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번 크리스마스도 병원에서 보내게 될 것 같네요..
지난 한 주는 나름대로 참 challenge가 되는 한 주 였습니다.
병원에서 일 하는 dialysis 간호사는 일종의 registry nurse와 같기 때문에 병원 staff에 의해서 약간의 불공평한 대우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지요.
지난 주는 어찌 된 일인지, tracheal tube를 달고 ventilator에 의존해 계시는 분이 많았습니다.
더군다나 access는 바로 tracheal tube 바로 옆에 있는 것이 많더군요..
아무래도 아무 것도 없는 환자 보다는 기계도 더 하나 있고 하니 dialysis 기계를 놓는 것 부터 이런 저런 challenge가 되는 것이 많았습니다.
게다가 dressing change를 하는 것 역시 문제가 있었죠.
tracheostomy 바로 옆이라 잘못하면 tube가 빠질 수도 있거든요..
대부분 담당 간호사에게 도와달라고 하면 그런 경우 옆에서 잡아주거나 도와 줍니다.
그런데... 이번 역시 필리핀 간호사였죠.. (이런 $&)@&$*%^#(*$)(@*#@& 같은...)
ICU환자 였는데, 역시나 tracheal tube를 가지고 있더군요.
그래서 담당 간호사에게 와서 좀 도와달라고 했더니, 뭘 도와주냐는 식으로 쳐다보더군요..
대충 상황을 설명하고, 좀 잡아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랬더니, 들어와서 tracheal tube를 묶어놓았던 끈만 틱 풀어 놓고는 그냥 유유히 나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순간.. 멍~ 하더군요..
저거 바보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고요..
그래서 낑낑대며 혼자서 하고 treatment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담당 간호사에게 체온계를 가져다 달라고 했습니다.
그 간호사 바로 옆에 있었거든요. 그리고 dialysis nurse는 treatment가 시작된 후에는 환자를 떠나면 안됩니다.
그래서 그렇게 부탁했더니 당당하게 "NO~~ You come and take it."이러더군요..
그래서 "I Can't leave here. I started my treatment."그랬더니, "It's not that far from the room."
이러더군요... 그래서 아~ 생각 없이 일하는 간호사구나.. 그러면서 "Then never mind. I'm not leaving my patient."이러고 그냥 방에 들어 앉아버렸습니다. 그랬더니 비로서 가져다 주더군요.. (아무래도 책임 여부를 신경 쓴 것 같았습니다.)
그 때는 정말 아.. 나는 혼자서 일하는가보다.. 라는 생각을 하며 약간 우울해 지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예를 들어드릴까요?
지난 금요일이었습니다. 아무래도 full moon이 떠서 그랬는지...
그날 따라 제가 본 환자는 왜 이렇게 문제가 많은 것인지.... 첫 번째 환자는 brand new catheter를 가지게 되는 환자였습니다. 병실에 갔더니, 아직 수술실에서 나오지를 않았더군요. 다른 환자는 이미 퇴원을 한 상태였구요..
어쩔 수 없이 약 1시간 가량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뭐.. 느긋하게 아침 먹고, 놀고 앉아있었지요.. 그리고 난 후 환자 방에 가보니 이미 돌아와 있더군요..
그런데 X-ray verification도 아직 없던 상태더군요.
아무리 방금 catheter를 넣었다 하더라도, x-ray 를 찍어서 제 위치에 있는지, pneumothrax는 없는지 확인을 하고 doctor의 OK to use order가 있어야 사용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또 기다려야 했습니다. 하지만 brand new catheter라 속으로 '오 예~ 빨리 끝날 수 있겠다.'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지요..
오산이었습니다... -_-;;;
환자의 HCT level과 PTL수치가 높았는데도 불구하고 doctor가 heparin사용을 no라고 했기 때문이지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시작했는데.. 15분만에 모든 tubing system이 clot될 줄은 누가 알았겠습니까?? (즉 투석 dialyzer와 튜빙에서 혈액이 응고되어 버린 것이었습니다.)
정말 당황, 어이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부랴부랴 doctor전화 해서 상황 알려주고, 새로 setting하고... 그리고 결국에는 heparin 쓰라는 order받아내어서 겨우 끝낼 수 있었습니다. 모두 끝내니.. 오후 7시.... 오전 9시에 병원에 나왔는데... 무려 한 환자로 9시간이 걸린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뭐.. 그다지 스트레스 받는 상황은 아니었죠.
다음 병원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그날 따라 다른 병원으로 가 달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갔죠.. 별 생각 없이...
