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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마야계곡(중봉골) 산행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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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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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능선 산행지도
지리산 마야계곡(중봉골) 산행정보
산행코스 : [중산리 매표소-순두류 경남자연학습원-화장실-출렁다리-용추폭포-마야독녀탕-윗용소-중봉]
산행 소요시간: 5시간30분 정도
지리산 최고봉인 천왕봉(1,915.4m)과 가장 가까운 봉우리는 중봉(1,875m)이다.
중봉은 숱한 지리산의 준봉들 가운데 두번째로 높은 봉우리이기도 하다.
중봉은 독특하고 아름다운 경관을 지니고 있다.
영봉(靈峯) 천왕봉을 가장 가까이에서, 가장 웅장한 느낌으로 올려다볼 수 있고, 능선 위에는 기화요초가 만발한다.
남쪽의 낮은 봉우리들을 향해 열린 조망은 운해라도 몰려올라치면 형용하기 힘든 장관을 연출한다.
중봉의 이같은 아름다움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중산리에서 지리산을 오르는 경우 거의 모든 방문객들이 천왕봉으로 곧장 올라서기 때문이다.
중봉 오르는 길에는 누구도 눈길 한번 제대로 주지 않았던 탓에 중봉의 원시미(原始美)는 고이 간직되어 온 것이다.
이 중봉을 향해 곧장 올라서는 직등 루트가 바로 마야계곡(일명 중봉골 또는 용소골)이다.
마야계곡은 지리산의 정식등산로로 지정되어 있지 않아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
하지만 비록 인적은 끊겼어도 걸을만한 계곡길이 정상까지 이어지며 군데군데 단위산악회의 산행리본도 아직 눈에 띈다.
오르는 길은 고행길에 가깝다.
계곡을 따라 줄곧 올라서기만 하는 가파른 오르막인데다 갈수록 경사도 심해진다.
정상의 턱밑 해발고도가 매우 높은 곳까지 크고 작은 소(沼)와 폭포가 자리잡고 있어 지리산의 깊고 깊은 속내에 신비감이 느껴진다.
마야계곡을 통해 중봉을 오른다면 지리산 중산리매표소에서 정상까지 걸리는 시간은 5시간 30분 안팎.
중봉에서 천왕봉으로 올라서서 다시 중산리 쪽으로 하산 방향을 잡을 경우 총 산행시간은 9시간 정도는 잡아야 한다.
마야계곡의 비경을 꼭 체험해보고 싶지만 산행 자체는 좀 더 여유 있게 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천왕봉을 먼저 오른 뒤 중봉을 거쳐 이 계곡으로 하산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만하다.
하산 길로는 중봉에서 치밭목 방향을 잡아 내려가다 써레(써리봉) 남쪽 능선을 타고 진행한 뒤 다시 마야계곡으로 빠지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이 길은 매우 험한데다 시간도 훨씬 많이 걸리는 단점이 있어 일반동호인들에게 권하고 싶은 코스는 아니다.
중산리 버스정류소에서 도착하면 매표소까지 20분은 걸어가야 한다. 매표소를 통과해 1시간 가량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올라가면 법계사쪽과 자연학습원 쪽으로 길이 나뉘어지는 갈림길 이정표 앞에 선다.
법계사쪽으로 방향을 잡아 출렁다리를 건너 10분 더 가면 순두류 아지트 0.7㎞라는 표지판을 만난다.
길을 따라 또 10분을 올라가자 순두류 아지트 800m라는 표지판을 다시 만나는데 줄에 매단 등산로 아님 표지 조금 옆으로 계곡 쪽 순두류 아지트로 향하는 또렷한 샛길이 열려있다.
산청군이 조성해놓은 한국전쟁 당시의 빨치산루트 관광지도 구경할 겸 이 길로 접어든다. 이내 계곡곁 너럭바위에 도착하면 순두류 아지트 유적지다. 지리산 빨치산의 지휘본부가 있었던 이곳은 거대한 바위에 덮인 지형과 풍부한 물을 갖춘 요새로 한국전쟁 직후 빨치산토벌대에게 가장 큰 애로를 안겨준 장소다.
