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키우기 시작할때 가장 먼저 머리에 떠오르는 장면은 어떤 것일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
은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매일 산책을 데리고 가야하니 그것도 만만치 않을거야.'
눈이오나 비가 오나 산책을 나가야 한다. 이것은 마치 개 키우기의'정설'처럼 되어있다.
그래서 개가 집에 들어오는 날부터 매일 아침 정해진 시간에 산책을 가는 것이 주인의 일과가
되어 버린다. 산책이나 조깅은 사람의 건강에도 도움이 될 테니 적극 권장하고 싶다. 하지만
개가 먼저 나서서 재촉하기 때문에 가는 산책이지 주인이 원해서 가는 산책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주인은 매일 아침마다 잠을 설쳐가며 산책을 나가지만, 개는 주인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거
나 고마워하지도 않는다면 어떻겠는가? 이것은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더 나아가 규칙적인 산책이 오히려 주인의 말을 무시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면 어떤 생각이 들겠는가?
개은 시간에 굉장히 예민한 동물이다. 예를 들면 일주일 동안 아침 6시와 오후 5시에 산책을
나갔다면 개는 정확한 시간을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산책갈 시간이 가까워지면 개는 밖으로 나가고 싶은 마음에 낑낑거린다. 만약 주인이 그 시간을 무심히 지나치면 당연히 산책을 가고 싶다고 조르거나 짖게 된다.
개의 이런 행동을 오해하는 주인도 있다. "우리 개는 아주 영리해요. 시가을 다 알아요."라며 감격해 한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착각이다.
'이봐, 이제 슬슬 산책갈 시간이야. 무럴 꾸물거리고 있어. 빨리 날 모시고 나가야지.....'
아마도 똑똑한 개는 속으로 이러게 말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개의 영리함에 감격할 일이 아니다.
아무튼 개가 계속해서 짖어대면 주인은 어쩔 수 없이 개의 요구대로 산책을 갈 수 밖에 없다. 아파트나 단독 주택에서 개 짖는 소리는 이웃에게 큰 불편을 주기 때문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견공의 산책에 사람이 끌려가는 구도이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주인의 리더십이 위협받는 결과가 생긴다. 개의 이야기를 좀 더 들어보자.
'됐어. 저 사람을 내가 잘 길들였어. 내가 요구하면 뭐든지 원하는 대로 들어주잖아.'
만약 매일 일정한 시간에 꼬박꼬박 산책을 데리고 나가면 여러분의 개는 왕자병, 공주병에 걸린다. 이것으로 주종 관계는 결정된다. 그러면 산책 시간을 정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말인가? 그렇다. 산책 시간을 규칙적으로 정하지 말라. 이것은 아주 중요한 습관들이기, 길들이기의 포인트이다. 산책은 주인의 상황에 따라 나가야 한다. 시간에 관계가 없다. 경우에 따라서는 산책을 나가지 않아도 좋다. 그래야 개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짖어대는 일도 없다.
"오늘은 날시가 좋네.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까 산책이나 가자. 혼자 가면 심심하니까 너도 데리고 갈게."
적어도 주인이면 이 정도의 주도권을 갖고 개를 다뤄야 한다. 이것이 개를 습관들이는 올바른 접근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