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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장] 클래식 초보 강좌 3
[ 실내악에 도착하다! ? ]
[성악곡 ]
[ 오페라는 상류층의 것인가 ? ]
[실내악에 도착하다! ]
실내악이란 이름은 이 음악이 작은 홀이나 방에서 연주되어야 한다는 데서 온 것인데 몇몇 안 되는 연주자와 청중을 대상으로 한다는 뜻도 된다. 바로 여기에 실내악이 딱딱해지는 이유가 있다. 청중이 적으면 수입이 적고, 연주를 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기부와 후원이 필요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돈을 많이 낸 사람들이 오게 되고, 의자는 금박에 각종 장식이 달리고, 사람들은 으레 빳빳한 칼라에 정장을 하게 된다. 그리고 덩달아 그런 복장을 한 보통 사람들은 비비꼬여서 미치게 되는 것이다.
여러분은 기악 소나타나 실내악이나 그게 그거 아니냐 우기고 싶을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보통 '실내악' 하면 세가지 이상의 악기가 어울려 연주하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3중주(Trio), 4중주(Quartet), 5중주(Quinet) 등이 나온다. 3중주는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도 될 수 있고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일 수도 있으며 피아노, 호른, 바이올린 등 작곡가가 생각하기에 좋은 효과가 날 악기면 어느 것이든 가능하다.
4중주는 제 1바이올린, 제 2바이올린, 비올라, 첼로로 이루어지는 것이 관례이다.
물론 다른 악기에 의해 이루어지는 4중주도 있다. 위에서 이야기한 것은 현악 4중주(String Quartet)이고, 피아노 4중주(Piano Quartet)도 보편적인 그룹이다. 물론 피아노 넉 대로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피아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가 연주한다.
5주주는 기본이 되는 현악 4중주에 첼로나 피아노, 비올라가 추가되거나 클라리넷 같은 목관악기도 첨가되어 모차르트가 작곡한 멋진 클라리넷 5중주 같은 것이 나온다.
이보다 규모가 더 커질 때는 목관 악기와 호른이 많이 나온다. 기본적인 현악 4중주에 클라리넷과 오보에를 첨가할 수도 있는데 그렇게 되면 6중주가 되는 셈이다. 그런데 호른과 목관 악기만으로 된 6중주를 하기도 하고, 현악기만으로 6중주, 7중주, 8중주를 하기도 하여 작곡가가 재미있다고 생각하거나 듣기에 좋다고 생각하는 쪽으로 자유롭게 결정된다.
이것이 커져서 20~30개의 악기 그룹이 될 수도 있는데 이것을 실내 오케스트라(Chamber Orchestra) 라고 부른다. 실내 오케스트라는 초기의 협주곡, 콘체르토 그로소, 조곡, 작은 규모의 교향곡을 연주하는 것이 보통이다.
3중주나 4중주는 물론이고 그보다 얼마나 더 큰 규모일지라도 실내악에서 중요한 것은 하나의 주된 악기가 독주를 하고 나머지가 반주를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각각의 악기는 평등하고 독립된 채로 자기의 음역과 특성을 책임진다.
그래서 각 악기가 갖고 있는 특성을 어떻게 살려서 조화를 이루며 전체적인 효과를 내느냐 하는 것을 듣는 것이 실내악의 재미인 셈이다.
젊은 남녀가 발랄한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것에서 똑같은 예를 볼수 있다. 둘은 서로 똑같은 춤을 추지 않고 각자 제멋대로 춘다. 그런데 아가씨의 치맛자락과 남자의 흔들리는 머리칼이 어울리기도 하고, 두 사람이 만드는 서로 다른 동작이 전체의 조화를 이루기도 한다. 3중주, 4중주, 5중주도 똑같이 각각의 악기가 서로 조화를 이루어 한 작품을 만든다.
이상이 늘 필자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이다. 뭐 여러분더러 휴가를 가지 말고 들으라는 것도 아니고, 꼭 아침에 일찍 일어나라는 것도 아니다. 다만 필자가 접근했던 방식을 한번쯤 고려해 보라는 것이다.
우선 슈베르트의 '송어 5중주(Trout Quintet)'를 들어보라. '송어 5중주' 라는 제목이 붙은 이유는 마지막 악장의 멜로디가 슈베르트의 가곡 '송어'에서 온 것이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제 1악장만 들어보고 기분이 어떤지 생각하라.
또 슈베르트의 '첼로 5중주' 중에서 느린 악장만 골라서 들어보라. 틀림없이 이제껏 듣지 못했던 아름다운 멜로디에 감동하게 될 것이다.
