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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도
산행 전 지난 번 설악산 구간과 점봉산구간을 비박을 하면서 연계하여 진행하려고 계획을 하였으나 뜻하지 않는 복병(멧돼지)을 만나 기진맥진하여 포기를 하였던 구간이라 마음속에 항상 어두운 그림자처럼 개운하지 않는 구간이기도 하다. 언젠가는 이 구간을 마무리해야 전 구간(물론 죽음의계곡은 영구미제로 남겨두었음)이어가기가 이루어지기에 벼르고 벼르던 차에 이 번 구간과 지난 번 휴식년제 관계로 1.7km를 남기고 우회를 하여야했던 동대산에서 진고개구간 그리고 다음에 이어야할 진고개에서 대관령까지 구간을 이어가기로 작전을 세우고 대간을 함께하시는 목천의요물님께 의사를 타진하니 기다렸다는 듯이 오-케이 한다. 이렇게 의기투합한 우리는 금요일 날 18시40분에 동서울터미널에서 출발하는 한계령행 버스를 타기로 하고 산행 준비를 하는데 목요일 아침 무심님께서 전화로 이 번산행에 동참의사를 밝혀 3명이 함께하기로 한다. 지리산태극종주 86km구간을 친구와 동행하여 48시간에 걸친 연속종주로 완벽하게 마친 철의여인 목천의요물님 체력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나,
나에게는 작년부터 고질적으로 찾아오는 무릎의 통증이 이번에는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모르는 근심과 함께 조금은 무리가 따를 것이라는 것을 예감하면서 산행 길에 나선다. 산행 때마다 지원을 아끼지 않는 마이너님이 이 번에도 준비 해 주는 GPS를 휴대하고 출발은 하지만 20여년이 넘은 세월이 지나 야간에 진행을 하여야 하는 문제 때문에 지난 번에도 대간의 마루금을 밟아보지도 못하고 러프에 빠져 3시간 넘게 헤메이고 구사일생 하였던 전력이 있기에 출발 전 나름대로 완벽하게 선답자들의 산행글과 지도복습을 하여 출발은 해도 긴장 되기는 마찬가지이다.
산행 글 |
산행 준비를 끝내고 산행을 시작하니 09시 40분입니다.
지금 시작하면 내일새벽 07~08시면 마무리할 수 있다는 기대감과 어쩌면 덤으로 오대산으로 이동하여 소금강까지 연계할 수 있다는 꿈 같은 포부가 결국을 무산되어 버린 것은 산행을 시작하고 두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됩니다.
한계령의 도로개설로 형성된 절개지의 사면을 치고 오르는데 대간길의 마루금은 보이질 않고 비로 인하여 약해진 사면의 미끄러움에 더 이상 도전은 무리라 생각되어 되 돌아 내려와 다른 들머리를 찾기로 하고 좌측의 사면을 따라 내려오다 미끄럼을 방지하기 위해 나무가지를 잡았는데 이 사이로 살며시 머리를 들어내는 대간꾼들의 표시기가 우리의 눈을 번쩍 뜨게 합니다.
반가운 마음에 표시기를 따라 진행을 하니 뚜렷하지는 않지만 등로는 계속하여 이어지고 어느 사이 우리는 한게령의 정상에 올랐을것이란 확신을 가지며 오색방향(착각)에서 들려오는 자동차의 엔진소리와 gps가 가리키는 실선의 방향을 따라 아무런 의심도 없이 대간의 마루금을 밟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며
숙은노루오줌
갑자기 굵어지기 시작하는 빗 방울에 신발 젖지 않도록 당부하며 진행을 하지만 두 시간이 다 되도록 망대암산은 나타나지를 않습니다.
1m전방을 볼 수 없는 칠흙같은 어둠과 양동이를 붓어대듯 퍼부어 대는 빗줄기에 대간의 마루금 선상에서 망대암산은 약간 비켜나 있기에 우리는 볼 수 없었을 것일한 아전인수격인 해석을 하며 계속하여 진행을 합니다.
10:20
삼각점을 지나면서 빗 줄기가 강해지기 시작합니다.
