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악장 - 스케르초, 몰토 비바체 E단조, 3/4박자. 짧고 활기찬 서주에 이어 목관이 탐색하는 느낌의 주제를 제시한다. 1악장 2주제를 소재로 한 경과구를 지나 등장하는 트리오에서는 목관을 주축으로 해 밝고 낙천적인 주제를 연주한다. 이어 스케르초 섹션으로 되돌아가 코다로 이어지며, 코다에서는 1악장 1주제가 호른으로 연주되고 클라이맥스에서는 코데타 주제가 트럼펫으로 울려 퍼진다. 강렬한 총주와 함께 끝난다.
4악장 - 알레그로 콘 포코 E단조 4/4박자. 소나타 형식. 저음현이 연주하는 육중한 서주(영화 [죠스]에서 상어가 등장할 때 나오는 선율과 비슷하다)에 이어 1주제가 힘차게 연주된다. 이 주제의 앞쪽 절반은 응원전 같은 데서도 자주 들을 수 있다. 이어 클라리넷이 2주제를 아름답게 연주하며, 3악장 스케르초 주제도 등장한다. 발전부는 1주제 및 1악장 1주제, 2악장의 주요주제, 3악장 스케르초 주제 등이 어우러져 화려하게 전개되며, 재현부 다음의 코다에서도 각 악장의 주요 주제가 골고루 회상된다. 여운을 남기는 관악기의 긴 화음으로 곡이 마무리된다.
체코적이면서 동시에 미국적인, 교향악 예술의 걸작
이 곡은 작곡된 뒤 지금까지 인기를 잃은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는 이방인의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자국의 음악적 이디엄으로 여겨지고 있다. 2년 전에 로린 마젤이 뉴욕 필하모닉을 이끌고 평양에서 연주회를 열었을 때 프로그램에 이 곡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을 기억하는 분도 있을 것이다. 비록 다분히 국제적(달리 말하자면 절충적)이고 보편적인 성격 때문에 드보르자크의 음악세계를 대표하는 작품인지 의문이 제기되는 경우가 간혹 있기는 해도(이런 의견에 어느 정도 공감하며, 그 이유 때문에 작곡가의 교향곡 가운데서는 8번을 더 좋아한다.) 형식과 내용 어느 쪽으로 보더라도 교향곡의 역사를 통틀어 대단한 걸작임은 부인할 수 없다.
시대가 다르고 유럽인과 아시아인의 관점이 다를 수 있지만, 또 ‘신세계’라는 명칭에, 그리고 그러한 명칭이 생겨난 역사적 연원에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그런 것들을 떠나 듣는다 해도 이 곡의 아름다움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이 시대에는 오로지 자신의 마음속에서만 신세계를 찾을 수 있다”, 이것은 스위스의 희곡작가 막스 프리쉬가 [만리장성]이라는 희곡에서 한 등장인물의 입을 빌려 한 말이다. 이 교향곡이, 어쩌면 자신의 내면에 있는 ‘신세계’를 찾아가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추천음반
아무래도 이 곡에 대해서는 체코 지휘자들의 발언권이 강할 수밖에 없는데, 그 가운데서도 세부에 대한 철저한 통제력과 특히 바이올린 파트를 빼어나게 다루는 솜씨가 돋보이는 바츨라프 노이만/체코 필하모닉의 1993년 녹음([신세계]의 초연 100주년 기념 음악회 실황)은 단연 압권이다. 체코 출신이 아닌 지휘자도 훌륭한 연주를 남긴 경우가 많아 이스트반 케르테스/런던 심포니의 1966년 녹음(Decca)은 억양과 리듬감이 뚜렷한 가운데 매우 격심한 대비를 보여주는 연주이며, 아바도/베를린 필의 1997년 실황 녹음(DG)은 강렬함과 섬세한 세부 묘사가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리듬감도 뛰어나다. 최근 녹음 가운데서는 금관이 놀랄 만큼 정교하고도 호쾌한 연주를 들려주며 각 성부의 균형감 역시 뛰어난 마린 앨솝/볼티모어 심포니의 2007년 녹음(Naxos)이 단연 주목할 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