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석희 / 진행 :
청소년들의 온라인게임 이용시간을 제한하는 이른바 셧다운제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한나라당의 김재경 의원을 비롯해서 30명의 의원들이 온라인 게임물을 자정부터 새벽 6시까지 청소년들한테는 제공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해서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을 제출했는데요. 이걸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는 내용도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셧다운제는 이번에 처음 추진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 2005년에도 추진됐다가 청소년의 기본권 침해논란이라는 논란을 불러왔고 또 업계의 강한 반발 등도 있었고 해서 폐기가 됐던 사안인데 이번은 어떻게 될지 좀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이번 청소년보호법 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한 김재경 한나라당 의원, 그리고 한국사이버대의 곽동수 컴퓨터정보학부 교수를 전화로 연결했습니다. 두 분 안녕하십니까?
- 네, 안녕하세요.
☎ 손석희 / 진행 :
먼저 김재경 의원께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지난 2005년도에도 추진됐다가 폐기가 됐던 것이다 라는 것은 방금 말씀드렸는데 다시 추진하시는 그 핵심적인 이유는 뭘까요?
☎ 김재경 / 한나라당 의원 :
이게 지금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청소년 게임중독을 치유하기 위한 업계의 자정적인 능력을 저희들이 기대를 했었는데 그게 영 미치지 못하고 있고 또 이게 시간이 좀 흐르면서 청소년들의 중독 정도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또 한 몇 년 전보다는 최근에 이르러서 더욱더 게임에 몰두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그래서 더 이상 자정적인 그런 기대를 우리가 지켜보기만 해선 안 되겠다 하는 이런 배경이 깔려 있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곽동수 교수님.
☎ 곽동수 / 한국사이버대 컴퓨터정보학부 교수 :
기본적으로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하게 되면 이 중독을 치료할 수 있거나 여러 가지 형태의 도움을 줄 수 있는 걸 해야지 게임 자체를 못하게 하겠다, 이건 아주 구시대적인 법안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무엇보다 청소년의 건강권, 중독, 이런 걸 하려면 게임업체에게 의무적으로 인터넷 중독, 게임중독을 치유할 수 있는 그런 것을 강요해야지 사용자들에게 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것 자체가 이미 2년 전에 나왔던 것만큼 낡은 그런 생각이라고 생각됩니다.
☎ 손석희 / 진행 :
김재경 의원님 애초에 이렇게 막는 것보다는 차라리 치료프로그램을 더 강력하게 도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맞는 것이 아니냐 라는 그런 지적인데요.
☎ 김재경 / 한나라당 의원 :
사전에 예방하는 방법, 사후에 치료하는 방법 등등이 다 논의가 될 수가 있는데 이 사후에 치료를 한다는 게 생각만큼 그렇게 쉽지가 않고 부작용이라는 것은 예상되는 근원을 차단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거든요. 그래서
2년 전데 저희들이 이걸 시행하려고 할 때 청소년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이런 반론도 있었고 또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게임산업이 굉장한 효과를 가지고 있는데 이걸 이제 우리가 스스로 어떤 조치하는 낙인을 찍어서 산업에 지정을 준다, 이런 반론 때문에 그렇다면 업계의 자정적인 능력을 한 번 지켜보겠다, 이래서 저희들이 추진의 속도를 줄였던 거거든요. 그런데 여전히 자정적인 그런 노력만 가지고는 저희들이 전혀 예방효과가 없다고 보기 때문에,
☎ 손석희 / 진행 :
여기서 업계의 자정노력이라고 하면 예를 들면 어떤 걸 말씀하시는 걸까요?
☎ 김재경 / 한나라당 의원 :
그러니까 이제 온라인 공급하는 업체들 자체가 심야시간대에 사실 12시부터 6시 사이에 청소년들한테 온라인 게임을 공급해 가지고 그게 무슨 국가적으로 도움이 될지 저는 또 그런 생각도 좀 있거든요.