바위에 아직 탄흔이 남아있는 이 곳에는 유적지 안내표지판이 잘 정비되어 있어 역사기행에 도움을 준다.
이 루트로 산행을 이어가려면 계곡을 계속해서 거슬러 올라가면 된다.
물소리를 들으며 계곡길만 35분 정도 걷다 가파른 계곡사면 길을 통해 또렷한 오솔길로 올라선다.
수풀이 웃자란 묵은 길이지만 그런대로 걸을만 하다.
50분 더 올라가면 너덜지대를 통과한다.
지리산에 관한 자료에서 신선너덜로 설명한 장소인듯 했다.
그 뒤로 산길은 계곡곁으로 내려섰다가 다시 멀어졌다가를 반복하고, 희미해지는 듯 하면 다시 또렷해지기를 되풀이 한다.
경사가 점점 급해지면서 주위의 경관은 신비롭고 보기 드문 장관을 연출한다.
마야계곡은 석가여래의 어머니인 마야부인이 머물렀던 곳이라는 전설의 장소이며, 지리산의 문화유적지이기도 하다.
계곡을 벗어나 중봉의 주능선에 도달하면 봉우리 아래는 온갖 야생화가 자생하는 장소다.
치밭목으로 향해 가는 산행이 아니라면 좀체 볼 수 없는 숨겨진 산길로 올라서는 것이다.
가까운 거리인 중봉 정상까지 가는 길에 보이는 천왕봉의 웅장한 모습이 가슴을 설레게 한다.
중봉 정상에 올라서면 천왕봉의 모습은 더욱 또렷하다.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보는 천왕봉의 모습에 한껏 취한 뒤 중봉 정상의 표지판 안내대로 내려선다.
천왕봉까지는 약 30분 거리다.
중산리로 하산길을 잡아 3시간이면 출발지점으로 되돌아 올 수 있다.
중봉골(마야계곡) 코스
중봉골은 천왕봉과 중봉 사이에서 남쪽으로 급격하게 비탈을 이루며 순두류까지 이어지는 골짜기를 일컫는다.
지형이 워낙 험하다보니 이 중봉골로 쏟아지는 계곡 또한 험난하다. 그만큼 이 골짜기가 아름다운 비경을 많이 간직하고 있다는 뜻도 된다.
일명 '마야계곡'으로 불리는 중봉골은 계곡 중간부분까지 산길이 잘 이어져 있으나, 그 상단부에는 정상적인 길이 없다.
대부분의 산행객들이 다니는 중봉골 산행코스는 용추폭포와 윗용소 등의 명소까지 올라보고 원점으로 회귀하는 코스이다.
물론 이 골짜기를 끝까지 치고 오르는 산악인들도 더러 있고, 산악전문잡지에서도 전문산악인들과 함께 답파하여 소개한 일도 있다.
이런 산행은 사실상 개척산행으로 보아야 할것이고, 일반인들에게 권유할 수 있는 코스는 아닐 것이다.
중봉골은 굳이 끝까지 오르지 않더라도 계곡을 찾는 의미와 보람을 찾을 수 있다.
법계사 코스 또는 중산리계곡 코스는 천왕봉과 장터목으로 오르는 산길로 언제나 사람들이 넘쳐난다. 이 두 코스에 발을 들여놓는 사람들은 자연경관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여유를 갖기가 어렵다. 억지로 떼밀려가다시피 인파의 장사진에 밀려다니기 바쁘고, 그 인파의 소란 때문에 사색할 수 있는 여유마저 없다.
이러한 두 코스와는 달리 중봉골 코스에선 조용하고 은밀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앞으로 중산리에 국민휴양지가 조성되었을 때 이 중봉골 코스는 가족친지 단위로 적당한 위치까지 올라보는 산길로 각광을 받을 것이다. 현재에도 순두류의 경남자연학습원은 수련 생들에게 중봉골의 용추폭포 주변 코스를 안내해주고 있다.
