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법연화경 제 5 권
제 십오. 종지용출품
제 2 장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실 때 사바세계의 삼천대천 국토의 땅이 모두 진동하며 갈라지더니, 그 가운데에서 한량없는 천만억 보살마하살들이 동시에 솟아올라왔다.
이 모든 보살들은 몸이 모두 금색에 삼십이상을 갖추었고 한량없는 광명을 지녔으니, 끝을 알 수 없는 과거부터 이 사바세계 저 밑의 허공 중에 머물고 있었는데, 이 보살들이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음성을 듣고 아래로부터 솟아올라온 것이다.
한 명 한 명의 보살은 모두 대중을 인도하는 지도자로서 각각육만 항하사의 권속을 거느렸는데, 하물며 오만 . 사만 . 삼만 . 이만 . 일만의 항하사 권속을 거느린 보살들은 더 많았다.
하물며 일 항하사 . 반 항하사 . 사분의 일 항하사 내지 천만억 나유타분의 일에 해당하는 권속을 건린 보살들은 더욱더 많았다.
또 하물며 천만억 나유타 권속 . 억만 권속 . 천만 권속 . 백만 권속 내지 일만의 권속을 거느린 보살들은 그보다 더 많았다.
또 하물며 천 명 . 백 명 . 열 명의 권속을 거느린 보살들이며, 또 다섯 . 넷 . 셋 . 둘 . 하나의 제자를 거느린 보살들는 그 보다 더욱 더 많았다.
또 하물며 혼자만의 원리행을 닦는 보살들은 헤아릴 수가 없었다.
그와 같은 보살들은 한량없고 끝이 없어 산수나 비유로도 알 수가 없었다.
이 모든 보살들이 땅에서 솟아나와 각각 허공의 칠보의 묘탑 안의 다보여래와 석가모니 부처님의 처소에 이르러서는 두분 세존을 향하여 머리 숙여 발에 예배하고, 또 모든 보배나무 아래 사자좌에 앉아 계신는 부처님들 계신 곳에 이르러서 또한 모두 예배드리고, 오른쪽으로 세 번씩 돌고는 합장하고 공경하였다.
모든 보살들은 갖가지 찬탄하는 법식 따라 찬탄하고는 한쪽으로 물러나 두 분 세존을 기쁘게 우러러보았다.
이 모든 보살마하살들이 처음 땅에서 솟아나와 모든 보살들이 갖가지 찬탄하는 법식대로 부처님을 찬탄하니, 이러는 동안 오십 소겁이 지나갔다.
그때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잠자코 앉아 계셨고, 또 모든 사부대중도 또한 잠자코 앉아서 오십 소겁이 지났지만, 부처님의 신통력으로 모든 대중들로 하여금 반나절 같이 여겨졌다.
그때 사부대중은 역시 부처님의 신통력 덕분에 많은 보살들이 한량없는 백천만억 국토의 허공에 가득함을 볼 수 있었다.
그 보살들 가운데 네 명의 도사가 있었으니, 첫째는 이름이 상행이요, 둘째는 이름이 무변행이요, 셋째는 이름이 정행이요, 넷째는 이름이 아립행이었다.
이 네 명의 보살들은 그 대중 가운데 가장 으뜸가는 우두머리인 도사들로서 대중 앞에 있으면서 각각 함께 합장한 채 석가모니 부처님을 뵈옵고 문안하며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병이 없으시고 걱정도 없으시며 편안하십니까? 제도 받는 자들이 가르침을 잘 받습니까? 세존으로 하여금 피로하게 하지는 않습니까?"
그때 네 명의 대보살이 게송으로 사뢰었다.
세존께서 편안하시어 병 없고 걱정 없으시며
중생들 교화하시느라 피곤하시지 않으십니까?
또 모든 중생은 교화를 쉽게 받습니까?
세존으로 하여금 피로하게 하지는 않습니까?
그때 세존께서는 보살대중 가운데서 이렇게 말씀하시되,
"그러하고 그러하다. 선남자들이여, 여래는 편안하여 병도 없고 걱정도 없으며, 보든 중생들도 교화하고 제도하기 쉬워 피로가 없느니라.
왜냐하면 이 모든 중생들은 여러 생에 걸쳐 항상 나에게 교화를 받아 왔고, 또 과거의 모든 부처님들께도 공경하고 존중하여 온갖 선근을 심었기 때문이니라.
