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금북 정맥 8구간(질마재-좌구산-방고개-분젓치-구녀산-이티봉)
1.일시: 2013년 9월 28일 토요일
2.참가인원: 그윽한 미소와 나 달랑 둘. '바람'은 뒤늦은 허니문에 들어 지금 발리에서 꿀을 열씨미 빨고 있을 것이다!
3.날씨: 하늘에는 높은 구름이 드리워져서 그닥 덥지 않고 조망도 시원하게 탁 트였다.
4.산행거리및 산행시간: 08:48:45~14:50:15(06:01:30)
이동,도상거리: 12.92km, 11.35km
평균속도 휴식시간: 2.14km/h
휴식제외: 3.01km
고도: 684~269(415)m
오르막거리,속도: 6.77km, 2.86km/h
내리막거리,속도: 6.02km, 3.14km/h
휴식횟수,시간: 2회, 01:44:12
GPS오류 횟수(터널 포함):0회
출발
가을이라는 말속에는 여러가지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성하의 계절이 지나 수렴의 계절로 접어 들었다는 뜻이다. 갈무리의 그 '갈'자도 이 가을의 준말이다. 그러니 가을은 마무리의 뜻이 내포되어 있다. 갈무리의 계절인 것이다.
바람도 이전의 그바람이 아니고 하늘도 그 하늘이 아니듯이 산천초목도 같은 산천초목이 아니다. 안으로 안으로 내면을 다지고, 들뜨고 이리 저리 휘둘리던 마음들을 다잡고, 내면을 향해 조용히 침잠하는 그런 눈길이어야 한다.
깊이있는 눈으로 사물의 내면을 볼 때 그들도 마찬가지로 조용히 아주 조용히 이가을을 갈무리하는 눈길을 우리에게 보낸다.
매년 되풀이 되어 오는 가을이지만 같은 가을이 없듯이 자연은 태초부터 그런 DNA를 갖고 태동했는지도 모르겠다. 금화교역이니하도낙서니 지축이니 선천 후천이 결국은 변화의 기운들인 것이다. 완성의 단계를 향해 이렇게 매해 산고를 격고 준비하고 갈무리하는 순환의 사이클은 이미 우주의 도수에 정해져 있다는 얘기다. 몽매한 눈으로는 알 수 없는 우주변화의 원리!
우리같은 필부는 그저 자연의 변화 일부분을 알아차려 그들의 행동을 밴치마킹하는 것 뿐이다.
이가을 나는 지난 가을에 비해 알차지고 내면을 충실히 다졌는가? 더나은 내가 되었는가?
그러나 마음은 더욱 더 시끄러워만지고 온갖 단어들로 뒤범벅이 되어 정돈이 안되었다. 우주의 원리에 역행하는 처사를 매해 저지르며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위안의 한마디가 있으니 '번뇌도 참나의 발현'!
번뇌도 참나의 발현!
하늘에도 번뇌가 가득하다. 비를 내릴 지 말 지...
질마재 도착 9시 03분. 오늘은 달랑 둘이니 빡시게 한번 가볼까나?
이버섯은 무슨 버섯인고?
여기가 새작골산인데 정작 지도에는 새작골산이 표기되어 있지 않다. 20분만에 1.3km를 주파했다.
벌개미취! 이꽃이 항암작용이 뛰어나다고 하는데 학계에서 지금 연구중인가 보다.
모처럼 탁트인 능선의 파노라마가 시원하다.
좌구산 도착 10시 8분. 3.2km를 1시간 만에 주파했다. 이곳에서 일단의 사람들을 만났는데, 이분들 얼마전에 tv에서 방영했던 효소의 효능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었다. 개똥쑥을 효소로 담았다가 모두 버렸다고 한다. 숙성이 되어 약효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썩거나, 아니면 설탕으로 인해 분해되어 단지 포도당으로 변환되는 것 뿐이라는 것이다. 이걸 몇십포에 몇십만원을 받고 암환자에게 판다고 도둑놈들이라고 성토중이다. 나도 그 프로그램을 봤는데, 효소의 효능에 대해 의문을 충분히 갖을 만한 프로그램이었던 것 같다. 제고해 볼 필요가 있다 효소에 대해서...
좌구산의 조망. 동쪽으로 탁트여야 백두대간의 파노라마를 볼 수 있는데 수목에 가려 잘보이질 않는다.
좌구산에서의 간식. 빨간색이 참 곱다!
미역취의 꽃! 미역취는 심증은 가나 확증이 안되 여지껏 채취해서 먹어 보질 못했다. 꽃이 필 시기면 잎이 쇠어 먹질못하고, 꽃이 피지 않으면 확증이 안되고...
이 꽃은 무었인고?
그런데 아무리 눈을 씻고 봐도 그런 형상을 한 바위를 볼 수 없으니 어찌된 영문인가?
이돌탑에서 직진하면 안되고 우측 내리막길을 잡아야 정맥의 방고개 가는 길이다.
