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개한 동백꽃이 제 무게를
이기지 못해 떨어지듯, 태양이 서쪽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섬 너머 바다로 돌아가고 있다. 미륵도 산양일주도로 달아공원에서 본 일몰은 그 자태가
빼어나기로 이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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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은 음식으로도 유명한 도시. 전혁림미술관을 운영하는 전영근 관장은 “통영은 옛날부터 수산업을 하면서 돈을 모은 부자들이 많았고
음식재료가 유달리 풍부해 음식이 발달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눈만큼이나 입도 즐거웠던 이번 통영여행에서 맛본 별미 베스트 5!
◆시락국밥
오전 6시, 서호시장 뒷골목 ‘원조시락국집’은 생선 경매를 마친 뱃사람들로 가득했다. 이들은 ㄱ자로 꺽인 길고
좁은 탁자에 줄지어 앉아 뜨거운 김이 올라오는 국그릇에 얼굴을 파묻고 있었다. 시락국은 시래깃국의 통영 사투리. 국물은 생선으로 낸다.
원조시락국에서는 장어 머리를 푹 곤 국물에 무청과 된장을 넣어 끓인다. 펄펄 끓는 시락국에 산초와 비슷한 재피(초피) 가루와 김가루, 청양고추,
부추무침을 입맛대로 넣어 먹는다. 구수하면서도 시원하다. 말이국밥 3000원, 따로국밥 4000원. 막걸리 한 잔(1000원)을 곁들이면
기막히다. 반찬이 듬뿍 담긴 그릇들이 좁다란 테이블에 가득하다. 원하는 만큼 덜어 먹는다. 원조시락국(055-646-5973) 옆으로
‘하동시래기국’(055-642-0762), ‘골목집’(055-645-0777), ‘가마솥’(055-646-8843) 등 다섯 집 정도가 가지런히
붙어있다.
◆도다리쑥국
도다리쑥국은 통영에서, 그것도 봄에만 먹을 수 있는 별미다. 과연 대단했다! 봄향기가 입안을 가득 채우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국물을 한 숟갈 퍼서 입에 넣으니 코끝이 아릴 만큼 쑥향이 진했고, 하얀 도다리 살은 눈처럼 부드럽게 혀 위에서 녹아내렸다.
납작하게 썬 무를 넣고 팔팔 끓인 육수에 도다리를 넣고 소금과 마늘, 후추로 간을 했다. 여기에 쑥을 뜯어 넣고 그릇에 담아 낸다. 제철
도다리와 어린 야생 쑥을 써야만 제맛이 난다고 한다. 통영회식당 김석임씨는 “원래 3월 말이면 쑥을 구하기 어려우나, 올해는 늦추위 덕분에
5월까지 도다리쑥국을 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도다리쑥국을 따로 하는 집은 없고, 통영시 곳곳에 있는 횟집이라면 대개 맛볼 수 있다. 한
그릇 7000원~8000원. 통영회식당(055-641-3500), 터미널회식당(055-641-0711) 등 여객선터미널 앞에 여럿 있다.
◆다찌
통영에만 있는 독특한 술문화 ‘다찌’를 아시는지. ‘한바다회실비’집 주인 김미숙씨가 알려준 다찌는 이러하다. 우선
술은 3만원이 기본. 소주와 백세주는 1병에 1만원, 맥주는 1병에 6000원으로 친다. 소주는 최소 3병, 맥주라면 5병은 마셔줘야 한다는
이야기다.
3000원이면 마시는 소주를 1만원씩이나 내야 한다니 비싼 것 같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술만 시키면 안주가
푸짐하게 딸려 나온다. 전어회, 쥐치회, 멸치회 등 각종 생선회에 바다달팽이, 굴, 문어, 바닷가재, 게다리, 미역, 조갯살 등 각종 안주 열댓
개는 기본. 미수동 해저터널 가는 길목에 있는 ‘울산다찌집’(055-645-1350)과 무전동 베스트마트 옆
한바다회실비(055-643-7010)를 추천하는 통영사람들이 많았다.