그 다음에는 브람스의 '피아노 4중주 g단조 Op. 25(Piano Quartet in g Minor Op. 25)의 마지막 악장만 들어보라. 멋지고 자극적인 집시의 음악으로 피아노 소리가 마치 쳄발로 소리처럼 느껴진다.
차이코프스키의 '4중주 Op. 11(Quartet Op.11) 중 그 유명한 안단테 칸타빌레 악장도 좋고, 모차르트의 소야곡(Eine Kleine Nachtmusik)은 어느 악장을 들어도 무방하다.
실내악을 듣는 데 꼭 명심할 일은 너무 자기를 의식하거나 공식적인 기분이 되지 말라는 것이다. 쉽게 말해 폼을 잡을 것도 겁을 먹을 것도 없다는 뜻이다. 그 대신 음악에게 기회를 주어 뭘전하려는지 들어 보라. 또 교향곡 같은 대단한 힘으로 흥분과 감동을 주지도 않으니까 양보다는 질로, 가늘지만 오묘한 선들을 잡아야 한다. 그렇게 되면 실내악에 푹 빠질 수 있고 더 많은 즐거움을 음악에서 얻게 되는 것이다.
실내악은 딱딱한 음악이 아니므로 쉽게 친해질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편안하게 들어야 한다. 편한 복장으로, 의자 위에 다리를 올려놓고 멋지게 차를 한 모금씩 마셔가면서...... 그것이 레코드로 음악을 듣는 장점이다. 내 집에서 내 마음대로 듣는데 누가 뭐랄 것인가 ?
[ 성악곡 ]
우리는 이제 음악의 다른 쪽 영역에 들어왔다. 그리고 이 곳에서도 악기로 소리 내는 음악의 영역에서만큼, 혹은 그 이상의 매력과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사람의 목소리로 음악을 시작한 것은 보나마나 인류의 발생과 함께 했을 것이다. 누군가 혹은 뭔가가 방해를 하지 않는 한 바리톤, 솔로의 목소리를 냈을 것이고, 먹이를 잡는 기쁨, 사냥의 흥분, 폭풍의 두려움, 이 모든 것을 일종의 음악적인 표현으로 내뿜었을 것이다.
갓난 아기가 젖을 빨 때 골짝거리는 우스운 음악소리는 무엇인가? 샤워하는 남자는 왜 고래고래 주문을 외우고, 뜨끈한 목욕통 속의 노인네는 뭘 흥얼거리는 걸까 ? 예쁜 인형을 손에 쥔 여자애는 왜 이상한 멜로디로 소리를 낼까? 사람의 몸 속 어딘가에 있는 자연적인 음악의 샘이 아니라면,도대체 어디에서 그런 것이 나올 수 있을까 ?
저도 모르게 나오는 소리와, 우리가 알고 있는 체계화된 노래의 음악적인 몸체 사이에는 오랜 세월에 걸쳐 진화된 커다란 변화가 있다. 수천 년 동안 무의식적으로, 또 자연 발생적으로, 민속적으로 발달해 온 음악은 최근 수세기 동안의 실험과 정리와 체계화가 이루어지고 규칙이 정리된 것이다.
그러니 성악에 대해 제대로 토론을 하려면 역사적으로 초기의 민속음악과 교회, 사원의 성가나 전례 곡 같은 것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러나 여기에서 그런 거추장스러운 것을 모두 생략하고 그저 몇 세기 전부터 시작된 오페라의 이야기만 하겠다. 왜냐하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듣는 대중가요를 제외하면, 오페라가 대표적인 성악곡이기 때문이다.
[ 오페라는 상류층의 것인가 ? ]
이 질문에 대해 여러분은 반문할지 모른다. 그리고 사실 그런 반문을 기대한다. 오페라 하우스라는 곳도 가보면 하나같이 으리으리하고 수많은 기발한 장식이 겁을 주고 있어서 보통 사람들을 위한 대중적인 예술이란 것과 거리를 느끼게 한다.
그러나 오페라는 대중적인 오락이다 ! 뭐, 옛날 초기에는 귀족층을 위해서 점잖은 때도 있었을지 모르지만 오페라가 재미있게 된 것은 일반 대중을 위해 공연하면서부터였다.
여러분이나 필자 같은 보통 사람들이 음악의 발달과정에서 얼마나 영향력을 발휘했는가 생각해 보는 것도 우리의 주제에서 많이 벗어나는 일은 아니다. 음악은 기악이든 성악이든 그것을 듣는 일반 대중의 수준에 따라 진화와 향상과 발전의 속도를 같이 해왔다.
