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드라마 ‘떼루아’를 보면서 입맛을 다시게 되었다면 당신은 충분히 와인 세계에 입문할 자격이 있다.
고급스러운 이미지 때문에 쉽게 다가가지 못했던 와인을 캐주얼하게 즐기기 위해 만든 칼럼, 마트에서 찾아낸 떼루아 와인!
와인을 마시기 전 알아야 하는 기초상식은 왜 그렇게 많은 걸까? 뿐만 아니라 와인의 종류, 에티켓 등 그 과정도 복잡하고 귀찮게 느껴진다.
특별한 지식 없이 마실 수 있는 맥주와 소주로도 우리의 술자리는 언제나 즐겁지 않았던가! 몇 년 전부터 열풍이 불고 있는 와인 문화를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는 국내 최초의 와인 드라마 떼루아. 주인공들은 와인 한 잔을 마시고 ‘흙냄새, 그 위에 피는 제비꽃 냄새’라는 다소 생소한 표현들을 한다. 대체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그 맛은 어떤 것이고, 그 와인은 어디에서 살 수 있을까. 와인 전문 숍은 너무 어렵고, 그렇다고 마트에서 아무 와인이나 덥석 잡아서 뭣 모르고 마시고 싶진 않다. 드라마에 등장한 ‘떼루아’ 속 와인을 찾아본다. 마트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비싸지 않은 저렴한 것으로 와인 입문을 시작할 수 있다.
part 1 드라마 속 와인이 궁금하다!
떼루아 최혜원 PD가 밝힌 Q&A
Q1 가장 이슈가 되었던 것이 1회의 ‘샤토 무통로칠드 1945’다. 이 와인 촬영 시 에피소드가 궁금하다. 1억5천만 원이라는 가격은 실제인가?
A 촬영할 때는 일반 와인에 라벨만 교체했다. 라벨도 방송 심의가 있기 때문에 이름과 라벨을 살짝 변경해서 내보내고 있다. 샤토 무통로칠드 1945는 평균 7천만~8천만 원인데, 현재 환율 차이가 많이 나서 1억 원 정도라고 들었다.
Q2 드라마 속 와인 레스토랑 떼루아의 촬영지는 어디인가?
A 경기도 기흥에 있는 장욱진 화백의 고택이다. 김영민 감독이 한국적인 느낌을 살리는 곳을 원해서 섭외 담당자가 고생을 많이 했다. 실제로는 한옥 마당인데 세트 팀이 통유리로 실내를 만들어낸 작품이다. 촬영지로 결정되고 나서 문화재가 되었다.
Q3 촬영에 사용되는 와인의 양은?
A 협찬받은 와인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협찬물품은 하이스코트와 나라식품에서 무료로 지원받고 있다. 한 신을 찍기 위해 대체로 5~6병의 와인이 필요한데 와인이 3병 이상 등장하는 에피소드일 경우에는 약 20병 이상을 준비해야 하며, 코르크를 따는 장면에서는 30병 가까이 필요할 때도 있다.
Q4 와인 드라마라 촬영 에피소드가 남다를 것 같다. 실제로 와인을 마셔보기도 하는가?
A 드라마를 보는 사람도 와인의 맛이 궁금하겠지만 촬영하는 사람들도 대체 어떤 맛일까 궁금해진다. 그래서 와인 장면 촬영이 끝나면 다들 남은 와인을 마셔본다. 그게 비싼 와인이든 싼 와인이든 모두 마셔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저녁시간이랑 맞물려 촬영이 끝나면 너도나도 와인을 마셔 얼굴이 빨개진 채 나머지 촬영을 할 때도 있다.
Q5 와인 전문 드라마로서 일반 드라마와 다른 점이 있다면?
A 6주간 한국와인협회 서한정 회장으로부터 코르크 마개를 여는 법부터 디켄딩 방법까지 교육을 받았다. 또 소믈리에가 현장에 상주하면서 와인 관련 신을 촬영할 때마다 감수를 해준다. 와인과 함께 등장하는 프랑스요리는 르 꼬르동 블루-숙명아카데미에서 파견된 프랑스인 셰프의 자문을 거친다.
Q6 촬영 스태프들도 와인 마니아인가?
A 김영민 감독은 실제로도 와인을 많이 좋아하는데, 특히 하이스코트의 침니록(Chimney Rock)을 즐겨 마신다. 황정구 작가도 이번 작품을 통해 와인 공부를 많이 해서 이제 웬만한 소믈리에에 뒤지지 않을 정도. 하지만 실제로는 소주를 더 좋아한다.
드라마에 등장한 와인 리스트
● 샤토 무통로칠드 1945
(Chateau Mouton-Rothschild 1945)
1회에서 태민(김주혁)이 프랑스에서 잃어버린 와인.
제2차 세계대전 승리를 기념해서 만든 와인으로 라벨 위의 V는 승리를 상징한다.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카베르네 프랑, 쁘띠베르도 4가지 품종의 와인이 있다.
