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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박(검마산휴양림)
🐢제7구간(검마산휴양림~아랫삼승령)
• 검마산휴양림☞휴양림 임도(640m들머리)
-임도-갈미산(918m)-임도삼거리(우측임도 진행
후 좌측이정표 입산)-검마산(1,017m)
-검마산주봉(1,017.2m)-<6.5km🔚>금장지맥
분기점(삼거리좌측 옥녀당갈림길/직진 정맥길)
-임도(좌측차단기)-779.8봉-백암산갈림길
-「백암산(1,004m/헬기장)-백암산갈림길」
-임도(낙동정맥트레일)-953봉-매봉산(919m :
정맥길은 좌틀)-윗삼승령(748m임도차단기)
-칠보지맥분기점(굴아우봉747,삼승령748.5m)
-아랫삼승령(590m)☞기산리 저시마을
🐌 19.5+1(백암산왕복)+0.74(휴양림임도)
+알바? =21.3km [정맥19.5km]
⏳ 11시간35분(7:10~18:45)
일하느라 조금 출발이 늦었는데 국도를 탄데다가 잠깐 길을 놓쳐 애먼 길을 빙 도는 바람에 더 늦어진다.
찻속에서 줄곳 잠을 자던 아들이 오늘은 깨어 있으니
이런 저런 대화가 시작되어
주제가 '꿈과 직업' 으로 이어진다.
"농업경영자가 되겠다고 했는데 꿈은 뭐야?"
평소 꿈을 물으면 농업경영자라고 대답하던 아들이었으니 아빠의 묻는 말이 의아스럽스럽다는 표정이다.
"아빠 질문이 이상하게 들리지?"
"되고 싶거나 하고 싶은 게 꿈 아니야?"
물음에 물음으로 되묻는 아들이다.
"농사짓겠다는 게 꿈이라 할 수 있을까?"
다시 물으니 혼란스러운 아들이다.
"3년전 이 때쯤일거야. 산행 끝나고 귀가 중 넌 자고 있었고 형하고 꿈과 직업에 대해 얘기 나눈 적이 있는데 그 이야기를 이제 너와 하게 됐으니 우리 겨우니도 많이 컷네."
(찾아보니 2018/10/07등산한 날이다)
당시 큰 아들과의 대화 중 내가 들려 준 얘기는 이렇다.
************************************⤵
혹시 꿈을 묻는 게 직업을 묻는거라 생각하니?
꿈이 무어냐고 물었을 때 예를 들어 '의사'라고 한다면 그건 갖고 싶은 직업을 말한거지
꿈을 말한 건 아냐.
예를 들면 꿈은 이런거야.
'의료혜택을 못받는 사람들이나 열악한 환경에 처한 곳을 찾아 봉사하는 삶이고 싶다'는 그런게 꿈이야.
그런 삶을 살기 위해 직업으로서 의사가 되려 하거나 혹은 봉사하는 삶에 도움될만한 직업을 가지려 노력하는거지 직업 자체가 꿈일 수는 없는거야.
직업 자체가 한 인간의 꿈이라면 좀 서글프지 않을까?
생각해보렴. 그 직업을 잃게 되거나 혹은 아예 갖지 못한다면 꿈도 버려야 되나?
꿈은 살아가는 이유고 목적이라면
직업은 그 꿈을 이루어가는 방법이나 수단이야.
누군가 꿈을 묻는다면 그건 네가 갈구하는 삶의 향기와 색깔, 모습이 어떠한 건지를 묻는 관심이지 네 직업을 묻는 게 아니란다.
************************************⤴
그 때의 설명을 들려주니 고개를 끄덕이는 겨우니다.
"겨우나! 얼마 전에 네가 꿈을 바꿔도 돼냐고 물었지.
꿈은 살아가면서 변할 수 있는거야.
성장하며 시야가 넓어지고 지식과 경험이 쌓이면서 꿈꾸는 게 달라지는 건 당연한 거야.
언젠가 네가 '아빠 꿈은 뭐야?' 물었는데 기억하니?
아빠도 두 아들이 생긴 이후 꿈이 바뀌었어.
