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절 집안이 가장 바쁜 때가
이맘때 즈음 겨울녁 입시철이 다가올 무렵입니다.
입시 100일기도를 할 때 즈음이면
조용하던 산사가 모처럼 활기를 되찾곤 합니다.
그 활기의 절정은 물론 수능 시험 보는 날입니다.
이 날 스님이 기도 잘못 했다가는
신도님들께 한바탕 혼줄이 나곤 합니다.
우스게 소리지만 서울의 어떤 사찰에서
수능 당일 날 입시기도를 하루 종일 하는데,
은사스님의 급한 호출로 잠시 몇 분가량 기도를 멈췄다가
시험 쉬는 시간도 아닌데 목탁소리가 끊겼다고
신도님들 사이에서 야단이 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날 낭패를 본 기억은 그날의 기억으로 그치지 않고
오래도록 두고두고 원성을 사기도 했으며
심지어 대학 발표 날까지 혼줄이 나야 했을 정도였습니다.
그 중요한 시간에 기도를 멈췄기 때문에
대학 떨어지는 일로까지 비화되기도 하였었지요.
그 마음 원통하다는 하소연 하려는 말이 아닙니다.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을 일입니다.
자식을 둔 부모님의 심정이야 되어보지 않았으니 알 도리 없다지만
입시기도 100일이란 기간 동안에 바라 본 부모님들의 심정이야
어찌 느끼지 못하였을까요.
그 마음 간절하고 간절하게 가슴을 절이게 하였습니다.
그 마음 참으로 애틋하고 아름다운 사랑입니다.
흡사 보살이 중생들을 한없는 자비로써 감싸안 듯
그보다 못한 사랑일 리 없어 보입니다.
그 자식을 향한 지극한 일심을 가만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사람들은 모두가 결국에는
그런 한없는 보살의 가슴, 온전히 사랑할 수 있는 가슴을 가졌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그 지극한 마음을 자식이라는 대상에서 넓혀나가
무한 확장을 하면 바로 보살의 마음 그대로인 듯 느껴졌습니다.
그 입시 100일 기도는
제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 때의 기도를 떠올리면서
생활수행자들이 가져야 할 입시기도에 대한
몇 가지 생각해 볼 점들을 이야기 할까 합니다.
입시기도 하는 첫 번째 부모님의 마음은
방하착의 마음이라야 합니다.
자식에 대한 집착, 대학에 대한 집착,
성적에 대한 집착을 부모님이 먼저 놓으셔야 합니다.
어느 대학을 가야한다거나,
어느 정도의 성적은 내야 한다거나,
옆집 누구보다는 시험을 잘 봐야 한다는 등의
자기 고집을 비워 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기 고집이 크면 클수록
자식에 대한 기대심리와 집착이 커지고,
자식이라는 경계에 크게 휘둘릴 준비를 하고 있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수행자에게 있어 자식 또한 똑같은 하나의 경계이며
수행의 재료임을 아셔야 합니다.
적어도 생활수행자의 마음이라면 그러해야 합니다.
입시기도를 하지 말라는 말이 아닙니다.
집착을 놓고 하라는 말입니다.
집착으로 하는 기도는 바라는 바가 크기 때문에
결과에 따라 우리 마음은 극락으로 지옥으로 오고 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괴로움을 미리부터 준비하는 일 밖에 되지 못합니다.
진정 놓았을 때 전체를 잡을 수 있는 노릇입니다.
진정한 사랑은 잡는 것이 아닌 놓는 사랑임을 새겨야 할 것입니다.
새옹지마란 말을 깊이 새기셔야 합니다.
우리 중생의 눈으로 볼 때에는 좋은 대학 가는 것이
성공처럼 보일지라도 보다 넓은 안목으로 본다면
당장의 실패도 성공을 위한 실패일 수 있는 노릇입니다.
마음의 중심을 잡으시면
당장에 대학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굳게 자성불을 믿고 넉넉한 마음으로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온전히 믿고 놓는다는 말은
어떤 결과도 모두 자성부처님의 뜻임을 굳게 믿겠다는 말입니다.
굳은 믿음이 있으면 잘 되고 안 되고가 없습니다.
오직 수행할 뿐입니다.
크게 믿고 크게 놓고 가시는 길이
가장 밝게 이루는 일임을 깨쳐보셔야 할 것입니다.
두 번째 입시기도를 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닦음의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입시 수행이 되는 것입니다.
입시를 하나의 경계로 보는 것입니다.
삶의 힘겹고 괴로운 모든 일들을 경계로 보고
마음을 닦음으로 경계를 녹여가듯,
입시라는 삶의 경계를 마음공부의 재료로 삼아
거뜬히 내 안에서 녹여내야 한다는 말입니다.
입시며 공부, 성적 또한 내 안의 나툼이기 때문입니다.
내 안에서 나온 결과이기에
내 안에서만이 그것을 녹여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로 그렇기에 입시기도 때에는
기도문을 쓰기 보다는 발원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성적 몇 점 이상, 어느 대학 이상 합격을 비는 개인적인 기도 보다는
지금 원하는 바를 이룸으로써
크게 회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겠다는
큰 마음으로 발원해야 합니다.
이를테면 ‘자식 서울대 붙게 해 주세요’ 하기 보다는
‘자식 서울대 입학으로 원하는 공부 원만성취하여
사회에 널리 회향하길 발원합니다.’
하는 식의 이타적인 자비심으로 궁극의 회향을 삼아야 합니다.
자신만을 위한 기복적인 기도가
목마른 사람에게 한 바가지의 물을 가져다 준다면,
이타적인 회향심이 담긴 발원은
마치 한량없는 물이 셈솟는 우물을 파는 것과도 같습니다.
이것이 바로 그릇을 키우는 일입니다.
그릇을 키워야 법계(法界)의 법비를 한껏 받아
필요한 곳곳에 쓸 수 있는 노릇입니다.
모쪼록 입시철을 자식과 대학에 대한 기도기간으로만 생각지 마시고,
생활수행자들의 안거 수행기간으로 삼고 발원 정진해 볼 일입니다.
목탁소리...법상스님
첫댓글 평소에 우리 보현선생님 하시던 말씀이시죠^^*
내 자식만을 위한 기도가 아닌 자비심 가득한 보살의 마음으로 하는 기도. 정말 고맙습니다. 올해 수험생을 둔 친구엄마들께 퍼다 나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마하반야바라밀 _()()()_
모두 다 사랑하리..............나무마하반야바라밀...._()_
보현행자의 기도._()()()_
고맙습니다. 나무마하반야바라밀_()()()_
감사합니다. 나무 마하반야 바라밀...()()()
부처님의 뜻을 알게 하소서 마하반야바라밀......._()_
마하반야바라밀
감사합니다. 제 마음 닦습니다. 모든 수험생들이 원하는 대학에서 원하는 공부하여 사회에 인류에 널리 회향하기를 발원합니다. 나무 마하반야바라밀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나무마하반야바라밀....
감사합니다.마하반야바라밀...
입시 기도는 발심의 계기가 되었고 하나의 수행이 되는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이 세상의 자녀들, 특히 입시생들 모두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고 원하는 공부하여 사회에 널리 회향하기를 발원합니다. 고맙습니다. 마하반야바라밀 _()_
고맙습니다.............나무마하반야바라밀..........._()_
감사합니다. 우리 아이들 언제나 밝고 건강하게 자라며 어떤 어려움도 모두 이겨내며, 마침내 뜻을 이루고 이웃들에게도 희망과 용기 주는 이가 되기를 발원합니다. 나무마하반야바라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