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발바리를 가져와 키운 지 5달도 안됐는데 벌써 어른개가 돼버렸습니다.
똥개는 빨리 큰다더니 정말 그런 모양입니다.
그래서 얼마 전부터 밖에 내어놓고 키우는데 이놈이 놀던 집안을 못잊어서 매일 거실 밖에 와서 물끄러미 집안을 들여다보고 앉아있는 모습이 약간 애처롭습니다.
남편은 그놈만으로는 산에서 내려오는 고라니가 나뭇잎을 먹어 뽕나무와 블루베리가 죽는 걸 다 못 막는다고 개가 더 있어야 한다며 한 달 된 진돗개 새끼를 또 얻어 왔습니다.
강아지가 다 그렇듯이 꼬물거리는 모습이 정말 귀엽습니다.
아직 어려서 밖에 내놓지못하고 집에서 키우는데 발바리가 이걸 창밖에서 들여다보고는 화가 나서 짖어대고 난리입니다.
어디서 굴러온 녀석이 내 자리를 차지하고 있나 싶어서 시기와 질투로 부글거리는 표정이 역력합니다. 그 녀석도 아기 때는 이 강아지처럼 귀여웠지만 어쩝니까. 사랑은 움직이는 것인걸.
물론 발바리에게 정이 들어서 그 녀석도 이뻐해 줍니다만 늦둥이 같은 강아지의 재롱이 더 이쁜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며칠전 그만 남편이 몰던 차에 발바리가 부딪치는 사건이 생겼습니다.
죽는다고 소리치는 그놈을 부여안고 남편은 어쩔줄 몰라합니다. 움직이지 못하는 그놈을 뉘여놓고 다리를 싸매주고 만져주며 마음이 아파합니다.
이 동네에는 동물병원도 없어서 우리는 하루 이틀 돌보며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키우던 개가 다치니 하루종일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생명이 있는 것들은 우리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주지만 또 슬픔과 아픔을 줍니다.
짐승이 다쳐도 마음이 아픈데 사람이 다치고 아픈건 말할 것도 없습니다.
마음이 엄청 다쳐서 병이든 한 지체가 목장엘 왔습니다.
예수님도 못만났고 기독교에 대한 거부감과 믿는 가족에 대한 소외감만 있는 그 지체는 이혼을 통해 더 많은 상처를 받아 깊은 병이 들어있었습니다.
옆에서 부축해주지 않으면 일어서지도 못할 그 영혼이 안타까워서 목원들은 전화를 해주고 찾아가기도 하며 사랑을 줍니다. 보기만 해도 가슴이 아픈 그 지체에 대한 목원들의 마음 씀이 참 가슴을 찡하게 합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말씀이 들리고 살아나는 인생이 되면 좋겠습니다.
아픈 사람을 돌보다보면 짜증도 나고 지치기도 하고 포기하고 싶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보다 그 지체를 훨씬 더 사랑하시는 주님께서 부축하는 자들에게 힘을 주실 것입니다.
다친 발바리는 빨리 회복되겠지만 아픈 지체는 한참 더디 회복될겁니다.
그때까지만 우리 공동체에 붙어있으라고 어르고 달래는 것이 저희들 몫입니다.
그때까지 모두가 지치지않고 그저 아픈 마음만 갖고가게 해달라고 그렇게 기도합니다.
첫댓글 내가 하여야 할 일인데 수고가 많으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