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소재에서 발수와 방수는 비슷한 기능으로 함께 사용하면서 약간의 혼란을 빚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방수는 제가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아는 기능이라 여기서는 발수기능을 설명하는 것으로 해야 하겠습니다.
홈쇼핑 등에서 보면 생활방수란 용어를 사용하는 것 같은데 이게 실은 발수기능을 이야기 하는 것 같습니다. 발수기능이란 의류 표면에 얇은 코팅으로 물이 흡수되지 않고 흘러내리도록 하는 것이죠. 이러한 기능의 옷을 구입하여 처음 비를 맞으면 물이 스며들지 않고 물방울이 되어 또르르 흘러내리는 것을 보게 되는데 이게 발수기능입니다.
발수기능은 등산복 등에서 독자적으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고어텍스와 같은 방수소재와 함께 사용되기도 합니다. 고어텍스 자켓 등을 보면 DRW(Durable Water Repellent)란 표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우리말로 하면 내구성 발수처리라고 하겠죠. DRW는 원단 표면뿐 아니라 섬유에까지 불소계 수지를 침투시켜 얇은 수지막을 형성하여 원단에 물이 흡수되지 못하도록 물방울로 흘러내리게 만드는 것입니다.
고어텍스와 같은 방수소재는 별도의 멤브레인을 사용하여 방수기능을 하고 있으나 겉감이 젖어 들면 수막이 형성되어 안쪽의 땀으로 인한 수증기를 밖으로 배출하는 것을 저해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겉감이 젖지 못하도록 DRW를 처리하는 것입니다. 발수처리 자체가 방수기능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방수소재의 투습기능을 살려 쾌적함을 유지하는 필수기능인 셈입니다.
하지만 DRW는 영구적일 수 없습니다. 오염이나 세탁 등으로 인해 그 기능은 소멸되게 됩니다. 정상적인 착용이라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 그 기능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발수기능의 수명은 사용하는 방법이나 빈도 등에 의해 달라지겠죠.
그럼 발수처리가 되어 있는 제품의 손질은 어떻게 할까요. DRW 기능은 세탁과 헹굼 건조에 의해 그 기능이 살아난다고 합니다. 오염을 제거하고 약한 열로 건조할 때 DRW막이 녹아나와 섬유표면에 발수기능이 살아나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능도 오래가지는 못합니다. 발수기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인위적으로 발수처리를 다시 해주어야 합니다. 등산장비점에 가면 고어텍스 제품에 사용하는 발수스프레이가 있습니다. 세탁 후 약간 축축한 상태에서 발수스프레이를 골고루 뿌리고 낮은 온도로 스팀다림질을 해주고 완전히 건조하면 발수기능이 살아나게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고어텍스 제품의 발수기능을 위해서는 반드시 고어텍스용 발수스프레이(실리콘 소재가 포함되지 않은 Water Based Technology-불소수지계열)를 사용해야 하고 스팀 다림질의 경우 저온(50˚C 이하)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고어텍스의 멤브레인막이 열에 약하다는 것을 잊으면 비싼 자켓을 버리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