10:54
마치 입산자의 신분을 조사라도 하듯 버티고 서 있는 석문사이로 선답자들의 표시기가 반갑게 맞이하지만 이 구간을 망대암산의 암릉구간으로 착각을 하면서 내일이면 소금강을 볼 수 있다는 희망이 이 때가지만 해도 있었습니다.
01:08
그러나 이 안내표지판을 발견한 순간 꿈은 사라져 버리고 의구심을 가지기 시작 하는데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지도상에 표시도 안나타나는 이 곳의 지형이 미로속을 헤메이듯 자꾸만 빠져들게 합니다.
여기에서 되 돌아 갈까도 생각하여 보지만 2시간40여분간 지나온 길을 오차없이 되 밟아 간다는 것에 자신이 없어 이미 대간 산행을 포기를 하고 내일 다시 하기로 하며 gps가 가리키는 실선을 따라 진행하기로 합니다.
01:12
내리는 비 때문에 암릉구간 오르기가 여간 어렵지 않아 고생이 많았습니다.
오지산행이다 보니 사람이 다니지 않는 곳이라 무성하게 자란 나무가지와 풀잎이 희미하게 보이는 등로마져 은페를 시켜놨기에 스틱으로 일일히 헤쳐가며 등로를 찾아야하는 어려운 점이었으나 나의 행동이 두 사람의 안전과 직결되기에 힘들다는 내색도 하지 못하고 목표점이 어디인지도 모르는 첩첩산중의 길을 어둠과 비를 동행하여 진행을 합니다.
가는 길에 힘들다고 주저앉아 버린 요물님의 허리상태가 걱정이 되어 가지고 있던 약을 먹게하고 잠시 휴식을 취해 보지만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물을 피할 공간도 없는 상태에서 무심님이 가지고 오신 배를 한입 베어무니 배에서 나는 청량한 맛이 잠시라도 걱정을 잊게 합니다.
수 없이 가파른 된비알을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한 끝에 어딘지도 모르고 진행하였던 목표점이 가리봉이라는 것을 2m정도 높이의 사각목에 새겨진 이름이 가리봉이라는 사실과 정상이1519m라는 사실을 발견하지만 세 사람이 서 있기도 힘든 좁은 공간과 세차게 불어대는 바람을 동반한 폭우,
무서움을 더 해 주는 천둥 번개에 지도를 꺼내어 갈길을 예측한다든 것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하며 입산에 노한 가리봉산신령님의 노여움에 쫒겨나듯 하산길을 찾으니 사방이 끝도 보이지 않은 천길 낭떨어지 단애라 오던 길 되돌아올 요량으로 한 바뀌 도는데 한 쪽에 메달려 있는 박남수님의 표지기가 안내가 되어 암릉을 릿지하여 내려 옵니다.
미역줄나무
다행이도 북한산을 다니며 배워 둔 릿지때문에 두 분을 인도할 수 있엇고 요물님이야 함께 산행을 하는 분이라 걱정은 하지 않았는데 무심님의 실력이 어떨지 의심하였으나 이 또한 기우였습니다.
간혹 단체산행을 하다 보면 선두대장을 앞서나가는 무례를 저지르는 사람들을 보곤 하는데 무심님은 산행을 시작하여 끝나는 동안까지 한 번도 이러한 모습 보지 못하였고 절대적으로 선두의 지시에 따르는 모습을 보면서 다시한 번 산행자의 자세를 생각 해 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모처럼 진정한 산꾼의 모습을 본 것 같아 비록 원래 목적의 산행은 하지 못하였으나 훌륭한 동료를 만났다는 사실이 오늘의 어려움을 보상받기에 충분한 산행이었습니다.
가리봉정상에서부터 가리산리로 나우어지는 등로까지 이어지는 급경사의 내리막길은 비에 젖어 있는 암릉이 차돌처럼 미끄러운지라 무사히 내려갈 수 있다면 하는 생각에 긴장의 연속이며 눈을 뜨지 못하게 내리는 빗줄기와 질퍽거리는 신발은 최악의 상태라 살아야 한다는 욕구가 없다면 여기에서 포기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03시 가리산리 탈출구라는 조그만한 안내판을 발견하고 여기에서 산행을 계속하여 진행을 해야할지 가리산리로 탈출해야할지를 협의해 보지만 뚜렷한 답이 나오질 않습니다.
