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자구를 지나면 계곡은 더욱 깊어지고 구비친다. 계곡이 굽이굽이 이어져 「구곡동(九曲洞)」이라 이름 지어졌는데 중국인들은
꼭 아홉 개의 굽이가 있는 계곡이라서가 아니라 「九」는 굽이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진 회색과 연한 회색의 대리석 협곡을 턴널(洞) 안에서 구경하는 것은 이곳 타이루꺼협곡의 진미라고 할 수 있다.
지금도 많은 젊은이들이 관광을 하고 있지만 대만의 청소년들은 여름 방학이 되면 이곳에 와서 천상(天祥 티엔샹)까지 걷기종주를
한다고 한다. 천상에는 청년활동중심(靑年活動中心)이 있어서 이런 활동에 참가하는 청소년들이 저렴하게 숙식을 할 수 있단다.
차에서 내릴 수는 없고 완전 차량이 하나 밖에 다닐 수 없는 좁은 도로도 있다.
곳곳에 굴이 파져 있다.
실제 이곳을 지나면서 교통이 1시간 가량 정체되었다. 주로 일반인 차량이 꼬리를 물고 들어오다가 정체 되는데
이때는 록수휴게소등에 있는 택시가 와서 길을 튼다고 한다. 한번 막히면 정말 문제이다.
입무계(立霧溪 리우시) 강 위에 세워진 빨간 색의 자모교(慈母橋)가 멀리 드러나 보인다.
자모교를 건너면 왼쪽으로 대리석 난정(蘭亭)이 보인다. 정자가 세워져 있는 바위는 옆에서 보았을 때 그 모양이 마치 개구리 같아
예전부터 개구리 바위라고 불렀는데, 난정이 세워지자 마치 개구리가 왕관을 쓴 것 같다 하여 개구리 왕자라고도 불린다.
더 올라가니 정자가 하나 더 있고 옆으로 계곡을 연결하는 구름다리가 놓여 있다. 건너는 사람들이 정말 스릴 있을 것 같다.
더 올라가니 휴게소가 나온다. 보통 이 고개를 넘지 않는 관광차량들은 이곳에서 돌려서 내려간다.
녹수 휴게소를 조금 더 올라가면 대만의 산지족인 태아족(泰雅族)의 삶의 터전인 천상에 이른다. 원래 지명은 태비다(太比多)였으나
민족영웅 문천상(文天祥)을 기념하기 위해 천상(天祥)으로 이름이 바뀐지도 이미 오랜 세월이 흘렀다. 보통 횡단 관광객들은 천상
에서 하루밤을 묵어 넘는다고 한다.
녹수 휴게소에는 공원 관리처 전시관이 있고 동서횡단도로의 개척사를 한눈에 볼 수 있고, 이곳 지역의 지질과 대만의 지형, 태로각의
생태계 등이 전시 되어 있다.
화장실도 있고 기념품도 살 수 있다. 망고 아이스 크림을 먹으면서 계곡을 둘러본다.
올라 오면서 차가 밀린 것을 본 우리 일행은 시간도 되기전에 서둘러 출발하자고 하여 떠났다.
자모교에 다다르니 아니나 다를까 차가 밀리기 시작한다. 또 어떤 학생승용차가 끼어들기를 하여 밀린다고 무전으로 온다.
어쨌던 자모교 앞에서 경관을 잘 구경한다.
자모교(慈母橋)는 효성이 지극한 장개석의 아들인 전 총통이었던 장경국이 이 지역을 왔다가 밤이 늦어 하룻밤을 자모교 인근에서
묵게 되었는데, 그날 밤 꿈에 돌아가신 어머니가 나타나 이 다리의 이름을 자모교로 지었다고 한다.
또 다른 이야기는 횡단도로 공사 당시 동원된 원주민이 불의의 사고로 죽어 그의 어머니에게 소식을 전하였으나, 어머니는 아들의
죽음을 믿지 않고 이 곳에서 아들이 오기만을 계속 기다렸다고 하여 자모교라고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자모교는 현위치보다 30m 가량 높은 곳에 지어졌는데, 1979년 태풍으로 유실되어 1984년에 현재의 위치에 붉은 색 기둥과 대리석
으로 재건축 하였단다.
차는 밀리고 16시53분 신성역에서 탑승해야 하는데 모두들 마음을 졸이지만 경관은 너무나 좋아 시간 가는줄 모른다.
단애 위에 조그마한 도로위에 차들이 장난감 마냥 늘어서 있다.
녹수휴게소를 올라가면서 자모교를 건너기 전 주차장 옆 쉼터로 조성한 초록색 지붕의 정자의 이름은 자모정(慈母亭)이다.
역시 효성이 지극한 장경국 전 총통이 어머니를 생각하며 이곳에 정자를 만들었다 한다.
정체가 풀리자 차는 쏜살같이 내리 달린다. 거의 다 내려오면서 조그마한 댐을 지나는데 물 색깔이 완전 우유빛 옥빛이다.
이곳은 한국 시간으로 1999년 9월 21일 1시 47분에 리히터 규모 7.3의 강진이 발생하였는데, 20세기 대만에서 일어난 가장 큰 강도의
지진이었던 921 대지진(九二一大地震)의 흔적이 남은 곳이다. 몇달동안 이곳도 교통이 두절되었다고 한다.
진원는 난터우 현과 옆에 있던 타이중 현 등 중북부 전역으로 대만의 절반을 넘는 650만 가구 이상에 전력공급이 중단되고 산사태와
교량붕괴로 상당수 지역이 외부와 단절 되었고 실종자 200여 명, 매몰된 사람 2,500여 명, 부상자 3,900여 명을 기록했다고 한다.
협곡을 다 내려와 다시 그 아름다운 계곡을 보니 심심구곡에 구름만이 가득하다.
운전수는 기량을 뽐내며 차를 몰아 열차시간인 16시 53분에 신성역에 도착시켜 모두들 뛰어서 들어가니 열차가 막 도착한다.
모두들 환호성을 지르면 열차에 탑승했다. 다시 타이베이로 돌아오면서 차창 밖을 보았다.
19시 17분 다시 타이페이 역에 도착하여 오늘 일정을 끝낸다. 삼형제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호텔로 돌아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