◆오미사꿀빵
통영에서 고등학교를 나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오미사꿀빵’(055-645-3230)을 그리워한단다. 통영 어머니들은
군대간 아들 면회갈 때 이 집 꿀빵을 꼭 싸가고. 적십자병원 뒷골목에 있다. 꿀빵이 떨어지면 가게 문을 닫는데, 워낙 인기가 많아 일찍 문을
닫는다고 했다. 과연 오후 3시쯤 찾았더니 닫혀 있다. 다음날 아침을 먹고 바로 가게로 달려갔다. 손님이 앉을 만한 자리도 없는 허름한 가게
안에 동그랗고 반짝반짝한 ‘꿀빵’이 네모난 쇠접시 위에 가득 쌓여 있다. 도넛처럼 노랗고 폭신한 빵반죽으로 팥고물을 얇게 감싸 튀긴 다음 시럽을
뿌리고 깨를 묻혔다. 달콤한 팥고물과 구수한 빵이 아주 잘 어울렸다. 어린아이 주먹만 한 1개 500원.
◆충무김밥
설명이 필요 없는 통영의 명물. 여객선터미널에서 김밥을 팔던 어두리 할머니가 밥이 쉬는 것을 막기 위해 밥과
반찬을 분리해 팔면서 김밥의 역사를 새로 썼다. 맨밥을 넣은 손가락만한 김밥 8개에 시원한 깍두기와 매콤고소한 오징어무침을 곁들인 1인분이
3000원. 항남동 통영문화마당 부근에 있는 뚱보할매김밥본점(055-645-2619)이나 한일김밥(055-645-2467)이 훌륭하다고들 하나
어디나 맛은 평균 이상이다.
“사물의 윤곽을 희미하게 만들고 휘황찬란한 빛 속에 사물의 색채들을 뒤섞이게 하는, 산호초로 둘러싸인 해변 분위기가 이
도시(베네치아)의 화가들로 하여금 더 신중하고 민감하게 색채를 사용하게 했을지 모른다.”(E. H. 곰브리치)
색채에 예민한 눈을 바다로부터 선물받은 화가는 한국에도 있다. ‘코발트빛의 화가’로도 불리는 전혁림(89)이 그
축복받은 화가다. 전혁림은 고향인 통영 앞바다 출렁대는 물결에 반사되는 강렬한 빛과 순수한 색채를 화폭에 그대로 옮겨놨다는 찬사를 듣는다.
전혁림에게 영감을 준 밝고 푸른 바다를 보러 통영을 1박2일 일정으로 다녀왔다.
◆첫째날: 남망산조각공원-청마거리
먼저 남망산조각공원으로 갔다. 호수처럼 잔잔한 서호만에는 아침 햇살이 파도 위에 찬란하게 부서졌다. 고깃배,
여객선, 그리고 갈매기떼. 전혁림의 그림을 옮겨놓은 듯한 풍광이다. 그림에서는 맡을 수 없는 짭짤한 냄새가 바닷바람에 묻어 왔다.
▲ 화가 전혁림은 고향인 통영
앞바다 특유의 색채와 빛깔을 작품에 그대로 담았다는 찬사를 받는다. 그에게 쏟아지는 이러한 찬사는 '어머니' 통영이 평생 자신을 떠나지 않고
지켜준 '아들' 전혁림에게 전하고 싶었던 감사의 마음일지도
모른다. | |
전시된 작품만 봐도 본전은 뽑는다. 라파엘 소토, 대니 카라반, 다카미치 이토, 이우환, 박종배 등 국내외 조각가 작품 15점이
언덕바지를 따라 배치돼 있다. 조각과 하늘과 바다가 어우러지는 풍광만으로도 충분히 즐겁다. 입장료는 없다. 초록색 조명으로 꽃단장하는 통영대교를
보러 밤에도 꽤 많은 사람들이 공원을 찾는다.