아빠의 지금 꿈은 두 아들을 멋진 사람으로 키워내는 게 꿈이야.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일도 하고 노력도, 고민도 하는거야. 산행을 지지하는 이런 것도 아빠의 꿈을 이루기 위한 게 아닐까?
이제 너도 많이 자랐으니 앞으로 산탈 때 마다 생각해 봐.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그리고 꿈을 위해 무슨 일(직업)을 할건지?
꿈과 직업에 대해 명확하게 뜻을 세우는 게 쉬운 일은 아닐거야.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고.
앞으로 틈틈히 너다운 삶을 만들 수 있는 꿈이 무언지 찾아 봐."
8시가 넘어가니 자칫 식당영업 시간을 놓칠 수 있어 상주시에서 식사.
한우 차돌박이4인분(150g/1인분)에 공기밥 둘에 된장찌개(이것도 따로 돈을 받는다)를 시켰는데
1인분 양이 180g도 안되니 기별도 안 간다.
돼지갈비 2인분(150g/1인분)에 비빔냉면 2개를 추가했는데도 배불리 잘 먹었다는 느낌은 없다.
결론은 비싸고 양도 적으니(고기맛이야 어디든 비슷하니) 오늘의 선택은 실패한 셈이다.
오늘의 차박지인 검마산휴양림을 향하니 지난 주 차박했던 한티재(수비면)를 지나게 된다.
공원쉼터 화장실이 깨끗하다는 기억에 세면하고 가기로.
"세면도구 챙겨라."
"없는데. 어디갔지?"
항상 조수석 앞 다용도칸에 비치하는 것인데 없다니 ㅠ
가장 최근 지난 주 이곳 화장실에서 썼으니 잃어버렸다면?
여분을 찾아보니 비상용 칫솔은 있는데 치약이 없어 수비면을 돌며 마트를 찾아보는데 시골이라 그런지 두 곳 다 이미 문을 닫았고 하나로 마트도 마찬가지다.
포기하고 볼 일이나 보자며 들어갔는데 이런!!!
세면가방이 핸드드라이기 위에 그대로 놓여 있다. ㅋ
생각해보니 지난 주 일요일 아침
아들 씻은 후 내가 씻고 그냥 나왔던 듯 - 이 나이에 벌써 이러면 안 되는데 ㅠ
치약치솔은 그대로 안에 있는데
세면대 위에 올려 놓았던 비누곽(비누)은 없다.
이거라도 다행이라며 양치를 하고 휴양림으로 go.
휴양림에 도착해 물세수라도 하자며 화장실에 가니
비누가 비치되어 있다. 죽으라는 법은 없다.
비가 왔는지 나무가지는 바람에 춤추듯 빗물을 털어내고
물소리가 지난 주 보다 많아진 수량으로 짐작되는
계곡의 데크엔 야영하는 캠핑족들이 지난주 보다 더 많다.
고속도로 운전보다 국도 운전이 더 피곤한 것인지
아니면 경북 오지여서 더 길어진 장거리 운전때문인지 상당히 피곤해 바로 잠에 빠지는 부자다.
오후에 비 내린다는 예보가 있으니 최대한 비를 늦게 만나기 위해 일찍 출발하려는 의도와는 달리 또 늦잠이다.
[1] 검마산휴양림 출발(07:10)
물기 먹은 휴양림 임도를 따라 지난 주 정맥 날머리로 향한다.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에 준비물도 늘어나 무거워진 배낭이긴 하나 마음은 상쾌하고 발걸음도 가볍다.
이곳에 설치된 이정표로는 0.74km라는데(이는 휴양림 경계까지의 거리다)
선답자들의 블러그를 보면 모두 1.3km라 한다.
아마 주차장에서 따진 거리로, 실제 걷는 거리를 말하는 것 같다.
휴양림내의 평상에 앉아 간단한 먹거리로 아침을 대신한다.
[2] 임도 들머리(07:48)
접속로(0.74km표기든 1.3km표기든 어차피 걸어야 할 길이다)로 임도를 따라 오르면 <검마산휴양림0.74km>로 표시된 이정표를 만난다.