그게 문제였습니다. 별 생각 없이 갔던 것... -_-;;;
그 병원은 특성상 자기 자체에 dialysis nurse가 있는 병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자기 병원에 충분한 간호사가 없었는지, 저희를 부른 것이었더군요.. 당연히 supply면에서 부족할 수 밖에 없었고, 그 때문에 또 애를 먹었었죠.
겨우겨우 그 병원 dialysis nurse도움을 받아 기계를 찾고, 준비하고, 환자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그. 런. 데......
환자가 가지고 있는 access는 AV fistula인데... buttonhole을 가지고 있더군요.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buttonhole은 교육을 받은 전문 간호사가 한 번 찌른 곳만 7~9번 계속 찔러서 일종의 터널을 만들어 놓아서 다음 부터는 다른 곳에 바늘을 찌를 필요 없이, 고통 덜 하게 cannulate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당연히 이 것에 대해 알고 있는 일반 간호사는 없더군요.. -_-;;
그래서 부랴부랴 우리 Davita coordinator에게 전화해서 나는 할 수 없는 환자라고, 다른 간호사 보내라고 말했더니.. 처음에는 찾아보겠다고 하더니만, 나중에는 간호사 없다고 저보고 그 병원의 dialysis nurse에게 도움을 청해서 해결을 하라고 그러더군요.. 특히 buttonhole을 다룰 수 있는 간호사가 없다고 하더군요...
순간 정말 당황스러웠습니다.
나는 Davita 소속인데.. 도움을 받으려면 우리 Davita에서 받아야지.. 왜 다른 소속 간호사의 도움을 받아야 하나... 하는 생각 때문에 말입니다. 정말 다시 혼자 사막 한 가운데 떨어졌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래도 어떻합니까. 일단 그 병원에 On call dialysis nurse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1시간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더군요. 그래서 우리 Davita supervisor에게 전화를 했더니, 환자에게 다른 cannulation option을 주어 보던가, doctor에게 전화를 해 보라고 하더군요..
문제는 환자의 상태가... 어린 나이인데, 투석을 해야 하는.. 그런 환자였습니다. 게다가 계속 미식거린다고 하고, 헛 구역질 하고.. (남자였습니다... ) 다른 곳 찌르는 것은 정말 싫어해서 차라리 기다리겠다고 하고... Doctor는 Page를 했더니만.. 연락이 없고... 뭐.. 또 supervisor에게 전화를 했더니.. 기다리라고 하더군요..
글쎄요... 3시간 기다렸는데.. 또 뭘 기다리라고 하는건지... 다행히 그 때 병원 supervisor가 내려와 이런 저런 상황을 설명해 주었더니, on call nurse집까지 전화를 해서 연결이 되었습니다.
그랬더니 30분 정도가 지나야 병원에 올 수 있다고 하더군요.. 또.. 기다리는구나...
이러한 우여곡절 끝에 결국에는 병원에서 4시간을 기다린 후, 3시간 treatment를 하고, 새벽 3시나 되어서야 일이 끝날 수 있었답니다.
정말 제가 생각한 것은... Registry nurse라는 것이.. 이렇게 홀로 남겨졌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구나.. 라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도와주고자 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 것은 내가 기대했 것 과는 정말 다른 것이었습니다.
다음 달에 Buttonhole training class가 우리 DaVita에서 있습니다.
매 순간순간 드는 생각은 내가 아는 것이 힘이고 가장 강력한 무기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날은 무슨 일이 있어도 class에 출석 해서 certified nurse가 되야 할 것 같습니다.
이렇 듯.. 모든 쉬운 일은 없습니다. 특히 dialysis 라는 부분도.. 보면 볼 수록 때로는 겁도나고, 힘든 분야라는 생각이 이제는 정말 강하게 듭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요.. 다음에는 크리스마스 특집 글을 올려드릴 수 있을까.. 저도 기대됩니다.
내일은 또 3 case를 해야 하고, 내일 크리스마스 이브부터 크리스마스 다음 날까지 3일 동안 근무를 하거든요..
정말 바쁠 것 같다는 불안한 감정이 괜히 드는데.. 정말 기대 되네요..
그럼 모두 Merry Christmas and a happy, joyful, and successful year!!!!
**출처 : http://cafe.naver.com/sunny347.cafe**
첫댓글 글 재미있게 잘 읽고 있습니다. 꼬이고 꼬인 상황을 풀어가는 모습이 옆에서 볼때는 흥미롭지만, 당하는 입장이면 정말 힘들것 같아요... 그리고 영어로 풀어야 한다는 것이 앞으로 걱정이에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