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식법은 자연호흡으로 입문하는 것이 순서이다. 자연호흡이란 지금 숨쉬고 있는 그대로 하는 호흡을 뜻한다. 따라서 조식법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것으로 여긴다. 그러나 바로 이 점이 조식법의 함정이다.
기수련 초심자가 처음부터 있는 그대로 자연호흡을 하면서 조식법을 한다는 것은 백해무익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왜 그런가?
대체로 초심자들은 숨쉬기의 상이 나쁘고 폐활량도 적은 것이 특징이다. 그런 터에 숨 고르기의 조식법부터 한다면 폐활량은 더욱 위축되고 숨쉬기의 상태는 약해지게 마련이다. 기수련을 하거나 좌선하면서 건강이 나빠지는 경우는 대개 이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가 아는 S도인은 조식법에 들어가기 전에 무려 6년이나 토납법을 익혔다고 한다. 그의 스승은 토납법으로 호흡의 자리가 잡히기 이전에는 조식법을 하지 말라고 가르쳤다는 이야기다.
이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이 호흡법의 기초는 바로 토납법이며 기초가 튼튼하지 않고는 진경이란 있을 수 없음을 시사해 준다.
엄격하게 말한다면 조식법이란 토납법을 완전히 익힌 다음 자연호흡의 상태에서 숨 고르기를 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때 숨고르기를 하는 방법으론 네 가지가 손꼽힌다.
첫째는 '세'이다. '세'란 '가늘다'는 뜻이다. 숨을 가늘게 쉰다는 것은 두 가지로 풀이된다. 하나는 숨고르기를 할 때 콧속의 털이 미동도 하지 않도록 가늘게 해야 한다는 것. 또 하나는 숨쉴 때의 소리가 귀에 들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숨소리는 귀로 듣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듣는 것이라고 일컬어지기도 한다.
둘째는 '장'이다. 한 호흡의 시간은 길수록 좋다는 것이다. 보통 사람의 호흡 주기는 3초~4초인데 이것을 될수록 길게 하라는 것이 '장'이 지니는 참뜻이다. 흔히 1분 호흡을 하라는 것도 '장'의 중요성을 말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억지로 숨을 참는 폐기를 해서는 절대로 안된다.
셋째는 '심'이다. '심'의 1차적 목표는 숨을 하단전까지 깊게 내리는 것이다. 그것이 이루어지면 2차로 회음혈까지 내리고 3차로 발바닥의 용천혈까지 내리도록 해야 한다.
넷째는 '균'이다. '균'이란 들숨과 날숨의 유량이 균일하면서 끊어지지 않는 호흡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