통영은 음악가 윤이상, 시인 유치환, 김상옥, 김춘수, 극작가 유치진, 소설가 박경리 등 많은 예술인들의
고향이기도 하다. 청마 유치환 선생의 흔적이 희미하나마 ‘청마거리’에 남아 있다. 남망산조각공원에서 멀지 않은 중앙시장 뒤편이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청마가 쓴 ‘행복’에 등장하는 우체국이 여기 청마거리에 있다. ‘통영중앙우체국’.
수신인은 시조시인 정운 이영도. 딸 하나를 낳고 홀로 돼 청마가 근무하는 통영여중 교사로 부임한 정운. 청마는
정운에게 한눈에 반했지만 정운은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청마는 이 우체국에서 사랑의 편지를 쓰고 또 쓰며 안타까운 마음을 달랬다. 건너편 이층집에는 정운이 살고 있었다.
60세 되던 1967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기까지 20여년간 청마가 보낸 연서는 5000여통. ‘사랑하였으므로 행복하였네라’라는 시집으로
출간돼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청마문학관은 여기서 좀 떨어진 정량동에 있다.
◆요트-산양일주도로 드라이브-달아공원 해넘이
▲ 25인승
요트. | |
통영운하 위에 걸린 충무교를 넘었다. 섬, 미륵도다. 차를 몰아 충무마리나콘도 앞 요트선착장으로 갔다. 경남대 요트부 소속 학생
‘YB’(Young Boy)들, 그리고 이제는 사회인이 된 ‘OB’(Old Boy)들과 그 가족 20여명이 탄 요트에 동승했다. 요트는 흰 돛을
높이 세우고 한려수도를 우아하게 미끄러졌다.
“여러분, 김헌주 선배(86학번)님 부인, 이경희 형수님께서 성악을 전공하셨답니다! 노래 한 곡 부탁드립시다!”
이경희 ‘형수’님, 가곡 ‘사랑’을 멋지게 불렀다. 열광적인 박수. 형수님도 흥이 나셨나 보다. 앙코르 요청이 들어오자 한숨도 머뭇거리지 않고
‘가고파’를 뽑는다. 요트는 오전 10시와 오후 1시 30분 출항해 2시간 한산도 인근 바다를 돈다. 선착장 뒤에 있는 충무마리나콘도 1층에서
예약할 수 있다. (055)640-8180. 10명 이상이라야 배가 뜬다. 어른 2만3000원, 어린이 2만원. 주중 어른 1만8000원,
어린이 1만3000원.
미륵도 산양일주도로는 미륵도의 관능적인 허리를 감고 도는 드라이브 코스. 충무마리나콘도를 빠져나와 왼쪽으로
꺾어지면 도로와 연결된다. 달아공원 부근 5㎞ 구간이 백미다. 흩뿌려진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달아’(達牙)는 이곳 생김이 코끼리 어금니와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라는데, 요즘은 ‘달 구경하기 좋은 곳’이라는 뜻으로도 쓰인단다. 이곳 일출과 일몰도 아름답기로 이름났다. 공원 입구
주차장에서 5분 정도 올라가면 나오는 관해정(觀海亭)이 관람 포인트.
◆둘째날: 미륵산 정상-유람선터미널-한산도 제승관
▲ 한산도
제승관. | |
해가 뜨기 전 미륵산 정상에 올라간다. 해발 461m, 통영에서 가장 높은 이곳에 서면 통영 앞바다가 왜 ‘다도해’인지 알 수
있다. 섬과 섬이 겹쳐지며 만들어내는 풍광에 숨이 탁 막힌다. 섬 너머 섬, 섬 또 섬이다. 섬들 뒤에 붉은 해가 하늘을 붉히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하늘로 솟구친다. 맑은 날에는 대마도까지 보인다. 미륵산 중턱 용화사까지 차를 몰고 올라간다. 주차장에서 넉넉잡고 걸어서
1시간30분이면 정상이다.