중봉골을 찾으려면 중산리 매표소에서 법계교를 건너 도로를 계속 따라간다. 이 도로는 순두류의 경남자연학습원까지 이어져있다.
원래 군사작전용으로 만들었던 이 도로는 비포장 산판 도로로 오랫동안 방치되고 있었으나 최근에 포장을 완료했다. 경남자연학습원을 찾는 수련생들을 수송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도로이다. 그러나 이 도로를 따라 무려 4Km를 걸어 자연학습원에 이르는 구간은 좀 지루하고, 산행의 묘미가 반감된다. 다만 도로 주변의 수목이 아주 울창하고, 철따라 많은 꽃이 피는가 하면, 산새들의 합창 소리도 요란하여 다소 위안이 되기도 한다.
법계사 코스에서는 천왕봉으로 오를 때 이용하므로 순두류나 자연학습원을 살펴볼 겨를이 없다. 그러나 중봉골의 용추폭포 주변까지 산행을 할 때는 순두류의 자연환경을 넉넉하게 살펴볼 수 있다.
순두류는 해발 700∼900m 지대에 경사 10도 정도의 완만한 3만여평의 평지를 이루고 있는 지형을 일컫는다. 이름 그대로 두류산이 순하게 흘러서 평원을 이루고 있다. 또 사방을 가파른 연릉이 포근하게 감싸안고 있는 지세가 돋보인다. 사시사철 중봉골과 써리봉의 맑은 물이 흘러내려 이곳의 자연세계는 언제나 싱싱한 생명력이 넘쳐나고 있다.
순두류에 본격적으로 정착했던 사람은 1888년 산중거사
두 사람은 '지리산 인삼'으로 성공하겠다는 큰 희망을 갖고 재배 면적을 넓혀 갔으나, 48년 가을 여순 반란사건에 이어 6.25전쟁이 발발, 이 일대가 살벌한 전쟁터로 변하는 바람에 모든 것을 포기하고 산을 떠나버렸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뒤에는 곽말수,
경남 자연학습원 입구에서 도로를 따라 조금 더 오르면 현대식 화장실 건물이 한 동 서있다. 이곳에서 도로가 끝나고, 왼편 산비탈로 오솔길 입구가 나있다. 법계사로 오르는 길이다. 이 오솔길은 키 큰 나무들 사이로 기분 좋게 얼마간 이어지다가 계곡을 만난다. 계곡 위에 쇠다리가 걸려 있다. 이 쇠다리를 건너면 갈림길 이정표가 서있는데, 오른편 오솔길이 중봉골로 들어가는 루트이다. 지난날에는 이곳에 '신선너덜 1Km'란 안내 표지판이 서있었다.
이 오솔길로 발을 들여놓으면 곧 산죽밭이 호젓하게 펼쳐진다. 이 길은 지금까지의 시끄럽던 분위기와는 아주 달리 적막감이 넘치고, 각종 야생동물들이 숲속에 숨어있을 것으로 생각될 만큼 고요하다.
능선 길을 따라 500m 가량 오르면 산길은 중봉골로 꺾인다. 길이 꺾이는 곳에서 얼마 가지 않아 오른편에 바위 하나가 우뚝 서있다. 이 바위에 올라서면 계곡 위쪽까지 멀리조망이 되어 전망대 구실을 해준다.
왼쪽의 계곡 물소리는 차츰 작게 들리는 한편으로 오른쪽에서 더욱 요란하게 들리는 물소리와 함께 산죽 대신 잡목 숲이 펼쳐진다. 500여m의 거리에서 산길이 계곡과 거의 맞붙게 되는데 이 일대가 '신선너덜'이다. 계곡과 그 주변에 깔린 너덜지대에 '신선' 이란 이름이 달려 있는 것이 특이하다.
이 신선너덜은 바로 이어지는 용추폭포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이곳 계곡에 걸려 있는 용추폭포는 높이가 겨우 5m 가 될까말까 하지만, 그 아래 푸른 소와 주변의 수림과 어울려 신선세계와도 같은 느낌을 안겨준다. 이 소는 깊이를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시퍼렇게 보인다.
