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화경(묘법연화경) : 1. 서품(序品) - 3 넷째 이름은 보의(寶意)요, 다섯째 이름은 증의(增意)이며, 여섯째 이름은 제의의(除疑意)요, 일곱째 이름은 향의(響意)요, 여덟째 이름은 법의(法意)였으니, 이 여덟 왕자는 위덕이 모두 자재하여 각각 4천하(天下)71)를 거느렸습니다. 그러나 이 여러 왕자들이 아버지께서 출가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는 소식을 듣고, 모두 임금의 자리를 버리고 따라서 출가하여 대승의 뜻을 내어 항상 범행을 닦아 법사가 되었으며, 천만억 부처님 계신 데서 이미 여러 가지 선근을 심었습니다. |
이 때 일월등명불께서 대승경을 말씀하셨으니, 그 이름이 『무량의경』이었습니다. 보살을 가르치는 법이며, 부처님께서 보호하시고 생각하시는 바였습니다. 이 경을 다 설하신 뒤에는 곧 많은 대중 가운데서 결가부좌(結跏趺坐)하시고 무량의처(無量義處)삼매에 드시어 몸과 마음이 움직이지 아니하셨으니, 이 때 하늘에서는 만다라꽃과 마하만다라꽃과 만수사꽃과 마하만수사꽃을 내리어 부처님의 위와 대중들에게 흩뿌리며, 넓은 부처님의 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습니다. |
그 때 그 회중에 있던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와 하늘·용·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 등의 사람인 듯 아닌 듯한 것들과 소왕·전륜성왕·모든 대중들이 처음 보는 일이라 환희하여 합장하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부처님을 뵈었습니다. 그 때 여래께서는 미간의 백호상으로 광명을 놓으시어 동방으로 1만 8천 세계를 비추시니, 두루하지 않은 데가 없는 것이 지금 보는 여러 부처님의 세계와 같았습니다. |
미륵은 아십시오. 그 때 모인 대중 가운데 20억 보살이 법을 들으려 하다가, 이 광명이 넓은 부처님의 세계를 두루 비추는 것을 보고, 처음 보는 일을 얻었으며, 이 광명이 비치는 인연을 알고자 하였습니다. |
그 때에 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은 묘광(妙光)으로 8백 제자가 있었습니다. 이 때 일월등명불이 삼매(三昧)에서 일어나 묘광보살을 인연하여 대승경을 설하셨으니, 이름이 『묘법연화경』입니다. 보살을 가르치는 법이며, 부처님께서 보호하고 생각하시는 바입니다. 60소겁(小劫)72) 동안을 자리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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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수미산의 사방에 있는 네 개의 대주(大洲)로, 남쪽 섬부주[南贍部洲], 동쪽 승신주[東勝身洲], 서쪽 우화주[西牛貨洲], 북쪽 구로주[北瞿盧洲]를 말한다. |
72) 범어로는 antara-kalpa. 여러 가지 설이 있다. 8만 세에서 100년에 한 살씩 감해 10세에 이르고, 다시 10세에서 100년에 한 살씩 늘어가 8만 세가 되는 기간을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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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일어나지 아니하시니, 모인 청중도 또한 한 자리에서 60소겁 동안을 몸과 마음이 동요하지 않고 앉아 부처님의 말씀 듣기를 밥 먹는 순간처럼 생각하여 그 회중의 한 사람도 몸으로나 마음으로 게으름을 내는 이가 없었습니다. |
일월등명불께서 60소겁 동안 이 경전을 설하신 후 범천·마군·사문(沙門)·바라문(婆羅門)73)·천인·아수라들에게 선언하여 말씀하셨습니다. |
'여래가 오늘 밤중에 마땅히 무여열반(無餘涅槃)74)에 들리라.' |
그 때에 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덕장(德藏)이었는데, 일월등명불께서 그에게 수기(授記)를 주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
'이 덕장보살이 다음에 마땅히 부처를 이루리니, 그 이름을 정신(淨身) 다타아가도(多陀阿伽度)·아라하(阿羅訶)·삼먁삼불타(三藐三佛陀)라 하리라.' |
이렇게 수기하시고 문득 밤중에 무여열반에 드시니, 부처님께서 멸도(滅度)75)하신 후에는 묘광보살이 또 『묘법연화경』을 가지고 80소겁이 다 차도록 사람을 위하여 연설하였으니, 일월등명불의 여덟 왕자는 모두 묘광보살을 스승으로 삼았고, 묘광보살은 그들을 교화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견고하게 하였습니다. 그 여러 왕자들은 한량없는 백천만억 부처님께 공양하고 불도를 모두 이루었으니, 맨 나중에 성불한 이의 이름은 연등(燃燈)이었습니다. |
8백 제자 가운데 한 사람은 이름이 구명(求名)이었으니, 이익에 탐착함이 많았으며, 비록 여러 경전을 읽더라도 영리하게 통하지 못하고 잊어버리는 것이 많으므로 구명이라 이름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사람도 선근을 많이 심은 인연으로 한량없는 백천만억 부처님을 만나 뵙고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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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인도의 4성(姓) 계급 중 가장 높은 계급. 힌두교의 제사를 주관한다. |
74) 범어로는 anupadiea-nirvna. 완전한 열반. 깨달은 사람이 죽음으로써 몸마저 없어져 다시는 태어나지 않는 상태가 되는 것으로 유여열반(有餘涅槃)의 반대이다. |
75) 부처님께서 돌아가시는 것을 말한다. 열반이라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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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찬탄하였습니다. |
지금 이 상서를 보니 그 때의 근본과 다르지 아니하므로, 생각건대 오늘날 여래께서도 마땅히 대승경을 설하시리니, 그 이름이 『묘법연화경』입니다. 보살을 가르치는 법이며, 부처님께서 보호하고 생각하는 바일 것입니다." |
그 때 문수사리보살이 대중 가운데서 이 뜻을 거듭 펴려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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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면 지난 세상 |
한량없는 오랜 겁에 |
부처님 계셨으니 |
그 이름이 일월등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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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께서 법 설하시어 |
무량 중생 제도하고 |
수없이 많은 보살을 |
불지혜에 들게 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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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부처님 출가 전에 |
낳으신 여덟 왕자 |
부왕 출가함을 보고 |
범행을 따라 닦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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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설하신 경 |
그 이름이 『무량의경』 |
여러 대중 가운데 |
널리 분별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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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 다 설하시고 |
법좌에 가부좌 틀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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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삼매 드시오니 |
