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장르
가 무엇이냐,는 질문은 언제나 어렵습니다.
입시 면접 때 교수님들께서 물어보지 않으신 게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아하는 감독은 있어도
선호하는 장르는 따로 없는 편인데
찾아보자면,
멜로를 좋아하나봅니다
.
어톤먼트, 4월이야기, 러브레터, 더 리더
이터널선샤인, 500일의 섬머, 렛미인 등을 영화를 좋게 보았습니다.
국내 작품으로는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행복, 내 머리 속에 지우개를 들 수 있겠습니다.
좋아하지 않는 장르를 꼽는 일은 쉽습니다.
SF 혹은 환타지 영화에 매력을 못 느낍니다.
현실에 딱! 달라붙어있는 영화들을 좋아합니다.
멜로 영화들이 그 정점에 있는 것 같구요.
이터널선샤인이 현실적이니? 라고 물으신다면,
그 영화가 겉으로 표방하는 장르가 아니라
안에서 드러나는 감정들을 좋아하는 것이라고 대답하겠습니다.
기억을 지워주는 회사는 환타지적이지만,
사랑했던 여자와의 기억이 괴로워
송두리째 없애고싶어하는 인물의 감정이
현실에 닿아있다고 느끼는 것이지요.
자기소개
엄청난 영화광이셨던, 중앙대를 가고 싶어 하셨으나 실패하신 아버지
아래에서 자란, 마찬가지로 중대 입학에 실패한 첫째 딸입니다.
돌이켜보면 왜 그랬나 싶지만
초중고시절 내내 가족과의 대화를 닫고 살았습니다.
덕분에 저는 아버지께서 영화를 꿈꾸셨다는 것을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데,
역시
피는 못 속이나 봅니다.
2003년 제가 좋아하는 영화들이 쏟아진 해입니다.
올드보이, 살인의 추억, 지구를 지켜라,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등.
연소자 관람불가이거나 말거나
14살에 봐버렸고
뭘 느낀 건지.
그 심오한 영화들을 제대로 본 게 아니였을텐데.
무모하게 진로를 정해버리고 맙니다.
그 때 영화에 빠진 게 오히려 다행이라고 믿습니다.
조금 더 철이 든 뒤였더라면, 오히려 겁을 냈을지도 모르니까요.
지금이 바로 철이 들고 있는 때라
그놈의 겁이 조금씩 납니다만,
앞으로 저에게 다가올 기회와 고난들.
그리고 저의 선택이 기대되는.
그래서 행복한 스물 셋의 여대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