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을 살리자"라고 구호를 외치고 우리는 용소에서 첫걸음을 내딪었다. 숲속에서 나오는 맑은 공기, 깨끗한 하천, 자연은 그대로 아름다웠다.
일행은 담양군에서 준비한 쓰레기 수거용 노란 비닐봉투를 들고 걷기 대장정을 시작하였다. 용소를 빠져나와 가마골을 걷다 보니 하천에 버려진 쓰레기를 지나칠 수 없어 가뭄으로 얗아진 계곡에 직접 들어가 손수 쓰레기를 주워 담으며, 영산강도 우리 맘도 정화 시켰다. 2주 전만 해도 쌀쌀했던 날씨였지만 걷기 행사 당일은 너무나 화창해서 좋았다.
우리 일행은 쓰레기 줍기를 거듭하면서 크게 느낀 점은 인간의 발길이 닿는 곳, 그곳은 환경오염의 시작점 이라는 것이었다.
가마골은 지난 여름 어린시절 이후로 두번째 다녀왔던 곳인데 우기 였던지라 흐르는 물양이 제법이었는데 이번엔 물이 흐르는 곳보다 바닥을 드러낸 곳이 더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었다. 작년 부터 이어져온 가뭄이 심각하긴 한 모양이었다. 우리는 발걸음을 재촉하여 계속 걸었는데 오랜만에 하는 걷기 여서인지 벌써부터 힘겨움이 오는 듯했다.
역시 운동부족에 내뿜는 담배 탓일 것이다. 이번 걷기 행사를 기회삼아 건강도 찾을 심산이었다.
가마골과 용소로 가는 삼거리를 지나 거목정 식당 주차장 바로 옆 뚝방쪽에 오랜 세월동안 각종 쓰레기를 태우는 흔적과
아직 소각하지 않는 쓰레기, 빈병 등이 방치되고 있었다. 식당을 운영하면서
나오는 쓰레기중 재활용 할 수 있는 빈병들은
선별하여 재활용하고, 쓰레기는 적법하게 처리해야 하는데 당장 비가 온
다면 모든 것들이 하천으로 유입될 수밖에 없는 상황의 연속이었다.
담양댐 건설이후로 얼마나 많은 쓰레기가 바닥에 쌓여있었을까?
수거해 올린다면 수질이 개선될 것인데 하는 아쉬움과 함께 일행 모두
쓰레기를 줍고 또 줍고 하였지만 전부 수거는 하지 못하고 그 자리를
떠나야만 했었다.
용연리 분통교 부근 하천에는 농가에서 사용한 폐비닐이 즐비 하였고 테라스 식당 근처 마을에 이르러서는 버려진 작은 배,
좌변기통 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또한 용동마을 큰 도로변에는
축산농가에서 발효한 퇴비 저장소 3군데가 있었는데 모두 상옥시설 없이 노천에 방치되어 갑자기 비가 올 경우 담양댐으로 유입되는 여건이었다.
우리일행은 용동마을에 이르러 마을회관에서 점심시간을 가졌다. 개인이 준비한 점심을 먹으면서 느낀 점도 주고받았다. 용동마을 이장 사모님께서 떡과 돼지고기 등을 가져와 먹으면서 시골의 따뜻한 정을 흠뻑 느꼈다.
더욱이 전날 고흥에서 공수에는 맛깔나는 고흥 유자 막걸리를 겯들이는 맛이란 먹어보지 못한 이들은 입안의 향연을 알지 못하리라..
점심을 마치고 용봉마을을 출발 뚝방길을 계속 걸었지만 계속되는 가뭄으로
담양댐의 물은 저 멀리 바닥에 있었고 무성한 잡초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댐 주변으로 계속 걷고 싶었지만 산에 길이 없어 우리는 별수 없이 아스팔트
위를 걸을 수밖에 없었다. 한 시간을 걸어 담양호 국민관광단지 입구에 이르러
태웅산장을 안내하는 표지판을 보았다. 아리랑 하우스 근처에서 휴식을 갖었다.
댐 가까이에는 산에 길이 없어 담양호 국민관광단지에서 출발하여 계속 아스팔트 위를 걸으며 도로변 우측 산기슭에 자리 잡은 동원샘물 이 보였다.
우리가 평소 쉽게 사서먹는 생수를 만들고 있었다. 언덕 위를 숨 가쁘게 걸어오면서 월산 터널을 맞이했다. 터널 속으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은 우리에게 더 걸을 수 있는 힘을 주었다. 산길을 찾았지만 길이 없어 찾지 못하고 걸었다.
발원지 용소에서 출발하여 걸었던 강변은 곳곳이 마치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놓은 듯 아름다웠다. 흐드러지게 핀 벚꽃은 바람에
날리어 강 물위를 흐르고 야트막한 구릉 위에서는 하얀색, 분홍색 배꽃과 복숭아꽃이 만발해 있었다. 노랑색, 진홍색의 나리와 진달래는 산중에서 수줍은 듯 우리를 바라보고 형형색색의 야생화와 곳곳에서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오랜 겨울 가뭄으로 물줄기는 말라 있었지만 봄바람에 떨어진 꽃잎들로 인하여 강바닥은 화려한 봄의 향연을 펼치고 있는 듯 하였다. 이제 긴 바램 끝에 촉촉한 봄비가 대지를 적시고 강물이 차오르면 저 꽃잎은 강물 따라 긴 여정을 시작하겠지...
대지의 영양분을 힘껏 빨아올린 저 꽃잎들은 물 따라 흐르다 녹아들어 다시금 강변의 수많은 생명을 키우는 자양분으로 뿌려지겠다. 이 찬란한 봄, 아지랑이와 함께 피어오르는 꽃 냄새를 맡으며 영산강을 걸으면서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이 살고 있는 영산강의 이 행복이 영원하기를 빌어 보았다.
일행은 담양댐 주차장에 도착하여 서로에서 “수고하였습니다.
다음 2구간에서 만납시다.” 하고 1구간 걷기를 마칠 수 있었다.
환경업무를 평생 하면서 오늘처럼 영산강 발원지를 출발해서 걸을 수 있다는 점에 큰 보람을 느꼈으며 마음이 행복했었다.
전남도청 환경정책과 환경사무관 김 정 수
061-286-7030
첫댓글 정말로 좋은 일 하신 겁니다. 우리가 아무리 어렵더라도 해야 할일과 우리 지방을 위해서 무엇을 남겨야 할 것인가를 같이 고민하고 같이 해결하는 이웃이 되길 소망합니다.
사람은 서로 만나 서로를 겪으면서 정이 들어갑니다. 영산강도 그를 따라 걷노라면 그 강을 사랑하게 되고 또 내가 영산강을 위해 뭘 해야 할 것인가 생각이 나는 것 같습니다. 사랑의 출발은 서로를 겪어보는 것입니다. 직접 몸으로... 아름다운 장정이 계속 되길 빕니다.
그냥 스쳐 지나가던 길이였는데 한걸음 한걸음 걸으며 자연의 소중함, 포근한 이웃들의 정겨움에 마냥 좋았슴...영산강을 느끼게 해주신 영산강350리... 모든 분 감사하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