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역에 서서
여 동 구
마음의 이야기를 가슴에 담아 두고
이런 저런 사연들을 차창으로 떠 올리면
잘 가라 손 흔들며 눈물 보인 울 어머니
하루에도 열 두 번씩 기차는 다니지만
빠르고 좋은 열차 이런 역은 쉬지 않고
어쩌다 오는 열차만 장승처럼 서 있다
엄마가 싸 주신 보따리를 풀어 보니
풋고추 호박잎에 참기름 한 병인데
어머님 가슴에 묻고 이 한밤을 지샙니다.
구부정한 울 엄마가 간이역에 계시다가
기차가 갈 때까지 손 흔들고 계시다가
그래도 차마 못 잊어 두 손을 모으시네
가을 강가에서
바람이 불어와 갈대를 뒤흔들면
머릿결 흩날리는 새떼의 무리들이
저무는 가을 강가에 퍼떡이며 날고 있다
마음의 이야기를 뜨개질로 엮어 두면
바닥에 깔아 놓은 수면 위의 은어들이
석양의 노을이 되어 비단처럼 깔린 강가
아침에 눈을 뜨면
아침에 눈을 뜨면 아이가 달려 온다
안개가 자욱한 강 언덕 저 끝자락에
민들레 홀씨 하나가 품속으로 들어온다
문단약력
․ 전남 담양 출생
․ 조선대학교사범대학국어교육과졸업
․ 한국교원대학교대학원졸업
․ 1984년 여름 시조문학으로 등단
․ 한국문인협회회원
․ 현재 광주금구중학교교장
첫댓글 소중한 작품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교장선생님,,,고맙습니다.
담양문인협회가 힘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