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 총 동문회 홈페이지에 5반 담임이셨던 김종호 선생님의 글을 이영호 동기가 올린 것이 있어 이 곳 카페에 올린다. 서로 애증의 관계도
있었겠지만 불혹을 넘기고 지천명의 나이를 맞은 이 마당에 서로 지나간 일들이고
얼마 남지 않는 삶들인데 아등바등,아옹다옹하지 말고 서로 사랑하는 마음을 가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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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경복 50회 동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 반갑습니다. 75학년도 3학년 5반 담임이었던 김종호입니다.
북악산
기슭, 지성의 전당 경복의 흔적이 지난 30년동안 내 생애를 순간마다 장식해 주었음을 감사하며 살았습니다. 준비도 없이 멋모르고 나선
미국 이민길은, 사람의 안목으로 보면 아슬아슬한 위기였습니다. 80년 6월부터 83년 9월까진 그야말로 뼈를 깍는 피의 역경이었지만
우리가족에겐 새로운 길을 열게한 큰 은혜의 수련기였습니다. 딸 하나 두 아들을 포함한 우리 다섯식구가 한날 한시에 침례를 받는 기적도
일어났지요.
혹 여러분중 누군가가 기억을 할 수 있을는지? 국문법 시간만 되면 단잠이 온다던 여러분들을 웃기기 위한 내 농담중
"내가 어떻게 하든지 미국사람들에게 한국말을 가르치고 말거야"라고 한 적이 있는데--- 실은 영어공부에 시달리는 여러분들을 위한
복수심에서 한 말인데, 그 기회가 정말 현실로 나타났어요.
83년 10월 미 국방성 직할 국방 외국어 대학의 부름을 받아 65세가
되기까지 저와 우리집사람이 조교수로 일했거든요. 주당 1시간짜리 국문법을 열두개 반을 되풀이한 그때의 경험이 나로 하여금 그곳에서
한국어 문법의 왕으로 군림하게 만들었지요. 크리스마스 휴가철이 오면 그 곳 한국어과가 마련한 강습의 강사로 책도 공책도
없이 청산유수로 한국 문법의 단기과정을 이수시켰으니 이만하면 경복의 흔적이 내 생애를 지배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지지난달 동생이 세상을 떠나 한국에 갔다가 윤문하군으로부터 10월 7일 예정된 졸업 30주년 기념 동문회가 있다고
초청을 받아 그 날을 얼마나 손꼽아 기다렸는지 몰라요. 비행기 티켓도 준비하고 정말 들떠있었는데 집사람 일로 그만 소원성취를
못했습니다. 아무쪼록 좋은 시간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나, 김종호선생은 건강하고 L.A. Orange County 남단
쾌적한 새동네에 살고 있습니다. 기회 있으면 꼭 찾아들 주시고 연락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5 Hallcrest
Drive Ladera Ranch, 92694, U.S.A.
Tel) 949-365-1143,
619-365-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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