☎ 곽동수 / 한국사이버대 컴퓨터정보학부 교수 :
너무 그건 편향적인 생각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모든 청소년들이 공부만 하고 모든 청소년들이 대학을 목표로 뛰는 것은 아닙니다.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친구들도 있고 이미 대안학교 같은 데를 다니면서 자신의 길을 찾을 수 있는데 중요한 건 선진국에서는 국민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행동을 통제하는 권한을 내놓고 개인이 행복을 추구하거나 자신의 시간, 혹은 가정에서 의사결정을 통해서 내려야 될 것을 국가가 법으로 만드는 것, 그건 옳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법이라는 게 만들어졌다 깨졌을 때 예컨대 원구성도 못 하고 있는 국회 보면서 국민들이 얼마나 실망을 많이 합니까, 이런 식으로 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게 사회에 만연해 있는데 이런 법을 만들어서 통제시간을 두고 지키지 않으면 어찌어찌 하겠다, 이건 그야말로 심야통제, 실제로 돌아다니지 못하게 했던 걸 경험한 세대들이 아, 이렇게 하면 좀 더 나아질 거다, 실효성도 없을뿐더러 취지조차 의심되는 그런 법입니다.
☎ 손석희 / 진행 :
김재경 의원님.
☎ 김재경 / 한나라당 의원 :
이게 이제 정도의 심각성이 어느 정도냐 하면요. 저희들이 한 10여 년 전에는 청소년들의 약물중독을 굉장히 사회에서 걱정을 했습니다. 본드라든지 그 다음에 부탄가스, 이런 걸 걱정했는데 요즘은 경찰청 통계를 보면 이 숫자가 현저히 줄어버렸어요. 그리고 그 대신에 게임과 관련되는 청소년 범죄 통계가 그걸 또 대체하고 있을 정도로 사회적으로도 부작용이 심각하고 그리고 지난번에 저희들이 업계 쪽 이야기도 듣고 그 다음에 학부모, 정신과 의사 분들 이야기 전체를 들어봤는데 그 중에 한 학부모가 저희들한테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우리가 지금 이렇게 한가하게 논의하고 있는 이 순간에도 수많은 우리의 자녀들이 게임중독으로 인해서 망가지고 있다 라는 걸 우리가 알아야 된다, 이런 이야기를 했었거든요. 그래서 참 저희들이 그걸 보면서 굉장히 이게 시급하구나 하는 걸 그때도 느꼈는데 이미 그때보다도 통계적으로는 점점 더 이게 악화되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의 게임 시간들이.
☎ 곽동수 / 한국사이버대 컴퓨터정보학부 교수 :
의원님 자동차 보급이 늘면 자동차 관련 교통사고가 늘어나거나 이를 테면 예전에는 없었던 전화사기 같은 것들은 휴대폰이라든가 인터넷전화 보급 때문에 비용이 낮아지면서 사회변화에 따라 범죄나 이런 사고도 많이 발전하게 돼 있습니다. 특히나 가정 같은 경우 이 시간에도 아이들이 인터넷중독 하는 게 힘들다 하게 되면 관련된 공중파 TV프로그램이나 아니면 라디오 캠페인이나 직접적으로 치유할 수 있는 센터 같은 쪽으로 나가야 될 텐데 그걸 사후적인 치료라고 얘기하면서 그쪽은 사실상 거의 강제화 되는 법안이나 법률 혹은 의무 같은 걸 책임지우지 않으면서 아예 컴퓨터에서 저녁 때 자정부터 6시까지는 법으로 쓰지 못하게 한다, 세계적으로만 봐도 이게 태국인가요. 한 나라를 제외하고는 전례가 없습니다. 이런 쪽에 대해서 이거 너무 진부한 접근방식 아닌가, 아이들은 이미 20년 전에 비해서 발전하고 한 손에 휴대폰 들고 한쪽에 컴퓨터 만지면서 잘 활용하는 정보화세대로 커가고 있는데 이 법안 자체로만 보면 정말 이게 몇 년도에 나온 건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 김재경 / 한나라당 의원 :
저희들도 그런 점을 고려하지 않은 건 아닙니다. 특히 우리가 문화콘텐츠 부문에 있어서 게임 쪽으로 우리 국가전략적으로 가야 된다는 이런 이야기도 많이 듣고 있거든요. 그런데 지금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정말 이 집에서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청소년들이 수없이 많다는 거죠. 그리고 우리가 이제 규제하는 게 전체 시간대를 다 규제하겠다는 게 아니고 만약에 이게 12시부터 6시가 이게 너무 넓다면 새벽 2시부터 6시 사이라도 이걸 한번 우리가 좀 억제를 해보자, 이건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여러 가지 정서라든지 그 다음에 건강을 걱정하는 우리 기성세대의 걱정이 담겨있는 상징성이 있는 법안이다, 이렇게 이해를 좀 해주시라는 얘깁니다.
