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동물 한 종류는 키워 본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겁니다.
더군다나 아이들이 있는 집에서는 어떤 수를 써서라도
병아리 한 마리라도 키워보려는 아이들 성화때문에
집안에 크고 작은 우리를 만들어 보았을 것입니다.
저도 동물 좋아하는 두 아이들 때문에 아니 동물이라기 보다
꼬물꼬물 움직이는 것이라면 무조건 좋아하는 두 아들 덕(?)에
팔자에 없는 동물 농장 몇번 만들어 보았으니까요..
아주 어렸을때는 ..
고양이부터 시작하여 병아리, 오리,햄스터,거북이,금붕어,집게...
그 중에 아이들이 가장 소원하는 것은 당연히 강아지!!
이런 온갖 동물들 키우다보면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어떤 이유로든 언제나 겪어야하는 그것들과의 헤어짐때문에
한바탕 아픈 이별(?)을 겪게 되는 과정을 답습하곤 했습니다.
그 중에서 오늘은 강아지 얘기를 하고 싶었는데
서설이 너무 길어진 듯하네요.
처음 우리 가족이 되었었든 슈나우저 종류인 예쁜 <까미>..
낮에는 다 출근하고 아이들은 학교가고...
결국 혼자 집에 두면 자꾸 울어대는 바람에 할 수 없이
아침마다 까미 안고 동물병원으로...그리고 퇴근길에 데리고 오는
소위 말하는 강아지 탁아를 몇달을 했습니다
돈도 만만치 않게 들어갔지만 아이들이 워낙 좋아하니까
감수하고 또 하나는 피곤해죽겠는 저녁에도
강아지 오물 처리나 목욕 등..건사하는 일은 다 제 차지였었죠
지들은 이뻐만 하면 되었으니까요..
그래도 정말 힘든만큼 귀여웠습니다
그런데 그 강아지가 결국은 동물병원에서
홍역을 옮아서 죽고 말았습니다
우리 아들 그날은 동네가 다 떠내려가게 대성통곡을 하였구요
식구 모두가 며칠동안 입맛도 다 잃었습니다
고놈이 눈에 밟혀서 데리고 산책하던 길을 피해서 다녔습니다..
그런데...
한 두해 지나고
지금 또 강아지를 키우게 되는 상황이 되었답니다
시골에 집을 짓는 관계로 벗을 삼을 겸
이번에는 강원도 토종 똥개(?) 건강하여 키우기 좋을 것이라
분양을 받고 딱 석달이 지났는데....
또 속 아픈 일이 생기고 말았습니다.
우리 복돌이 (그 토종 강아지의 이름)에게 친구 만들어준다며
장에서 한마리를 사 온 예쁘고 앙칼진 막 젖땐 진도개 잡종..
그 놈과 너무 예쁘게 노는 모습이 좋았는데..
어느 날 두놈이 다 기관지염을 앓듯이
가래 끓는 소리를 내는 겁니다
이 약 저 약 다 사다 먹이고 병원을 가고..
소용이 없었어요..
두놈이 서로 건강했을때는 먹을 것 놓고 엄청 다투며
으르렁 댔었는데 어느 날 큰 놈 복돌이가 많이 아픈
진돌이(작은 놈)에게 자기 빵을 물어다 먹이더랍니다
개 집 문 앞에 지키면서....
그 다음 날 진돌이는 가고 말았습니다.
자기들끼리는 무언가 통하는게 있는게 분명했습니다.
그리고 남아있는 복돌이는 계속 앓고 있었고
그래서 오늘은 복돌이를 보러가기 전에
서울 동물병원을 여러군데 돌며 약을 구하려고 했더니
"홍역"이라고 힘들 것이라며 약을 안 주는 거예요
개에게 홍역이란 아주 치명적이라는 겁니다
전에 까미도 홍역이었는데..
예방주사도 다 맞히고 그랬는데...마음이 아팠죠.
좋아하는 소고기 국과 돼지 갈비..그리고 여러가지 간식..
하나라도 더 먹으라고 있는대로 앞에 갖다 바치고
조바심으로 살펴보았습니다.
또 어떤 분이 산작약을 달여 먹이면 나을 거라하여
그거 구해다가 달여 먹이고...
그래도 나아지지 않는 거보고 저는 돌아왔습니다
집에 돌아오자 복돌이 안부부터 묻는
우리 아이가 가장 가슴 아파했구요
아무래도 힘들 것 같은데...정말 속이 상합니다
이래서 살아있는 생물은 키우지 말아야하는데...
그 놈 복돌이 온순하고 착한 눈동자가 자꾸 생각이 나서
오늘은 속이 많이 아픕니다
큰 덩치에 안아달라고 겅충대던 모습이 자꾸 생각이 나는데
오늘은 안아달라고 비비대지도 않고
양지맡에 힘없이 엎드려있던 모습이 자꾸 떠오릅니다
다음 주 내가 다시 갈때까지 그 자리에 있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돌아서 왔습니다.
누군가와 준비되지 않은 이별을 한다는 것은
참 마음 아픈 일입니다
그것이 아주 미물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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