● 침니록(Chimney Rock)
6회에 양 대표(송승환)가 잡지 칼럼니스트와 함께 와인 레스토랑 떼루아를 다시 찾아와 마신 와인이다. 바닐라 향과 블랙베리 향을 느낄 수 있는 와인. 카베르네 소비뇽 외 품종.
● 캐슬록 (Castle Rock Merlot)
3회 아르바이트생과 직원 면접 시 테스트로 사용했던 와인. 프랑스산 오크 향이 풍부한 과일 향과 함께 은은한 여운을 준다. 메를로 품종.
● 캥거루 리지 카베르네 소비뇽(kangaroo Ridge)
5회에서 태민(김주혁)이 떼루아에서 지선(유선)과 같이 마시던 와인. 향과 은은한 과일 향이 나는 카베르네 소비뇽 품종.
● 실버 오크 알렉산더(Silver Oak Alexander)
5회 태민(김주혁)과 지선(유선)이 옛 기억을 회상하며 마시는 와인으로 달콤한 초콜릿, 커피 향과 함께 블루베리 향이 향긋하게 입 안을 감싸주는 맛으로 카베르네 소비뇽 품종.
● 뷰마넨
10회에서 우주(한혜진)의 블라인드 테스트 때 등장한 와인. 짙은 루비 컬러에 블랙커런트, 보이젠베리, 스파이시한 모카 등의 향이 느껴지며 허브와 감초의 풍미가 입 안 가득 퍼지는 와인. 말벡 품종.
● 샤토 라투르
10회에서 옥림(전수경)의 전남편이 가장 비싼 와인을 달라고 했을 때 등장한 것으로 드라마 상에선 300만 원 선으로 책정되었다. 보르도 5대 샤토 중 하나.
● 샤토 마고
11회에 명성황후가 즐겨 마신 와인으로 등장하는 와인. 5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프랑스 보르도 지방 5대 샤토 중 하나인 최상급 와인.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카베르네 프랑, 쁘띠 베르도 품종이 있다.
● 라피트 레정드 보르도 루즈
12회에서 떼루아 단합대회 때 마셨던 라피트 레정드.
라벨에 붙어 있는 5개의 화살은 단합을 상징한다. 떼루아의 단합대회를 빛나게 해준 와인.
part 2 마트에서 찾아낸 떼루아 와인
FAMILY MART
드라마를 본 뒤 갑자기 와인 한 잔이 생각났다면 고민 없이 편의점으로 향하도록. 전국 4천100개의 ‘훼미리마트’에서 떼루아 존 행사가 열리기 때문이다. 드라마 속에 등장했던 와인 중 1만~2만 원대의 부담 없는 가격으로 대중적인 사랑을 받을 와인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1 | 쁘띠 비스트로 샤르도네
(Petit Bistro Chardonnay 2006)
배, 멜론 등 잘 익은 과일 맛과 훌륭한 산도가 조화를 이룬 와인으로 2008년 코리아 와인 챌린지(Korea Wine Challenge)에서 동메달을 수상하기도 했다.
2 | 쁘띠 비스트로 메를로(Petit Bistro Merlot 2006)
메를로 품종은 부드러운 목 넘김과 진한 과일 향이 인상적이 와인. 블랙베리, 자두 등 향긋한 과일 향이 매혹적이다. 진한 루비 빛으로 중국요리, 각종 치즈와 잘 어울린다.
3 | 까비앙카 모스카토 다스티
(Ca’Bianca Moscato d’Asti 2007)
여성이나 초보자에게 좋은 스파클링 와인. 약간의 탄산으로 달콤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생동감을 선사하는 와인.
4 | 까비앙카 브라케토 다퀴
(Ca’Bianca Brachetto d’Acqui 2007)
딸기와 같은 풍부한 과일 향과 더불어 장미꽃 향이 나는 와인으로 부드러운 미감이 깊은 여운을 선사한다.
E-MART
가장 무난하게 와인을 구입할 수 있는 곳은 마트의 와인 코너. 이마트의 와인 매장에서는 떼루아에 등장하는 13종의 와인을 만날 수 있다. 가격대는 1만~3만 원선.
5 | 쁘띠 비스트로 카베르네 소비뇽
(Petit Bistro Cabernet Sauvignon 2006)
건포도와 과일 향이 잘 조화되었으며 강렬한 피니시가 인상적이다. 등심, 오리구이 등의 육류 요리와 잘 어울리는 와인.
6 | 쁘띠 비스트로 시라(Petit Bistro Syrah 2006)
초기에는 쓴맛이 강하지만 오래두면 제 맛이 난다. 시라 특유의 풍부한 과일 향이 부드럽게 녹아 있는 와인으로 상큼한 건포도 향이 코끝을 자극한다.