산양일주도로를 타고 유람선터미널로 내달린다. 미륵산 정상에서 본 그 섬들에 직접 가보는 코스. 요즘은 6개 코스가
운항 중인데, 대부분 코스는 한산도를 거치도록 돼 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한산도 달 밝은 밤에…”를 읊었던 그 섬이다.
한산도 선착장에서 내려 10분쯤 걸으면 제승당(制勝堂)이 나온다. 제승당은 해군 작전사령관실 같은 곳. 충무공은
이곳에서 1597년 2월 26일 한양으로 압송되기 전까지 3년8개월간 지냈다. 유람선은 정해진 시간에 또박또박 출발하지 않고, 인원과 날씨에
따라 출항시간이 다르거나 아예 출항을 않기도 한다. 유람선터미널 (055)646-2307. 간식은 필수. 기왕이면 충무김밥을 준비한다. 터미널
안에 즉석에서 김밥을 말아주는 ‘아지매’들이 많이 있다. 1인분에 대략 3000원 한다.
◆전혁림미술관
▲
전혁림미술관. | |
전혁림의 작품에 등장하는 바다를 찾기 위해 떠났던 통영 여행, 그의 미술관에서 마감했다. 2003년 5월 개관한 전혁림미술관은
미륵도 용화사 가는 주택가에 숨어 있다.
하얀 바탕에 선명한 색깔로 알록달록 채색된 3층 건물 외관이 독특하다. 외벽엔 화가 부자 작품으로 제작한 타일
7500장을 빈틈없이 이어 붙였다. 1층 전시실에 들어서니 화가가 한쪽 벽을 가득 채운 작품에 몰두하고 있다. 작가가 작업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는 미술관, 희귀하다.
2층 휴게실에서는 통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를 맛볼 수 있다. 주문이 들어가면 바로 커피원두를 갈아서 끓여주는
에스프레소 커피와 일반 커피가 2000원. 3~11월 오전 10시~오후 7시30분, 12~2월 오전 10시~오후 5시.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은
쉰다. (055)643-8825, www.jeonhyucklim.org
◆ 여행수첩
가는 길
대전~통영고속도로를 타면 서울 등 수도권에서 4시간30분~5시간쯤 걸린다. 진주 분기점에서 남해고속도로를 따라
가다가 사천 나들목에서 33번 국도로 들어선다. 국도를 타고 사천과 고성을 지나면 통영 시내에 들어선다.
이것만은 조심
통영 사람들, 엄청 친절하다. 길을 물어보면 목적지까지 함께 가주기까지 한다. 그런데 이 착하고 친절한 분들이
자동차 핸들만 잡으면 ‘지킬 박사와 하이드’ 수준으로 변신한다. 길이 익숙지 않아 조금만 머뭇거려도 짜증스럽게 빵빵댄다. 약간 운전이 느리다
싶으면 급한 코너길에서도 위험하게 추월한다. 도로표지판도 헷갈린다. 여기서 우회전을 하라는 것인지, 아니면 5m 바로 뒤에 있는 사거리인지
정확하지 않다. 한번은 표지판을 따라 목적지로 향하는데 갑자기 길이 사라져 난감하기도 했다.
묵을 곳
충무마리나콘도(055-646-7001·643-8000)가 가장 유명하다. 콘도 바로 뒤
충무관광호텔(055-645-2091)도 경관이 수려하다. 충무비치호텔(642-8181~3), 타워호텔(642-2280·642-2284),
통영관광호텔(055-644-4411)은 시내에 있어서 여기저기 다니기에 편하다. 그 밖에 장급 여관과 펜션 등 숙박정보는 통영시 문화관광 사이트
tour.gnty.net에서 검색할 수 있다.
문의
통영시 문화관광 사이트는 숙박뿐 아니라 통영을 여행하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가 꼼꼼하게 갖춰져 있다. 페이지
구성도 깔끔해 훑어보기 쉽다. 통영시 문화관광과(055-645-0101)나 관광안내소(055-645-5375~8)로 전화해도 친절하게 답해준다.