오지산행의 특성과 높은산의 탈출이라 적게는 3km 길게는5km가 넘는 거리라 1m앞을 볼 수 없는 상황과 그칠줄 모르는 빗줄기 그리고 보이지 않는 등로를 이탈하지 않고 가리산리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보장이 없기에 이 곳을 통과하였던 박남수님의 표지기를 보고 심야(03시30)에 염치불구하고 전화를 하여 도움을 요청 해 보지만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해외에 출장중이랍니다.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고민을 하고 있는데 어떠한 결과가 나오더라고 후회하거나 원망하지 않는다고 대장에 대한 신임을 확인해주며 격려 해 주시는 무심님의 말씀에 용기를 내어 가산리로 탈출을 시도 합니다.
2시간 10여분에 걸친 사투를 벌이며 끊어졌다 이어지기를 반복하는 하산로를 따라 헤메이기를 수 없이 반복한 끝에 발견한 수은등의 불빛은 이제 살았구나!
하는 탄성을 자아내게 하지만 침입하면 발포한다는 경표판과 함게 하산길을 가로막은 철조망 때문에 철조망을 따라 우회를 하여 내려오는데 길이 없어 져 다시 올라가 왼 쪽의 철조망을 따라 내려가니 이 곳은 더욱 길이 아닙니다.
할 수 없이 우측의 철망을 따라 내려오니 밤새 내린 비로 인하여 이미 차 오른 물 때문에 계곡을 건너기도 쉽지는 않했지만 어찌하여 계곡을 건너니 이 번에는 습지속으로 빠져들어 탈출구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한 참을 헤메이다 다시 정상으로 오르자 하여 오르다 보니 요물님이 먼저 작농되고 있는 밭을 발견하고 큰 소리로 외칩니다.
길을 찾았다고....05시40분..........
발을 가로질러 도착한 곳이 비닐하우스로 지어진 집인데 아마도 농사를 짓는 분이 사는 것 같아 문을 두드리며 불러보지만 대답이 없습니다.
빈 집이라 생각하고 빨리 민가를 찾아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길을 따라 내려가니 비닐하우스에서 피망을 재배하면서 돌보고 계시는 분이 있어 인사를 건네니 "비오는데 등산가십니까?" 합니다.
밤새 가리봉에서 탈추하여 내려왔다고 하니 엄청 놀랍니다.
이 때까지도 쏟아지는 빗줄기를 피해 비닐하우스에서 소주나 한 잔 마시고 가겠다고 하니 그러지 말고 당신의 집으로 가서 라면이라도 끓여 줄테니 옷도 갈아입고 쉬라고 하면서 집으로 안내를 합니다.
집에 도착하여보니 우리가 처음으로 발견하였던 집이였고 여기에서 무심님이 라면을 끓이는 동안 요물님 먼저 치장하고 차례대로 젖은 옷 탈수 시켜서 빨래줄에 걸어 놓고 주인장이 내여놓은 김치와 밥에 허겁지겁 밥 그릇 비우고 잠까지 한숨자면 어떻냐고 염치좋게 주인장에게 요구하니 그렇게 하라고 합니다.
열시에 일어나 아직 마르지 않은 신발을 신고 빨래는 비닐봉지에 넣어 주인장과 다시 만날것을 약속하고 이 속을 출발하니 11시50분입니다.
11:42
가리봉
원예용 백합
농장의 뜰에 피어 있습니다.
우리를 따뜻하게 맞아주신 농장의 사장님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추위와 배고픔에 지치고 엉망이 되어버린 신발과 옷의 세탁까지 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해 주었고 달콤한 잠자리까지 제공 해 주어 어떠한 호텔방보다 좋은 자리가 되엇습니다.
비 맞은 너의 모습도 어쩌면 그렇게 나와 똑 같냐?
빨리 집에가서 쉬렴.
운무에 휩쌓인 안가리봉을 뒤로하고 우리는 오색을 향해 출발을 합니다.
달맞이 꽃
가산리에서 오색으로 나오는 길을 물어보니 조금만 걸어서 내려가면 필레약수터로 해서 오색에가는 길이 나온다고 하더니 30분을 걸어가도 나타나지를 않습니다.
