분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전형료 부담에 대해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학별 전형료 낮아져도 여러 곳 지원하면 비용 안줄어
최근 한 대입 수능 관련 인터넷 카페에는 자신이 직접 수시지원한 대학 리스트와 인증사진을 올린 글이 자주 올라오고 있다. 총 지원 금액에 대한 언급도 있다. 대부분 100만원 이상.
이들은 "환불을 하고 있는 대학들을 보면 환불이 없는 대학에 비해 전형료 자체가 처음부터 비싸서 환불받아도 결국 큰 차이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고려대학교의 경우 추천전형(9만원)과 특별전형(11만원)에서 1단계 불합격자에 한해 3만원을 환불해주고 있다. 연세대학교도 창의인재트랙(12만원), IT명품인재트랙(10만5000원) 같은 전형에서 1단계 불합격자는 5만원을 환불해주고 있다.
반면 환불제가 없는 성균관대학교는 인문계(5만5000원), 자연계(7만원), 예체능계(8만원) 수시2차 일반전형도 7만원이다.
대학들이 전형료 인하 방안 대책을 내놓고 있더라도 보통 6~10개 정도 수시원서 접수를 하는 학부모 입장에선 체감하기 힘들다.
대입 수험생 자녀를 둔 이모씨(45·울산)는 "이번에 서울 지역 대학으로만 10개를 지원했다"며 "원서비가 7만원~10만원인데 쓰는 개수가 많아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원서비가 많이 비싸지만 정시보다 수시에서 훨씬 더 많은 기회가 있는데 포기할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주변에선 대부분 10개~20개씩까지도 썼다"고 덧붙였다.
특히 올해는 수시도 1차 정원, 2차 정원이 생겨 대기번호를 받을 수 있다 보니 '수시'를 일단 많이 쓰는 것이 전략 가운데 하나다. 일선 고등학교에서도 '일단 많이' 원서를 쓰는 전략을 적극 권고하는 분위기다.
서울 지역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과 학부모의 경우 '서류통과'가 목표다. 전형에서 사용되는 차비와 숙박비, 식비 등은 일단 '논외'다.
이씨는 "원서를 낸 대학들의 전형 날짜가 겹치더라도 시간이 오전과 오후 등으로 다르면 무조건 다 가볼 것"이라며 "부담스럽지만 자식을 위해 안할 수는 없지 않나"고 반문했다.
그는 "'인 서울'하기가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다"며 "하지만 아무리 실력있어도 지방대 출신이면 차별받는 사회 분위기상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서울권 대학에 자녀를 보내고 싶은 게 부모마음 아니겠나"고 덧붙였다.
서울 도봉구의 한 고등학교 3학년 담임교사로 재직중인 양모씨(26·여)는 "요즘 수시원서 접수기간에서 수험생들은 많으면 원서를 20개까지 쓰는 편"이라며 "수시비중이 늘어나는 추세인데다 재수생이 계속 강세고, 올해는 수시에 정원 추가모집도 생겨 기회가 많다고 학생들이 많이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씨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원서비가 비싸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어쩔 도리가 없으니 별 말은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대학들은 높아지는 대입 경쟁률로 전형료 수입이 늘고 있다.
지난 6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박보환(한나라당) 의원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4년제 181개 대학이 대입 전형료로 벌어들인 수입은 총 2295억원으로 이는 2009년보다 358억원(18.5%) 늘어난 금액이다.
몇년 전부터 높은 전형료에 대한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지만, 대학들의 전형료 수입은 오히려 늘어 '배짱 영업'이 사라지지 않는 셈이다.
◇전형료 문제는 결국 대입 시스템에서 비롯
정광희 한국교육개발원 대입제도연구실장은 16일 "지금 같은 시스템에선 대학들이 전형료 수익 유혹을 떨치기 어렵다"며 "이는 입시 시스템이 지원자 중심이 아니라 대학교 중심으로 돼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한 사람이 수십개 원서를 쓸 수 있고 지원양식도 학교마다 달라 학생들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며 "영국은 대학연합조직 UCAS(University and College Admission Service)를 통해 학생들이 1개 원서를 작성해 이곳에 제출하면 최대 5개 대학까지 지원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입전형만 전문으로 담당하는 비영리기구가 있는 만큼 영국의 경우 입학 전형료도 1개 대학 지원시 9파운드(약 1만5000원)와 2개 대학 이상 지원시 18파운드(약 3만원)로 저렴하다.
그는 "대학들이 전형료 인하 움직임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단순히 전형료 문제로 접근하기 보다는 좀 더 거시적으로 보고 조금씩 우리 대입 시스템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나의 의견 > : 기사에 나온대로 요즘 대학입시 전형료가 너무 비싸다. 하지만 학생들은 어쩔 수 없이 대학 지원을 해야 하므로 울며 겨자먹기로 비싼 전형료를 부담할 수 밖에 없다. 비싼 전형료 문제는 예전 부터 문제가 되어서 정부에서도 정책을 내놓았지만 대학들이 버는 전형료 수입은 더욱 늘어날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었다. 이 현상의 이유는 전형료 정책을 각 대학의 자율에만 맡기고 이를 통제할 기구나 기관이 없는 우리나라의 대입 시스템이 잘못 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우리나라도 하루 빨리 영국 처럼 대입전형만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기구를 설립해서 대입 전형 관련 문제들을 통제하고 규율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대학교 중심의 입시 시스템이아니라 지원자 중심의 입시 시스템으로 전환을 해서 전형료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댓글 돈이없어서 수시를 못쓰는 사람이 나올정도로 원서비가 비싸다는것은 분명히 문제가있다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