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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 벽제 (동광원 수도원 샛길, 도기 베케이션(dogy vacation?) 이라고 쓰여있었다고도 함. ㅡㅡ;;)
하늘 : 대단히 맑음, 구름 한 점 없음. 잘은 모르겠지만 상당히 투명했다고 보임.
맑은 날씨가 아까워 내일 관측이 또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새를 못참고 번개를 했답니다.
도현이가 주도하고 제가 거들어서 올비를 꼬셨죠..
참가자는 그렇게 세명..
장소는 가까운 벽제..
서울의 광해가 눈에 거슬렸지만, 12시가 넘으니 광해가 많이 줄어든 것 같았습니다.
1시 반까지 하늘을 보다가 왔으니 그리 오래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더 있었으면 훨씬 더 산뜻한 하늘을 볼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우선 느낀점..
겨울 날씨가 대단히 춥다는 것입니다.
저는 처음 겪는 겨울 관측이었는데..
정말 춥군요..
꼭꼭 껴입고 가서 더 이상 챙길 것이 없을정도로 껴입고 갔는데도 몸이 으슬으슬 하더라고요.
직지사때에는 더 추우면 추웠지 덜하지는 않을텐데 큰일입니다.
특히 손과 발이 너무나 시린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양말 두세개정도 신고, 손을 위해서는 쑥찜팩같은 것을 살까 생각중입니다.
오늘 일찍 철수한 이유도 너무 추워서..
밤을 새려면 얼마나 더 준비를 해야 할 지 상상이 안갑디다..
뜨거운 물이라도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느낀 점, 두번째..
두 가지가 있는데 모두 망원경에 대한 것입니다.
첫째는 파인더..
아직은 초보여서 그런지 6*30으로는 거의 못찾겠습니다.
오리온이나 목성, 토성, 플레이아데스 등등 밝고 찾기 쉬운 것들은 바로바로 찾습니다만..
대상이 조금만 어두워지면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쌍안경에서 보이던 지표별이 몇개가 사라졌다고 그렇게 보이는 것이 달라질 줄이야..
파인더 안에서 원하는 대상의 위치를 정확히 잡아낼 수가 없으니 망원경 안에서는 아무것도 안보이고..
오늘 정말 초보의 한계를 여실하게 느꼈습니다.
당분간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이 파인더에 익숙해지도록 하겠지만..
돈이 생기는 대로 가장 먼저 파인더를 사야 할 것 같습니다.
실력도 안되면서 장비탓이라니.. ㅡㅡ;;
둘째로 가대..
저번에 조여둔 축이 벌써 풀렸더라구요..
틀어진 축으로 인해 무게중심은 안맞고..
완전히 다 조여서 움직이지 않게 해도 헐렁한 축은 흔들흔들..
제가 보고 있는 곳이 어느쪽인지 경통의 상을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망원경 관측은 거의 못하고, 쌍안경으로만 들여다보다 왔죠..
가대를 다시 재 정비해서..
9일날은 쌍안경도 압수(?)당하고 하니 죽도록 망원경만 잡고 있어볼 생각입니다.
특별한 성과..
마차부 자리 M36, 37, 38을 다시 한 번 확인하여 확실히 한 점..
이제 다음부터는 성도 없이도 쌍안경으로 확실하게 찾아갈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
물론 망원경으로 찾을 때는 다르겠지요..
파인더로 찾을 때에도.. ㅡㅡ;;
도현이랑 올비형은 맨눈으로도 두개 정도 보인다고 하는데..
저는 쌍안경으로 봐도 정확한 위치를 알고 그 부분을 눈을 부릅뜨고 봐야 간신히 알 정도이니..
확실히 눈이 나쁜 사람은 별보기에 불리합니다..
다음..
카시오페이아 M52, 103..
카시오페이아는 상당히 익숙한 별자리이기 때문에 찾기 쉬울 것 같은데..
제가 유난히도 이 별자리에 약합니다.
지난 번 양수리에서 별들을 하나하나 모두 짚어본 적이 있었는데..
오늘 다시 보려니 하나도 모르겠더라고요..
처음에 M52를 찾으려 하니 도무지 찾을 수가 없어서..
이거 쌍안경으로 찾는 데 정말 오래걸렸습니다.
실제로 이 대상을 직접 찾아서 보기는 처음인 듯..
이것도 이제는 꽤나 익숙하게 몇 번을 봐두었으니 다음에 망원경으로 찾을 때에는 많이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
덤으로 M103도 찾아보았죠..