이곳이 지난 주의 날머리로 오늘의 들머리다.
비를 잔뜩 품은 축축한 바람 따라 산안개가 멀리서 내려온다.
비가 늦게 내렸으면 하는데
아들은 신기하게 비를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
주말 산행은 정해진 일정이고
그에 따라 날씨는 랜덤이니 신경쓰지 않는 듯!
나는 신경이 많이 쓰이는데
아들이 빗길에 다칠까, 감기라도 들까, 춥진 않을까, 불편한 고생길일까, 빗속에서 제대로 먹을 수나 있을까...
사실 비로 인해 아들이 불편해 한 적은 있지만
산행에 방해될 정도로 고충이 있었다거나 힘들어 한 적은 없다.
이런 아들을 두고 신경을 쓰고 있으니 쓸데 없는 고민이다.
이게 다 자식을 둔 부모의 공통된 병리현상 아니겠는가!
"아빠, 화이팅!"
손바닥을 펼치며 우리만의 의식 - 손바닥을 아래 위로 그리고 세워 짝!짝!짝! 마주 치며 '화이팅'을 외치며 산속으로 스며든다.
⬆ 코너 좌측이 오늘의 들머리, 우측이 지난 주 날머리
[3] 임도(07:55)
들머리 이후 첫번째 만나는 임도다.
들머리에서 비탈을 오르는 듯 하더니 이내 임도로 내려선다. 작은 언덕을 넘어 온 느낌이랄까.
임도로 내려선 지점에서 10m도 안되는 거리에서 다시 산으로 진입하는 게 우습기도 하다.
굳이 임도로 내려 설 필요 없이 그냥 숲을 헤쳐가도 되는 거리다.
⬆ 임도탈출과 입산지점이 붙어 있다
[4] 갈미산 • 918m (08:47)
점점 안개가 짙어진다.
시작부터 등로는 고속도로처럼 좋은 상태로 이어지고 풍경은 완연 만추(晩秋)다.
"아빠 완전 겨울 풍경이야!"
한 주일 차이가 낳은 숲의 변화가 꽤나 인상적인가 보다.
여름과 겨울 사이가 학창시절 책갈피에 끼워 둔 거리만큼 가까우니 이제 우리나라의 사계(四季) 구분도 모호하다.
낙엽이 온통 등로를 덮고 옷을 모두 벗어버린 나목의 숲으로 풍경은 이미 겨울이 온듯하다.
⬆ 갈미산 정상
[5] 임도삼거리(09:07)
갈미산을 지나 두번째 임도로 상당히 넓은 Y자형 삼거리다. 우측의 시멘트 수조(水槽) 구조물을 지나 우측 임도로 조금 진행하면 만나는 좌측의 이정표가 입산 지점이다.
⬆ 우측 임도로
⬆ 우측임도로 조금 진행하면 좌측으로 이정표가 있다
[6] 검마산 • 1,017m (09:35)
정상은 데크전망대로 이루어져 있고 표지석은 없다.
데크를 내려서면 산림청에서 설치한 검마산이라 써놓은 표시목이 대신하고 있다.
모처럼 탁 트인 전망대이건만 시야를 가린 안개가 다음을 기약하란다.
집에서 키운 토마토를 먹으며 담소를 나눈다.
늦은 출발이건만 오늘도 소풍나온 듯 여유로운 부자인데, 일출전 어둠이든 일몰후 어둠이든 어차피 어두운 건 같고 알바도 많이 해 온지라 야간산행이 전혀 두렵지 않은 부자다.
다만 너무 늦어지는 경우 다음 날 등교가 피곤할까 맘에 걸리나 다행히 이번 주도 대체 휴일이다.
지난 주 픽업을 예약해둔 상황이지만 확인차 기사에게 전화를 하니
'일 때문에 멀리 나가 있어서 픽업해줄 수 없단다.'
그럼 미리 알려주는 게 기본 아닌가?
이런 경우가 몇 번 있었는데 속으론 난감하고 참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들긴 하나
화가 나거나 크게 기분 상한 적 없으니 아마 산이 그렇게 관대하게 만든 게 아닐까!
