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근이 만난 미용계를 이끄는 사람들6
프랑스 황실의 귀족 문화를 미용계에 심는 엄경옥 대표
<이완근이 만난 미용계를 이끄는 사람들>이란 타이틀로 매달 우리 미용계를 이끌어가고 있는 미용인 한 분씩을 집중 인터뷰합니다. 기존의 미용인께는 성공에 대한 성취감을, 미용을 배우고자 하는 꿈나무들에게는 희망을 주기 위한 것입니다. 이번호에는 프랑스 황실의 기품을 담은 귀족 브랜드 꾸아퍼스트를 이끌고 있는 엄경옥 대표를 싣습니다. <편집자주>
프랑스 황실의 기품을 담은 귀족 브랜드 꾸아퍼스트 엄경옥 대표를 만나기로 약속한 날은 지난 1월 중순이었다. 꾸아퍼스트 엄경옥 대표를 상기하면 패기와 박력, 에너지 넘치는 활력이 우선 떠오른다. 이는 단지 기자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다. 이날 집을 나서는데 눈이 하얗게 내리기 시작한다. 꾸아퍼스트 본점이 자리 잡고 있는 중동 현대백화점 앞에 내리자 눈이 수북이 쌓였다. 중동현대점에 들어서자 점장을 비롯, 직원들이 활기차게 맞아준다. 기자의 경험으로는 잘 되는 숍은 분위기가 다르다. 그 분위기를 감지할 때 느끼는 기쁨을 기자는 잘 알고 있다. 전날의 숙취로 시원한 차를 주문하며 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데 에너지 넘치는 엄 대표께서 주변의 모든 활력을 동반하며 들어선다. 주위 사람들까지 밝게 해주는 힘이 엄 대표에게는 분명히 있다.
“눈까지 보내 환영해주셔서 감사합니다.”란 객쩍은 인사말로 친밀함을 뽐내며 우리는 근처의 본사 사무실로 이동했다. 본사 입구는 직원들이 창작한 각종 꼴라주 작품들이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미용인은 예술가라는 엄 대표의 평소 지론을 반영하고 있는 듯하다. 교육장으로 들어서자 프랑스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문화 포스터들이 벽 군데군데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미술학원에서나 볼 수 있는 석고 조형물들도 눈에 띈다. 문화는 몸소 체험하고 자꾸 보아야만 자기 것이 된다. 마치 어린아이가 옹알이를 통해서 말을 배우듯이....
엄경옥 대표는 강원도 고성 화진포 출신이다. 도회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는 오판이다. 더구나 엄 대표는 시골에서 태어난 것에 대해 무한히 감사하고 있다. 시골의 정서를 아는 것하고 모르는 것 하고는 품성 형성에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는 기자의 생각과도 일치한다. 꽃을 사랑하고 가꾸셨던 어머니에게서 아름다움을 배웠다고 한다. 그런 어머니는 현재 104세로 지금도 꽃을 가꾸는 삶을 살고 계신다. 7남매 중 시골학교에서 1등을 놓치지 않았던 막내둥이는 중학교 3학년 때 공부를 위해 서울로 상경했다. 미술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는 세종대에서 산업미술을 전공했다. 대학 졸업 후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아시아뉴스센터’에서 기자로 일했다. 그녀가 하는 일은 당시 사회적으로 명망 있는 인사들을 인터뷰하는 것이었다. 이를테면 김종필, 박세직, 앙드레 김 등이었다.
이완근 대학 졸업 후 언론사에서 일했는데 어떻게 미용계에 입문했나요. 엄경옥 졸업 후 첫 사회생활을 언론사에서 시작했는데 당시 여성으로서는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요. 주된 업무가 사회 각 분야의 다양한 인물들과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이었는데 그분들과 대화를 하며 새로운 삶에 대해 무언가를 찾게 되더라구요. 그러던 어느 날 ‘내가 60이 되면 나도 눈군가가 찾아와서 인터뷰할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지요. 당시 요시다란 일본인 친구가 있었는데 메이크업 등 미용 관련 업종에 종사하고 있었지요. 이런 직업이라면 평생을 즐겁게 일할 수 있을 거란 믿음을 가졌지요.