오지분들의 몇분은 시간을 이야기한것 같다고 투덜거리며 비 맞은 새앙쥐 모습으로 걸어가는데 지나가는 차량들 미친놈들로 보는지 한 대도 태워줄 생각은 않하고 이 곳의 위치가 감이 오질 않아 마이너님께 전화하여 위치를 확인하니 메인도로까지 10km는 족히 되니 택시를 부르라고 하여 이 그렇게 하겠다고 통화를 하는 순간 구세주가 나타납니다.
인제가 고향이라 쉬러가는 중이라는 영업용 택시를 만나 오색까지 2만원 주고 산행로를 이탈한 죄값으로 오색에서 유명한 산채비빕밥을 하는 집으로 갈려고 하는데 무심님 "와"
멧돼지구이를 하는 식당을 바라보며 지난 번 저항령에서 만난 멧돼지 복수혈전 하라고 합니다.
이렇게 하여 멧돼지집으로 식당을 정하고 여기에서 식사 후 재 도전에 나설려고 하는데 식당주인님 하시는 말씀이 입산금지령이 내렸다고 합니다.
어쩔 수 없이 다음에 다시 하기로 하고 일요일 이어지는 산벗모임의 정기산행에 합류하여 진고개~대관령7구간을 하기위해 양양으로 이동하여 양양에서 강릉으로 강릉에서 진고개로 이동하여 해물탕과 소주를 곁드린 반주를 하고 잠자리에 빠져 듭니다.
산행후기
비오고 천둥치고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실패가 예고된 산행을 감행한 것 자체가 잘못 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난 번 미시령산행이 되풀이 되었다는 사실앞에 무엇으로 변명한다 해도 함께한 두 분에게 어떻게 비쳐질지 모르겠다.
덕분에 알바짱이란 멋진 닉네임을 얻게 되었지만,
지금도 풀리지 않은 의문점은 아무래도 입산을 허락하지 않은 산신령님의 노여움으로 밖에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이 번 산행을 위 해 나름대로 준비를 하였고 선답자의 산행글과 수 없이 반복한 독도법과 가상연습 등이 무용지물 되어 버렸으니 패자의 향변이 무슨 소용 있으랴!
그래도 다음날 산행을 이어 가면서 변함 없는 의리와 동료애를 보여주신 무심님과 요물님께 감사 드리며 오늘 산행글을 접고자 한다.
패자는 말이 없는 법이고....
패자의 아픔을 감싸 안아 준 두분에게 이 번 산행글을 바치면서...
첫댓글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그래도 세분이 똘똘 뭉쳐 어려운 난관을 돌파하셨군요 비록 대간길은 실패를 했어도 좋은 분도 만나고 앞으로의 대간길에 좋은 경험이 되겠지요 대간길 꼭 성공 하세요
정말 대단들하세요~낮도아닌 야간산행에 폭우속에서 세분의마음이 하나가 되여 험난하고 위험한곳을 몸건강히 돌아오셨군요~~ 시골의 풍부한 인심이 너무 아름답고 정겹게 보이네요~~ 오랜만에 오빠산행기 즐감합니다~늘 산행기 보면서 오빠가 수잔한테 늘 부러운 대 산선배입니다
목천의 요물님 뵙적은없지만 늘 마음속에 존경합니다 허리도 안좋으시다든 이야기들어 알고있는데 남자분도 하긴 힘든 폭우속에 야간산행 역시여장부 입니다 한번 뵙고 싶네요
고생 많이하셨지만 좋은 경험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계속되는 대간길 안전하고 즐겁게 다녀오세요..
아우님, 오랜만이외다.삼도봉서 봴수 있으까 하여소만 대간길 걸어신다고 산초스님으로 들었소이다. 장마철 대간길 안전 즐산 하시고, 충청 전라 경북 경남지방 지나실땐 한번 연락 하소.우중에 고생 많이하였소이다.
정말 고생이 많으셨네요....악천후 속에서도 굿꿋하게 산행을 하시다니~ 서로의 배려하고 아끼는 마음이 느껴지는듯 합니다...저같으면 꿈도 못꿀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