'미리 귀뜸이라도 해주시지.
밤 늦게라도 좋으니 돌아오는대로 픽업 가능하느냐?' 다시 전화를 거니
모임 약속이 있어 그렇게 됐다며 영양군내에 거주하는 기사를 소개해준다.
소개받은 곳에 전화를 거니 택시일을 시작한지 얼마 안돼 아랫삼승령이 어딘지 모른다며 픽업 불가란다.
이리저리 우여곡절 끝에 산객들을 픽업해주는 기사분과 연락이 닿아 픽업문제를 해결하고 발길을 잇는다.
[7] 검마산주봉 • 1,017.2m (10:41)
검마산을 지나니 안개가 걷히고 '이게 바로 가을이야' 라고 말하는 파란하늘이 펼쳐진다.
검마산 보다 0.2m 차이라는데..
아들은 안개가 걷힌 가을 풍경에 기분이 좋았나!
노래를 부르며 즐거운 발걸음이다.
노래를 잘한다는 걸 알고 있지만 정말 음악성이 좋다.
팝송도 여간 잘 부르는게 아니다.
난 중1일 때 팝송 부르는 건 엄두도 못냈는데 ㅎ
⬆ 검마산주봉
[8] 금장지맥 분기점(11:02)
출발한 후 6.5km 진행한 지점으로 삼거리 좌측은 옥녀당으로 향하고 정맥길은 직진이다.
[9] 임도(11:35)
세번째 임도를 만난다. 좌측에 차단기를 두고 임도 건너 다시 입산한다.
[10] 779.8봉(12:00)
삼각점(병곡403/2004재설-의미는 모른다. 측량기준점일거 같다고 여길 뿐)이 있고
그 밖에 특별하다 할 만한 것은 없고 산패가 그나마길잡이 역할을 해준다.
[11] 백암산갈림길(13:26)
백암산 정상까지 왕복 1km라는데, 정맥길에서 벗어난 지역의 산이니 무시하고 통과해도 무방하나
아들에겐 인근에 있는 주봉(主峰)은 필수 코스다.
배낭을 갈림길에 던져 놓고 물 한병 들고 백암산을 향한다.
가을은 더 깊이 들어 앉아 부드럽게 밟히는 낙엽이 나지막한 숨소리로 가버린 여름에 아쉬운 탄식을 내뱉고, 아들은 여전히 흥겹게 노래 부르며 가을을 만끽하는 모습이니 보는 나까지 즐거워진다.
⬆ 조각난 산패를 아들과 함께 엮어 다시 매달아 두고 한 컷
⬆ 백암산 오르며 ... 언제나 즐거운 겨우니^^
[12] 백암산 • 1,004m(13:45)
탁 트인 전망과 넓은 헬기장이 설치된 정상에 오르니
파란하늘과 하얀 구름이 반긴다.
셀카를 찍던 홀로 등산객이 때 맞춘 조우를 반기며 촬영을 부탁해 온다.
혼쾌히 편한 느낌으로 찍어주니 잘됐다 싶었는지
부담 없이 이리저리 장소를 옮겨가며 포즈를 취하니 영락 없이 야외촬영 사온 사진기사가 된다. ㅋ
아들과 함께 파란 하늘과 뭉게구름 아래 마루금을 감상한다.
이런 순간이 좋다.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동하는 아들을 지켜보는 것도 행복이다.
좀 더 퍼질러 앉아 놀고 싶은데 쌀쌀한 바람에 등 떠밀려 아쉬운 발길을 돌린다.
[13] 백암산갈림길(13:57)
⬆ 백암산에서 백암산갈림길로 귀환하며
[14] 임도/낙동정맥트레일(14:37)
네번째 조우하는 임도로 <낙동정맥트레일 종합안내도> 가 반긴다.
4th정맥길(답운재-애미랑재)에서 만난 <낙동정맥트레일 울진3코스>가 이곳으로 연결된다.
입산지점을 찾으려 자세히 살피다 보니 임도로 내려선 지점 바로 옆이 입산 지점이니 굳이 임도를 밟을 필요가 없다.
