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태: 여름씨! 자몽주스 부탁해요.
장미: 호텔에서 그 친구.. 맞죠? 그 날은 제가..
기태: 잠깐만.. (전화를 받는다) 아.. 그 여자.. 그 여자도 결혼하고 싶어서 난리죠.
그 날도 호텔에서 결혼한번 해보겠다고 엄청 들이대더라구요.
장미: 나?
기태: 맞선본 얘기 중이예요. 제발.. 결혼 안 한다고 해줘. 지금요? 우..우리? (상대방이 전화 를 끊는다. 성급하게 레스토랑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데 장미가 붙잡는다)
장미: 어어어... 자.. 잠깐만요.
기태: 왜왜? 뭐 나한테 할 말 있어요?
장미: 저 훈동오빠가 연락이 안되서. 저 원래 남자들 우정 이해 못 하고 그런 여자 아닌데..
그 날은 정말로 중요하게 할 말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기태: 그만하시죠. 보기 안쓰러우니까.
장미: 네?
기태: 다 끝난거라고. (하며 밖으로 급하게 나가고 장미는 쫒아간다)
장미: 끝이라니? 그게 무슨 뜻이예요?
기태: 못알아먹어요? 끝!
장미: 훈동오빠가 그래요?
기태: 아.. 진짜 꼭 말로 해야아나? 전화 안 받으면 말하기 싫은거고, 안 만나주면 만나기
싫은거지. 아씨.. (자기 차에 타며)
장미: (창문을 두드리며) 이봐요!! 이봐요!!!( 기태 문을 안 열어주자 출발하려는 기태의 차
앞을 가로막는다. 기태 차를 급하게 멈추자 장미는 기태차의 옆좌석에 탄다)
기태: 뭐야! 내려!
장미: 그런말을 지껄여놓고 아무 설명도 없이 어딜 도망쳐요!
기태: 돌겠네 진짜...
장미: 대체 이유가 뭐래요?
기태: 셋 셀때까지 안 내리면 억지로 끌여내려요. 하나.
장미: 그날 내가 호텔에서 가지말라고 붙잡은것 때문에? 겨우 그런일로 헤어지자는게 말이 되요?
기태: 당연히 말이 안되죠. 둘.
장미: 그럼 다른 여자 생겼대요?
기태: 그 쪽처럼 눈 낮은 여자가 흔한 줄 알아? 셋!
장미: 그 사람 혹시... 많이 아파요?
기태: 허.... 진짜 모르는거야 모르는척 하는거야? 그 쪽이 결혼냄새 풍기니까 도망친거 아니 야!
장미: (멍해지며) 네?
기태: 내려!
장미: 내가 결혼하자 그래서.. 그래서 도망친거라고?
기태: (장미를 끌어내리며) 내리라고!
장미: 그거 그냥 그쪽 생각이죠? 훈동오빠 지금 어딨어요?
기태: 아후.. 훈동이 녀석이 불쌍해져 보긴 또 처음이네. 여자가 이렇게 악착같이 진상떠는 데 어떤남자가 안 도망치나?
장미: 뭐라구요?
기태: 아무리 눈치없는 사람도 한방에 알아듣게 내가 쉽게 설명해줄게요. 그 쪽이 훈동이
돈 보고 결혼하고 싶은것처럼, 훈동이도 그 쪽 얼굴, 몸매보고 만난거라고. 오케이?
장미: (눈물을 흘린다. 때 마침 여름이 기태의 자몽주스를 갖다주자 장미는 주스를 낚아채어 기태의 얼굴에 뿌린다) 니가 뭔데 남의 짐심을 함부로 판단해 니가 뭔데?
기태: 이 여자가 진짜!
장미: 돈 아니었어.. 난.. 사랑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