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읍(錦山邑) 음지리(陰地里)
금산읍의 서남쪽에 위치해서 동남쪽으로는 산 높이 732m의 진악산이 우뚝 서 있으며, 서남쪽으로는 양지리와 남이면 상금리와 경계를 나누는 산 높이 497m의 소태봉이 있다. 비교적 높은 산이 많은 지역이다. 동쪽으로는 상옥리, 계진리와 접하며, 서쪽으로는 양지리와 그리고 남쪽으로는 남이면 상금리, 하금리와 북쪽으로는 아인리, 양지리와 경계를 나누는 지역에 음지리는 자리한다. 남쪽으로는 서두에서 밝힌대로 높은 산이 우뚝 서 있어 마을은 그 산의 북쪽에 위치해 있으므로 낮에도 어두운 시간이 많다. 그래서 예부터 음지장동이 또는 음지당이라고 불러왔다.
금산군은 1963년 전에는 전라북도의 최동북단의 지역이었다. 그래서 관아의 힘이 그리 미치지 않는 지역으로 국난이 있을 때나 사화, 정변이 있을 때 명문들이 세진을 잊고 전원생활을 누리기 위해서 정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음지리에 정착한 처음의 씨족도 그런 경우에 속한다.
서쪽에서 발원하여 동쪽으로 흐르는 금산천 남쪽에 위치하므로 냇물따라 또는 금산천으로 주입하는 작은 냇물따라 들이 조성되어 농경지는 비교적 비옥한 편이다. 또한 음지못이라고 부르는 못도 있다.
리의 면적은 2.753㎢이다.
자연부락(自然部落)
<우어둥굴, 아래어둥굴, 어둥굴, 음지장동이>
어둥굴
음지장동이 남쪽의 진악산 관음봉 북쪽에 있는 마을을 어둥굴이라고 부른다. 소태봉 북쪽에 마을이 있으므로 그늘진 시간이 많으므로 어둥굴이라고 부른다.
어둥굴의 형국은 관음봉을 향해 물고기가 튀어 오르는 형국이라 한다. 이러한 형국적 해석은 어둥굴의 지명유래와도 관련되는데, 가령 마을의 지세가 물고기처럼 생겼기 때문에 그 물고기를 잡아 두는 것이 마을에 풍요로움을 가져온다 하여 ‘물고기 잡을 어(漁)’자를 써서 어동굴(漁洞)이라 불렀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마을 입지를 살펴보면, 마을이 들어선 곳이 연못에, 그리고 마을 뒤편에 있는 진악산 골짜기가 여울물을 역류하는 물고기로 비유되는 것이다. 따라서 어둥굴은 연못에 사는 물고기가 진악산을 향해 올라가는 형국이라고 할 수 있다.
흔히 물고기는 잠을 잘 때도 눈을 뜨고 잔다고 알려져 있어 밤에도 도둑을 잘 지켜준다고 믿어져 왔다. 그래서 물고기 모양은 과거 옷장이나 반다지장의 자물통으로 그리고 사찰의 풍경에도 사용되었던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물고기가 튀어 오른다 함은 연못 즉, 초야에 묻힌 인재가 등용된다는 풍수적 소응을 기대해서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예전에 민화에서 물고기를 입에 물고 나는 새의 모양이 자주 등장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음지장동이
아래어둥굴 서북쪽에 있는 마을을 음지장동이라고 부른다. 마을 앞으로는 개울이 있고 마을에 들어서면 왼쪽으로 탑이 하나 서 있다. 그 탑을 지나면 길을 따라 집이 길게 들어 서 있는 마을이다. 마을 서남쪽으로 음지못이라고 부르는 못이 있다.
진악산의 북쪽 음달진 곳에 마을이 있으므로 음지장동이 또는 줄여서 장동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김해김씨(金海金氏)들이 일찍 정착하였으며 지금도 많이 세거하는 마을이다.
음지장동이는 금산읍의 남쪽에 위치한 진악산 아래 자리잡은 관계로 배수임산(背水臨山:뒤에 금산천이 흐르고 앞에는 진악산이 있다)의 독특한 마을입지를 보이고 있다. 이것은 전통적으로 남향을 선호하는 마을입지의 특성상 북쪽에 있는 금산천을 뒤로하고 남쪽의 진악산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배산임수(背山臨水)를 취해 마을이 들어서게 되면 모든 주택이 북쪽을 바라봐야 할 형편이다. 풍수적으로 음지장동이는 물고기 또는 와우형의 지세에 자리잡았다고 하는데, 즉 현재 마을이 들어선 자리는 물고기 몸에 비유되어 붕어혈 또는 메기혈이라 하며, 마을 앞산은 와우형에 해당한다고 한다. 와우형에 해당하는 마을 앞산은 진악산으로부터 맥을 잇대어 음지장동이를 동서로 길게 감싸안고 있는데, 동쪽 산세(중모수갓)가 소의 머리에 그리고 마을 바로 위에 있는 뒷수갓이 소의 몸통에 비유될 수 있다. 중모수갓과 뒷수갓 사이에 길게 뻗은 야트막한 산세가 소의 목에 그리고 뒷수갓에서 마을 쪽으로 뻗은 소의 젖 부분이 혈에 해당한다고 한다. 아울러 소의 머리에 해당되는 중모수갓 앞의 공터는 소의 주둥이에, 그 앞의 시냇가에 움푹패인 둠벙은 소 여물통으로 읽혀지고 있다.
아래어둥굴
음지장동이 동남쪽으로 들을 끼고 있는 마을을 음지장동이 또는 하어리(下漁里)라고 부른다. 어둥굴 아래쪽으로 마을이 있으므로 그리 부른다. 마을 북쪽에 있는 들을 부신절이라고 부른다.
우어둥굴
음지장동이 서남쪽에 있는 마을을 우어둥굴 또는 상어리(上漁里)라고 부른다. 마을 서남쪽에 못안못이라고 부르는 못이 있는 마을이다. 마을 삼면이 산으로 가려 있고 마을 입구만 트여 있는 마을이다. 마을 입구 내리막길을 장승배기라고 부르는데 옛날에 장승이 서 있었다 한다. 어둥골 위쪽에 마을이 자리해 있으므로 우어동이라고 부르다가 변하여 우어둥굴이라고 부른다. 남원양씨(南原梁氏)가 많이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