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십니까? 이번에 간호학과에 지원한 ○○○입니다.
남보다 그리 뛰어난 것은 없지만 진솔한 제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저는 경남 고성군에서 2남 3여 중 맏이로 태어났습니다.
비교적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저는 부족함 없이 어린 시절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성격 또한 명랑하고 다정다감해서 주위에 친구들이 많았고, 시간이 날 때마다 친구들과 어울려 여행을 가거나 이야기도 나누며 유년시절을 보냈습니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도 모범생이었던 제게 학창시절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은 없습니다. 다만 고등학교 2학년 때 영아원에서 봉사 활동을 했던 일이 아직도 뚜렷하게 생각납니다. 다른 사람을 위해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제겐 큰 기쁨이었습니다. 그 일은 후에 제가 진주간호전문대학을 선택하는 데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처음부터 간호학과를 지원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교육열이 대단하셨던 부모님은 딸이 교대를 졸업하여 초등학교 교사가 되기를 바라셨습니다. 그래서 저도 그런 기대에 기여하고자 교대를 지원했으나 실패하여 ○○간호전문대학에 지원하게 된 것입니다.
한 번의 실패로 인해 저는 한동안 방황을 하였고, 그래서인지 대학생활에 적응하는 것이 무척이나 힘에 겨웠습니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애초에 가졌던 간호사에 대한 환상이 깨지고 간호사 역시 직업의 하나일 뿐이라는 생각이 먼저 와 닿아 중도에 학교를 포기하고 싶기까지 했습니다. 특히 환자에게 주사를 놓는 실습을 하다가 실수를 해서 책임 간호사에게 혼이 난 적이 있는데 이 일은 제 인생에 대한 회의까지 들게 만들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실패에 절대 굴하지 말자'라는 제 인생관이 절 가만두지 않았습니다. 전 다시 일어서서 대학생활을 마치고 무사히 사회에 발을 내딛게 되었습니다.
그렇게도 힘들었던 대학생활은 오히려 제 인생에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부모님과 동생들을 잘 돌봐야 했던 장녀로서의 역할 덕분에 남의 도움을 받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을 잘 돌봐주고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면서 살아가는 법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었고, 그런 제 성격이 오히려 간호사라는 직업에 잘 맞는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차츰 간호사라는 직업에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게 되어 앞으로 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사는 삶을 선택하는 데 밑거름이 돼 주었습니다.
제가 ○○○에서 일했던 지난 ○○년 동안 참 많은 일들이 제 주위에서 일어났습니다. ○○○의 특성상 어려운 사람들이 많이 이용할 수밖에 없었고, 그 사람들을 보면서 저는 이론적으로나 실무적으로 더 많은 능력을 쌓아 그 사람들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저소득층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포괄적인 간호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계획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유복한 가정에서 자라 아무 어려움 없이 자란 제게 간호사라는 직업을 가지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라 하늘이 제게 주신 운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늦었다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이제 ○○○○대학교 간호학과에 입학하여 만학의 길을 걸어보고자 합니다. 젊은 사람들 못지않은 열정으로 기회가 닿는 한 열심히 공부하여 제가 꿈꾸었던 소망들을 이뤄나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