이 모든 중생들은 처음 나의 몸을 보고 나의 설법을 듣는 것으로, 곧 모두 믿고 받아 지녀 여래의 지혜에 들었나니, 먼저 소승을 배워 닦고 익힌 자들은 예외로되, 이러한 사람들도 내가 지금 또한 이들로 하여금 이 경을 듣게 하여 부처님 지혜에 들게 하리라."
그때 모든 대보살이 게송으로 사뢰었다.
훌륭하시고 훌륭하셔라. 대웅이신 세존이시여,
모든 중생 쉽게 교화하여 제도하시니
능히 모든 부처님의 깊은 지혜 여쭈오며
법문 듣고는 믿어 행한다니
저희들도 따라 기뻐하나이다.
그때 세존께서 우두머리 대보살들을 찬탄하시되,
"착하고 착하여라. 선남자여, 너희들이 능히 여래에게 따하서 기뻐하는 마음을 일으키는구나."
그때 미륵보살과 또 팔천 항하사의 모든 보살들은 모두 이렇게 생각하였다.
'우리들은 예로부터 지금까지 이와 같이 대보살마하살들이 땅에서 솟아나와 세존 앞에 머물고는 합장하고 공양하며 여래께 문안드리는 것을 보지도 듣지도 못하였도다.'
때에 미륵보살마하살이 팔천 항하사의 모든 보살들이 마음에 생각하는 바를 알고, 아울러 자신도 의심하던 바도 풀고자 부처님을 향하여 합장하고 게송으로 사뢰었다.
한량없는 천만억 대중의 보든 보살들을
예전에 일찍이 본 적 없나이다.
원컨대 양족존께서 설해주소서.
이들은 어디에서 왔으며
무슨 인연으로 모였나이까?
거대한 몸에 큰 신통력이며
지혜 또한 불가사의하며
뜻과 생각이 견고하고 인욕하는 힘도 커서
중생들이 보기 좋아하니
어는 곳에서 왔나이까?
그 한 보살마다 거느린 바 권속들은
그 수효 헤아릴 수 없어 항하사와 같나이다.
혹 어느 대보살은 육만 항하사의 권속 거느렸는데
이와 같은 대중들이 일심으로 불도를 구하며
육만 항하사의 이같은 위대한 스승들이
함께 와서 부처님께 공양하고
또 이경을 지키고 간직하나이다.
오만의 항하사 제자들을 거느린 보살들은
그보다 더 많고,
사만 . 삼만 . 이만 . 일만 항하사 제자들을 거느린 보살들
그보다 더욱 더 많고,
일천 항하사 내지 일백 항하사의 제자들
내지 일 항하사나 그 절반 . 삼사분 . 억만분의 일이거나
천만 나유타 . 만억의 제자들
내지 반억에 이르는 제자들을 거느린 보살들
그 수는 훨씬 더 많나이다.
백만에서 일만, 일천과 일백의 제자들
혹은 오십 . 십 . 셋 . 둘 . 하나를 거느리거나
혼자 몸으로 권속도 없이 홀로 다니기를
좋아하는 이까지
함께 와서 부처님의 처소에 이르니,
그 수는 앞서보다 더욱 더 많나이다.
이와 같은 모든 대중들을
만약 누군가 수를 헤아린다면
항하사 겁을 지나도 능히 다 알지 못하오리다.
이 모든 대위덕 갖춰 정진하는 보살대중들
누가 법을 설하여 교화하고 성취시켰으며
누구를 따라 맨 처음 발심하고 어느 불법 찬양하며
어떤 경전 수지하여 수행하고
어느 불도 배워 닦았나이까?
이러한 모든 보살들 신통력과 대지혜력으로
사방의 땅 갈라지며 모두 그 속에서 솟아나오니
세존이시여, 저는 옛날부터 지금까지
일찍이 이런 일 보지 못하였나이다.
원컨대 그들이 온 국토의 명호 설하여 주옵소서.
저는 항상 여러 국토를 다녔으되
일찍이 이런 대중 보지 못하였사오며
저는 이 많은 이 가운데
한 사람도 알지 못하겠나이다.
홀연히 땅으로부터 나왔나니
원컨대 그 인연 설하여 주옵소서.
지금 역기 큰 모임에 하량없는 백천억의
보살들이 모두 이 일을 알고자 오옵나니,
모든 보살대중의 본말인연을 설하시어
한량없는 덕 갖추신 세존께서
오직 원컨대, 대중의 의심을 풀어 주옵소서.
