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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계 획
**실크로드 릿지(총 7봉)
*발토로길
1봉 1마디, 5m, 5.10 : 피톤슬링
1봉 2마디, 8m, 5.10 : 피톤슬링
8m크라이밍다운
30m도보
2봉 1마디, 10m, 5.6
2봉 2마디, 8m, 5.10
20m도보
3봉 10m, 5.7
60m도보
4봉 6m, 5.6
20m도보
5봉 3m, 5.6
좌측2m크라이밍다운
(탈출로)
(우측5m위시작점)
6봉 1마디, 10m, 5.8
6봉 2마디, 10m, (나이프릿지)
6봉 3마디, 8m, 5.10, (코끼리바위)
20m도보
(좌측끝시작점)
7봉 1마디, 10m, 5.9
7봉 2마디, 6m, 5.8
7봉 3마디, 10m, 5.10
*카라코람길
1봉 1마디, 10m, 5.4
1봉 2마디, 8m, 5.4
8m크라이밍다운
30m도보
2봉 1마디, 10m, 5.6
2봉 2마디, 8m, (트래버스)
2봉 3마디, 8m, 5.7
20m도보
3봉 10m, 5.7
60m도보
4봉 12m, 5.7
15m하강, 좌측봉우리
5봉 8m, 5.6
18m하강
(탈출로)
6봉 1마디, 10m, 5.8
6봉 2마디, 10m, (나이프릿지)
6봉 3마디, 8m, 5.10
20m도보
7봉 1마디, 20m, 5.9
7봉 2마디, 10m, 5.4 (쌍볼트까지)
** 태조릿지 (총 8피치)
: 가재골농원-암벽개척지표지-우측릿지팻말-좌측계곡-릿지팻말
: 전구간 우회길 고정로프 있음
1p, 35m, 5.8 (볼트4)
2p, 11m, 5.9 (볼트2) : 쉽지않음!
130m도보 <장군대좌>
3p, 13m, 5.10a (볼트4)
4p, 17m, 5.9 (볼트5)
50m도보
도중에 보이는 쌍볼트는 연습바위용임 (경우에 따라 탈출로)
5p, 24m, 5.9, (볼트6)
70m도보
일반등산로만남(탈출로)
6p, 티올리안브릿지 : 23m하강
7p, 23m, 5.8, (볼트4)
8p, 17m, 5.10c, (볼트8)
하산1 : 헬기장-오봉산정상-계단로프지대
하산2 : 헬기장-이정표(하산길2.1Km):오불사방면
*우천시 예정코스
: 고견산장~마장재~고개삼거리~암릉~우두산~의상봉~지남산~장군봉~바리봉~고견산장 (8km, 5시간)
2. 운행 시간표
목적지 시각 소요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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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0(토)
문수동출발 19:20
고견산장도착 22:00 02:40
석식후취침 01:00
9.11(일)
기상 08:30
고견산장출발 10:30
고견사 11:10 00:40
실크로드도착 11:30 00:20
실크로드출발 12:00
5봉 15:10 03:10
등산로탈출 15:30
고견사 16:00 00:30
쌀굴왕복 16:40 00:40
고견산장휴식 17:00 00:20
야영지이동 17:50
석식후취침 20:00
9.12(월)
기상 05:30
고견산장출발 07:40
가재골농원 08:20 00:40
산행시작 08:40
암벽갈림길 09:10 00:30
릿지초입알바 10:10
태조릿지도착 10:40 00:30
태조릿지출발 11:00
릿지완료 16:15 05:15
오봉산정상 16:20 00:05
휴식
대명사 17:30
가재골농원 17:50
농원출발 18:00
지리산휴게소 18:20 00:20
여수도착 20:10 01:30
3. 식 량
10일(토) 석식 : 도시락, 참치+김치 찌게
11일(일) 조식 : 도시락, 김치, 계란후라이
중식 : 행동식
석식 : 쌀밥, 꽁치+김치 찌게
12일(월) 조식 : 쌀밥+물, 김치, 계란후라이
중식 : 행동식
석식 : 매식
- Gas(250g) 1통 사용
4. 등반구
- 개인장비
- 퀵드로 8ea
- 슬링 120Cm * 2
- 자일 60m * 1
- 캠 (사용안함)
5. 막영구
- 2인용 3계절텐트
- 3계절침낭(800g) : 적당했음
6. 후 기
추석 명절을 맞아 또다시 몇년 만에 연휴를 갖게 되었습니다.
