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곡성군에 가면 기차마을이라고 있습니다.
아마도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증기기차를 타볼 수 있는 곳일겁니다.
철로 직선화로 인하여 새로운 역과 새로운 철길이 생긴 뒤 폐선된 것을
곡성군이 구입하여 관광자원화 했답니다.
우리 아이들이 책에서나 보고,
철도박물관에서 커다란 덩치를 자랑하며 서있던 미카 증기기관차,
푹푹푹푹 증기는 나오던데
정작 움직이는 힘은 디젤연료에 기인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증기기차가 움직입니다.
증기기차 전시관(?)도 있습니다.
영화와 드라마촬영장으로 많이 쓰였다 하더군요.
영화 철도원에 나오는 주인공 아저씨 같지요?
참고로, 연우는 왼손잡이입니다.
대당 3,000원에 타볼 수 있는 철로자전거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느므느므 좋아라 하더이다.
한 번만 더 타자는걸 윽박질러서 겨우 달랬습니다.
단점이 있긴 있더군요.
한눈에 다 들어오는 거리를 한 바퀴 돌아오면 끝이거든요.
넘 짧게 끝나버린다는...
어디를 가든,
아이들이 차~~~암 좋아하고
어른들이 차~~~암 싫어하는게 놀이기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멀쩡한 증기기차를 두고 저 꼬마기차를 타는데 돈을 줘야 한다니..
한 번 끝나고 한 번은 공짜로 더 탔습니다.
제가 요즘 아즘마 정신을 유감 없이 발휘하며 삽니다.
좀 놀다가 역 앞에 있는 음식점에서 밥을 먹었습니다.
드립다 맛 없더만요.
아....
밥 먹고 들어오니 드뎌 우리가 타고 갈 증기기차가 와있습니다.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탑승!!!
아저씨 아줌마들의 왁자지껄 즐거워하는 소리가 함께 합니다.
그 옛날 기차가 그러했겠지요~
처음에는 저렇게 앉아 있다가,
지 엄마가 서 있으니..(울 신랑, 지는 애들 옆에 앉아있으면서 서있는 마눌한테 앉으란 말도 안합니다.)
자기들도 서있겠다고 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납니다.
그래, 너희들은 역시 내 아들들이야!!
비가 오려고 잔뜩 흐렸음에도 불구하고 날씨 무지 덥더만요.
기차마을에서 가정역까지 가서 15분간 정차했다가 다시 돌아오는데
그 15분의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섬진강을 가로지르는 구름다리도 중간쯤까지 걸어갔다 왔습니다.
에효, 힘드네!
애들 아빠는 사진 찍으러 쫓아 다니느라 사진이 제대로 없네요.
선심쓰듯 한 장 찍어 줬습니다.
증기도 사진에 찍혀야 한다면 한참을 어정거렸더니
저 뚱땡이를 안고 있느라 팔이 아파 죽을라 합니다.
쌤통이다!!
저도 뭐 나름 힘들게 다녔습니다.
30킬로가 넘는 저놈을 업어도 줬으니...
요놈들이 요즘 부쩍 업어달란 요구를 많이 합니다.
저는 최소 하루에 한 번은 아이들을 업어줍니다.
왜냐??
한 번 업혀보세요, 그 기분이 얼마나 행복하고 좋은지.
울 연우,
긴 여행을 마치고 집에 오자마자 책상에 앉더니 그림을 그려댑니다.
자기 나름의 여행 후기인 셈이지요.
대충대충 보는 것 같지도 않던 놈이 그래도 세세하게 표현을 하기도 하더군요.
울 신랑, 마눌이랑 애들 따라다니느라 힘들어 죽을라 하더니
연우가 그린 한 장의 그림에 피로를 쏴~~악 날리며 한 마디 합니다.
"그래도 자세하게 관찰했나부네~~"
딴에도 흐뭇했던 모양입니다.
첫댓글 아이들이 어릴때 많이 다녀야지 아이들이 크니까 어디한번 데리고 갈려면 사정을 해도 안따라다녀요...
마져요 그래서 저도 이번주엔 가족여행갑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