7 | 라보에 루아 부르고뉴 루즈 피노 누아
(Laboure-Roi Bourgogne Rpuge Pinot Noir 2006)
보석 같은 진한 루비 빛의 와인. 견고한 타닌과 풍부한 과일 향이 부드러우면서도 깊은 맛을 자아낸다.
8 | 라보에 루아 샤를리 르 보누아
(Laboure-Roi Chablis Le Beaunois 2006)
맑고 투명한 빛이 매력적인 와인. 신선한 과일 향과 달콤한 향이 풍부하게 조화를 이뤘다.
part 3 마트 와인에 대한 모든 것
실패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1만 원대 저렴한 와인부터 떼루아에 등장한 와인 DIY까지. 저렴하게 구입하는 마트 와인을 분위기 있게 즐길 수 있는 법. 도움말 정휘웅 (‘와인 장보기’ 저자)
와인 글라스
레드와인은 큼직한 잔에 담아야 제대로 된 맛을 느낄 수 있으며, 화이트와인은 시원한 온도로 마시게 되므로 레드와인 글라스보다 사이즈가 작은 글라스에 담아야 온도를 유지시키면서 마실 수 있다.
와인 오프너
T자형 스크류는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제품이지만 노하우가 필요해 초보자들이 사용하기 어려운 편. 차라리 양팔 지렛대 스크류를 사용하는 편이 낫다.
와인 스토퍼
와인은 한 번 개봉하고 나면 공기와 접촉해서 고유의 향이나 맛이 변하므로 그 자리에서 다 마시는 것이 좋다. 하지만 한꺼번에 다 마시기 힘들 때를 대비해 보관용 와인 스토퍼를 준비하자. 한 번 개봉하면 레드와인은 3일 이내에, 화이트와인은 5일 이내에 마시는 것이 좋다.
마트 와인과 찰떡궁합의 안주
기본적으로 달콤한 와인에는 파인애플이나 치즈케이크 같은 달콤한 것이 좋다. 보통의 드라이한 레드와인이라면 담백한 크래커나 설탕이 가미되지 않은 바게트도 괜찮다. 치즈를 구입할 경우, 보편적이면서도 향이 강하지 않아 와인의 맛을 침범하지 않는 카망베르나 브리 치즈가 좋다.
마트 와인 DIY ①
떼루아 8회에 등장한 ‘뱅쇼’는 이우주(한혜진)가 몸살을 심하게 앓고 있는 김태민(김주혁)을 위해 만든 와인. 따뜻하게 마시는 것이 특징이며 비타민 함유량이 많아 유럽에서는 감기를 치유하는 민간요법으로 널리 쓰인다. 우선 깨끗이 씻은 오렌지와 레몬을 8등분해 냄비에 넣은 다음 레드와인을 붓는다. 그리고 약간의 정향과 계피를 넣은 뒤 낮은 불에서 20분간 끓이면 완성!
마트 와인 DIY ②
떼루아 9회에서 앙드레 임(김병세)이 전남편 때문에 화가 난 고옥림(전수경)을 위해 만들어준 샹그리아는 스페인에서 자주 마시는 시원한 와인이다. 레드와인에 사과, 오렌지, 레몬, 파인애플, 키위, 황도 등을 깍두기 크기만큼 썰어 넣은 다음 탄산수나 사이다를 넣고 재었다 마신다. 주로 여름에 잘 어울리는 와인 칵테일.
마트에서 건졌다! 1만 원대 와인
베르베라나 티에라 델 솔 템프라니요
(Berberana Tierra del Sol Tempranillo 2004)
1800년대부터 와인을 만들기 시작한 스페인의 베르베라나에서 생산되는 제품. 가격 대비 품질이 워낙 뛰어나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와인이다. 7천900~8천600원 선.
시트라 트레비아노 다브루초
(Citra Trebbiano d'Abruzzo 2004)
레드와인으로 산도가 높고 신선하고 가벼우며 맛이 상쾌해 식전주로 제격이다. 7천900원.
제이콥 크릭 시라즈 카베르네
(Jacob's Creek Shiraz Cabernet 2001)
잘 빚은 호주 와인. 평소 집에서 마시는 테이블 와인으로도 좋다. 1만 원대.
와인 구매의 법칙
처음 와인을 접할 때 가격은 1병당 1만 원 정도를 생각하는 것이 좋다. 와인의 경우 양이 전통주의 2배(759ml)이므로 가격 역시 두 배 정도의 와인을 선택하면 무리 없다. 처음에는 단맛에서 시작해서 점차 덜 단 와인으로 옮겨가는 것이 일반적이며, 와인을 마시다 보면 점차 달지 않은 와인에 끌리게 된다. 대형 마트에서는 저렴하고 품질 좋은 와인을 내기 위해 현지 와이너리와 손잡고 직접 만들어서 수입하는 기획상품이 많다. 이마트의 경우 오비크와나 조세피나, 마리아주 등의 브랜드, 코스트코의 경우 하디 팩 와인 등이 대표적인데, 가격 대비 뛰어난 품질을 자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