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취미 생활을 한다는 것도 그렇고 여러 가지로 뭐 하기가 참 쉽지가 않다.
왜냐하면 코로나19로 모든 생활이 맞춰져서 그렇다. 아니지 그걸 핑계로 아예 놀러 댕기는 것조차 하지 않고 있어서다. 물론 그렇다 보니 코로나19 감염에 대해 조금은 안심하긴 하다. 원래 돌아댕기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나로서는 지금이 딱 좋은 시기인 것같다. 물론 아이들이나 집사람은 환장하겠지만 말이다. 난, 집구석에 혼자 하루 종일 있어도 하나도 힘들지가 않다. 오히려 너무 행복하다. 그냥 혼자 있고 집에서 있는 것이 말이다. 정신병자는 아니다. 그 정도로 집에 혼자 있는 걸 무척 좋아한다.
그런데 오늘 하루를 조금 바쁘게 지내고 싶어 아침부터 일찍 일어나 이것 저것 했다 시간이 많이 지나 갔나 싶었는데 의외로 아직도 9시다. 그 와중에 집사람이 밤을 주우러 가자고 한다. 사실 싫었지만 하루를 길게 보내보자 한 것이라 얼릉 따라 나섰다. 밤이 그냥 땅바닥에 수북히 널려 있다. 그냥 주어 담으면 되는 것이었다. 근데 이렇게 주워가도 되나. 사실 길가에 늘어진 밤나무 가지에서 떨어져 있는 것이라 괜찮지 않을까 싶다. 밤알도 크지 않고 그냥 잘잘하다. 열심히 줍다보니 으름(한국산 바나나)이 눈에 들어온다. 따서 집사람에게 주었다. 한 봉투 가득 주워 집에 들어 오자마자 바로 알밤을 삶았다. 25분이 지나니 잘 익었다. 조선밤(작은 크기의 알밤)이라고 하는 작은 밤은 진짜 맛이 끝내준다. 큰 것은 이런 맛이 나지 않는다.
참 알밤 주우러 가기 전에 이불을 빨았다. 물론 세탁기로 빨았지만 3개를 하나씩 빨다보니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알밤이 익기 전까지 설거지를 하고 나니 오후 2시 쯤 된다. 지금부터는 내 취미 생활을 하는 시간이다. 이 정도 열심히 하면 얼마든지 핀잔도 안 받고 내 취미생활을 할 수가 있다.
바로 작업을 시작했다. 어제는 케이스가 없어 저 번에 만든 프리엠프를 탈거했고 그 케이스를 310A 300B 파워엠프를 만들기 위해 준비를 한 것이다. 일단 프리와는 달리 의외로 간단하다. 300B 파워 엠프는 말이다. B전압과 히터만 달아주면 소리가 나는 구조라 상당히 간단한 구조인 엠프라 생각했다.
즉
입력은 프리에서 오는 것을 받으면 되는 것이라 셀렉터가 필요없고 출력은 바로 스피커를 연결하면 되기 때문에 의외로 간단한 것처럼 생각했다. 물론 실제로 해보면 케이스의 구녕을 뚫고 나사를 조이고 하는 것이 간단한 것은 아니다. 위치에 맞게 나사 구멍 소켓구멍의 크기롤 둟고 맞춰야하는 등 쉬운 것은 절대로 아니지만 바로 그 작업이 취미의 한 순간이기에 재미있는 것이다.
마치 장인(?)이 된 것처럼 말이다. 진짜 이 작업에 몰두하다 보면 금새 시간이 지나버린다. 벌써 저녁 7시가 되었다. 드릴공구(구녕 크기를 맞출 수 있는 원뿔 드릴팁은 필수다), 드라이버, 벤치, 등 많은 장비를 갖춘 상태라 막힘없이 구녕도 원하는 위치에 쉽게 쉽게 둟는 등 참 재미나게 만들어 갔다. 밑의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꽤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더라.
사실 새로 재료를 다 사는 것이 아닌 과거부터 가지고 있던 부품으로 엠프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니 만큼 비용은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근데 이 엠프는 그냥 취미로 나만의 엠프를 만드는 것다. 상품이 아니다. 만약 판매해야 한다면 더 신경을 써야 하는 등 머리가 무척 아팠을 것이다. 즉 즐거움이 아닐 것이다. 난, 그런 능력도 없거니와 그런 생각자체도 없다. 나는 전자적 지식도 없고 남땜할 줄도 잘 모른다. 그러면서도 마치 고음질을 낼 것같다란 막연심에 더 흥분되고 더 기분이 업되는 것은 바로 무한정의 취미생활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물론, 절대로 가능하지가 않다.
시중에 보면 많은 사이트에서 이런 제품을 만드는 공제가 많다. 아무런 지식이 없어도 그냥 남땜만 하면 된다. 골치아프게 머리를 쓰지 않아도 된다. 그냥 뚝딱 조립만 하면 소리가 어느 정도 나오기 때문이다. 이게 재미있는 일일까. 음! 그리고 그것이 하이엔드이겠는가! 솔직히 집에서 대충 만든 것이나 수백만원을 주고 만든 것이나. 얼마나 차이가 나겠는가. 함 생각해보자!