쉼터용 의자인듯 사각으로 켠 긴 통나무가 임도 옆 숲길에 놓여 있고(임도의 좌측) 그곳으로 등로가 이어지니 굳이 임도로 내려 서지 않아도 된다.
⬆ 지나 온 백암산을 배경으로
[15] 953봉(16:06)
넓고 좋았던 등로가 백암산갈림길을 지나 협소해지고 간혹 길 같지 않은 길도 나타난다.
그런 가을길을 얼마나 걸었을까? 시간상으로는 꽤 걸은 것 같은데 아들의 노래를 들으며 또 담소를 나누며 걷다보니 가깝게 느껴지는 거리다.
[16] 매봉산 • 919m(16:50)
백두대간 바람의 언덕에 있던 매봉산과 동명의 봉우리에서 무심코 직진으로 진행.
어깨 넓이로 걸리는 나무가지도 없고, 누가 봐도 길 같고 더구나 버려진 과자봉지도 눈에 띄니 의심 없는 발길이다.
그렇게 300m 안팎 진행했을까?
점차 길 답지 않은 낭떠러지 비슷한 지형으로 향하는 느낌인데 이상 낌새를 먼저 감지한 아들
"아빠, 잘못 들어선거 같아?"
"그런 거 같다. 되돌아 가며 찾아야지. 또 알바네. ㅠ"
다시 매봉산으로 회군.
자세히 살펴보니 매봉산 산패가 걸린 곳에서 바로 좌틀이 정맥길이고 시그널도 눈에 띄는데 알바를 했으니 ㅠ
택시기사에게 픽업 시간을 묻는 전화가 온다.
좀 더 걸어 6시쯤 진행 상태를 본 후 확실한 시간을 말해주기로 한 후 산너머로 내리 달리는 해를 따라 부지런히 걷기 시작.
[17] 윗삼승령 • 748m (17:28)
(예전엔 차량이 윗삼승령 이곳까지 들어오곤 했는데 지금은 길이 상당히 나빠져 차량 이용이 어렵다는 기사의 설명)
좌측으로 차단기가 있고 임도 건너 입산이다.
아랫삼승령까지는 3km 정도 남긴 지점이다.
오늘 이곳까지의 산행 동안 희한하게 길 막은 거미줄 한번 만나지 못했으니 아주 좋았다.
매달린 빗방울로 무거워진 거미줄이 내내 불던 세찬 바람에 쓸려간 탓일까 추측해본다.
윗삼승령 이후로는 다시 거미줄이 태클을 걸어온다.
[18] 굴아우봉 • 747m (18:00)
=칠보지맥분기점=삼승령•748.5m(준희)
위 산패들이 거리상 달리 위치하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와 보니 동일한 곳에 함께 걸려 있다.
어느 산행기엔 굴바위봉으로 쓴 것도 있고 어느 지도상에도 굴바위봉으로 표기되고 있는데
이곳 산패엔 굴아우봉이란 표기다.
어느 지명이 맞는진 알 수가 없다.
택시기사분께 19:00 픽업 요청 전화하고 나니 급격히 산 너머로 해가 잠긴다.
어둠이 깔리니 길 분간이 쉽지 않아 적은 거리이긴 하나 여러번 알바짓도 한다.
알바가 필수는 아니더라도 선택과목 정도는 되는 부자다. ㅎ
멋진 노을을 만날 수 있을까 조망을 찾아 열심히 걸어보지만 나무에 가려 숲 사이로 잔잔한 붉은 빛이 퍼질 뿐이다.
⬆ 해지기 직전···
[19] 아랫삼승령 • 590m (19:45)
손목시계 전등빛이 유일한 어둠속에서 불빛이 달려온다.
하산 시간과 픽업 택시 도착이 동시 타임이다.
오늘 구간도 지난 주처럼 <낙동태극>이라 불리는 구간이라 동쪽 방향을 향해서 동북쪽으로 돌아 동남쪽으로 반원을 그리며 내려가는 형태다.
기사의 말로는
내륙의 섬이라며 강원도 보다도 더 오지(奧地)란다.