지난주에 미리 성묘를 마치고, 상당한 기대로 등반계획을 세우는데, 날씨가 좀체 도와 주지를 않습니다.
일상의 모든 관심은 일기예보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등반의 시작이 계획부터라면 이미 등반의 절반은 충분히 즐겼다고 봐도 되겠습니다.
일기예보
1. 주간예보 : 10(토)~11(일) 비
2. 09.09(금) 20:00현재 : 태풍으로 10~14일 내내 비.
3. 09.10(토) 오전 뉴스 : 태풍이 빠르게 소멸 되었으나 국지성 호우가 예상.
4. 09.10(토) 16:00현재 : 11일(일)엔 자정까지 비가오고 12일(월)엔 갬.
일기예보가 시시각각 변합니다.
금요일엔 황석산 종주로 결정하고 종주 배낭을 미리 꾸려 두었는데, 예보의 변경으로 첫날 우중산행과 이튿날 릿지등반을 하기로 배낭을 다시 꾸렸습니다.
따라서 시간이 지체되어 19:20분에야 출발을 하게 되었습니다.
첫번째 목적지는 별유산(우두산) 고견산장입니다.
네이버 길찾기에서는 지리산IC(태조릿지)를 경유하면 순천완주고속도로(순천-구례화엄사-남원JC)-88고속도로(남원IC-남장수-지리산-함양-거창-가조IC)로,
아니면 남해고속도로(순천-진주JC)-통영대전고속도로(서진주-단성-산청-생초-함양JC)-88고속도로(거창-가조IC)를 권 합니다.
시간이나 거리는 비슷하지만 88고속도로는 왕복2차선 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좋겠습니다. (4차선 신도로 공사중이랍니다)
내비양은 화엄사IC에서 국도(왕복4차선)를 이용하여 남원IC까지 가서 88을 타는걸 권하는데 요금도 싸고 거리도 조금 가깝습니다.
가는 도중에 비가 흩뿌리다 마다를 수시로 반복하니 착찹한 심정입니다만, 아쉬운데로 우중산행이라도 하기로 마음을 다잡았으니 이제부턴 피하지 못하면 즐기자 입니다.
22:00 고견산장 주차장에 도착하니 흐린 가운데 비는 오지 않습니다.
잘하면 릿지도 가능하겠습니다. ^^
자료를 검색하니 비박지로 주차장밑이니, 산장뒤니 하는 말들이 있어서 쉽게 찾을줄 알았습니다.
밑이니 뒤니 하는 말들이 추상적이긴 하지만 내게 보이는 그런곳은 계곡밖에 없습니다.
먼저 주차장 주변으로 장군봉쪽을 답사하니 비박지 비슷한게 있을듯 싶지 않습니다.
산장옆엔 평상들이 놓여있지만 무단 점거는 맘이 닿지 않습니다.
의상봉쪽으로 올라가니 4~5동 정도의 비박지가 있으나 등산로 뽀짝 옆이고 경사도 조금 있습니다.
조금 더 올라가 보면 2동쯤 비박지가 있으나 사정은 같습니다.
30분이 흘렀습니다.
그야말로 아무도 없는 컴컴한 주차장에 단 둘이 허망한 포즈를 취하고 있습니다.
주차장에서 비박을 해도 무관하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취사행위 금지 표지가 있어 모범 국민인 관계로 여의치 못합니다.
올라오는 차도가 좁아서 간혹 서로 비켜주는 공간이 있던데, 그런데라도 찾아볼 요량으로 다시 내려 갑니다.
300m쯤 내려가니 우측 계곡으로 정자가 보입니다.
올라올땐 컴컴해서 무심코 지나쳤었나 봅니다.