위에 까지 꼭 붙어서 꽈리를 틀 듯이 하늘로 올라가고 있다.
이 좌구산은 자연휴양림도 있고 산악자전거 코스와 천문대까지 있어 이일대에서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산인 것 같다.
꽃무릇! 이걸 상사화라고도 한다는데, 상사화는 엄연히 따로 존재한다. 상사화가 7~8월경에 피고 곷무릇은 8~9월경에 핀다. 잎과꽃이 만날 수 없다고 해서 상사화라고도 한다는데, 상사화가 상대적으로 잎이 넓고 꽃무릇이 잎이 좁다.
방고개에 있는 좌구산 등산로 표지판.
뽕나무버섯!
화평 저수지가 보이고 왼쪽 밑으로 언듯 좌구정 지붕이 고개를 내민다.
좌구정이 있는 분젓치.
표지판 뒤로 좌구정이 보인다. 분젓치 도착 시간이 12시 7분이니 여기까지 세시간이 걸렸다. 도상거리로는 7.2km.
'그윽한 미소'는 여기 내리막길서 부터 발병이 나기 시작해서 무릎이 시큰 시큰하다고 한다. 초반 거리 욕심에 무리를 한 모양이다.
정자에서 시원하게 조망을 보면서 점심을 먹으려고 올라갔더니 벌써 한무리의 사람들이 좌구정에 진을치고 고기를 구워 먹고 있었다.
하는 수 없이 조금 더 올라가서 먹기로 하고 자리를 떴다.
이정표 앞 평평한 곳을 골라 자리를 폈다. 오늘도 둘이 먹기에는 바리 바리 싸온 양이 장난이 아니다.
그래 오늘도 먹구 배터져 죽자!
구녀산 도착 2시 23분. 아무래도 '그윽한미소'의 컨디션으로는 더 이상 가는 것이 무리라고 판단하고 놀맨 놀맨 가기로 했다.
우리의 목적지 이티재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이 이야기가 정말 사실이여 시방! 어머니가 극구 말렸어야지!!!
이꽃은 뭣꼬?
이티재 도착 2시 56분.뒷바위가 요상하게 생겼다. 만든 것도 아닐 것인데 어떻게 저렿게 자연스러울까?
이곳에서 어디로 탈출하는 것이 신상에 이로운가 타진하다가 내수읍으로 나가 그곳에서 버스로 증평이나 청주로 해서 서울로 이동하기로 했다. 이곳에서 청주까지는 택시비로 근 4~5만원든다 하니 내수읍으로 빠질 수 밖에...
내수까지 택시로 이동해서 버스 정거장에서 청주방향과 증평 방향의 소요시간을 가름하니 증평쪽이 가깝다고 한다.
비가 한두방울씩 떨어지는데 일찍 하산한 것이 잘한 것 같다. 시내버스를 이용하여 증평터미널로 이동하여 서울로 출발함.
'그윽한 미소'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망원동쪽 꼼장어집으로 이동하여 '딱선생'과 조우하여 꼼장어집으로 직행했다. 이제는 빗줄기가 제법 굵어지며 여름 장마빗 처럼 쏟아져 내리고 있다.
국산 꼼장어가 아니라 미국산이라고 하는데 가격 대비 맛은 꽨찮은 편이다. 워낙 국산 산 꼼장어가 비싸다 보니 만족할 수 밖에...
제철 음식인 전어회로 마무리하고 우리의 대업을 완수하기 위해 당구장으로 출발하는데, 저물어가는 도심의 야경이 빗물에 반사되어 출렁이고 있었다.
알코올 기운에 내려 앉은 눈을 부릅뜨고 이기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는 '그윽한 미소'! 그염원에 부응하여 우리는 졌다!
인생은 운칠기삼이라고 했던가? 염원도 실력이고 운도 실력이고 기도 결국은 실력이다. 그래 실력을 키우자! 삶의 실력도 키우고,당구 실력도 키우고, 체력도 키우고, 우리의 인성도, 우리의 감성도, 우리의 봉사정신도 키우자!
무르익어 가는 가을 한해를 마무리 하면서 잊혀졌던 우리의 청춘도 되살려 보자!
니의 집 도착 시간 오전 1시
첫댓글 이날은 20Km 이상 가려고 했는데 나의 무릎 통증이 더이상 못가게 만들었네...미안허이... 청학 고생했네..
다음에 30km 가면 되지 뭐!
두분이서 뭔 음식을 그렇게 많이 준비하시는지......
혹 미소님 등에 짐이 무거우니 무릎에 이상이 오는건 아닌지요???
이번 구간도 짧았습니다. ㅎㅎ 아주 맘에 듭니다.
이렇게만 가시면 따라나설 용기도 생기는데....
암튼 속리산에 가까워집니다. 그때 뵙겠습니다.
놀맨 놀맨 가는 거죠 뭐! 속리산 구간은 꼭 참석하세요! 최단거리로 조정할테니 말이에요!
네~ 속리산 구간은 꼭 참석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