(미용에 관심을 가지고 미용사 자격증을 딴 그녀는 압구정동의 ‘서희미용실’에 취직한다. 서희미용실은 김정순 원장이 이끌고 있었는데 이덕화, 김청, 홍리나 등 최고의 연예인들이 다니고 있었다. 서희에서 7년을 근무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 특히 미용인의 의식이 변해야 한다는 사실을 절실하게 깨달았다. 미용실의 체계화, 브랜드 관리의 필요성에도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기 시작했다. 환타스틱 샘즈나 레긴스도 공부했다. 서희미용실 근무 후 대구에서 박승철헤어스투디오를 개설하여 운영하기도 했고, 모즈헤어 사업본부장, 이가자본부장을 맡기도 했다.)
이완근 꾸아퍼스트란 무엇을 뜻하나요. 엄경옥 꾸아퍼스트는 1989년 프랑스 파리에서 ERIC PFALZGRAF라는 미용인에 의해 탄생했는데 미용실을 뜻하는 불어 COIFFEURE와 첫 번째를 뜻하는 영어 FIRST의 합성어로 ‘가장 선두에 서는 최고의 미용실’이라는 의미의 미용실 브랜드 네임이지요.
이완근 많은 브랜드 중 꾸아퍼스트를 선택하신 이유는. 엄경옥 브랜드 런칭을 위해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을 많이 견학했지요. 영국은 교육적인 면에서 강점이 있었고 이탈리아는 장인정신이 마음에 들었어요. 그런데 감성을 강조하는 프랑스가 제 마음에 딱 맞았어요. 꾸아퍼스트는 숫자는 많지 않지만 우아한 고객들이 많았고 그들만의 문화를 심겠다는 감성에 제가 반해버린 거지요. 2011년에 에릭 대표와 계약을 체결했는데 일본 꾸아퍼스트 오까무라 대표의 도움도 컸어요. 로고 등의 사용에 있어서 철두철미했던 에릭 대표도 나중엔 “마리아(엄 대표의 세례명) 대단하다. 처음엔 요구 조건이 많아 불편했는데 이젠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말하며 중국 판권까지도 저에게 줬지요.
(에릭 대표에 대한 엄 대표의 신뢰는 대단하다. 그와의 약속은 모두 지킨다고 한다. 고급 미용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에릭 대표를 존경하는 마음을 항상 갖고 있다고 한다. 미용인의 위상을 높여 대접 받는 미용인을 에릭 대표가 프랑스에서 하고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사람간의 신뢰 관계는 그만큼 중요하다.)
이완근 꾸아퍼스트가 국내에 런칭한 게 2011년, 즉 7년밖에 안 됐단 사실이 놀랍습니다. 한 20년은 된 줄 알았습니다. 엄경옥 많은 사람들이 그런 얘기를 합니다. 우리가 꾸아퍼스트라는 브랜드를 국내에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오픈한 첫 번째 숍이 부천의 현대백화점이었고, 그때가 2011년 11월 1일입니다. 지금은 지점이 하나, 둘씩 늘어 현재는 12개 매장에서 프랑스 귀족주의 헤어살롱의 지향을 위해 뛰고 있으며 고급 미용 문화를 우리 미용업계에 접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요.
이완근 꾸아퍼스트는 독서경영, 문화체험, 명사 초청 강의 등 3가지가 유명한데요. 엄경옥 미용인은 예술가라고 하는데, 예술가가 되려면 그만큼 많은 공부를 해야 합니다. 고급 살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미용인들이 똑똑해져야 하고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 꾸아퍼스트 가족들은 매달 1권의 책을 읽고 토론을 통하여 자기 계발을 해나갑니다. 또한 월마다 문화체험을 하는데 미술관을 찾아 그림을 감상하며 구도, 형태, 빛 등을 통해 칼라를 찾아내기도 하지요. 뮤지컬 관람, 박물관 탐방, 영화 감상 등 가랑비에 옷 젖듯 문화 생활을 일상화하고 있지요. 디자인은 어디에서 오겠습니까? 문화 체험을 통해서 시나브로 스며들어야지요. 명사 초청 강의는 더욱 말할 나위없고요. 매달 명사를 섭외하는 것도 쉽지 않네요. 그래도 우리 가족들이 좋은 강연을 듣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피로가 사그라집니다.