아주 딱(따봉) 입니다.
20~30m 떨어진 고견2교 앞에 3~4대 정도의 주차도 가능합니다.
바닥도 그렇고 계곡이 뽀짝이라 모든게 좋습니다.
텐트를 치고 음식 준비를 할려는데 비가 후두둑 떨어집니다.
재빨리 텐트 안으로 들어가 첫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24:00에 취침을 하였는데 밤새 개었다 흩뿌리다를 반복합니다.
바리톤의 연주음으로 보아 흩뿌릴때의 빗방울은 상당히 굵은게 틀림 없습니다.
05:00부터 1시간 간격으로 깨었지만 흩뿌리기 놀이는 계속됩니다.
07:00엔 릿지는 포기하고 자연스럽게 깰때까지 자기로 하였습니다.
08:30분 기상, 비는 내리지 않지만 잔뜩 찌뿌린 하늘입니다.
그래도 잠도 실컷자고 기분이 좋습니다.
조식을 간단히 마치고 자리 정돈후 주차장으로 이동하여 뒷간을 들르고 나니 활기찬 하루의 일과가 시작됩니다.
주차장엔 이미 10여대의 차가 있고 산장 아주머니도 부지런히 움직입니다.
고견사로 오르는 길은 아주 맘에 듭니다.
길도, 경사도, 풍광도 좋습니다.
견암폭포를 지나는 길은 그간의 스트레스를 모두 날려 버리기에 충분합니다.
입구 팻말에서 내력을 읽은 고견사 입구에 서니 고즈녁한 분위기에, 불경소리가 속세의 때를 다 벗고 오라는 압박으로 들립니다.
절도 절이지만 주변의 텃밭이 삶의 번뇌를 되뇌이게 하고, 천년의 나이를 자신 은행나무가 그 긴세월에 걸쳐 성불하는 이를 기다리고 있는듯 합니다.
고견사를 좌측으로 통과하여 산행을 계속합니다.
릿지 팻말후 발자국이 두가지로 나 있으나 어느쪽 이던지 초입에 닿을것 같습니다.
좌측 급경사를 택하여 수많은 거미줄을 걷어내며 가는데 그리 불편하지는 않았습니다.
어젯밤 비로 인하여 거미줄이 보석처럼 잘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나 보석이 많은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태풍의 영향으로 노심초사 끝에 초입에 도착하니 그야말로 감개가 무량합니다.
실크로드 릿지는 7개의 봉을 넘는데, 각 봉은 1~3개의 마디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루트는 2개인데 카라코람길은 초급자용이며, 발토르길은 중.상급자용입니다.
두 길이 서로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하니 그때그때 입맛에 따라 원하는 루트를 선택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많은 인원이라 할지라도 동시 출발이 가능할 것입니다.
각 마디는 짧은편이고 간혹 크럭스엔 피톤이 박아져 있으며 볼트의 사용을 자제한 듯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양쪽을 번갈아 쳐다보니 카라코람쪽은 넘 쉬워보이고, 발토르도 그리 험하지 않아서 이번 릿지는 발토르로 정했습니다.
30여분에 걸쳐 장비를 착용하고 담배 한모금을 깊게 들이 마신후 1피치를 끊습니다.
1~2피치는 하드프리론 내 실력이 미치지 못하여 슬링을 딛고 서야 했는데 기 설치된 슬링이 넘 오래되어 다음에 갈땐 미리 준비하여 교체 해두면 좋겠습니다.
전체적으로 무난하였고 좌우 시야가 터지면서 풍광이 아름답습니다.
2봉에선 발토르길이 그리 어렵게 보이지 않는데다가 트레버스가 재밌게 보여 카라코람길로 갔습니다.
약 1분에 걸쳐 트레버스를 했는데, 언더홀드가 낮아 무릎을 구부리고 가야하니 조금 불편하여 스릴이 있었습니다.
따라오는 친구는 5초만에 트레버스를 마치고 안스런 표정으로 나를 쳐다 봅니다.