영양고추가 주산품으로 약초재배와 약간의 고랭지 채소 농사, 기후온난화로 최근 사과 재배도 늘어난다는, 농사 외엔 산업이라 할 만한 게 없단다.
비포장 임도를 지나니(1km는 못되는듯) 한 차선만으로 된 포장도로가 나오고 기산리 저시마을이 이어진다.
저시마을은 가옥이 모여 있는 일반적 형태의 마을이 아니라, 길 따라 띠엄 띠엄 한두채씩 농가가 있는 식이란다.
영양군 소재 택시라 미터요금은 35,000원이 찍혔는데 해당 미터 요금에 ×2배 해서 ₩7만이란다.
수비면 소재 택시를 이용했다면 들지 않았을 추가요금이 더해진 셈이다.
[20] 귀가
주차지로 돌아오니 8시가 다 돼간다.
당연히 주차료를 준비하고 있는데 잘가라는 인사만 건넨다.
현수막을 읽어보니 휴양림 이용자를 위한 복지서비스 실시로 무료 주차란다.
퍼주는 정책이 이 깊은 곳까지 병균처럼 퍼졌나 씁쓸한 기분이다.
영업을 일찍 마치는 일요일이라 식사하기엔 여의치 않은 시간, 상주시 도로변의 편의점에서 컵라면과 핫도그로 때우고 식사는 집에서 하기로.
아들은 내내 노래를 틀어놓고 흥겹게 따라 부른다.
예전 유행가와 팝송을 좋아하니~
그렇게 두어시간 노래도 부르고 감상도 하더니 꿈나라에 빠지고
나 역시 급격하게 밀려오는 졸음이니 빗길에 사고나기 십상이다.
한쪽에 차를 세우고 삼십여분 토막잠으로 졸음운전을 피해간다.
귀가하니 1:30
씻고 식사하고 정리하고 나니 3시가 넘어간다.
종아리가 뻐근한데 산타서가 아니라 장거리 운전 탓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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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산행기(일기)의 독자는 두 아들이다.
훗날 이 일기를 읽어볼 때
아빠가 아들을 어떤 방향으로 키우려 했는지?
당시에는 야속하고 서운했을 아빠의 언행에 담긴 의도가 무엇이었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되기를!
삶의 갈림길에서 이 일기를 매개체로 아빠를 만나 용기를 얻고 바른 선택과 결정에 도움이 되기를!
훗날 내가 살아있지 못해 들려줄 수 없는 조언과
줄 수 없는 사랑을 살아 생전 많이 남겨두고 싶어서다.
힘들고 난관에 봉착했을 때
홀로가 아니라 지지하고 격려하고 사랑하는, 영원히 자기 편인 부모가 있고
자신이 이 세상에서 누군가에게 가장 귀한 존재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어서다.
그리고 지금 못하는 말(때론 아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나이여서, 때론 말로 할 수 없거나 말 보다 글로 남기는 게 더 효과적이어서. 어떤 경우 지나친 잔소리나 훈계조의 강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말들, 진의와 다르게 오해될 수도 있는...)이나
부모로서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 혹은 삶의 지침으로 삼을만한 가르침을 훗날의 아들에게 들려주고자 써가는 일기라
제3자에겐 별 재미가 없다 하겠다.]] ♣
첫댓글 참잘했어요.....!!
고맙습니다^^
이슬하선배님!
아낌없이 주는 나무 그게 부모인가 봅니다.^^
그런데 황금백만냥불여일교자(명심보감 훈자편)이라 했거늘....
우리 나라는 대대손손 자기 자식만 잘 먹고 잘 살면 된다는 식이니...
사방 백리 이내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도록 하라는 경주 최부자나 공유경제,
그리고 운조루의 '타인능해' 이런 이타심은 배우기가 참 어렵습니다.
부모 마음대로 되지 않는게 자식이라고요.
자식에게 닥쳐올 시련도 미리 예행연습을 해볼 수 없는 문제고요.
뼈대있는 가문은 그래도 먼가가 다르더군요.
