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차 산행의 감동과 감흥이 가시기 전에 제 101차 산행이 시작된다.
08:30분에 수락산역 1번 출구에 모인 산우는 8명.
100차 산행의 후유증인지 인원이 조촐하다. 산우들아 보고싶다!
다른 데서가 아닌 산에서 말이다.
항상 옆에서 산행을 지켜주던 몇몇 산우가 한동안 연락이 없으니 무소식이
희소식이라지만 그립기는 한가지다.
참석자: 최해관, 김호경, 김원탁, 이종원, 이명인, 김형철, 심달섭 그리고 필자.
08:50분에 출발하여 회장이 특별히 준비한 코스로 산행시작.
잠깐 오르니 숲속의 우리를 발견한다.
어제부터 가을 냄새를 풍기던 바람은 오늘도 계속되고 맑은 하늘은 아니지만
간혹 보이는 하늘이 완전 쪽빛이다.
바람은 서늘해도 산을 오르니 땀은 역시 비오듯 하는데 같이 가던 형철이
달섭과의 숙명의 35년전의 비밀 얘기를 공개.
1972년도 수학여행을 간호대생과 동행했는데 덕유산에서 형쳘, 달섭 그리고
한여자가 동행하여 덕유산 새벽 등산을 했겠다. 물론 형철의 안내로.
헌데 달섭의 현 내자가 그 여인이었다고…
사실은 형철에게 서운한 마음이 있었다는 얘기. 34년 동안 쌓였으면 굉장하겠지!
두 사람의 백년가약은 형철의 공이었다는 점을 인정하면 상상컨데 뺨 맞을일은
아니니, 술 석잔은 얻어 마셔야 된다는 게 형철의 주장이다.
달섭아! 빨리 날 잡아야 겠다.
오늘의 코스는 흙길로 된 등산로와 울창한 나무 숲으로 수락산의
또 다른 면을 보여준다.
09:40분쯤 휴식.어제 날조개 먹은 종원이 속이 거북하다 하는데 조개도
다양한데 어떤 조개에 탈이 났나?
숨 고르고 기념사진 한 장 남기는데 호경이 농담 한 마디 던진다.
경찰이 제비와 꽃뱀을 잡아서 취조 중 직업이 뭐냐고 묻는다.
제비 왈: "고추 장사합니다."
꽃뱀 왈: "작은 구멍가게 합니다." 라고 했다나!
<꿀같은 휴식>
5분 정도 휴식 후 능선을 향해 출발. 간혹 건너편에 보이는 북한, 도봉산이
바로 눈앞에 잡힌다. 기가 막힌 날씨로 시계가 100km 쯤 돼 보이니 오늘 같은 날은
망원경도 필요 없겠다.
긴 바위에 걸터 앉아 누군가 내놓은 햇배로 목을 축이는데 진짜 꿀맛이다.
막간에 원탁이는 카메라를 들이댄다.
<북한산 / 도봉산>
<긴바위 휴식>
드디어 10:20분 경 능선에 올라 암릉 코스에 도전한다.
하늘은 점차 구름이 걷히고 푸른 하늘이 우리를 맞이한다.
능선은 나무가 적고 대부분이 화강암과 모래로 이루어져 있다.
수락산은 비가 와도 물이 고이지 않고 그대로 툭툭 흘러 (水落) 버리기 때문에
물이 귀한 산이다.
능선과 지릉에는 크고 작은 암릉 구간이 많아 정상까지 길이 생각만큼 쉽지 않지만,
곳곳에 설치해 놓은 로프와 철 난간을 붙잡고 비탈진 암벽을 올라가는 스릴과
재미는 수락산이 가진 또 하나의 매력이다.
<능선의 암릉들>
<잠시 휴식 중 정상을 바라본다>
<능선에서 바라본 아파트군과 일행 >
11:05시경 철모 바위를 지나 능선을 따라 정상에 오른 시간이 11:20분경.
