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으그그...이케 날이 추울 때믄 고저 따끈따끈한 아름목 생각이 납네다
지금이야 온돌방이 아니라서 아랫목과 윗목의 구분이 읎어졌습네다만
옛날에는 이거 무지허게 따지믄서 살았드랬습네다
집안에서 젤 어른이 항상 아랫목을 차지하셨으며...
집에 온 손님을 맞이 헐 때
아랫목으루 앉으라구 허믄 최고의 대우였습네다
아무에게나 아랫목에 앉으라구 안하였든 것입네다
밥을 먹을 때두...방에서 휴식을 혀두...머를 허든지 아랫목은
최고어른의 차지였으며 애들은 항상 윗목에서 생활하였습네다
으른과 애들의 구분이 확실허든 시절이었든 것입네다
방이 여유가 있으믄 안방과 웃방이 구분되었습네다
웃방에서는 애들이 생활허였는디
추운 겨울에 자구 일어나믄 요강의 오줌이 얼었습네다
어떤 때는 잉크병이 깨진 적두 있었으니...
증말이지 방이 무지허게 추었습네다
옛날에는 방에다 요강을 다들 놓구 살았습네다
자다 일어나믄 요강 뚜껑 열구서 오줌 깔기믄 되니 을매나 편합네까..
추운 날씨에 밖으루 안나가두 되니 말할 나위가 있겄습네까...
방고래가 안방에서 웃방으루 이어집네다.
군불을 때두 안방의 아랫목에서 윗목으루 열기가 옮겨갑네다
그런 다음에야 웃방이 째끔 미지근해지는 것입네다
새벽녘에는 날은 춥구 온기는 없어져서 더 추었습네다
구들장이 좋구 방고래가 잘 나 있으믄 방이 더 따뜻헙네다
방안에서 뛰믄 이 구들장이 무너져 내릴수 있습네다.
그러니 애덜이 방안에서 뛰믄 냅두겄습네까...
쿵쿵거리다가 혼난적이 한두번 아니었습네다(아파트 비교해보슈)
밥을 헐 때나 아궁이에 불을 땝네다.
불을 많이 때문 아랫목은 뜨겁구 윗목은 차갑습네다
온기를 보존허기 위해 아랫목에 얇은 이불을 항상 깔아놨으며
그곳의 온기는 제법 오래 갔습네다.
으른이 집에 안계실 때는 애들은 그 아랫목을 서로 차지할라구 혔습네다
춥다구 맨날 군불을 때겄습네까...땔나무두 다 돈입네다
가난한 그 시절에 무신 돈이 많아서 불을 자주 때구 살았겄습네까...
아침에 밥을 하느라 저절루 방이 따스해지는 거 말구는 저녁밥을 헐 때나 불을 땝네다
점심은 아침에 한 밥을 먹는 겁네다
그람 찬밥을 먹느냐...그건 아닙네다
잘 식지 않는 놋쇠그릇에 밥을 퍼서 주발뚜껑을 닫은 다음...
아랫목의 이불 속에 묻어놓는 것입네다
그라믄 밥이 식지 않아 점심때든 늦은 저녁이든 따스허게 먹을 수 있었습네다
어느날인가...동생덜과 아랫목에서 이불을 서루 차지할라구 잡아당겼습네다
그 바람에 이불 속에 있든 밥사발이 발랑 넘어지믄서
뚜껑이 열렸구 밥이 알몸으루 방바닥에 굴러댕겼습네다 이걸 어쩝네까
알몸이 된 밥을 급허게 손으루 주워서 주발 안에 담았습네다
먼지가 좀 묻었을거지만 그걸 따질 때가 아니었습네다
들키믄 큰일 나니 말입네다 뒤지게 혼날 일이 있습네까
손가락은 물론이구 이불에두 밥알이 달라붙어있었습네다
손에 달라붙은 밥알과 이불에 붙은 것을 하나하나 떼어 먹었습네다
맛이 좋았습네다ㅋㅋ
밥알이 붙어있든 그곳이 끈적거리기는 혔지만 곧 말라붙어서 감쪽 같았습네다
그날 점심때...아부지께서 엎어져서 먼지가 뭍은 밥을 잡수시는 것을 보았습네다만
눈만 껌벅거리구 암말두 안혔습네다
아무것두 모르시는 아부지께서 밥을 맛있게 잡수셨습네다
아부지 죄송합네다
아...아랫목과 윗목이 구분되든 그시절......그때 그시절이 그립습네다
카페 게시글
옛날 옛적에
아랫목 윗목
김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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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2.14 11:13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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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래서 우리나라에 자리마다 상석이 생겼다는게 아니겠나~ 항상 아랫목이 상석이다보니 지금은 그런것이 없는데도 방 구조상 아랫목에 해당하는 자리가 상석인게지~ 추억이 뭇어나는 글 잘 읽었네~ 나 또한 그 시절이 그립다네! 항상 좋은 일만 있길 바라네 친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