☎ 손석희 / 진행 :
시간은 축소 할 수도 있다는 그런 말씀이신가요?
☎ 김재경 / 한나라당 의원 :
그렇죠. 그러니까 이건 청소년의 무분별한 그런 게임접근을 걱정하는 기성세대의 어떤 그런 뜻이 담겨 있는,
☎ 손석희 / 진행 :
지난 6월에 게임산업진흥법이 개정됐는데 그 내용 보니까 친권자가, 그러니까 부모님 같은 경우가 되겠죠. 친권자가 청소년의 게임이용시간 제한을 의뢰하면 업체가 이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라는 조항이 새로 마련돼 있다고 하던데 그 정도로도 안 된다, 그런 판단이신가보죠?
☎ 김재경 / 한나라당 의원 :
그건 좀 미흡하더라고요. 저희들이 보니까. 그래서 이제 이걸 또 이 법을 시행한다고 하더라도 사이트를 외국에 개설해 가지고 이런 일을 한다든지 그 다음에 부모님 ID를 가지고 들어가서 게임하는 청소년까지는 막을 수 없다, 무슨 실효성이 있느냐, 이런 이야기도 하지만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이건 정말 청소년의 게임중독을 걱정하는 여러 사람들의 걱정이 담겨 있는 법이다 라는 걸 좀 이해를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곽동수 교수님.
☎ 곽동수 / 한국사이버대 컴퓨터정보학부 교수 :
일단 알코올중독 같이 무섭거나 도박중독이라든가 마약중독이라든가 중독은 말 그대로 심각한 문제입니다. 어떻게든 사회 전체가 관심을 기울여서 치료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엔 공감을 하는데요. 이 법을 만드는 세대 자체가 온라인게임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이 개인으로 어떤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켜서 중독의 문제를 일으키고 청소년들이 건강권을 해칠 수 있다는 얘기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하지만 방법이 국회의원이시니까 법으로 생각해서 추진하실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안 드는 건 아닙니다만 이것 자체가 접근하는 데 있어서 기본적인 게 빠져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게임중독에 심각하게 빠지지 않게 만들 뭔가가 있어야 될 텐데 이번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도 보듯이 영국에선 아주 비싼 엄청난 등록금을 내는 학교가 아침 7시 반서부터 저녁 8시 반까지 수업을 받습니다. 상당시간이 체육을 하고 있고 수요일은 그나마 적게 하지만 우리는 전 세계에서 유례없이 공부하는 시간이 깁니다. 야간자율학습 끝나고 밤 11시쯤 끝나고 저녁에 돌아와서 가볍게 식사하고 그리고 나서 청소년들 가운데에서 30분이건 40분이건 같이 모여서 똑같이 얼굴 보고 나서 한 자리에 있지만 대화도 못하고 지내던 학생들이 채팅해 가면서 같이 즐겁게 게임하는 것, 외국에선 농구를 같이 하거나 축구를 같이 할 수 있는 게 온라인게임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대체돼 있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그런데 아마 김재경 의원이나 다른 여기에 찬성하는 의원님들 입장에서는 3~40분이 아니라 3~4시간이라고 보고 계신 것 아닌가요?
☎ 김재경 / 한나라당 의원 :
그렇습니다. 저희들도 지금 대학 막 들어간 애도 있고 초등학교 다니는 애도 있고 한데요. 말리는 거 굉장히 어렵습니다.