우~씨~
간혹 따가운 햇살이 비칠때도 있지만 덥지도 춥지도 않고 딱입니다.
3봉을 넘으니 비가 약간 바람에 날립니다.
등반에 지장은 없고 션허니 좋습니다.
4봉을 넘으니 비가 쏟아 집니다.
5봉을 넘어야 탈출로가 있습니다.
최대한 신속하게 5봉을 넘어 좌측으로 2m쯤 크라이밍 다운후 조금 걸어가니 탈출로가 보입니다.
이제 비는 본격적으로 쏟아집니다.
아쉬운 마음에 조금 올라가 다음 루트를 한번 쳐다보고 6~7봉은 다음을 기약해야 겠습니다.
비를 맞으며 장비를 배낭에 대충 쑤셔넣으니 헬멧 들어갈 공간이 없어서 벗지않고 하산 하였습니다.
하산중에도 계속하여 비는 내리지만 좀 잦아집니다.
그냥 내려오기가 아쉬워 쌀굴 0.6Km라는 이정표를 보고 찾아가기로 하였습니다.
다시 오르려니 헉헉거립니다.
도착할 때가 되었다 싶었는데, 나타난 이정표엔 0.5Km 남았다 합니다.
매일 2인분의 쌀이 나온다는데 이를 포기하고, 믿지못할 이정표를 원망하며 다시 내려옵니다.
지금 나에게 소원이 무에냐!고 묻는다면, 당근 시원한 맥주 1컵 입니다.
고견산장에 도착하여 맥주를 마시기로 하였습니다.
소박한 소원이 이루어지는 순간입니다.
파라솔 탁자 위에 누군가 이미 목을 축이고 지나간 흔적이 있습니다.
과자와 두부가 놓였는데, 손도 안대고 맥주만 마시고 간것 같습니다.
아주머니께 맥주만 주면 있는 안주에 먹겠노라고 했는데, 어찌 그러느냐며 다 치워 줍니다.
맥주가 나오고 조금있으니 과자 몇조각을 줍니다.
두부도 나올줄 알았는데, 기척이 없습니다.
메뉴판을 보니 초두부라는 안주가 따로 있습니다.
앞사람은 주문하고 왜 손도 안댔는지 모르겠지만, 덕분에 괜히 무안해 집니다.
아주머니가 어디서 왔냐고 묻습니다.
여수라 하니 화들짝 놀라며 그렇게 먼대서 왔느냐고 혀를 찹니다.
거리상으로나 시간상으로 그리 멀지는 않지만 지역간의 교류가 적은 탓이겠습니다.
3,000원을 지불하고 주차장으로 옵니다.
이제 여기서 1박을 더 할것인지, 가잿골농원으로 갈것인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가잿골농원엔 비박지가 적당하지 않다는 말이 있는데다가 어제 비박지가 넘 맘에 들어서 하루를 더 신세지기로 하였습니다.
비도 오고하니 팔각정 안에서 음식을 준비하고 텐트도 쳤습니다.
5봉까지나마 릿지등반을 한 행운에다가 계곡에서 알탕까지 마치니 고실고실하니 그저 행복할 따름입니다.
20:00에 이른 잠자리에 들었지만 깊은잠을 누리지 못했습니다.
팔각정에선 빗소리가 텐트를 때리는 즐거움이 없는데다가 계곡의 물소리가 천정에 울려퍼져 크게 들립니다.
가장 결정적인건 꼭 남의 집을 무단 점거하여 사용하는 느낌이 내내 들었습니다.
다음엔 조금 불편스런점이 있더라도 땅위가 좋을듯 싶습니다.
비몽사몽으로 깻다가 잠들다를 반복하다가 05:30분에 기상, 식사후 주차장 뒷간을 경유하여 곧바로 가잿골농원으로 향합니다.
비도 그치고 이른아침 산골의 한적함이 신선합니다.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농원에 도착하였는데, 등산 안내도 근처의 주차장은 좀 질척거립니다.
이곳 주변 잡풀밭에 비박도 가능하겠지만 도로변이라 좀 그렇습니다.