근데 나는 스스로 설계하고 구성도 내가 직접 해보구 이런 것이 진짜 재미라 생각하는 거다. 그냥 즐기는 작업과정이다 이 말이다.
솔직히 소리를 기대는 하지만 절대로 원하는 소리가 나오지 않는다는 건 너무도 명확한 일이다. 그렇게 주워서 만든 것이 어찌 수백만월 투자한 것과 어떻게 비견되겠는가. 그냥 소소한 작업에서 그 과정을 즐기는 작업일 뿐인 것이다.
그래도 괜찮은 취미일까. 늘 고민하면서도 뭔가를 해보는 것은 아직은 내가 젊은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어서다. 늙으면 만사가 귀찮아진다. 지금도 한가지다. 허나 이건 절대적으로 젊어서 할 수 있는 것이라 보기 때문이다. 뭐하러 쪼그리고 낑낑대면서 무거운 트랜스를 탈거하고 부착하고 볼트 너트 구녕을 뚫어 어렵게 끼워넣는 것을 왜 그러겠는가. 그게 젊기 때문 아니겠는가
아이쿠! 야기가 삼천포로 가버렸다.
작업에 대해 한개도 말하지 않았다.
먼저 회로도를 찾았다. 무려 10개 정도를 찾았다. 일본 넘들이 의외로 많은 회로도를 올려 놓았더라. 기분 상했지만 몇 개를 다운받아 읽는 과정에 일부를 어렵게 만들어 놓은 부분이 꼭 있더라. 그게 음질과 무슨 관계라고.
사실 300B하면 거의 엇비슷한 회로도다. 초단관이 뭐냐에 따라 6SN7 6SL7 310A 뭐 이정도로 구분하고 초단에 들어가는 히터전압이 다 틀려서 그거 맞춰주면 되는 것이고 300B야 B전압과 아웃트랜스를 물려서 출력하면 되는 것이라 그닥 어려울 것이 전혀 없어 보였다.
근데 의외로 300B히터부분에 아주 복잡하게 왜넘들은 만들어 놓았더라. 기분 상해서 우리나라 고수분이 긁적인 미완성 300B 회로도를 찾았다. 입력부분에 증폭을 하는 트랜스가 들어가고 바로 100K볼륨이 들어가는 회로도인데 난, 볼륨을 없애고 순순하 파워로 만들기 위해 470K 저항을 달아서 만들려고 한다. 거기에 피드백 회로를 그대로 따르고 플레이트 초크를 달아 완성해보려 작업을 한 것이다. 초단의 인풋트렌스는 트리아드사의 제품인데 너무 작아서 음질을 더 버리는 것은 아닐까 싶지만 일단 달아 보아 별로면 바로 탈거하고 직결하면 된다. 여튼 그렇게 해서 입력쪽을 만들 것이고 플레이트초크가 있어 이걸 달아보라고 그 회로도 내용을 충실히 따를 것이다. 물론 이것도 아니다 싶으면 다 탈거하고 다른 회로로 다시 하면 된다.
(마치 능력자처럼 내가 말하는데 아니다. 일본넘들이 작성한 여러 회로도를 보면서 인아웃부분을 비교하다 보니 이런 결론이 난 것이지 알아서 그런 것이 결코 아니다.)
왜 내가 만들어 보려 했냐면 바로 300엠프의 밀도감 때문에 작업을 해 본 것이다. 메가리가 없고 저음도 덜 단단하는 등 솔직히 오래 듣기 거북한 수준의 엠프라고 생각해 왔다. 내가 가지고 있는 다이나키트 st70의 음질만으로도 충분히 음악에 몰두할 수 있다.
근데, 그 전에 주문제작한 300b엠프가 있어 이걸 버릴 수도 팔 수도 없는지라 들을 때면 항상 느끼는 부족함 때문에 늘 신경이 곤두서곤 했다. 음악을 듣는 것이 아니라 음질을 논하는 기계로 전락해 버린 것이다. 이걸 극복해보자 하는 맘에서 출발한 것이다.
이 엠프가 밀도감 있는 음질이 된다면 어떨까. 그런 작업은 여차저차 이렇게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한 것이다.
300b엠프의 소출력으로 현대 스피커를 정확히 울릴 수도 없다보니 힘이 달리고 세밀함도 부족하고 등등 적합하지 아니한 엠프로 인식하고 있었기에 도전한 것이다.
여튼 지금은 시작을 했고 중간쯤 왔다. 회로도에 맞게 부품을 잘 배치하고 합선이 되지 않도록 동선을 잘 정리하여 소리를 내 보고자 한다.
참고 아래 사진은지금 위의 내용처럼 진행중인 상태고 미리 관을 꼽아봤다. 보기가 그렇게 좋게 보이지는 않다.
참 신기한 것은 6핀소켓은 아무 방향이나 다 꽂힌다. 다른 소켓은 홈이 있어 항상 방향이 정해져 잇는데 310A소켓은
그게 없다.아무렇게 꽂아도 되는 건가. 잘 못하다간 한 방에 터질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