기념으로 아이스케키 하나씩 입에 물고 때맞춰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맞대고
앉아 하늘을 보니 청명한 가을 날씨가 바로 옆에 있네.
북쪽을 바라보니 산들이 중첩되어 펼쳐지는데 아마도 끝 자락의 산은 북한의
산자락임이 틀림 없겠다.
<정상에서 우리의 찍사>
11:30분쯤 정상을 출발하여 회장이 이끄는 대로 하산길로 접어든다.
길이 꽤나 험하다.
조심조심 내려 12:00시경 한자리 잡아 먹거리를 펼치는데 인원은 몇 아닌데
오늘따라 풍년이네.
계란말이, 동태전, 녹두전, 닭 가슴살 볶음, 소고기 튀김 볶음, 골뱅이무침,
등에 명인의 유부초밥까지.
막걸리와 소주가 어우러져도 안주 해치우기가 쉽지 않다.
혹시나 해서 준비한 김밥은 열어보지도 않고 다시 배낭 속으로 들어가는데
뒤풀이에서도 환영을 받지 못해 송산 식당에 남겨지는데 이는 한참 뒤의 일이다.
13:10분에 자리를 정리하고 하산한다. 13:40분경 계곡에 자리잡고 세족.
계곡 마다 사람이 인산인해라! 그 와중에 형철과 명인이 오수에 빠져든다.
<게곡에서>
14:10분경 계곡을 떠나 석림사, 노강 서원을 지나 송산 식당에 자리잡은
시간이 14:30분경
. 날 조개 사건으로 종원이 먼저 가고 일곱이 두부김치에 생맥주로 뒤풀이 한다.
비빔국수도 한 몫을 하고 냄비에 담긴 강냉이도 거든다.
이를 보고 원탁이 "냄비부인 강냉이 터지네"라고 한마디.
달섭이 거들어 "클린턴의 청바지 지퍼의 상표명은 u.s.open" 이라나!
<뒤풀이>
15:30분경 자리를 파하고 회장은 버스로, 나머지는 장암 전철역으로 향했다.
상쾌한 초가을 날씨와 함께한 즐거운 산행이 아쉬움을 남긴채 끝나가고 있네!
오늘도 무사산행을 하나님께 감사 드리며 흥겨운 요들송을 곁들여
산행기를 끝맺는다.
2 0 0 5 년 8 월 28 일
김 승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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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Dear 승기,
우리가 산행한 날짜가 8/21이고 그 전날인가 그 전전날인가 비 오고선 하늘색이 바뀌고 바람결이 달라졌으니, 無心한 듯해도 계절의 변화는 어김 없었으니 .... . 나이먹고 힘 빠지는 날도 어느 날 갑자기 다가설까 ? 비약하지 말라꼬 ? 준비해 놓은거 없으이 겁난 데이.
대장이 안내한 새로운 루트는 초반의 경사가 완만해서 warming-up하기에 안성마춤이었고, 땀을 돌릴라 쉬면 바람이 시원했고, 땅이 적당히 젖어 있어 공기는 먼지없이 깨끗했다. 視程이 제법 좋아 北漢 道峰이 눈앞에 다가와 있었고, 오랜만에 보는 깨끗한 前景에 찍사는 계속 눌러대고. 중국 장정後의 조촐(?)한 산행이라기 보단 야무지게 진행된 101次라고 하고 싶구만. 그래도 8명은 아쉬눈 숫자다. 각성하라 ! 더욱이 그 전날 '자치기' 하는라 기력이 쇄진돼 못온 인사들은 사실은 이날 산에 와서 기력을 보충해 갔어야 했었다.
찍사가 무거운 장비를 지고 열심히 찍어댄 덕분에 그날의 자국이 더 생생해진다. 사진배열이 적절하구만. 수고했다, as ever.
호경
추신 : 본인의 농담이라칸 것은 귀하의 directory에서 取한 것이니 앞으로도 쉼 없이 공급해 주기 바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