집안 분위기에 따라 행동하고 말하는 행동거지 하나하나가 진중하기가 남달랐습니다.
보고 배우는게 더 많으니 그냥 막 되어먹은 사람과는 확연히 구분이 되어지기도 하더군요.
그런데 환경의 지배를 받는 사람이라 주변 사람과 어울리다 보면 수준이 닮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독 튈려고 한다거나 똑똑한 척 하면 따돌림을 당하거든요.
그래서 예가 아니면 보지 말며, 듣지 말며, 말하지 말며, 행동하지 말랬는데...
그렇게 할려면 먹고살만 해야 되지 않을까요?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고 살아야 될 형편이라면 쉽지 않은 일입니다.^^
요즘 시간에 쫓기다 보니 답글도 제대로 못달았습니다.
아들을 키우며 항상 유념하는 바입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산이라는 꾸밈없는 자연이 무대가 되고
부자지간에 흐르는 돈독한 정이 샘물이 되어
사람 살아가는 이치가 강물처럼 우렁우렁 흘러갑니다.
과학적인 자연의 이치인 마루금이라는 산길이
부자간의 대화에 조금이라도 도움되는 양념이기를 소망합니다.
자연의 순리를 익힐 수 있다면
그 이상 더 바랄 게 없는 게 우리 삶이라 생각됩니다.
부디 아버지와 아들이 걸어가는 산길에
재미가 넘쳐나고 웃음이 가득 피어나기를 바랍니다.
오늘도 가슴 푸근하게 미소 지으며 즐감했습니다.
요즘 바쁘다보니 답글도 제 때 못해 드렸습니다.
응원과 괸심에 고마움 전합니다.
제게는 큰 공부가 되고 있습니다.
만약 이글을 우리 나영이가 조금 어렸을때 제가 볼수 있었다면
더 나은 아빠가 될수도 있었을겁니다.
저는 그저 잘해주기만 하면 되는게 아빠라 생각했는데 글을 통해 느껴보니
아빠가 현명해야 합니다.
많이 알고 그 아는 지식을 지혜로 치환될 수 있도록 잘 전달해주는 역활이 아버지의 역할이네요
매번 존경하는 마음으로 산행기를 대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기대됩니다.
산을 통해 또 어떻게 다양한 교육의 모습이 그려질지를~~
날이 차가워졌습니다.
따뜻한 옷채비 준비 잘 하셔서 아주 춥다는 이번주도 행복한 산행 되시기를 멀리서 응원합니다.
요즘 너무 시간이 없어 포스팅도 제 때 못올리고
감사 댓글도 제대로 못해 죄송^*
좋은 시선으로 보아주시니 항상 감사한 맘이란거 아시죠?
나케님 산행기며 여러 산객들 답사기는 다음달 중순경 넘으면 시간 나니 그 때 한꺼번에 읽어봐야겠네요.
멋진 가을 산행+인생을 응원합니다.
ㅎㅎ 괜찮습니다 천천히 시간나실때 하셔두 되오니 부담 갖지는 말아주시길..
좋은저녁 되고 있으시죠?
낙동정맥을 벌써 일곱번이나 진행하셨으니 쑥쑥 내려가는 느낌입니다.
우리는 20구간으로 하여 한달에 두번씩 진행했더니 거의 1년이나 걸렸습니다.
영양땅을 지나시는 중이면 황장목이 볼만하죠.
벌써 날씨가 춥습니다.
건강관리 잘하시며 정맥길 이여가시기 바람니다.
아 네에 지난 주말 무지 춥더라고요.
항상 건강 신경쓰며 안산되도록 하겠습니다.
내외분도 항상 건강하신 산팽되세요
지난번 내려섰던 검마산 휴양림에서 다시금 마루금을 이어가셨네요.
이번 구간은 검마산, 백암산을 지나구요.
잦은 임도를 만나던 아련한 기억이 납니다.
다소 습한 날씨였지만 간간히 맑은 하늘도 보입니다.
만만치 않은 여정 진행하시느라 수고많으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시간이 없어 들어와보지 못해 답글주신걸 이제야 봅니다.
추워지는데 건강유의하시길!