공용 화장실과 농원사이로 난 길을 따라 산행을 시작합니다.
배낭은 11~12Kg쯤 되는데, 길이 가파라서 그런지 어제보다 무게감이 더 느껴지네요.
사방댐 위쪽으로 좀 더 올라가면 비박 가능지가 있지만 잡초가 무성합니다.
등산로가 북향인데다가 경사가 가파라서 많은비가 아니면 물이 흐를것 같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방댐을 만들었나 봅니다.
아뭏든 좌측은 간벌된 목재가 꽤 어수선하고 우측 계곡은 분위기가 음습합니다.
튼실한 4륜구동이라면 암벽개척지 이정표까지 약 1Km는 운행 및 주차가 가능할듯 싶습니다.
암벽개척지이정표를 보고 좌측으로 꺽어집니다.
'태조릿지' 하얀 팻말이 우측 나무에 걸린것이 보입니다.
5m쯤 가면 길이 막혔는데, 좌측 계곡을 타야할것 같습니다.
근데 좌측 계곡은 양쪽을 간벌한 커다란 나무들로 꽉메워져 있어서 길이 없게 보입니다.
따라서 직선으로 능선을 가로질러 가 봅니다.
한참을 생길을 뚫으며 가다가, 아니다 싶어 좌측으로 크게 돕니다.
사방이 간벌된 나무인데다가 간벌한지 오래되어, 썩은 밑둥이나 가지가 많습니다.
잘려진 나무는 잡아당기기 여의치 않고, 양지도 아닌데 비가 온 뒤라 그런지 뭘 잡으면 미끈거리는 이끼의 감촉이 영 아닙니다.
경사도 만만치 않아서 제자리로 내려오는것 또한 쉽지 않습니다.
근 1시간동안 알바 했습니다.
이제 제자리로 돌아와 냉철하게 상황을 정리해야 합니다.
빨간색 리본이 있다는 글을 읽은것 같아서 안광을 돋구어 찾아보니 간벌로 인해 땅에 떨어진데다가 비에 젖어 사탕껍질처럼 구겨진 조각을 찾았습니다.
다시 잘 펴서 나무에 걸었습니다만 명쾌하지는 않습니다.
결국, 간벌로 메꿔진 계곡을 헤치고 올라가기로 하였습니다.
말이 좋아 '헤치고'지, 배낭이 걸리니까 오리걸음으로 나뭇가지 사이사이를 끼어서 갔습니다.
뒤따르는 친구가 원망도 할 만한데 별 말 없이 잘 따라옵니다.
조금 올라가니 바위벽이 보이는듯 합니다.
그리 긴 거리는 아니지만 무척 힘이 듭니다.
출발지점에 릿지팻말이 걸렸는데 어찌 반갑던지요.
'태조'라는 바위의 페인트 글씨가 이끼때문인지, 일부러 지운건지 몹시 희미합니다.
첫피치를 올려다 보니 그리 힘들게 보이지 않아 그나마 다행입니다.
11시가 되었지만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으나, 1시간을 허비했다는 조급함을 담배를 하나 빼어 물며 달래봅니다.
첫피치에 붙어보니 바위도 깨끗하고 바위선도 깔끔하여 적당히 긴장감을 줍니다.
2피치는 상당한 완력이 있어야겠습니다.
좌.우벽에 발 스테밍(stemming)을 이용하면 될것 같은데, 오늘은 기냥 퀵드로를 잡고 올랐습니다.
130m 도보구간은 경치도 좋고 길도 아기자기하여 참 재밌습니다.
3피치 4피치는 연달아 이어지는데, 다양한 자세도 필요하고 적당히 어렵고 고도감도 있어서 가장 즐거웠고, 간혹 구름이 가리고 바람도 선선하여 후등자 확보중에도 그리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즐거운 5피치마저 마치고 기대하던 6피치 티올리안 브릿지 구간입니다.
길이도 길고 고도감도 있어서 스릴이 있다는 곳입니다.
아뿔사!
60m 자일 1동으론 어림도 없는데, 그 생각을 미처 못했습니다.