이완근 꾸아퍼스트는 교육이 우수하다고 들었습니다. 엄경옥 꾸아퍼스트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있지요. 그런데 이 교육 프로그램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것과 각 직급, 책임별로 따로 구분해서 진행하지요. 앞서의 월 1독서, 월 1문화체험, 월 1명사 초청 강의를 빼더라도 좀 더 세세하게 각 인사 체계별로 운영하고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소개하면, 우리 교육 프로그램 안에는 기술과 이론을 함께 아울러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 교육은 크루 단계를 총 5단계로 구성하고 있고 이후 스타일리스트, 관리자, 경영자로 나누어 진행하지요. 스타일리스트 성장을 위한 크루들은 단계에 맞춘 기술 교육을 본사 교육장에서 매일 진행합니다. 1단계 기본적인 바스 교육, 2단계 바스와 펌, 3단계 펌, 4단계 컬러, 5단계 드라이 교육 이렇게 세분화되어 있습니다. 이 외에도 크루 단계에서는 이론 관련 서비스리더십 교육을 병행하여 실시하고 있는데 인본에 기초한 서비스마인드 의식의 함양을 목표로 하고 있지요. 이런 크루 과정을 마치면 스타일리스트에 입문 최종 루키 단계를 거치게 되는데 이때에는 100시간, 100스타일, 100인이라는 목표를 잡고 보다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합니다. 또한 세일즈 전략 교육 프로그램을 공부할 수 있도록 해 고객들에게서 직접적으로 매출을 이루어낼 수 있도록 합니다. 이후로는 관리자 즉, 점장, 부점장, 팀장 그리고 경영자인 원장단을 위해 성취 심리 리더십 교육을 통해 이들이 관리적인 측면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완근 꾸아퍼스트에 입사하기가 까다롭다고... 엄경옥 우리 꾸아퍼스트는 일 년에 딱 한 번 신입들을 위해 공채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까지 총 3번을 진행했는데 현재 공채 3기생들이 전국 매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지요. 우리가 신입 공채를 하는 이유는 투명하게 채용해서 고급 미용인을 꿈꾸는 미용인들을 응원한다는 의미에서 시작했지요. 해마다 지원자 수가 늘어 경쟁률이 상당히 높습니다. 덕분에 좋은 인재가 많이 들어오고 채용을 보다 체계적, 합리적으로 할 수 있게 되어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이완근 매주 꽃시장에 가신다던데.... 엄경옥 시골에 살 때부터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서 자연 속에서 뛰어 놀고 꽃 가꾸기를 좋아했지요. 꽃을 보고 있노라면 편안함을 느낄 수 있어요. 꽃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아름다움과 안락한 휴식을 주는 것도 없다고 봐요. 이러한 생각에 착안해서 저희 꾸아퍼스트를 찾는 고객들에게 꽃을 통해 여유와 웃음을 주자고 결심했지요. 지금도 매주 금요일이면 꽃시장을 찾아 꾸아퍼스트 전 지점을 환하게 밝혀줄 꽃을 직접 사오고 있지요.
이완근 꾸아퍼스트는 화려하다는 인식이 있다. 엄경옥 꾸아퍼스트가 화려하다는 말은 한편으론 일리 있지요. 그러나 겉만 보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피눈물 나는 노력이 숨어 있다는 것도 알아야지요. ‘벨벳장갑 손 안의 철의 손’이라는 말이 우리를 대표하는 격언이 되겠네요. 꾸아퍼스트가 현대라는 고급 백화점에 많이 입점해 있는 걸 보고 무슨 백이라도 있느냐는 소리를 가끔 듣는데 우리만의 매출, 그런 고급 귀빈들을 흡수할 수 있는 실력과 능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지요.
이완근 인테리어 할 때 거울은 파리에서 직접 가져온다던데. 엄경옥 꾸아퍼스트만의 색깔,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기 위해서 거울만은 프랑스에서 직접 가져옵니다. 고객의 모습을 보여주는 거울은 숍에서 가장 중요하지요. 그런 중요한 것은 본사에 맞게 해야 한다는 것이 제 확고한 철학이고요. 또 한 가지 우리는 샴푸실을 숍의 가장 중심부에 설치합니다. 보통 샴푸실은 숍의 한쪽 구석에 배치하는데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숍의 주인공은 고객이고 그런 고객은 가장 빛나는 중심부에서 서비스 받을 자격이 있는 거예요. 디자이너 입장에서도 고객의 서비스를 우리 숍의 한 가운데에서 한다는 자부심을 줄 수 있고요.