그 이름 무량의처(無量義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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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선 만다라 꽃비 오고 |
하늘북 절로 우니 |
여러 천룡과 귀신들 |
세존께 공양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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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의 여러 국토 |
큰 진동이 일어나고 |
미간으로 놓은 광명 |
희유한 일 나타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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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광명이 동방으로 |
1만 8천 불토 비추니 |
일체 중생 나고 죽는 |
그 업보를 볼 수 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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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은 불토마다 |
보배로써 장엄하니 |
유리 빛과 파리 빛을 |
광명 비춰 보게 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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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은 보니 천인들과 |
용과 신과 야차들과 |
건달바와 긴나라들이 |
부처님께 공양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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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보니 모든 여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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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절로 성불하사 |
금빛 같은 그 몸이 |
단정하고 미묘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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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유리병에 |
참다운 모습 나투신 듯 |
대중 가운데 계신 세존 |
깊은 법을 연설하시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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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하나 불세계에 |
무수한 성문 대중 |
부처님의 광명으로 |
그 대중을 모두 보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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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은 여러 비구들이 |
산림 속에 있으면서 |
정진하여 가진 계행 |
밝은 구슬 보호하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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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보니 여러 보살 |
보시하고 인욕하는 |
그 수가 항하 모래 같음을 |
부처님 광명으로 보게 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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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보살 또 보니 |
모든 선정(禪定) 깊이 들어 |
심신이 부동하여 |
위없는 도 구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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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보니 여러 보살 |
적멸(寂滅)한 법을 알아 |
그 국토에 설법하여 |
부처님 도 구하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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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에 사부대중 |
일월등명 부처님의 |
큰 신통의 힘을 보고 |
그 마음이 환희하여 |
서로서로 묻는 말이 |
이런 일은 무슨 인연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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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인 공경 받는 세존 |
삼매에서 일어나서 |
묘광보살 칭찬하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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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세상 눈[世間眼]76)이 되니 |
모든 중생 귀의하고 |
법장(法藏)77)을 받을진대 |
내가 말한 온갖 법을 |
네가 능히 증지(證知)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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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께서 찬탄하시니 |
묘광보살 기뻐하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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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불·보살의 존칭. 불·보살은 세상 사람의 눈 노릇을 하여 바른 길로 인도하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
77) 범어로는 dharma-koa. 법의 창고, 곧 부처님의 가르침을 담은 경전(經典)을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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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화경』 설하시기 |
60소겁 지나도록 |
자리에서 뜨지 않고 |
설하신 미묘한 법 |
묘광보살법사께서 |
모두 받아 지니셨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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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화경』 설하시니 |
중생들 환희하고 |
그 날 바로 천인(天人)78)들과 |
대중에게 선언하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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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법의 참다운 뜻 |
그대들에게 말했으니 |
나는 이제 오늘 밤에 |
열반에 들겠노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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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은 일심으로 |