듣는 이에 대한 고려가 없이 상아탑 속에서 만들어진 음악은 불모의 것이 되기 일쑤였고, 작곡가의 영감이 얼마나 위대하고 고상한 가와는 상관없이, 대중이 그 영감의 열매에 얼마나 접근했는가에 따라 그 음악이 우리의 역사에 끼친 영향을 가늠할 수 있는 것이다.
오페라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제대로 오페라가 시작되는 것은 17세기였는데, 그 시대에는 르네상스라는 대 소요의 와중이었고, 사람들은 고대 희랍 비극의 형태와 부합하는 음악 작품을 창조하려고 노력 했다. 그래서 초기 오페라 작품들은 고대 희랍의 전설과 신화를 토대로 한 것이었고 주로 귀족들만 대상으로 공연되었다.
얼마 후에 이탈리아,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베니스에서 대중용 오페라 하우스가 세워졌는데 무역업자, 은행가, 대규모 상인 등 중산 계급 세력이 부상한 결과였다. 그들에게는 돈이 있었고 오락을 원했다. 그리고 그 오락의 도구가 바로 오페라였던 것이다.
일반 대중이 관객으로 등장하면서 오페라는 커다란 변화를 나타내게 되었다. 첫째 '고대 희랍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한 학구적인 목적인 일반 대중의 기호에 맞을 리가 없었다. 그래서 다른 무엇이 있어야 했다. 뭔가를 보여주고, 인기를 끌고, 뛰어난 장점이 될 것을 찾았다.
그 때문에 오페라는 노래 솜씨, 즉 목소리의 묘기를 보여 주는 쪽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노래는 내용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당시의 스타들이 솜씨를 보일 수 있는 쪽으로 쓰였고, 줄거리는 점점 덜 중요해졌으며, 대중을 상대로 하는 모든 게 그렇듯이 점점 자극적으로 천박해져 갔다.
스타들이 나와 부르는 중요한 노래 외의 부분은 점점 형식적으로 변모되었고 관객들은 솜씨 좋은 스타가 나와서 갖가지 재주를 부리는 아리아만을 기다릴 뿐이었다. 오페라가 대중에게 소개된 뒤로 결국 천박해진 것밖에 더 있느냐고 물을 수도 있다. 그것은 사실이 다. 필자가 보기에 일반 대중에게 소개된다는 것은, 예술의 순수성과 고상한 면에서 볼 때 확실히 타락하는 쪽으로 가는 셈이다.
대중은 우선 부수어 버린 뒤에 다시 세우기 시작하는데, 새롭게 나타나는 형태는 새롭게 바뀐 형식이다. 즉 고상한 사상에서 나온 넓고 푸른 놀라운 것이 아니라 일상 생활에 살아 있고 또 필요한 것이 들어 있는 셈이다.
[제9장] 클래식 초보 강좌 4
[오페라의 기본요소 ? ]
[오페라, 상류층의 전유물? ]
[혼동하지 말 것 ]
[오페라의 네 가지 종류 ]
[ 오페라의 기본요소 ]
오페라의 노래 부분은 크게 서창과 아리아, 앙상블로 분류할 수 있다.
서창(Recitative)은 보통 연극의 대사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한두 사람에 의해 읊어지며 주로 줄거리나 극적인 사건을 진행시킨다. 다만 그냥 대사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적으로 대사를 구사하여 읊는다. 보통 이탈리아나 프랑스 오페라에서는 서창이 줄거리를 진행시키는 것뿐만
아니고 작곡가들이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 아리아나 앙상블 사이의 공간을 메우고 서로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한다.
아리아(Aria:영창)는 오페라의 하이라이트 부분인 셈이며, 전체 오페라가 아리아들을 중심으로 구성 되는 게 보통이다. 그래서 오페라의 인기는 줄거리나 구성, 주연배우의 연기력보다도 이 아리아의 솜씨에 의해 좌우된다. 아리아는 독창이나 이중창이다.
베르디의 '리골레토(Regoletto)' 중 '그대의 이름(Caro Nome)' 은 여러분도 잘 알고 있듯이 아리아이다. '아이다(Aida)' 중의 '청아한 아이다(Celeste Aida)'도 역시 아리아다.
그러나 '리골레토'의 4중창이나 '루치아(Lucia)'의 6중창은 아리아가 아니라 앙상블이라고 부른다. 그러니까 앙상블은 3중창부터 합창에 이르는 셈인데, 합창은 따로 분류하는 게 보통이어서 구노의 '파우스트(Faust)' 중 '병사의 합창(Soldiers Chorus)' 같은 것이 대표적인 예가 된다.