이곳에도 하나의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신선너덜을 따라 오르면, 큰 폭포가 나오고 폭포수 안쪽으로 깊은 굴이 있는데, 그 굴을 따라 들어가면 청학동에 이를 수 있다.'
신선너덜 위쪽의 폭포라면 바로 이 용추폭포이다. 용추폭포의 물이 쏟아지는 안쪽으로 굴이 나 있는지, 없는지는 육안으로 식별이 쉽지가 않다.
이 전설은 불일폭포와 그 아래의 학연에 얽혀 잇는 청학동의 전설과 비슷하다.
이러한 전설의 주인공은 고운
전설은 전설 그 자체로 의미가 있을 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폭포수를 뚫고 굴을 찾겠다는 생각은 어리석은 노릇일 것이다.
용추폭포 위로 바위를 징검다리 삼아 물길을 따라 그냥 올라가 보는 것이 좋다. 폭포 300여m 위에서 한 사람이 목욕하기에 안성맞춤인 정갈한 소를 만나게 된다. 이 소의 이름이 '마야독녀탕' 이다.
마야부인은 석가여래를 낳은 불모이다. 고대 중부 인도의 구리성주인 선각의 딸로 가비라의 성주 정반왕의 아내가 되어 실달태자를 낳고 7일 후에 죽은 바로 그 부인이다.
중봉골의 이 작은 소가 마야부인이 혼자서 목욕하는 전용 목욕탕이란 이름이 붙여져 있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인도의 그 부인이 언제 이곳 지리산까지 와서 중봉골의 깊은 계곡에 자신의 전용 목욕탕까지 마련했을까?
그러나 마야부인이란 이름이 지리산에서 전혀 생소한 것은 결코 아니다. 그녀의 이름은 이미 천왕봉 정상에서 오랜 기간 불려왔다. 천왕봉의 성모사당에서 1,000년의 세월 동안 봉안돼 왔던 석상은 고려 태조 왕건의 어머니 위숙왕후란 설이 있는가 하면, 석가모니의 어머니인 불모 마야부인이란 주장도 일찍부터 제기돼 왔다.
김종직의 '유두류록'에 바로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이 있다.
'성모는 세상에서 어떤 신이냐고 내가 물었더니, 석가의 어머니 마야부인이라고 한다. 아니, 서역천축이 우리 나라와 천백여 세계가 떨어져 있는데, 어찌 이 땅의 신이 될 수 있느냐......'
김종직은 성모석상이 마야부인이라는 주장에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마야부인이란 전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태고 때 옥황상제가 마야부인을 명하여 지리산을 수호하라 일렀다. 지리산 주신으로 봉해진 마야부인은 신라 어느 왕에게 꿈에 나타나 지리산 천왕봉에 사당을 지어 경주의 옥석으로 자기의 상을 조각하여 그 사당에 모시라고 했다. 그리고 철마 2기와 역시 철로 만든 사자상 2마리를 진열하여 지리산 일대의 잡신과 맹수들을 통솔케 했다.
여기서 성모석상이 지금도 신라시대의 40대 여인상으로 추정되는 측면에서 본다면, 이 석상이 신라시대에 경주산 옥돌로 조각됐다는 주장이 자못 흥미롭다.
그러나 김종직은 인도와 우리 나라의 거리가 너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신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석상이 고려 왕건의 어머니 위숙왕후라고 보았다.
우리나라 불교에서 마야부인을 숭배하던 전통이 거의 없었던 사실에 비추어보더라도 이 전설은 색다른 일면이 있다. 아마도 이 전설은 불교의 영향으로 각색되고 윤색되어 전해온 이야기로 치부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어쨌거나 천왕봉의 성모석상이 마야부인이라는 전설과 함께 바로 남쪽의 중봉골의 자그마한 소에도 '마야독녀탕' 이라는 이름이 전해오는 것이 흥미로운 노릇이다.
마야독녀탕에서 다시 300m 가량 오르면 제법 넓은 또 하나의 소와 마주치는데, '윗용소'라 불리고 있다.
일반인의 중봉골 답사는 윗용소 부근까지만 가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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