월 한산대첩축제 10일부터 통영서
펼쳐진다
입력 : 2005.08.08 22:18
06'
‘제44회
한산대첩축제’가 10일부터 14일까지 한산도 앞바다와 세병관, 문화마당 등 경남 통영시가지 일원에서 다채롭게 펼쳐진다.
축제는 10일 오후 5시 충렬사에서의 고유제와 문화마당에서의 전야제 봉축식, 축하 불꽃놀이와 축하공연인 ‘인간
이순신’으로 막이 오른다.
11일 오후 5시 세병관에서는 서막식과 군점(군사점호·수군사열식)이 열리고, 이어 세병관~항남동오거리~문화마당
구간에 걸쳐 삼도수군통제사 행렬이 펼쳐진다.
한산대첩을 세계화한다는 한산대첩기념사업회의 방침에 따라 14일 오후 7시 한산대첩의 역사적 현장인
한산도앞바다에서는 각종 선박 120여척이 참여, 학익진(鶴翼陣) 등을 펼쳐보이며 한산대첩을 재현하고, 조선 수군의 주력화포인 현자총통 등의
발사시연회도 열린다. 이에앞선 오후 6시 정량동 망일봉 공원에서는 이순신장군 동상 제막식이 열린다.
기간중 통제영 무과시험 체험마당, 이충무공 유적지 답사및 전적지 순례, KBS해변음악제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리고, 14일 오후 7시 30분 문화마당에서의 승전무공연, 횃불놀이, 통영춤 등 대동제로 막을 내린다.
[미륵도] 동백·유채꽃… 일주도로 60리 길 봄
만발
달아공원선 한려해상국립공원이 한눈에
한산도 오가는 유람선
15명만 타도 출항
입력 : 2004.03.25 14:09
06' / 수정 : 2004.03.25 14:47 16'
▲ 봄의 교향악이 잔잔하게
울려퍼지는 달아공원. 정상에서는 사방으로 아름다운 다도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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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교향악이 울려퍼지는 미륵도, 그 바닷가 언덕에는 동백과 진달래, 홍매화와 유채꽃이 활짝 피어나 다도해의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고향의 전설을 들려준다. 통영항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남망산조각공원 역시 목련과 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피어나 여행객들을 손짓한다. 4월 첫째
주말에는 미륵도 용화산 기슭에서 벚꽃축제도 벌어질 참이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심장부에 자리한 경남 통영시는 150여개의 크고 작은 섬들을 품고 있는 고장. 그 많은 섬들
중에서도 가장 큰 섬이 미륵도이다. 이 섬을 한 바퀴 도는 22km의 일주도로를 가리켜 통영 사람들은 ‘동백로’ 또는 ‘꿈길 드라이브 60리’라
부르기도 한다. 도로 곳곳에 동백나무가 줄지어 자라고 있기에 그 같은 멋드러진 애칭을 얻었다.
미륵도 일주 여행은 통영시내에서 통영대교나 충무교를 건너면서 시작된다. 유람선터미널과 도남관광단지 입구를 지나
산양읍 신전리·미남리를 거치면 달아마을이고, 여기서 좀더 해안도로를 따라 드라이브하면 달아공원에 닿는다. 도로변 동백꽃들은 정열의 빛을 발산,
여행객들을 눈부시게 만든다. 예전에 통영시에서는 동백축제를 했었다는데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지금은 그 축제를 하지 않는다.
관해정이라는 정자가 서 있는 달아공원의 정상에 서면 학림도, 비진도, 연대도, 연화열도, 욕지도, 두미도 등
한려해상국립공원 바다에 점점이 떠 있는 섬들이 보드라운 남풍을 타고 가슴으로 안겨들어 여행자들의 예민한 감수성을 톡톡 건드린다. 주차장에서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 왼편 숲으로 눈길을 주면 조금이라도 더 봄볕을 받기 위해 가지를 뻗친 진달래의 무리들을 보게 된다.