입맛만 다시고, 둘 다 23m 하강을 합니다.
7피치를 오르면 6피치와 브릿지를 이루는 볼트로 갑니다.
별 등반성도 없게 보인다 치며, 7피치는 생략하고 바로 난이도가 가장 높다는 마지막 8피치를 하기로 합니다.
우측에 리본이 보여 올라가보니 고정로프가 있습니다.
그 외에는 따로 볼트가 보이지 않아 따라 올랐습니다.
곧이어 정상이 나왔습니다.
조금 내려가서 보니 6피치가 내려다 보입니다.
허망합니다.
7피치를 올라야 8피치 시작점을 가게 되는것 같습니다.
시간이 넉넉하여 잠시 고민했지만, 7피치부터 시작 하기 위해 다시 내려가기가 귀찮습니다.
어쨋든 한피치나마 남겨두어야 담에 또 올 구실이 있을것 입니다.
오봉산 정상에서 간식을 먹고 장비를 정리하여 하산을 준비합니다.
정상석을 지나서 하산을 하면 무난히 원점회귀가 되겠지만, 계획은 암릉길로서 릿지초입을 조금 지나서 있는 이정표쪽으로 내려 가는것입니다.
따라서 릿지 종료점과 정상석 사이의 이정표에 하산길(2.1Km)라 되어 있는곳으로 하산을 해 봅니다.
조금가니 오불사 이정표가 보입니다.
오불사쯤에서 빠져야 할 것인데, 그 후로 오불사는 보지 못했습니다.
사방이 간벌과 등산로 정비로 볼품이 없습니다.
냅 둬도 그리 많은 사람이 오가지 않아 불편을 초래하지 않을듯 싶은데, 많은 돈을 투자하는 모습을 보니 부럽기도 합니다.
다만, 이길은 아랫쪽에 계곡이 흘러 중간에 씻고 가야 할시엔 좋을듯 싶습니다.
1.4Km 하산쯤 시멘트 도로가 나오면서 요양원을 비롯하여 대명사등 꽤 거창한 사찰이나 암자등이 보입니다.
지방도로로 1Km쯤 가면 원점 가재골농원에 도착합니다.
나는 버스 정류장에서 쉬고 친구는 좌측 내리막길로 5분을 달려가 차를 가져 왔습니다.
이제 귀향만 남았습니다.
동서로 난 도로는 통행량이 많지 않아 짧은 명절인데도 정체가 전혀 없었습니다.
지리산IC로 들어가기 직전 친구가 얼음 맥주 한캔과 오징어 땅콩을 사다 줍니다.
운전을 바꾸고 지리산 휴게소로 들어갑니다. (휴게소에선 주류 판매를 안합니다)
무지 아껴서, 입안에 머금었다가 마시곤 했습니다.
그렇게하면 작은 양으로도 빠른 효과를 느낄 수 있습니다.
비를 퍼 붓는데, 이런게 바로 변덕스런 지리산 산악 날씨겠지요.
커다란 못난이 핫도그를 하나 사들고 빗속을 뛰어오는 친구의 모습이 사랑스럽습니다.
의외로 피곤하지도 잠이 오지도 않네요.
그러나 하루 더 릿지를 타자면 별로 내키지는 않는데, 아마도 길 찾는 알바 때문인듯 싶습니다.
집 근처에 도착하여 저녁 식사를 하는데 문을 연 식당이 많지 않아서인지 무척 북적거립니다.
욕심껏 주문 하였으나, 의외로 많이 먹지 못하고 남은것은 포장을 부탁 하였습니다.
애들 뒷치닥거리와 장비를 정리하고, 씻고 누우니 이제야 새삼 부족했던 부분이나 놓쳤던 풍경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후기를 쓰면서 놓쳤던 부분이나 아쉬운 부분이 많음을 느낍니다.
그러나 다시 거슬러 올라가 때우고 싶지는 않습니다.
아직은 약간 후유증이 남은듯 싶은데, 누가 낼 릿지 가자면 가고 잡습니다.
첫댓글 그저 부러울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