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어부들이 어업을 위해 개량해 온 도구 가운데 루어 형태가 있다. 이들을 '어부의 루어'라 부르기도 하는데, 참돔낚시에 사용돼 온 것들이 많다. 둥근 형태를 한 '카부라', 길쭉한 모습의 '인치쿠', 지그헤드 형태를 취한 '히토츠텐야'가 대표적이다.
이 중에서 카부라는 현대식 루어로 가장 먼저 진화해 '타이라바'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타이라바(鯛ラバ-)란 도미를 지칭하는 일본어 '다이(鯛)'와 루어의 일종인 '러버 지그(rubber jig)'의 합성어로 '도미용 러버 지그'라는 의미이다.
우리나라 낚시인들도 이들 이름을 모두 일본식 발음 그대로 차용하고 있는데, 포괄적으로 '참돔 지그'라고 부르는 것이 적절하다.
(1) 카부라 - 맨 먼저 현대적 루어로 진화
'카부라(蕪)'는 원래 순무를 나타내는 말로 외형이 순무를 닮았다는 데서 붙은 명칭이다. 도쿠시마현(徳島県)이나 나가사키현(長崎県)의 어부들에게서 유래했다고 본다. 둥근 구슬 형태의 납봉돌에 짧은 목줄이 달린 바늘이 부착된 형태이다. 다이다마(鯛玉), 다이나마리(鯛鉛), 갸갸다마(ギャ-ギャ-玉), 카부라꼬(かぶらこ), 다이카부라(鯛カブラ) 등등 일본에서도 지방마다 조금씩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
현대적인 루어로 진화하면서 봉돌의 형태가 기하학적으로 변하고 미끼를 달지 않는 대신 바늘 주위에 러버 술 등이 부착되었다.
(2) 인치쿠 - 꼴뚜기 모양의 비닐 베이트 부착
'인치쿠(引竹)'는 모양이 죽순이나 조릿대를 닮은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일본의 산인(山陰) 지방 시마네(島根)현에서 유래한 것으로, 예전에는 대나무를 잘라 납을 넣어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가늘고 긴 원추형 또는 봉 형태의 납에 꼴뚜기를 닮은 비닐 베이트가 비딱하게 붙어있는 모습을 취하고 있다.
(3) 히토츠텐야 - 새로운 참돔낚시 트렌드
'히토츠텐야(一つテンヤ)'는 일본의 참돔낚시에 전통적으로 사용되던 납봉바늘(카부라의 일종인 갓봉돌바늘)을 가리키는 말이지만, 이를 활용하는 낚시방법을 뜻하기도 한다. 전통적인 납봉바늘(갓봉돌바늘)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낚시방법을 어부들의 납줄 방식에서 현대적으로 개량한 것이다.
아주 가는 PE 라인과 스피닝 도구를 사용함으로써 효율을 극대화 해 누구나 간단하게 참돔을 낚을 수 있게 한 것이다.
다만 납봉바늘에 새우 미끼를 꿰어 사용하기 때문에 루어낚시라고 볼 수는 없다. 현대적인 히토츠텐야 낚시는 치바현(千葉県)의 오하라(大原)에서 시작되어 일본 전국에 퍼져 참돔낚시의 판도를 또 다시 바꾸어버린 새로운 참돔낚시 트렌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