달아공원을 뒤로 하고 산양읍 소재지로 이동하는 동안 여행자들은 자주 차를 세우고 미륵도 풍경의 다양함에 빠져든다.
동백꽃, 보리밭, 푸른 바다, 통통배, 하얀 부표들이 떠있는 굴양식장 그리고 갈매기. 어느 것 하나 눈길을 빼앗지 않는 풍경이 없다. 그뿐만이
아니다. 당포성이 있는 언덕에 오르면 홍매화와 유채꽃이 억새와 어우러져 계절 감각을 잊게 한다.
산양읍 소재지를 통과한 다음 이어지는 절경 드라이브 코스는 풍화리에 숨어 있다. 산양읍 남평리에서 궁항마을로
좌회전하면 풍화리 일주 드라이브 길이 마중을 나온다. 풍화리 마을 앞에는 오비도, 월명도, 이끼섬 같은 작은 섬들이 떠있고 굴양식장이 그 바다를
가득 메웠다. 미륵도 서쪽으로 길게 삐져 나간 풍화리의 길은 구절양장의 연속이다. 섬마을 차량들도 거의 눈에 띄지 않는 한적하고 나른한 길.
비탈진 언덕으로 눈길을 주면 듬성듬성 진달래가 피어나 있어 다시금 여행객들의 가슴을 울렁거리게 만든다.
미륵도 여행을 마치고 통영시내로 들어와서는 꼭 가볼 곳이 충렬사, 세병관, 남망산조각공원 등이다. 조선 선조 때
충무공의 부하였던 이운룡이 왕명을 받아 지은 충렬사 입구에는 아름드리 동백나무가 울창하다. 수령이 300년을 넘은 동백나무들이다. 옛날에는 마을
처녀들이 충렬사 앞 샘에서 물을 길어가며 동백꽃잎을 띄우기를 즐겼다고 한다.
통영항 전경이 잘 내려다보이는 남망산조각공원에는 유명 조각가들의 작품이 야외에 전시되어 있고 산책로 주변에는
동백, 개나리, 목련, 벚꽃 등이 화사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어 바쁜 여정을 멈추고 잠시 쉬어가기에 좋다. 공원 안에는 시민문화회관도 자리잡아
자판기 커피를 마시거나 화장실 이용이 편리하다.
한편 미륵도 북부의 봉평동(동장 임숙영)에서는 오는 4월 3~4일 2004 봉평동 벚꽃축제가 열린다. 용화사로
올라가는 도로 양편이 벚꽃터널을 이룬다. 축제기간 중 은율탈춤놀이, 밀양백중놀이, 하회별신굿탈놀이, 통영오광대, 우도농악 등의 민속공연이
다채롭게 열리는 것도 특색이다. 문의 봉평동사무소 055-646-0528.
시간 여유가 있다면 유람선터미널(645-2307)로 가서 한산도, 매물도, 한려수도 일원을 도는 여행을 해본다.
매물도까지 갔다가 오는 유람선은 낮 12시에 출발하며 3시간이 소요된다. 한산도만 오가는 유람선은 15명 정도의 인원만 차면 수시로 출항한다.
한산도와 매물도, 한려수도 일원을 골고루 돌아보는 유람선 여행에는 4시간이 걸린다.
◆여행메모
(지역번호 055)
통영시청 문화관광과 640-5371, 통영시외버스터미널 644-0017, 여객선터미널 642-0116.
●숙박
용남면 동달리에 통영펜션(011-9515-6405)이 있다. 미국식 목조 펜션으로 객실은 1, 2층에 모두 6실.
6평형, 10평형, 15평형, 20평형 등 방의 크기가 다양하다. 그외 충무마리나리조트(646-7001), 충무관광호텔(645-2091),
통영관광호텔(644-4411) 등. 시외버스터미널 주변에는 모텔들이 밀집해 있다.