오페라가 아리아와 앙상블의 매력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해서 서창이 그저 줄거리나 묶어 주는 것에 불과하다고 무시해서는 안 된다. 서창에는 극적인 가치가 있어서, 주요 인물 혼자나 둘이서 가진 묘기를 보이느라 극적인 진행이 멈춰지는 아리아나 앙상블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의미가 있다.
또 음악적인 면에서 볼 때는 아리아나 앙상블이 나오기까지의 상황을 유도하는 것이다. 이런 일반적인 아리아나 서창이 바그너의 오페라에는 나오지 않는다. 바로 이런 이유로 어떤 사람들은 바그너의 오페라가' 끝없이 지속된다' 고 말한다.
[ 오페라, 상류층의 전유물 ? ]
"오페라는 상류층의 것인가 ?" 하는 질문에서 이야기하다가 다른 쪽으로 벗어났는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자. 대답은 이렇다.
오페라는 상류층의 것이 아니고 그럴 필요도 없다. 오페라가 상류층과 관계가 있는 것은 전혀 예술의 외적인 문제이다.
그러므로 이 문제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싶거나, 오페라를 단순한 오락 이상의 것으로 생각하여 마치 자기 과시나 가보 전시회라고 생각하는사람 때문에 생겨난 일이다. 그래서 유명한 오페라 하우스의 시즌개막 첫날에는 그 곳의 명사와 유지 혹은 남의 입에 오르내리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기막힌 옷들을 빼 입고, 머리 끝에서 발끝까지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보석으로 치장한 채 나타난다.
그러면 신문방송은 오페라 같은 것은 제쳐놓고 그 사람들 주위에 몰려들어 취재를 한다. 그래서 다음날 신물을 보면 오페라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누가 어떤 차에서 내리고, 들어서고, 자리에 앉고, 박수치고, 휴식시간에 뭘 마시고, 무슨 옷을 입었는데 누가 특별히 디자인을 했느냐가 잔뜩 실리는 게 보통이다.
[ 혼동하지 말 것 ]
오페라를 보러갈 때 우리는 흔히 두가지 실수를 범하기 쉽다. 누구를 무작정 헐뜯는 것 같아서 조금 으스스하지만 그래도 이 이야기는 꼭 해야겠다.
첫째, 특석에 앉은 사람들은 모두 자기 과시를 위해 온 것이고, 나쁜 자리에 앉은 사람들이 진짜 음악 애호가라는 엉터리 생각이다. 하긴 필자도 옛날에 돈을 아끼느라 특석표를 사지 못했을 때는 그런 생각을 했다. 그러나 그렇게 몰아치지 말고 '좌석이 좀 불편하긴 하지만 나도 음악을 사랑하는 것은 똑같다' 고 생각하는 게 좋다.
두 번째로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오페라를 보러 가는 사람이 줄거리도, 등장인물에 대해서도 모른다는 점이다. 어떤 인물인지도 모르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르면서 어떻게 끝까지 앉아서 볼 수 있는지 신기한데, 멋진 아리아의 부분이 끝나면 '브라보!'를 외칠 줄은 안다. 지금 어떤 인물이 무슨 내용의 노래를 불렀는지는 생판 알지도 못하면서….
이것은 단순히 게으름의 소산으로 다 아는 말로 노래하고 또 줄거리도 거의 없는 뮤지컬을 구경하던 습관 때문이리라. 대개의 오페라는 불어, 독어 아니면 이탈리아어로 되어 있는데, 비싼 돈 내고 구경가기 전에 그에 관해 조금 찾아서 읽어보는 게 그리도 어려운지. 그래서 요즘은 대개 프로그램에 친절히 모든 것을 설명해 놓는 경향이 있다.
미국의 오페라하우스에 앉아서, 여기는 미국인데 왜 영어로 부르지 않느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다. 원래의 언어가 아닌 공연되는 곳의 언어로 바꾸어 부르는 것에 대해서는 오래 전부터 찬반의 의견 대립이 계속되어왔다.
그러나 나는 그 소용돌이에 끼어들 생각은 없다. 그러나 일리 있는 이야기다. 이탈리아에서는 이탈리아어로, 프랑스에서는 불어로 해야지, 영어로 부르는 오페라가 독일에서는 얼마만큼 인기를 얻을 수 있는지 의문이다.
그러나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아주 피나는 노력과 뛰어난 재능의 번역이 선행되어야 한다. 바로 이것 때문에 원래의 언어를 고집하는 쪽에도 일리가 있는 것이다. 즉 오페라는 특정한 발음을 염두에 두고 작곡된 것이기 때문에 발음이 달라지면 음악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모차르트의 어떤 오페라들은 아주 훌륭하고 세련된 번역에 의해서 완벽하게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아무튼 누군가 훌륭한 번역을 해서 알아 들을 수 있는 말로, 공연되기 전까지는 미리 줄거리와 인물에 대해 알고 가는 게 좋다. 그래야 한가지라도 즐거움을 더 얻을 수 있는 것이다.