그때 석가모니 부처님의 모든 분신부처님이신 한량없는 천만억의 타방 세계에서 오신 분들께서 팔방의보배나무 아래 사자좌 위에 가부좌를 맺고 계셨는데, 그 부처님의 시자들이 각각 이 보살 대중이 삼천대천세계의 사방에서 따으로부터 솟아나와 허공에 머물고 있는 것을 보고 각각 그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모든 한량없고 끝도 없는 아승기의 보살대중은 어디로부터 왔나이까?"
그때 모든 부처님께서 각각 시자들에게 말씀하시니,
"모든 선남자여, 잠깐만 기다려라. 보살마하살이 있으니 이름은 미륵이며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수기하신 바, 차후에 부처를 이루리라. 이 보살이 이미 이 일을 물었으니 부처님께서 이제 대답하시리니, 너희들도 스스로 마땅히 이로 인하여 듣게 되리라."
그때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착하고도 착하여라 아일다여, 능히 부처님께 이와 같은 큰 일을 물었도다.
너희들은 마땅히 함께 일심으로 정진의 갑옷을 입고 견고한 의지를 일으켜라.
여래는 지금 모든 부처님의 지혜와 모든 부처님의 자재한 신통의 힘과 모든 부처님의 사자처럼 떨치는 빠른 힘과 모든 부처님의 위엄과 용맹하신 큰 세력의 힘을 드러내어 펼쳐 보이고자 나노라."
그때 세존께서 이러한 뜻을 거듭 밝히시고자 게송으로 설하셨다.
마땅히 일심으로 정진하라.
내가 이 일을 설하리니
의심을 품지 말라.
부처님 지혜는 불가사의하니라.
너희들이 지금 믿음의 힘을 내어
인욕과 선함 속에 머무르면
예전에 듣지 못한 법을
지금 마땅히 모두 들으리라.
내가 지금 너희들을 위로하노니
의심하거나 두려워하지 말라.
부처님 말씀은 거짓 없으며
지혜는 가히 헤아릴 수 없느니라.
얻은 바 제일의 법은
매우 깊어 분별하기 어려우니라.
이와 같은 것을 이제 곧 설하리니
너희들은 일심으로 들으라.
그때 세존께서 이 게송을 설하신 다음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지금 이 대중 가운데서 너희들에게 말하노라.
아일다여, 이 한량없고 셀 수도 없는 아승기의 모든 대보살마하살들이 땅으로부터 솟아나온 일은 너희들이 예전에 보지 못한 일이니라.
나는 이 사바세계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은 뒤에 이 모든 보살을 교화하고 인도하여 그 마음을 조복하고 보리심을 내게 하였느니라.
이 모든 보살들은 모두 이 사바세계 아래의 허공 가운데에 머물면서 모든 경전을 읽고 외워서 통달하고 있으며, 사유하고 분별하여서 바르게 기억하고 있느니라.
아일다여, 이 모든 서남자들은 대중 가운데 있으면서 말이 많은 것을 좋아하지 않고 항상 고요한 곳에서 부지런히 수행 정진하기를 좋아하여 일찍이 쉰 일이 없으며, 또 인간이나 천신들에 의지하여 머물러있지 아니하고 항상 깊은 지혜를 좋아하여 장애가 없으며, 또 항상 모든 부처님의 법을 좋아해 일심으로 정진하면서 위없는 지혜를 구하였느니라."
그때 세존께서 이러한 뜻을 거듭 밝히시고자 게송으로 설하셨다.
아일다여, 마땅히 알지어다. 이 모든 대보살들은
무수한 겁으로부터 부처님 지혜 배우고 닦아왔노라.
모두 내가 교화하여 보리심을 내게 했나니
그들은 다 나의 아들로 이 세계의 의지해 머물되,
항상 두타행을 닦으며 뜻은 고요한 곳 좋아하며
대중의 번잡함과 시끄러움 버리고
말 많은 것 좋아하지 않느니라.
이러한 많은 아들들이 나의 도법을 배우고 익혀
밤낮으로 항상 정진하여 불도를 구하기에
사바세계 하방의 허공 중에 머물고 있느니라.
뜻과 생각하는 힘 견고하고
항상 부지런히 지혜 구하며
갖가지 묘한 법 설하되
그 마음에 두려움 없느니라.
내가 가야성의 보리수 아래 앉아
최정각을 이룬 다음 위없는 법륜 굴려서
이 모두를 교화하여 처음으로 보리심 내게 하였더니
지금은 보두 불퇴전에 머물러서
마땅히 모두 성불하리라.
내가 지금 진실을 말하리니 일심으로 믿으라.
내가 오랜 옛날부터 이모든 대중들을 교화했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