정진하고 방일 말라. |
부처 출현 어려우니 |
억 겁에나 만나 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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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의 여러 제자 |
부처님 열반 소식 듣고 |
슬픈 맘 각각 품어 |
왜 이리도 빠르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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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범어로는 devmanuy. 천신(天神)과 사람을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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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聖主)이신 법왕께서 |
무량 중생 위로하여 |
내가 열반하더라도 |
너희들은 걱정 말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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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덕장보살께서 |
무루(無漏)의 참다운 상 |
마음에 통달하여 |
이 다음에 성불하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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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淨身)이라 이름하여 |
많은 중생 제도하리. |
이날 밤에 멸도하시니 |
섶 다하여 불꺼지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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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리 나누어다 |
무량한 탑 일으키는 |
비구들과 비구니의 |
그 수도 항하 모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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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더 정진하여 |
위없는 도 구할 적에 |
묘광법사보살께서 |
부처님의 법장(法藏) 지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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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소겁 긴 세월 |
『법화경』을 설하시니 |
그 왕자 여덟 사람 |
묘광법사 교화 받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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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도에 견고하여 |
많은 부처님 뵈오면서 |
여러 부처님 공양하고 |
큰 도를 따라 닦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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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대로 성불하며 |
점차로 수기하니 |
최후의 천중천(天中天)79)은 |
그 이름이 연등불(燃燈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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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신선 도사되어 |
무량 중생 제도하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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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광보살법사에게 |
한 제자가 있었으니 |
마음 항상 게으르고 |
이익에만 탐착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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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또한 구하여서 |
명문 집안 드나들며 |
하던 공부 내던지고 |
모두 잊어 불통(不通)일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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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인연으로 |
그 이름이 구명(求名)이라. |
그도 또한 선업으로 |
많은 부처님 만나 뵙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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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범어로는 devtideva. 부처님의 존칭이다. 신(神) 가운데서 가장 뛰어난 신이라는 뜻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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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 공양하며 |
큰 도를 따라 닦아 |
6바라밀 갖추어서 |
석사자(釋師子)80) 만나 뵙고 |
이 다음 부처 되어 |
미륵이라 이름하고 |
제도하는 많은 중생 |
그 수가 끝없으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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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부처님 멸도한 후 |
게으른 자 네 몸이요, |
그 때의 묘광법사 |
지금의 내 몸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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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등명불의 |
상서로운 광명이 이러할새. |
이 부처님 이런 일도 |
『법화경』을 설하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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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광명 옛날 상서 |
여러 부처님 방편이라. |
이제 세존 광명 놓아 |
참다운 뜻 도우시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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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은 바로 알아 |
일심으로 기다려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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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부처님을 가리킨다. 부처님을 사자에 비유해서 이같이 말한다. 부처님 법비 내려 | 구도자를 충족하리. | | 3승법[三乘]81)을 구하는 이 | 만일 의심 가지면 | 부처님께서 그 의심 | 남김없이 끊어 주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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