☎ 곽동수 / 한국사이버대 컴퓨터정보학부 교수 :
그런데 어렵다고 안 하실 순 없고 그러니까 국가의 법으로, 야 이게 이러니까 법으로 못하게 돼 있으니까 업체들도 공급 안 할 거다 라고 했었을 때 그런 게 가져왔을 정말 청소년세대의 실망감이나 자율이나 뭔가 해낼 수 있게끔 만드는 그렇게 키워가는 사회적인 의지보다는 억제하고 통제하려는 듯한 느낌으로 두게 되면 이게 가져올 전반적인 부작용은 더 큰 반발을 둘러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그러면 셧다운제가 그런 어려움이 있다면,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곽 교수께서 계속 보신다면 아까 말씀하신 것 이외에 다른 대안 같은 건 혹시 없을까요. 왜냐하면 어차피 인터넷중독 내지는 게임중독 얘기는 전부터 계속 있어왔던 문제이기 때문에
☎ 곽동수 / 한국사이버대 컴퓨터정보학부 교수 :
그런데 우리 사회 자체가 발전해 가면서 지금 불필요한 규제를 해제해왔다는 건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예전엔 소방차하고 착각된다고 빨강색 자동차도 팔지 못했던 나라입니다. 20년 사이에 이만큼 성장을 해왔는데 가정에게 주어야 될 권한, 개인에게 주어야 될 권한, 이런 것들이 이러이러한 부작용이 문제가 된다고 청소년들이 게임 때문에 하는 쪽들도 있지만 건전하게 나가면서 가정에서 제 역할하고 있는 친구들은 시간을 지나면 스스로 통제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어쩔 땐 몰입해서 좀 지나치게 갈 수도 있겠죠. 요즘 청소년들 새벽에 깨서 내일 학교 가면 졸릴 거 알면서도 유럽에 축구경기를 보고 아마 이렇게 여러 가지 변화들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 면에서 볼 때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국가가 통제한다 하게 되면 처음부터체제나 이런 쪽에 대해서는 무조건 순응해야 되고 잘 따라가야 되고 옳은 거라든가 자신의 권리나 행복추구 같은 것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되겠느냐는 거죠.
☎ 손석희 / 진행 :
예, 알겠습니다. 김재경 의원님.
☎ 김재경 / 한나라당 의원 :
생활패턴을 자라나는 우리 청소년들한테 건전하게 유도하는 건 여러 가지로 필요합니다. 이게 이제 저희들이 대낮에 혹은 또 한 10시 넘어서 하는 거 이런 것까지 규제하겠다는 게 아니거든요. 새벽에 다들 자고 또 휴식을 취해야 될 그 시간에 이 청소년들이 오락을 하는 것까지 그들의 무슨 행복추구권 차원에서 다 인정을 해줘야 되는 건지
☎ 곽동수 / 한국사이버대 컴퓨터정보학부 교수 :
바로 그 부분, 아이들이 오락을 즐기고 있다 라는 그 단어 자체가 얼마나 세대 간에 격차가 큰가를 보여주는 거라 생각이 됩니다.
☎ 손석희 / 진행 :
김재경 의원님, 30명의 의원들이 발의했고 대표발의자이신데요. 30명 의원은 전부 여당 의원들인가요?
☎ 김재경 / 한나라당 의원 :
그렇진 않고요. 정말로 겪어본 분들이 자발적으로 저희들이 기대했던 것보다 빠른 시간 안에 굉장히 서명을 많이 받았습니다. 아마도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서명 숫자를 늘리는데 집착했다면 훨씬 더 많은 아마 서명을 받을 수 있었는데요. 저희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산업계의 또 걱정도 있습니다. 우리가 게임산업 수출액이 10조 가까이 되더라고요.
☎ 손석희 / 진행 :
상당히 어찌 보면 타격을 받을 수도 있는 그런 내용인데요.
☎ 김재경 / 한나라당 의원 :
네, 그래서 그런 데 대한 걱정도 있고요. 또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그런 경제적인 이익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정말 건전한 사고와 생활패턴을 몸에 익히면서 커야 된다는 걸 저는 이제 강조하고 싶은 거죠.
☎ 손석희 / 진행 :
자, 두 분의 생각은 어찌됐든 만나긴 좀 어려운 생각들이신 것 같고요. 방법에 있어서 법으로라도 해가지고 딱 제한을 해놓는 것이 낫느냐, 아니면 보다 자율적인 것으로 가는 것이 시대에 맞는 것이냐 하는 문제들, 계속 똑같은 얘기가, 논리가 만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우리 청취자 여러분께서 아마 판단해 주셨으리라고 믿고요. 두 분의 말씀 오늘 이 정도로 정리하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 고맙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한나라당의 김재경 의원, 그리고 한국사이버대의 곽동수 컴퓨터정보학부 교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