▲ 동광식당
복국 | |
●맛집
용화사 가는 길목 봉평동의 봉수골(645-4215)은 아구찜, 대구뽈찜 등 찜요리를 잘 하는 집으로 인정받고
있다. 중앙동의 동광식당(644-1112)은 3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복국집이다. 동호동의 통새미식당(645-4025)은 한정식 식당으로
1인분에 7000원이다.
●가는 길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진주분기점→남해고속도로 사천나들목→사천시→33번 국도→고성읍→통영시→통영대교→미륵도
(통영=유연태 여행작가 ‘포인트 주말여행’ 저자)
■자가운전
●경부고속도로→대전·통영간고속도로→남해고속도로→사천IC→3번 국도→3㎞→사천(좌회전)→33번 국도→고성→14번
국도→통영→연안여객선터미널. 서울서 5∼6시간 소요.
■현지교통
●통영여객선터미널→연화도=욕지1호가 1일 2회(06:20 15:00) 운항, 1시간10분 소요. 어른 7200원,
어린이(만 3세 이상) 3600원. 연화도→통영=1일 2회(08:40 17:25) 운항. 통영시 산양읍 삼덕항에서도 연화도를 왕복하는 배편이
1일 2∼3회 있다. 통영여객선터미널(055-648-2927).
●통영유람선터미널(055-645-2307, www.uram.co.kr)에서 연화도 유람선이 부정기적으로 왕복
운항. 3시간10분 소요. 어른 1만6500원. 섬내 교통편=연화도엔 대중교통편이 없다. 휴대폰 통화 가능.
■숙식
●6대째 연화도에 살고 있는 최균주씨가 운영하는 우리민박(055-642-6717)에 묵으면 섬에 전해 내려오는
전설을 자세히 들을 수 있다. 또 한 가족이 2만원쯤 지급하면 1시간 정도 배낚시를 경험할 수 있다. 낚시장비를 준비 못한 사람들에게 간단한
낚시 채비를 빌려준다. 이 외에 전망이 좋은 화원민박(055-645-2242), 용머리민박(055-643-6915) 등 10여 가구가 민박을
친다. 대부분 민박 손님에게 식사(1인분 5000원)를 제공한다. 작은 방 2만원, 큰 방 3만원. 식사할 수 있는 횟집과 생필품을 살 수 있는
가게도 있다. 통영시청 홈페이지(www.gnty.net), 욕지면사무소 (055)642-5119.
[바다에 핀 연꽃 연화도] 외딴 쉼표…외로워서 좋다
입력 : 2004.07.22 11:39
51'
바다를 헤엄치는
한 마리 용일까? 아니면 망망대해에 떠 있는 한 송이 연꽃?
통영항에서 뱃길로 24km 떨어진 연화도(蓮花島)는 부드러운 연꽃 향내와 용틀임의 거친 몸짓 두 가지를 모두
경험할 수 있는 섬이다. ‘바다낚시의 천국’이라는 연화도 선착장에 도착하면 낚싯대를 꺼내기 전에 신발끈 묶고 연화봉(212m) 산책에 나서게
되는 것도 이런 아름다움을 먼저 만나려는 욕심 때문일 것이다.
‘연꽃의 형상’인 섬의 한가운데 자리한 연화사(蓮華寺)는 쌍계사 조실인 고산 스님이 1998년에 창건한 관음도량.
역사는 짧지만 기와를 포개서 쌓은 돌담과 8각 9층탑 등이 어우러진 풍광이 제법 운치 있는 절집이다. 향내음 그윽한 화심(花心)은 500여년 전
연산군의 억불정책으로 피해온 연화도사, 그리고 임진왜란 때 나라를 구한 영웅인 사명대사가 수행하던 토굴 자리라 한다.
연화사를 빠져 나와 널찍한 오르막길을 10분쯤 걸으면 3층석탑이 서 있는 언덕마루. 연화도의 아름다움이 가장
빛나는 '네바위'와 '동머리'를 내려다볼 수 있는 최적의 자리다. 날이 맑을 때엔 멀리 대마도까지 눈에 들어온다고 한다.