이건 찾기 쉬운 대상인지라..
전에도 찾아 본 적이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덤으로 옆에 뿌연 것이 있어서 성도와 비교해보니 NGC663이더군요..
이런 뿌연 것을 세개나 봤는데, 나머지 두개는 그냥 별무리였고요..
마지막으로..
페르세우스 자리의 M34..
이건 존재 자체를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도현이와 함께 별자리별로 메시에 목록을 마스터하자며 하나하나 훑어나갔는데, 페르세우스 자리에 이러한 것이 있었을 줄이야..
항상 이중 성단을 볼 생각만 했지 이런 것이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대상이 상당히 크고 기준별이 명확해서 상당히 찾기 쉬웠습니다.
초보들에게 강추.. ^^;
조금 더 위로 올라가면 행성상 성운 M76이 있다는 것을 성도에서 확인했지만..
당연하게도 쌍안경으로는 확인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메시에를 하나 더 알았다는 것만으로도 커다란 수확이었죠.. ^^
오늘의 특별한 성과 - 별자리편..
고래자리, 양자리, 물고기자리..
고래자리와 양자리는 성도를 보며 꽤나 자세히 본다고 봤습니다.
물론 광해에 가려져서 자잘한 별들을 볼 수는 없었지만..
밤이 깊어갈수록 점점 더 뚜렷해져서 어느정도 보이더라고요..
내일, 그러니까 오늘 기회가 되면 다시 한 번 제대로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물고기자리는 대략적인 모양만 확인했지 정확한 모양을 보지 못했습니다.
이쯤에 이런 형태로, 그리고 이정도 자리를 차지하며 있다.. 라는 것을 안 것만으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역시 내일 기회가 되면 하나하나 성도와 맞추어보고 싶습니다.
장비 성능에 관한 성과..
10.5mm 아이피스에 대한 시야는 30분이 약간 넘는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25mm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었는데..
오늘 보니 오리온 삼태성 중의 두개는 한 시야 안에 들어가더군요..
들어가고 약간 남았습니다.
실제 각도는 나중에 찾아보려고 했는데 아무리 인터넷을 뒤져봐도 삼태성 사이의 각거리는 안나오더라고요..
나중에 다른 별로 다시 한 번 시험해 보기로 하고..
우선은 감으로 어느 정도다.. 라는 것을 안 것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나머지는 성과라고는 할 수 없는..
그저 복습들이었습니다..
예전에 이미 한번씩 봤던 것들이었지요..
겨울철에 볼 수 있는 메시에는 대부분 봤던 것 같습니다.
큰개자리만 빼고요..
큰개자리는 시리우스와 함께 머리부분만 빠끔 보이는 것을 보고는 철수했기 때문입니다.
토성과 목성을 봤고요..
토성은 언제나처럼 띠만 선명히 보이는 상태에서 역시나 카시니 간극같은 것은 안보이고..
목성은 네개의 위성에 표면의 띠가 두개 보였습니다.
도현이의 주장에 의하면 그것이 세개의 띠가 되지요..
두개의 띠 사이에 있는 것도 띠 모양이니 따로 세어야 한다는 논리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항상 위성이 두개씩 양쪽에 나뉘어있는 것만 봐왔는데..
오늘 처음으로 모든 위성이 다 한 쪽으로 몰려있는 것을 봤습니다.
7*50의 제 쌍안경으로 보면 가장 바깥쪽의 위성 하나만 보이고요..
올비형의 10*50으로 보면 네개가 모두 보였습니다.
이번에도 올비와 도현이는 쉽게 구분해 낸 것에 비해 저는 눈을 찡그리고 한참을 바라본 후에야 그것이 네개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시력이 나쁜 것인지, 아니면 경험이 부족한 것인지..
관측기 여기까지..
내일 있을지 모를 관측으로 인하여 관측기 서둘러 올립니다.
적어도 다음 관측 가기 전에는 올려야 한다는 생각에..
지금 연구실에 들어와서 장비들 말리면서 글을 쓰고 있는 중입니다.
조금만 더 있으면 버스가 다닐 시간이니..
기다렸다가 낮까지 푹 자고 내일의 관측에 대비해야죠..
모처럼 가보는 죽산인지라 상당히 기대하고는 있는데..
기상청 예보에 의하면 구름이 낄 것이라고 합니다.
심히 걱정되네요..
그저 맑기만을 빌어야죠..
이번에도 글이 길어졌는데..
요즘 계속해서 긴 글만 쓰는 것 같아서 부담이..
조금 자제해야겠습니다..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