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약, 너는 누구냐?
1980년대 약장수 입에서나 나왔을법한 ‘곤약’이라는 단어의 촌스러운 어감 때문에 지금까지 곤약이 빛을 못 봤던 것이 사실이다. 곤약은 감잣가루에 수산화칼슘을 넣어 끓인 식품으로 묵과 비슷하게 생겼다.
95% 이상이 수분으로 구성된 곤약은 100g당 12㎉에 불과한 저칼로리 식품이기 때문에 아무리 많이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다.
또한 식이섬유가 풍부해 적은 양으로도 금세 포만감을 느낄 수 있고 위장에 머물러 있는 시간도 길어 과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곤약에 다이어트 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곤약에 들어 있는 ‘만난’성분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고 칼슘 등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를 보충해준다.
곤약, 어떻게 먹을까?
곤약이 지금까지 ‘뜨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는 곤약 특유의 냄새 때문이다.
다이어트 비기너들이 곤약을 먹고 싶어도 곤약 특유의 역한 냄새 때문에 곧 포기해버리고 마는 것.
곤약 냄새가 거슬린다면 뜨거운 물에 살짝 데치거나 조리할 때 식초를 넣는다.
또한 먹다 남은 곤약은 물에 담가 보관해야 곤약 특유의 맛을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다.
최근에는 곤약이 먹기 좋게 면이나 과자의 형태로 출시돼 냄새나 맛 걱정 없이 즐길 수 있게 됐다.
청국장 기피증 에디터, 낫도를 먹다
낫도에 대한 개인적 기억은 지금으로부터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짝사랑하는 남자에게 건넨다는 질문이 고작 “아침에 뭘 먹었나요?”였던 어떤 여자아이에 관한 에피소드가 시초였다.
남자는 담담하게 “밥, 국 그리고 … 낫도?”라고 대답해 여자아이를 당혹케 했다.
당시 여자아이만큼 당황했던 건 바로 나였다. 대체 ‘낫도’가 뭐길래 짝사랑이 아침부터 ‘그런 것’을 먹는다고 좌절하는 것일까.
궁금증은 최근 일식 레스토랑에서 ‘낫도 스파게티’를 접하면서 풀렸다.
첫인상은 ‘잘생긴 청국장’. 대두가 그대로 살아 있으면서 젓가락으로 집어 올리면 흰색 끈끈이 풀이 같이 따라온다.
대부분 낫도를 ‘일본의 청국장’ 정도로 생각하지만 청국장이 자연 발효 식품이라면 낫도는 대두에 ‘낫도균’을 넣어 인공적으로 발효시킨 식품이다.
입에 넣어 우물거리면 오랫동안 장롱에 꼭꼭 숨겨놓았던 옷에서 나는 냄새가 나고 대두가 단단해 잘 씹히지도 않는다.
그러나 천천히 씹을수록 청국장의 구수하고 깊은 맛과는 다른, 잘 익은 콩자반을 먹는 듯 고소한 맛이 난다.
일본에서 낫도 예찬론자가 되어 귀국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낫도를 식탁 위의 ‘보물’이라고 입이 닳도록 칭찬한다.
매일 아침 화장실 가는 일이 수월해지고 낫도균에 들어 있는 ‘레시틴’ 때문에 혈압이나 당뇨에도 효과적이라는 것.
낫도 아이스크림까지 출시된 일본의 경우 정기적으로 낫도에 관한 특집 프로그램을 편성해 낫도를 싫어하는 어린이들을 ‘계몽’하기도 한다고.
특유의 냄새나 맛, 장으로 끓여먹는 불편함 때문에 청국장을 기피했던 사람이라면 생으로 먹어도 부담 없는 낫도를 추천한다.
역시나 냄새나 맛이 고역이라면 가쯔오나 겨자, 참기름을 조금 넣는 것도 방법이다.
|
첫댓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