(이 한 가지 예에서 볼 수 있듯이 미용인의 자긍심은 미용인 스스로 높일 수 있다. 꾸아퍼스트의 고급 살롱 문화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도 확실하게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렇게 한 조직의 리더의 생각의 깊이에 따라 그 차이는 크게 나기 마련이다.)
이완근 여러 가지 계획이 있을 것 같은데요. 엄경옥 우리는 인간이 보편적으로 지향하고 있는 아름다워지고 싶은 마음을 존중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 중이지요. 또한 고급 헤어 살롱과 미용인의 위상을 높이고 국내 미용 문화 발전을 위해 발로 뛰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꾸아퍼스트를 찾는 고객에서부터 모든 분들이 아름다움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위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가동해 꾸아퍼스트만의 기술과 감성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요. 장기적으로는 우리 꾸아퍼스트만의 헤어 살롱 브랜딩을 확고하게 하는 데 있지요. 미용산업의 특성상 브랜딩을 공고하게 세우는 것이 어렵고 힘든 일이긴 하지요. 그러나 우리 꾸아퍼스트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살롱으로 성장해 국내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가치관과 트렌드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머지 않아 세컨브랜드나 캐주얼브랜드도 생각하고 있다는 점도 말씀드리지요.
이완근 우리 미용계를 진단한다면. 엄경옥 현재 우리 국내 미용업은 치열한 경쟁 구도를 형성하면서 다양한 브랜드를 내놓고 있는 실정인데요, 그 유지력이 약화되고 비용에 치중해 질적인 측면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고 생각해요. 미용은 다른 분야와 달라서 사람에 대한 애정이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믿거든요. 제대로 할 자신감과 용기가 있는 사람이 미용을 해야 한다고 봐요. 현재 우리 미용계는 나눔을 실천하는 롤모델이 많지 않거든요. 가까운 일본만 하더라도 후배들에게 존경과 박수를 받으며 미용하는 원로들이 얼마나 많나요. 앞으로 우리 미용계는 경쟁이 더 치열해질 거라 보는데 이럴 때일수록 우리 미용업에 종사하는 미용인 개개인의 노력은 물론 지식 함양, 정보 교류 등을 위한 지속적인 교류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저도 미용 문화 발전과 미용인의 위상 향상을 위한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서겠다는 다짐을 이번 기회를 통해서 하게 되네요.
엄경옥 대표의 미용에 대한 파워풀한 에너지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주위 사람들에게까지 그 열정을 고스란히 전파하는 힘의 원천을 확인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프랑스 황실의 기품을 담은 귀족 브랜드를 우리 미용 문화에 접목해 미용의 고급화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엄경옥 대표. 엄 대표가 있기에 우리 미용 문화의 품격도 한층 높아지리라 믿는다.
*엄경옥 대표와 꾸아퍼스트 연보*
1982 세종대학교 산업미술 졸업 1982~1986 아시아뉴스센터 기자 1998~2000 모즈헤어 본부장 2004~2011 이가자헤어비스 본부장 2009~현재 꾸아퍼스트 코리아 대표이사
2011년 11월 꾸아퍼스트 중동현대점 오픈 2012년 7월 꾸아퍼스트 광명점 2013년 4월 꾸아퍼스트 중동롯데점 2014년 1월 꾸아퍼스트 세이탄방점 2014년 8월 꾸아퍼스트 무역현대점 2015년 1월 꾸아퍼스트 순천신대점 2015년 8월 꾸아퍼스트 판교현대점 2015년 10월 꾸아퍼스트 부산파크시티점 2015년 12월 꾸아퍼스트 가좌점 2016년 3월 꾸아퍼스트 동대문점 2016년 4월 꾸아퍼스트 송도점 2017년 1월 꾸아퍼스트 아트몰링하단점 <뷰티라이프> 2017년 2월호 |
출처: 아빠의 행복한 삶 만들기 원문보기 글쓴이: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