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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촌지역에서 조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에이즈 운동가 가오야오제 ⓒ 대기원 |
| [대기원] 중국의 저명한 에이즈 예방운동가 가오야오제(高耀潔,80)가 당국에 의해 가택연금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가오 여사는 허난성 지역의 보건소에서 주사바늘을 돌려 사용하는 등 비위생적인 매혈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에이즈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해 전세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후에도 가오 여사는 에이즈 확산을 막기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왔고, 美 인권단체 ‘생명의 목소리(Vital Voices)’는 공로를 인정해 다음 달 미국에서 인권상을 수여할 예정이었다.
지난 4일 가오 여사는 수상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려 했으나, 여권과 비자 취득 절차에서 당국의 방해를 받아 좌절됐다. 허난성 부성장은 가오 여사를 방문해 출국을 포기할 것을 종용했지만 거절당했고, 당국은 가오여사를 가택연금 조치하고 가족에 대한 감시 및 방문자에 대한 검문을 실시하고 있다. 중공 당국은 2001년부터 가오여사의 출국을 금지하고 활동을 감시하는 등 탄압을 가해 왔다.
인터넷 잡지 ‘중국사무(中國事務)’의 우판(伍凡) 편집장은 중국의 에이즈상황은 이미 심각한 수준이며, 당국은 가오 여사가 허난성의 에이즈 상황을 외부에 폭로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 편집장은 수 년전 장원강(張文康) 전 위생부장이 사스 전염을 은폐한 사례를 들면서 “당시 당국은 사스 발생을 극구 부인했지만, 결국 광둥성의 한 교사에 의해 폭로됐다”며 당국이 에이즈와 관련해 감추고 있는 바가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NIH(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연구원 팡위빈(龐玉濱) 박사도 “중국 당국은 가오 여사가 진상을 폭로하는 것을 두려워 하고 있다. 허난성의 에이즈 감염을 폭로한 것은 가오 여사다. 허난성의 매혈에 의한 에이즈 감염사례도 사실로 밝혀졌다. 전세계의 협력을 얻어 감염을 억제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며 허난성 사람들의 의지이기도 하다. 하지만 당국의 대응은 사스 발생시와 동일하다. 세계위생기구(WHO)도 중국당국의 처리 방법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준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