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해록은 갑작스럽게 풍랑을 만나 표류하면서 겪게 되는 체험을 담고 있다. 글자 그대로 항해 중에 뜻밖의 풍랑을 만나 정처 없이 표류하면서 악천고투 속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나온 이들이 표해와 이국 체험을 기록한 작품이다. 표해록은 작품 이름이면서 ‘표해록류’라고 하는 해양기행문학 장르의 이름이기도 하다. 표해록류 작품들은 특히 우리 나라 해양문학의 가장 중요한 전통과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최부의 <금남표해록>, 장한철의 <표해록>, 문순득의 <표해시말> 등이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이 작품들은 직접 겪은 표류 체험을 담고 있다. 표해록은 모두 현장감을 중시한 실기 혹은 보고문학의 성격을 보여준다. 표해록이 1인칭 서술로 되어 있고, 또한 일기체로 되어 있는 것도 직접 겪은 표류 체험의 사실적 기술이라는 것과 상관 있다. 이런 점에서 표해록은 표류 체험의 직접적인 기록이라고 할 수 있고, 여기에 나오는 바다는 사실적인 묘사에 의해 드러난 경험의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표해록에서 바다는 일상적으로 접하는 바다가 아닌 거대하고도 이채로운 공간으로 그려진다. 험한 바다와의 싸움이 육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체험이자 시련이므로 험난한 표류 체험 속에서 파악한 거대하고 무서운 공간으로 인식된다. 그리고 의도하지 않은 상태에서 접한 바다이기에 긴강감과 공포감 및 생존에 대한 절실함도 강하게 내재되어 나타난다.
참고-
"어부가, 표해록, 어로요"에 나타난 해양인식태도', [한국언어문학]502ㅣ1,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