[ 오페라의 네가지 종류 ]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이외의 작곡가들이 만든 오페라도 있고, 또 현대음악가들이 만든 오페라도있지만 여러분에게 우선 네 가지만 소개하려고 한다.
그 첫번째가 이탈리아 오페라로, 그 중에서도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베르디(Verdi)를 많이 들어 보라고 권한다. 그는 가장 위대한 오페라 작곡가로 인식되고 있으며 그만큼 많은 작품을 썼고 또 하나같이 뛰어난 작품들이다.
물론 베르디 외에도 몇몇 유명한 이탈리아 작곡가들이 있고, 그들의 작품 중에는 아주 훌륭한 것들이 많다. 이탈리아 오페라 작품들은 그 감정 표현이 아주 극적인데, 사람들은 보통 이탈리아 사람들의 기질이 그렇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오페라에서는 줄거리가 중요하지 않다고 했지만 그래도 여러분이 어떤 아리아를 듣기 전에 전체 줄거리를 대강 알아두고 또 어느 부분에 나오는 어떤 내용이 아리아인가를 알고 나서 듣기 바란다.
두 번째로 프랑스 오페라를 들 수 있는데, 누구는 그 대표적인 예가 구노의 '파우스트' 라고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비제의 '카르멘'이다. 음악과 극적인 가치를 따지는 관점에서 볼 때는 특히 '카르멘'이 앞선다.
프랑스 오페라는 그 발달 과정에서부터 이탈리아 오페라와는 달랐다. 이탈리아 오페라가 목소리의 솜씨를 과시하는 쪽으로 갔다면, 프랑스의 오페라는 그랜드 오페라 (Grand Opera : 웅대한 오페라)라고 불리는 만큼 시각적인 면과 오케스트라의 과시에 힘썼다. 그랜드 오페라에는 대규모 오케스트라와 볼 만한 발레와 굉장한 무대장치를 사용했으며, 이탈리아 오페라처럼 목소리에만 치중하지는 않았다. 조금 과장해서 말한다면 프랑스 오페라는 너무나 크게 부풀린 나머지 단순히 음악적인 작품의 공연이라기 보다 대단한 구경거리가 되고 말았다.
그리고 바로 그 허황한 모든 것에 대항하여 만든 것이 비제의 ' 카르멘 '이었고 비제는 아주 멋지게 성공하였다.
카르멘에서도 나타나듯, 프랑스 오페라는 이탈리아 오페라에 비해 줄거리의 규모가 크고 진행이 빠르며, 보다 활발하다. 그리고 통속적인 감정 묘사에는 덜 치중한다.
여러분에게 소개할 세번째 오페라는 바그너의 오페라라는 이름이 붙은 바그너의 악극인데, 앞에서 이야기한 대로 뒤쪽 바그너를 이야기를 할 때 자세히 하기로 하고 여기서는 그저 바그너 오페라가 이탈리아나 프랑스의 오페라와는 완전히 다른 종류의 것이라는 것, 그러면서도 오늘날 가장 인기 있는 오페라로 공연되고 있다는 것만 말하겠다.
끝으로 다룰 것은 모차르트의 오페라인데, 물론 고전주의 음악의 특징과 함께 보통 오페라의 목소리 과시를 위한 요소도 완벽하게 들어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모차르트는 베르디나 비제보다 훨씬 앞선 시기이지만 아무리 눈을 비비고 봐도 전혀 차이가 없다. 그것은 모차르트가 너무도 뛰어난 작곡가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베르디나 비제 스스로 훌륭한 작곡가가 되기를 바랐던 것보다 훨씬 더 뛰어난 작곡가였다. 모차르트는 물론 당시 사람들이 오페라에서 요구하는 여러 가지를 따르는 수밖에 없었지만, 그 제약을 받으면서도 위대한 천재성을 발휘하여 다른 오페라 작곡가들보다도 더 음악적으로 만들었다.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처음에 모차르트의 오페라를 잘 몰랐다. 그런데 다른 오페라를 듣고, 유명한 오페라들이 자랑하는 여러가지 특징 훨씬 잘 나타나 있는 걸 알 수 있다. 여러분도 똑같은 경험을 하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비제에 못지않은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확실하다.
첫댓글 음악감상에 도움이 되겠습니다. 좀더 공부를 많이 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