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태백시 장성동, 동점동에 위치한 문암산(940m)과 박월산(896m)은 '태백금강'이라 불러도 손색없을 만큼 경관이 수려한 산이다. 두 산은 태고적부터 사이에 구슬을 놓고 용쟁호투를 벌이고 있는 형세로 문암산은 용에 박월산은 호랑이에 비유된다. 태백시 장성3동 이중교 앞에서 31번 국도를 버리고 거무내골 협곡을 따라 1킬로미터쯤 들어가 자리한 태백초등학교 금천분교가 산행들머리다. 금천분교에서 우묵하게 보이는 남쪽 우병골로 들어가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우병골로 20분을 오르면 계곡이 둘로 갈라지고 그대로 직진하면 서서히 산 사면을 구불거리며 돌아 10분만에 잣나무 군락 숲에서 묘1기를 만난다. 여기서 갑자기 경사가 가팔라지며 숨이 턱까지 오를 즈음이면 주능선 안부 콧구멍재에 도착한다. 콧구멍재 북쪽은 아찔한 벼랑이고 이끼를 머금은 검푸른 바위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동쪽으로 기차 고삐를 연결한 듯한 암봉을 이어나가면 낙석지대를 지나고 문처럼 갈라진 틈 사이에 고정로프가 있는 문암산 정상이다.
문암산에서는 바윗길을 내려오다 통나무계단을 지나면 다시 박월산까지 암릉이 이어진다. 두 평 남짓한 터에 낡은 콘크리트 측량점(70.5.11.)을 발견하면 이곳이 박월산 정상이다. 하산은 용암사쪽으로 한다. 15분을 내려서면 범바위굴 앞에 호랑이와 용의 벽화가 그려있는 산신각에 도착하는데 용암사에 들러 용암사를 창건한 비구승의 전설 같은 얘기도 들어볼 만하다. 용암사에서 설무실골을 25분쯤 빠져 나오면 31번 국도가 지나는 장성터널에 도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