옅은 안개 사이로 보이는 뾰족뾰족 솟은 네 개의 바위섬들은 마치 망망대해를 헤엄쳐 나가는 용의 날카로운 발톱을
연상시킨다. 풍수에선 연화도를 용의 형상으로 설명하기도 하는데, 이때 네바위는 몸을 뒤틀며 헤엄치는 용의 오른쪽 앞발이 된다. 네바위엔
아슬아슬한 벼랑 바위틈에서 자라는 '외돌괴 천년송', 바다 속으로 뛰어드는 형상의 '거북바위' 등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많다.
연화봉 남쪽 가파른 사면엔 마무리공사가 한창인 보덕암이 자리잡고 있다. 바위틈에서 솟는 시원한 감로수 한 모금을
들이키고 바다로 향한 나지막한 담장에 기대면 네바위 절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양양 낙산사, 여수 향일암, 남해 금산 보리암 등 이 땅의 유명한
관음도량에 결코 뒤지지 않는 빼어난 조망이다.
연화도는 이렇듯 경치가 매우 수려한 섬이다. 그러나 바다낚시 매니아들로선 황금어장으로 소문난 이 섬에서 낚싯대
한번 잡지 않고 떠날 수 없다. 실제로 섬 주변엔 사시사철 씨알 좋은 바닷고기들이 넘쳐난다. 요즘같이 무더운 여름엔 참돔, 돌돔, 농어, 뱅어돔
등 고급 어종이 많이 걸려든다. 경관이 가장 아름다운 네바위 근처가 역시 최고의 포인트.
그러나 가족끼리 갔을 때는 파도치는 갯바위낚시보다는 배낚시가 안전하다. 미처 낚시도구를 준비하지 못한 가족 단위
여행객들을 위해 간단한 낚시도구를 빌려주는 민박집도 있다. 뱃전에서 낚싯줄을 늘어뜨리고 있다가 손에 입질이 느껴지는 순간 낚아채면 된다.
낚싯대를 준비했다면 굳이 배를 타지 않아도 된다. 선착장 방파제 주변은 초보자도 손쉽게 낚을 수 있는 곳이다.
그중 최근 새로 쌓은 서쪽 방파제가 환상의 포인트. 물때만 잘 맞추면 1∼2시간 만에 한 가족 횟감은 충분히 잡는다. 섬에 마땅한 백사장이 없어
해수욕을 하기 어렵지만 짜릿한 손맛으로 그 아쉬움을 충분히 달랠 수 있을 것이다.
통영 소매물도 등대섬 내년 초 개방
통영=연합뉴스
입력 :
2005.12.08 08:30 18'
방송광고와 영화
등의 배경으로 유명한 한려해상국립공원 소매물도 등대섬이 내년 초 관광객들에게 개방된다.
8일 통영시에 따르면 한산면 매죽리 소매물도 등대섬을 내년 초 개방하기 위해 접안시설 등에 대한 공원시설변경승인을
지난달 환경부에 요청했다.
등대섬에는 마산지방해양수산청이 유람선 접안을 위해 1천800㎡ 규모의 접안시설을 이미 건설했고 개방을 앞두고
화장실, 등산로 조성에 이어 곧 탐방안내소가 들어설 예정이다.
지금까지 등대섬에는 접안시설이 없어 관광객들이 유람선을 타고 선상에서 섬 주변을 둘러보거나 바로옆 소매물도에서
썰물때에만 물밖으로 드러난 몽돌해변을 따라 걸어서 오고갈 수 밖에 없었다.
통영시 관계자는 “이달 중 환경부가 접안시설 등 각종 시설물을 자연공원법 규정에 따라 공원시설물로 반영하면 이를
근거로 통영해경에 유람선 기착지 허가를 받을 계획이다”며 “빠르면 내년 1월 중 등대섬이 관광객들에게 개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소매물도 등대섬은 유람선 또는 여객선으로 통영항에서는1시간 30분, 거제 남부면 저구항에서는 30분 소요된다.
출처/Sil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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